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받은 특유재산, '가업승계' 주식은 재산분할 안 되는 걸까?
상속받은 특유재산, '가업승계' 주식은 재산분할 안 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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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받은 특유재산, '가업승계' 주식은 재산분할 안 되는 걸까? 

백민영 변호사

상속으로 승계받은 가업은 나눌 수 없다는 말, 언제나 맞는 이야기일까요?

기업 오너와의 이혼 소송은 일반적인 재산분할 사건과는 성격이 다릅니다.

특히 부모로부터 기업을 승계받은 2세·3세 경영인이 상대방인 경우, 쟁점은 단순히 "재산이 있느냐 없느냐"가 아니라 "그 재산이 분할 대상이 되는가, 된다면 얼마로 평가할 것인가"로 옮겨갑니다.

소송이 시작되면 상대방은 대체로 동일한 주장을 펼칩니다.

문제가 되는 회사는 본인이 일군 자산이 아니라 상속이나 증여로 취득한 고유 재산, 즉 특유재산(민법 제830조 제1항)이므로 재산분할 대상이 아니라는 주장입니다.

여기에 더해 회사의 재무 상태가 좋지 않다거나, 주식 가치가 실질적으로 크지 않다는 설명이 이어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 단계에서 상당수 사건이 깊이 있는 판단 없이 조기 합의로 마무리되는 것이 현실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법의 판단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최근 저는 가업승계를 통해 취득한 비상장 주식을 둘러싼 이혼 소송에서, 특유재산이라는 방어 논리를 넘어 해당 주식을 전부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시키고, 현금 기준 약 50억 원 규모의 재산분할을 인정받는 판결을 이끌어낸 바 있습니다.

이 사건은 가업승계 자산은 분할이 어렵다는 통념을 다시 한번 점검하게 만든 사례였습니다.


📌 가업으로 승계된 재산도 예외 없이 검토 대상이 됩니다


상대방의 주장은 명확했습니다.

문제 된 주식은 혼인 이전부터 존재하던 가업을 상속받아 취득한 것이므로 특유재산에 해당하고, 따라서 재산분할 대상이 아니라는 논리였습니다.

만약 이 주장이 그대로 받아들여질 경우, 상대방의 핵심 자산은 전면적으로 분할 대상에서 제외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죠.

다만 재산분할 제도는 단순히 명의나 취득 경위만을 기준으로 판단하지 않습니다.

민법 제839조의2는 혼인 중 부부가 협력하여 형성하거나 유지한 재산을 이혼 시 공평하게 청산·분배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대법원 역시 재산 형성 및 유지에 대한 기여도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을 반복해서 밝혀왔습니다(대법원 2009. 7. 23. 선고 2009므1533,1540 판결).

실무에서 특히 중요한 점은, 특유재산이라 하더라도 예외적으로 분할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혼인 기간 중 상대 배우자가 해당 재산의 유지에 적극적으로 협력하여 가치 감소를 방지했거나, 나아가 증식에 실질적으로 기여한 경우에는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대법원 2002. 8. 28. 선고 2002스36 결정, 대법원 1994. 5. 13. 선고 93므1020 판결).

이 사건에서도 혼인 기간은 10년을 훌쩍 넘는 장기 혼인이었고,

의뢰인은 가사와 양육에만 전념한 배우자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일정 기간 회사의 사내이사로 등재되어 있었던 사정 역시 단순한 형식적 지위라기보다는, 경영과 관련된 책임과 부담을 일정 부분 함께 나누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요소로 작용했습니다.

저는 이러한 사정을 토대로, 혼인 기간 동안 의뢰인이 만들어온 생활·가정·경영 환경이 상대방의 안정적인 기업 운영과 자산 유지·확대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입체적으로 설명했습니다.

법원 역시 이러한 점을 받아들여, 해당 주식이 특유재산에 해당하더라도 혼인 중 유지·증식에 대한 기여가 인정된다고 판단하였고, 결과적으로 전부를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시켰습니다.


📌 비상장 주식의 핵심은 '현재 숫자'가 아니라 '가치 평가 방식'입니다


주식이 분할 대상에 포함되었다고 해서 결과가 자동으로 정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비상장 주식 재산분할의 실질적인 승부는 결국 가치를 얼마로 평가할 것인가에 달려 있습니다.

같은 회사라도 어떤 평가 방식을 적용하느냐에 따라 주식 가치는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상대방은 회계장부상 자산에서 부채를 차감하는 순자산가치 방식만을 주장하며 주식 가치를 최대한 낮추려 했고, 회사의 경영 상황이 어렵다는 점을 반복적으로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비상장 주식의 경우 단일한 평가 방식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회사의 실질과 경영 구조를 고려해 공정한 가치를 산정해야 한다는 기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저희는 회사의 현재 장부상 수치에만 국한하지 않고, 앞으로 창출될 수익을 기준으로 평가하는 현금흐름할인법(DCF, Discounted Cash Flow)에 따른 감정을 적극적으로 요청했습니다.

즉, "지금 얼마를 가지고 있는가"가 아니라 "앞으로 얼마나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회사인가"를 기준으로 판단해 달라는 접근이었습니다.

감정 과정에서 회사의 재무 구조를 면밀히 분석한 결과, 겉으로 보이는 부채와 달리 지속적인 현금 창출력이 분명한 구조임이 수치로 확인되었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점을 반영하여 단순한 순자산가치 평가를 배척하고, 미래 수익성까지 고려한 기업 가치를 인정하였습니다.


📌 개인 채무가 많다는 이유로 이중 공제는 안 됩니다.


마지막 쟁점은 상대방이 주장한 개인 연대보증 채무였습니다.

주식 가치가 높게 산정되자, 상대방은 개인 명의로 부담한 채무가 크므로 이를 소극재산으로 공제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저희는 이미 기업 가치 산정 과정에서 회사의 금융부채가 반영되어 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동일한 채무를 이유로 다시 개인 재산에서 공제한다면, 결과적으로 같은 채무를 이중으로 차감하는 셈이 되며 이는 재산분할의 공평 원칙에 반합니다.

또한 소송 진행 과정에서 연대보증 규모가 급격히 확대된 점에 비추어, 재산분할을 회피하기 위한 형식적인 채무에 불과하다는 점도 함께 주장했습니다.

재판부는 이러한 논리를 받아들여, 해당 보증 채무를 재산분할 산정 시 공제 대상에서 모두 배척했습니다.


📌 가업승계라는 이유로 재산분할이 불가능한 건, 아닙니다.


법원은 이 사건에서 가업승계 자산이라는 이유만으로 특유재산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았고, 미래 수익성까지 반영한 가치 평가를 통해 의뢰인에게 현금 기준 50억 원대의 재산분할을 인정했습니다.

의뢰인이 보유하고 있던 기존 자산은 전혀 분할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죠.

이 사건이 보여주는 것은 분명합니다.

기업 오너와의 이혼 소송은 가업이라는 외형적 틀에 좌우되는 문제가 아니라,

✅ 혼인 기간 동안의 실질적인 기여를 어떻게 구조화해 설명할 수 있는지,

✅ 그리고 복잡한 재무 수치를 법리로 연결해 설득할 수 있는지에 달린 고도의 전문 영역이라는 점입니다.

"가업이라서 어렵다", "회사가 빚이 많아 의미 없다"는 말만으로 미리 단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사실관계와 숫자를 정확히 이해하고, 이를 법적으로 설득력 있게 정리한다면, 정당한 몫은 충분히 현실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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