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법률사무소 지담에서 진행한 췌장암 산재사건에서 승소 판결이 있었습니다.
췌장암은 업무상 재해로 승인된 사례가 많지 않아 산재 신청을 포기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번 사건에서는 공단의 재해 조사 과정에 대해 문제를 지적하였는데요. 살펴보겠습니다.


1. 경위
이 사건 재해자는 정유회사의 품질관리팀에서 23년 동안 일했습니다.
24시간 가동되는 정유공장에서 생산된 시료를 실험하고 분석하여 품질을 유지하는 업무로 교대근무가 불가피한 업무였습니다.
재해자는 췌장암 진단 후 산재를 신청했고 항소심 결과를 보지 못하고 사망하였습니다.
2. 쟁점
근로복지공단은 췌장암의 유해인자로 알려진 물질에 재해자가 노출되지 않았으며 실험실에 재직하여 고농도 노출도 아니라는 점을 근거로 업무상 재해가 아니라고 판정하였습니다.
이에 회사로부터 받은 자료에 기초하여 조사를 진행했고 역학조사나 현장 조사는 불필요하다고 생략하였습니다.
이 사건의 경우 의학적으로 확립되지 않은 상황에서 업무와의 관련성을 인정할 것인지, 공단의 조사 과정의 문제가 있다면 어떻게 판단할 것인지가 쟁점이라 볼 수 있습니다.
1. 공단의 조사 미진을 이유로 불승인한 것은 형평에 어긋남
“근로자 측에게 책임 없는 사유로 사실관계가 제대로 규명되지 않은 사정에 관하여
증명책임에 있어 열악한 지위에 있는 근로자 측을 불리하게 취급하는 것은 형평에 어긋난다.”
항소심 법원은 공단에서 업무 관련성 전문조사를 실시하지 않은 것을 지적했습니다.
공단은 화학물질와 췌장암 사이의 의학적 관련성이 없으니 전문조사가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고인이 췌장암의 원인으로 알려진 방사선을 이용하는 유황석기를 사용하였음에도 공단은 이로 인한 방사선 노출의 정도나 여부를 조사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항소심 법원은 ,
위와 같이 판결하고 방사선 노출에 대하여도 조사할 수 있었음에도 그러지 않았던 재해조사 과정의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또한, 재해자는 벤젠 등 정유회사 실험실에서 다양한 종류의 유해물질에 노출되었음에도 이러한 조사가 시행되지 않은 점을 지적했습니다.
2. 인과관계 입증의 부분
공단은 업무상 재해가 아니라고 불승인할 때 의학적 인과관계가 없음을 지적합니다.
하지만, 암의 원인으로 밝혀진 건 제한적일 수밖에 없고 의학적 인과관계가 아니더라도 업무와의 인과관계를 인정한 사례는 다수 존재합니다.
이에 법원은 유해물질 노출, 야간 교대근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점을 지적했습니다.
그리고 흡연한 사실만으로 업무와 관련성을 부정할 수 없음도 언급했습니다.
이 사건 재해자의 경우 정말 많은 유해물질에 노출되었습니다.
정유회사에서 취급하는 제품과 시료는 유기용제로 흡입 시에 많은 질병을 유발할 수 있음이 알려져 있으며 실험실에는 실시간으로 채취된 시료가 전달되어 분석이 진행되었기에 장기간 재직으로 인한 노출을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또한, 야간 교대근무 역시 상병을 촉진하는 원인의 하나임을 지적했습니다.
3. 마치며
오랜 투병으로 힘드셨을 것임에도 밝은 목소리로 이야기해주셨던 고인을 생각하면 더 빨리 업무상 재해로 승인되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잘못된 판정을 지금이라도 바로 잡을 수 있어 다행이고 이 사건과 같이 췌장암 등 업무와 관련성이 떨어진다고 알려진 질병으로 어려움을 겪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