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안의 배경
최근 학교 폭력의 심각성이 대두되면서 예전에 학교 폭력을 당하였음에도 이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 피해자들이 이후 SNS 등을 통해 학교 폭력 피해 사실을 폭로하는 경우가 많이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현행 법체계는 사적 제재를 엄격히 금지하므로 학교 폭력 피해 사실 폭로는 많은 경우 명예훼손죄에 해당할 여지가 크지만, 여러 판례에서는 무죄를 선고하기도 합니다.
아래에서는 학교 폭력 피해 사실 폭로에 대하여 판단한 판례의 요지를 소개하여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2. 판례 소개
법원은 유명 야구선수의 학교폭력 사실을 폭로한 행위에 대해, 학교폭력 근절이라는 공익적 목적이 주된 동기라고 보아 ‘비방할 목적’을 부정하고 무죄를 선고했습니다(광주지방법원 2024고단2974). 유명 연예인의 학교폭력 의혹을 제기한 사안에서도, 연예인의 공적인 지위와 학교폭력 문제의 사회적 중요성을 고려하여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항이라고 판단한 사례가 있습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1가합573259).
광주지방법원 2024고단2974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이 사건 글이 공개되어 불특정, 다수인이 이 사건 글의 내용을 알게 되었고, 피해자가 프로야구 선구로 활동하는 것을 막고자 하는 동기도 피고인에게 있었음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위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앞서 살핀 바와 같이 이 사건 글의 내용이 거짓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② 피해자가 프로야구 선수로서 대중에 알려져 있는 점, ③ 이 사건 글은 유명인의 피고인에 대한 학교폭력을 불특정, 다수인에게 폭로하여 학교폭력 문제에 대한 사회의 관심을 유발시켜 궁극적으로 학교폭력 근절을 위한 것인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이 사건 글을 게시한 주요한 동기 내지 목적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며, 피고인에게 부수적으로 다른 사익적 목적이나 동기가 있더라도,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에게 비방할 목적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21가합573259
나)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가 이 사건 각 행위를 하면서 원고들의 사회적 평가를 침해할 가능성이 있을 정도로 구체성이 있는 사실(이 사건 적시 사실)을 공연히 적시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행위에 위법성이 있다고 인정할 수 없다.
(1) 이 사건 적시 사실은 연예인인 원고 B의 학교폭력 가담 여부에 관한 것인바, 연예인은 대중에 광범위한 영향력을 가지고 때로 모방과 선망의 대상으로 여겨지기도 하는 점, 특히 원고 B은 이 사건 각 행위 무렵 이 사건 프로그램에서 우승하여 대중으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게 된 상황인데다 창원시 M자치단체 홍보대사로까지 위촉될 지위에 있었던 점, 학교폭력 문제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엄정해지면서 학교폭력이 하나의 사회적 문제로 공론화되게 된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적시 사실의 내용은 단순히 원고 B 개인의 일탈 내지 사생활의 문제가 아니라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항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2) 한편, 이 사건 적시 사실과 같이 누군가의 학교폭력 전력에 관한 문제는 과거에 발생한 주관적 경험의 문제이므로, 객관적인 징계 자료나 물증 등이 남아있지 않는 한 그 진위 여부는 당사자나 목격자의 주관적 기억에 관한 진술에 의존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다. 또한 연예인의 학교폭력 문제를 밝히는 자는 해당 연예인의 팬 등 익 명의 다수로부터 조롱과 음해의 대상이 될 여지가 있고, 폭로 과정에서 스스로의 치부를 드러내야 하는 경우가 있어 대체로 익명을 빌어 제보가 이루어지기 마련이며, 직접적인 관련 당사자는 해당 사안에 관한 진술을 꺼리는 경우도 상당하다. 이러한 점들을 감안하여 피고가 이 사건 각 행위에 나아가게 된 다음과 같은 경위를 고려하면, 이 사건 적시 사실은 진실한 것이거나 적어도 피고가 그것을 진실이라고 믿을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판단된다.
구체적으로, 피고가 이 사건 각 행위에 나아가는 계기가 된 네티즌 I의 온라인 게시글(갑 제4호증, 을 제1, 2호증)에는 원고 B으로부터 학교폭력을 당하였다고 주장하는 피해자 A씨의 진술 내용과 더불어 네티즌 I 스스로 경험하거나 보고 들은 원고 B의 학교폭력 사실들이 기재되어 있었다. 네티즌 I은 게시글의 신빙성을 뒷받침하기 위하여 K중학교 졸업앨범 사진, 피해자 A씨와 주고받은 메시지 캡쳐 사진을 함께 업로드하였고, 네티즌 I이 경험하거나 보고 들은 원고 B의 학교폭력 내용은 피고가 사후적으로 획득한 K중학교 졸업생들의 진술서 내용과도 일부 부합하였다. 또한 학교폭력 피해자의 진술 전문을 담은 게시글(을 제1호증)은 학교폭력이 이루어진 방법과 당시 상황, 주관적 심정 등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알기 어려운 세부적인 내용을 매우 구체적으로 기술하고 있었다.
위 게시글을 접한 피고는 각종 인터넷 블로그와 댓글들의 내용을 추가로 확인하며 네티즌 I 게시글의 신빙성을 검토하였고, 나아가 SNS를 통해 K중학교 졸업생들을 찾아 연락하거나, 익명이나마 K중학교 졸업생들로부터 제보를 받는 등 나름대로 충분한 조사를 거쳐 사실관계를 확인한 후에 이 사건 각 게시물을 업로드하였던 것으로 보인다[가령, 피고가 최초로 업로드한 것으로 보이는 게시물(갑 제10호증의 1)에는 익명의 K중학교 졸업생들로부터 제보받은 메시지 내용들이 함께 첨부되어 있다. 또한 피고는 2021. 3. 22. SNS를 통해 원고 B의 중학교 동창인 N에게 연락하여 자신이 제보받거나 인터넷 게시글 등을 통해 알게 된 내용의 진위 여부를 구체적으로 확인하기도 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N은 '중학교 2학년 때 한 명을 무자비하게 폭행해서 원고 B과 무리들이 징계를 받고 S는 강제전학 간 사건을 기억하는지' 묻는 피고의 물음에 '네'라고 답하거나(을 제8호증의 1 3면), '원고 B은 소위 말하는 일진이었다', '일진이다보니 솔직히 많이 괴롭힌 애들도 있을 것이다'라는 취지로 말하기도 하였다(을 제8호증의 3 3면). 비록 피고가 이 사건 각 게시물을 게시하기 전 네티즌 I에게 직접 연락을 취하거나 네티즌 I의 게시글에 등장하는 피해자 A씨에게 연락을 취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는 없으나, 네티즌 I은 2021. 2. 25. '원고 B의 학교폭력 의혹을 처음 제기한 이후 각종 조롱과 음해의 대상이 되어 스스로와 피해자 A씨 모두 정신적으로 지쳤다'고 하며 더 이상 글을 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였던바, 피고가 위 자들에게 직접 연락을 취한 적이 없다고 하여 적절하고도 충분한 조사를 다하지 못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
(3) 앞서 살펴본 것과 같은 이 사건 적시 사실의 공익성, 피고가 위 사실을 적시하게 된 구체적 경위에다가, 피고가 특별히 원고들에 대하여 비방의 목적을 가질 만 한 이유를 찾기 어려운 점, 피고는 이 사건 각 게시물을 업로드하면서 자신이 이 사건에 관여하게 된 이유를 '진실을 국민에게 알리고 정화작업을 통해 살기 좋은 지역과 나라가 되기를 바란다'거나, '스스로에 대한 학교폭력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같은 지역의 피해자를 법으로 겁박하고 언론플레이로 2차 가해를 하는 것에 화가 나서 피해자를 돕고자 나서게 되었다'는 취지로 설명하였던 점, 피고가 이 사건 각 행위 과정에서 스스로의 신원을 밝힌 이유는 이 사건 적시 사실의 진실성을 강조함과 동시에 이 사건 적시 사실에 관한 추가 제보를 받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가 원고 B이 출연 예정인 방송사나 행사 관계자들에게 이 사건 적시 사실을 알리며 위 원고의 출연을 금지시켜달라는 민원을 제기한 것 또한 원고 B의 학교폭력 전력이 진실이라는 믿음 하에 학교폭력 가해자가 방송에 출연하여 대중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막고 궁극적으로는 학교폭력 문제의 엄중성을 알려 이를 근절하기 위한 것이라 볼 수 있는 점, 피고가 이 사건 적시 사실을 적시하는 과정에서 다소 과장된 표현을 사용하기도 하였으나 그 과장의 정도가 원고들에 대한 악의적이거나 심히 경솔한 공격으로서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것이라고 평가할 수 없는 점 등을 더하여 보면, 설령 피고에게 부수적으로 자신의 인지도를 높이려는 사적 목적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이 사건 각 행위를 한 주요한 목적이나 동기는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고 판단된다.
이 외, 법원은 공인에 대한 것이 아니어도 공공의 이익을 인정하여 무죄를 선고하기도 하였습니다(대법원 2022. 7. 28. 선고 2022도4171 판결, 청주지방법원 충주지원 2018. 9. 7. 선고 2018고단47 판결).
대법원 2022. 7. 28. 선고 2022도4171 판결
피고인이 고등학교 동창인 갑으로부터 사기 범행을 당했던 사실과 관련하여 같은 학교 동창 10여 명이 참여하던 단체 채팅방에서 ‘갑이 내 돈을 갚지 못해 사기죄로 감방에서 몇 개월 살다가 나왔다. 집에서도 포기한 애다. 너희들도 조심해라.’라는 내용의 글을 게시함으로써 갑의 명예를 훼손하였다고 하여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피고인이 드러낸 사실의 내용, 게시 글의 작성 경위와 동기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면, 게시 글은 채팅방에 참여한 고등학교 동창들로 구성된 사회집단의 이익에 관한 사항으로 볼 수 있고, 피고인이 게시 글을 채팅방에 올린 동기나 목적에는 자신에게 재산적 피해를 입힌 갑을 비난하려는 목적도 포함되었다고 볼 수 있으나, 갑으로 인하여 동창 2명이 재산적 피해를 입은 사실에 기초하여 갑과 교류 중인 다른 동창생들에게 주의를 당부하려는 목적이 포함되어 있고, 실제로 게시 글의 말미에 그러한 목적을 표시하였으므로, 피고인의 주요한 동기와 목적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고 피고인에게 갑을 비방할 목적이 있다는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이와 달리 보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 같은 법 제70조 제1항에서 정한 ‘비방할 목적’에 관한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청주지방법원 충주지원 2018. 9. 7. 선고 2018고단47 판결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초등학교 교사, 피해자 B은 □□초등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이고, 피해자 C은 B의 어머니이다.
가. 2017. 7. 18. 문자메시지 전송에 의한 명예훼손
피고인은 2017. 7. 18. 09:35경 충주시 D □□초등학교에서 전체 학부모 약 40명에게 "초등3 남학생이 담임교사를 성추행하고, 그 부모가 담임교사를 폭력교사로 신고한 사건"이라는 제목으로, '저는 □□초 3학년 담임 A입니다. 제가 맡고 있는 반에 남학생 B 학생이 있습니다. 그 학생은 위장전입한 학생입니다. (중략) 이 학생이 3월부터 4월 사이에 수업하기 전 독서시간에 제 종이가방에서 휴지에 무엇을 가지고 나가는 것을 보고 1교시 국어시간에 저를 보며 갑자기 "생리대"하며 큭큭 웃고, 또 개인 가정사를 어머니에게 들었는지 "이혼"이라고 공부와 관련 없는 말을 해서 교사 A는 말로 지도했습니다. 5월 초에 서울로 현장체험학습 가는 버스 안에서 옆자리에 안게 되었는데, 저를 보고 "선생님과 나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라며 "유방, 선생님 유방의 크기는?"하며 제 가슴을 보고 웃고, 제 다리 사이로 고새를 가까이 대고 냄새를 킁킁 맡았습니다. (중략) 그 때 B 학생이 치마정장을 입고 있던 저의 등 뒤로 와서 교사 A의 등 브래지어 끝부분부터 시작하여 엉덩이 밑까지 손을 쭉 훑으면서 만졌습니다. (중략) 담임교사를 성추행한 학생의 학부모가 자기 아들을 옹호하기 위해 언어폭력교사로 회부하고 학부모 자치위원들을 선동하여 현재 언어폭력 교사가 되었다 (이하 생략)'라는 내용이 기재된 A4용지의 사진을 문자메시지로 전송하였다.
그러나, 사실은 2017. 7. 4. □□초등학교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는 적법한 절차에 의해 개최되어 위원들이 심의 및 의결하였으며, 피해자 C이 학부모 자치위원들을 선동한 사실이 없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위와 같이 기재하여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피해자 B의 명예를 훼손하고, 허위사실을 적시하여 B의 어머니인 피해자 C의 명예를 훼손하였다.
나. 2017. 7. 18. 1인 시위에 의한 명예훼손
피고인은 2017. 7. 18.경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209에 있는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불특정 다수인이 지나다니는 자리에서 "저는 □□초 교사 A입니다, 저는 억울합니다. 충북 충주 □□초등하교 교사 A는 학교 폭력 교사가 아닙니다. 담임을 성추행한 학생(B), 어머니(C)의 신고로 억울하게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에 회부되어 폭력교사가 되었습니다. 저는 너무 억울합니다. 초등학교 남학생이 선생님의 몸을 함부로 만져서 큰 소리로 꾸짖었다고, 그 이유로 폭력교사가 되었습니다. 저는 아이를 때리지도 욕하지도 않았습니다. 뒤에서 제 등부터 엉덩이까지 만진 그 학생을 꾸짖었다는 이유로 그 어머니 C이 학교에 신고하여 ○○○ 교장선생님과 함께 저를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에 넘겼습니다"라는 내용의 글이 기재된 팻말을 들고 1인 시위를 함으로써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피해자 B의 명예를 훼손하였다.
다. 2017. 7. 24. 방송 인터뷰에 의한 명예훼손
피고인은 2017. 7. 24.경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209에 있는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선구자 방송의 성명불상 기자와 인터뷰를 하며 "B이 피고소인의 다리 사이로 고개를 대고 냄새를 킁킁 맡았다, B이 치마정장을 입고 있던 피고소인의 브래지어 끈 위부터 손으로 엉덩이까지 훑고 지나갔다"는 취지로 말하여 위 인터뷰 영상이 인터넷 사이트 'E' 등에 게시되게 함으로써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피해자 B의 명예를 훼손하였다.
2. 판단
가. 피해자 C에 대한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공소사실 가항 중 피해자 C에 대한 부분)
이 부분 공소사실 중 허위사실의 적시로서 문제되는 부분은 다음과 같다.
"담임교사를 성추행한 학생의 학부모가 자기 아들을 옹호하기 위해 언어폭력교사로 회부하고 학부모 자치위원들을 선동하여 현재 언어폭력 교사가 되었다."
그런데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에 의해 인정되는 다음 사실과 사정을 고려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위 부분의 내용이 허위임을 피고인이 인식하였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① "담임교사를 성추행한 학생의" 부분은 전체적으로 내용에서 객관적인 사실에 일치한다.
② "학부모가 자기 아들을 옹호하기 위해"라는 부분은 사실의 적시가 아닌 주관적인 평가 내지 의견으로 볼 소지가 많고, 설령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피해자 B의 추행 행위와 이를 피고인이 야단친 이후 오히려 학생의 부모가 신고를 한 사건 경위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으로서는 위와 같이 믿을 만 한 충분한 사정이 있다고 보인다.
③ "학부모가 . . . 언어폭력교사로 회부하고 학부모 자치위원들을 선동하여" 부분 : 피해자 C이 피고인을 위원회에 회부하거나 자치위원들을 선동했다는 부분은 객관적 사실과 맞지 않는다. 그러나 학교폭력대책자치원회는 2017. 6. 21. 12:00경 있었던 피해자 C의 신고가 계기가 되어 열리게 되었다. 학교폭력대책자치원회에 관한 관계 규정 내용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으로서는 교사와 학생 사이의 문제가 위원회의 심의 사항인지 의문을 가질 소지가 충분하다(실제 피고인은 학생이 아니라는 이유로 위원회 서면 결과 통지를 받지 못하였고 불복절차를 진행하지 못하였음). 이러한 사실과 아울러, 위원회가 개최되어 진행된 경과, 위원회 당시 있었던 대화 내용, 위원회 당시 일부 위원들이 피고인에게 보인 태도 등(피고인 제출 증거목록 순번 2 녹취록)을 종합하면 피고인으로서 위원회 진행이 공정하지 않다거나, 전교생이 40여명 남짓한 작은 학교에서 위원회의 개최와 진행 과정에 학부모로서의 친분 관계 등 피해자 C의 영향력이 미쳤을 것이라고 오인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나. 피해자 B에 대한 사실 적시 명예훼손(공소사실 가항 중 피해자 B에 대한 부분, 공소사실 나항 및 다항 부분)
피고인은 고의를 부인하는 취지로 주장하나 비방의 목적이 없었음은 별론으로 하고 행위에 대한 고의는 인정되며, 인터넷방송 기자에 의한 인터뷰라는 사실과 인터뷰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어떠한 경로를 통해 기사화되어 게재될 것인지는 몰랐다 하더라도 미필적으로나마 이에 대한 인식은 있었다고 판단된다.
그러나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에 의해 인정되는 다음 사실과 사정을 고려하면 이 부분 공소사실은 진실한 사실로서 그 주요한 동기 내지 목적은 학교 구성원들의 관심사에 대해 객관적인 사실을 알리고, 교사에 대한 학생의 성추행과 공정하지 못한 외관을 보였던 위원회 진행에 대한 문제의 공론화라는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서 형법 제310조에 의하여 위법성이 조각된다.
① 이 부분에 적시된 사실은 다소 과장되거나 적절하지 못한 표현이 있을지언정, 중요한 부분이 객관적이 사실과 일치한다. 기소 내용 역시 허위 사실 적시가 아니라 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이다.
② 성추행에 해당하는 행위의 가해자가 교육과 지도가 필요한 어린 초등학생이고 학부모들에게 이 학생의 추행 행위를 공개하는 것은 어린 학생에게 일종의 낙인이 되거나 큰 피해를 입힐 여지가 있기는 하다. 그러나 피고인은 범죄 행위에 준하는 행위의 피해자이다. 피고인은 처음부터 이러한 사실을 학부모들에게 공개한 것이 아니라 앞서 가항에서 본 바와 같이 오히려 가해 학생 부모의 신고로 학교폭력대책자치원회가 열려 피해자 B이 피해학생이고 피고인이 학교폭력의 가해교사라는 취지로 종결된 이후 위 사실을 학부모들에게 공개하였다. 피고인은 위 위원회의 결정에 불복절차를 밟을 수도 없었고, 위원회 진행의 외관상 공정하지 못하게 진행되었다고 볼만한 사정도 존재하였다. 피고인이 문자메시지를 보낸 상대는 약 40여명의 학부모라는 한정된 집단에 국한되었다. 이와 같이 사실의 공표가 이루어진 경위, 공표가 이루어진 상대방의 범위, 표현 방법과 제반 사정 등을 감안하면, 침해되는 명예의 성격과 침해의 정도 등을 고려하더라도 이러한 성추행 사실의 공론화는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이 아닌가 하는 강한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피해자가 당해 명예훼손적 표현의 위험을 자초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이러한 의문은 더 강해진다.
③ 피해자 B의 행위 내용, 교사와 학생이라는 피고인과 피해자 B의 관계, 전체 학생이 40여명 남짓한 학교의 규모 등을 고려하면, 공소사실에서 적시된 사실은 학교 구성원 전체가 그 진위 여부나 진행 경과에 대해 큰 관심을 가진 사항으로서 학교 구성원이라는 특정 사회집단의 관심과 이익에 관한 사항으로 보인다. 나아가 교사에 대한 학생의 성추행과 교권 침해라는 관점에서 이는 국가·사회 기타 일반 다수인의 관심과 이익에 관한 사항으로 볼 수 있다.
④ 이와 같은 사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행위의 주요한 동기는 학부모들에게 객관적인 사실을 알리고, 학생에 의해 자행되는 교사에 대한 성추행의 공론화, 교권 침해와 위원회 진행의 문제점 공론화라는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판단된다.
3. 결론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거나 죄가 되지 아니하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전단 및 후단에 의하여 모두 무죄를 선고한다.
또한 법원은 학교폭력 폭로와 관련된 명예훼손 사건에서, 사안의 공익적 성격과 피고인의 피해자로서의 지위 등을 고려하여 무죄를 선고하거나, 유죄가 인정되더라도 선고유예나 매우 낮은 수준의 벌금형을 선고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2024. 8. 13. 선고 2023고정618 판결 , 대전지방법원 2019. 12. 5. 선고 2019노599 판결). 이는 사적 제재의 문제를 넘어 학교폭력 근절이라는 사회적 대의를 중요하게 고려한 결과로 보입니다.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2024. 8. 13. 선고 2023고정618 판결
주문
피고인은 무죄.
피고인에 대한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의 자녀 B과 피해자 C은 같은 초등학교 같은 반 친구이다.
피고인은 2022. 7. 22.경부터 2022. 7. 29.경까지 인터넷 카카오톡 메신저를 이용하여 불특정 다수인이 볼 수 있는 피고인의 카카오톡 프로필에 "선생님 B이가 교문 나서 자 마자 엉엉울고 울음을 멈추지 못하네요 C이 B이가 O아, D랑 화장실 다녀오는데 친
구들 많은 데서 B이에게 자기 뒷담화했다고 윽박지르고 빈정대고 발 걸고 어깨치고
깡패도 아니고 너무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2시 넘을 때까지 기다리려고 했는데 B이가 학교 안간다고 학교 안다닌다고 해서 더는 기다리고 참을 수가 없네요 아이가 아이스럽지 않음은 어쩔 수 없지만 다른 아이들을 선동하고 다수의 피해자가 생기면 안될 것 같습니다. B이 울면서 집에 들어가면 남편이 다혈질이라 바로 교장실로 갈 것 같아 급하게 전화드렸습니다. 아이들끼리의 일이라고 그냥 지나가기엔 작은 일이 아니라 생각 이 들었고 이런 일들이 지나쳤기에 그 아이가 어른 앞에서는 바른 척 착한 척 정의로운 척하고 뒤에서는 컨닝하고, 뒷담화 선동하고 아이를 때리는 도무지 상상할 수 없는 괴물이 되어가고 있는 건 아닐지 심각하게 생각이 듭니다. 내일 학교에서 삼자 대면하면 달변가인 그 아이가 또 착한 척 피해자인 척 할 것 같지만 이번에 제대로 해결이 안된다면 학폭이라도 열 용의가 있습니다"라고 글을 게시하였으나, 사실은 피해자가컨닝을 하거나 뒷담화 선동 등을 하였다고 볼만한 자료가 없음에도, 피해자를 비방할 목적으로 위와 같이 허위의 내용으로 글을 게시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를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공연하게 거짓의 사실을 드러내어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였다.
다. 명예훼손의 고의 내지 비방의 목적이 있었는지 여부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0조 제1, 2항에서 정한 '사람을 비방할 목적'이란 가해의 의사 내지 목적을 요하는 것으로서, 사람을 비방할 목적이 있는지 여부는 당해 적시 사실의 내용과 성질, 당해 사실의 공표가 이루어진 상대방의 범위, 그 표현의 방법 등 그 표현 자체에 관한 제반 사정을 감안함과 동시에 그
표현에 의하여 훼손되거나 훼손될 수 있는 명예의 침해 정도 등을 비교,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10. 11. 25. 선고 2009도12132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이 사건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
여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에게 위 게시글을 통한 명예훼손의 고의 내지 비방의 목적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대전지방법원 2019. 12. 5. 선고 2019노599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고인이 적시한 내용은 진실한 사실이고, 공소사실 기재 장소에는 피고인과 피고인의 아들, G과 G의 딸, 분식집 업주 및 직원이 있었을 뿐이므로 공연성이 없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의 형(벌금 50만 원)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18. 4. 20. 15:00경 아산시 B에 있는 C식당에서 사실 피해자 D은 E초등학교 4학년 동급생인 피고인의 아들인 F과의 사이 학교폭력 사안을 두고,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가 피해자에 대해 '조치없음'의 처분과 충청남도교육청행정심판위원회가 피해자에 대해 '서면사과' 취소 재결이 있었고, 피해자는 정신 발달장애가 없는 학생임에도 불구하고, 이곳 분식점의 업주 등이 있는 가운데 피해자의 어머니 G에게 "학폭위 가해자(D) 어머니! 어디 얼굴을 쳐들고 다녀, 교감 선생님과 학폭위 담당 선생님이 니 아들(D)을 5반으로 쫓아냈다고 나한테 얘기했어.", "(피고인의 아들 F의) 얼굴에 흉터 내놓고, 뻔뻔하게 다니고 있어, 나는 니 아들(D) 손톱자국이 우리 아들(F)한테 보일 때마다 열이 뻗쳐올라", "남의 아들 얼굴에 손톱자국 내놓은 거 치료비도 안 줄 거면서. 뭘 그렇게 가만히... 가만히 있어. 나는 당신 아들 손톱자국이 아직도 보면 울화가 치미니까. 왜 당신 아들 상담치료 안 받아? 상담치료 받아. 정상은 아니잖아. 무조건 폭력으로 대하고, 응? 학교폭력 피해자였었다며? 가해자가 됐으니까 상담치료 받아."라고 발언함으로써 공연히 허위사실을 적시하여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이 부분 항소이유와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원심은 그 판시 증거들을 종합하여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3. 결어
최근 학교폭력 폭로 관련 논란이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피해 사실 폭로 외 각종 명예훼손, 모욕 등 사건에 연루되신 분이 계시다면, 연락 및 방문 상담 등 해 주시면 무혐의, 무죄 주장이 가능한지와 양형사유를 제출할 것은 없는지 검토하여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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