이혼을 결심한 부모님들이 상담에서 가장 많이 하시는 말씀은 "다른 건 몰라도 우리 아이만큼은 상처받지 않았으면 좋겠어요"라는 진심 어린 걱정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치열한 이혼 조정 과정에 들어서면, 당사자 간의 감정 대립과 재산분할 같은 현실적인 이슈에 매몰되어 정작 가장 보호받아야 할 '자녀의 마음'은 뒷전으로 밀려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혼 조정 과정에서 부모가 놓치기 쉬운 것
많은 분이 이혼 조정을 단순히 양육비 액수나 면접교섭 횟수를 정하는 '조건 협상'으로만 생각합니다. 그러나 조정 기간은 아이들에게 부모의 결별이라는 거대한 세계의 붕괴를 받아들여야 하는 가장 취약한 시기입니다.
부모가 서로를 비난하는 서면을 아이가 보게 되거나, 진술서를 쓰게 되거나, 누구와 살지 선택하라는 강요를 받는 순간 아이의 정서적 안전망은 순식간에 무너집니다. 이 시기에 입은 마음의 상처는 성인이 된 후의 대인관계나 자아존중감에 깊은 흔적을 남기기 때문에, 이혼 과정 자체를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세심하게 설계해야 합니다.
자녀의 정서적 안전을 지키는 이혼의 7가지 원칙
분쟁 과정에서 자녀를 철저히 분리하세요
법원에 제출하는 공격적인 서면이나 부모 간의 거친 언쟁에 아이가 노출되면, 아이는 정서적 공포를 느낍니다. 이는 아이의 학습 능력 저하나 분리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갈등 상황으로부터 아이를 심리적으로 격리해야 합니다.배우자 따돌리기(Parental Alienation)를 멈춰야 합니다
상대 배우자의 험담을 하거나 아이에게 미워하도록 유도하는 행동은 아이에게 큰 혼란을 줍니다. 아이는 자신의 절반인 부모를 부정해야 하는 상황에서 극심한 정체성 혼란과 우울감을 겪게 됩니다.면접교섭의 권리를 아이의 시각에서 존중하세요
면접교섭은 부모의 권리이기 이전에 아이가 부모 모두의 사랑을 받을 권리입니다. 상대가 밉다는 이유로 면접교섭을 방해하면, 아이는 버림받았다는 느낌이나 심한 죄책감을 가질 수 있습니다.자녀에게 '선택'이라는 짐을 지우지 마세요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누구랑 살래?"와 같은 질문이나 법원 제출용 진술서를 쓰게 하는 행위는 아이에게 잔인한 충성심 갈등을 일으킵니다. 아이가 부모 중 한 명을 배신해야 한다는 죄책감을 느끼지 않도록 어른들이 결정의 책임을 져야 합니다.양육비 이행은 아이와의 최소한의 약속입니다
양육비는 배우자에게 주는 돈이 아니라 아이의 안정적인 생활을 지탱하는 근간입니다. 지급이 불안정해지면 아이는 자신의 삶의 터전이 언제든 흔들릴 수 있다는 생존의 위협을 느끼게 됩니다.감정적 해소와 법률적 해결을 분리하세요
배우자에 대한 분풀이 수단으로 양육권이나 면접교섭권을 이용해서는 안 됩니다. 아이를 볼모로 삼는 행위는 아이에게 자신이 부모의 도구에 불과하다는 깊은 상처를 남길 수 있습니다.지속 가능한 미래 환경을 설계하세요
이혼 후에도 아이는 부모 모두와 건강한 관계를 맺어야 합니다. 조정 과정에서부터 이혼 후의 양육 환경을 구체적으로 논의하여, 아이가 부모의 결별 후에도 예측 가능한 일상을 살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이혼 조정은 단순히 '남남'이 되는 절차가 아니라, '부모'로서 새로운 가족 관계를 재정립하는 과정입니다. 부모의 갈등 속에서 아이가 스스로를 자책하지 않도록, "네 잘못이 아니야, 여전히 우리는 너를 사랑해"라고 말해줄 수 있는 여유를 부모님이 가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변호사인 저의 역할이기도 합니다. 아이에겐 부모 뿐입니다. 그래서 더욱 단호하고 철저하게 ‘아이를 위한 과정’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 과정을 고민하시는 분들께 이 글이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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