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합의가 있어도 자녀는 과거 부양료를 청구할 수 있을까요?
부모의 합의가 있어도 자녀는 과거 부양료를 청구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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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합의가 있어도 자녀는 과거 부양료를 청구할 수 있을까요? 

최지연 변호사

"어릴 때 부모님이 헤어지면서 양육비를 받지 않기로 합의했대요. 그런데 제가 성인이 된 지금, 한 번도 만나지 못한 아버지에게 그동안의 양육비를 청구할 수 있을까요?"

이런 질문을 받으면 많은 분들이 고개를 갸우뚱하실 겁니다.

이미 부모끼리 합의가 끝난 일인데, 자녀가 나중에 다시 청구할 수 있다니 의외로 느껴지실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최근 대법원은 이런 상황에서 명확한 입장을 내놨습니다.

부모의 합의보다 중요한 것

2001년 태어난 A씨의 이야기를 잠시 들어보겠습니다. A씨의 어머니는 직장 상사였던 기혼자 B씨와의 사이에서 A씨를 낳았습니다. 두 사람은 헤어지면서 "3000만 원을 주고 이후 양육비 의무는 없다"는 합의서를 썼고, 나중에 법원 조정에서도 "아버지에게는 양육비를 포함한 일체의 양육 부담을 지우지 않는다"고 정리했습니다.

그렇게 A씨는 어머니 손에서만 자랐습니다. 아버지를 만난 적도 없고, 아버지로부터 단 한 푼의 지원도 받지 못한 채로요. 그리고 성인이 된 A씨는 생각했습니다. '내가 자라는 동안 아버지에게도 나를 키울 책임이 있지 않았을까?'

법원이 내린 결론

대법원은 A씨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그것도 무려 7000만 원이라는 금액으로요.

재판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부모가 양육비를 포기하기로 약속했다고 해도, 그게 자녀의 권리까지 없앤 건 아닙니다."

좀 더 쉽게 풀어보면, 어머니가 '양육비 안 받을게요'라고 했다고 해서, 자녀 본인의 '부양받을 권리'까지 사라지는 건 아니라는 뜻입니다.

생각해보면 당연한 이야기일 수도 있습니다. 그 합의는 어른들끼리 한 것이지, 아직 말도 못하던 아기가 직접 동의한 게 아니니까요. 법원은 "부모는 자녀를 공동으로 양육할 책임이 있고, 이는 누가 친권자인지와 상관없이 친자관계 자체에서 나오는 의무"라고 분명히 했습니다.

실제 현장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이런 판결이 나오면 현실에서는 복잡한 상황들이 생깁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10년 전 이혼하면서 "남편은 집을 넘기고, 아내는 양육비를 받지 않는다"고 합의한 부부가 있습니다. 그런데 자녀가 대학생이 되어 아버지를 찾아가 "그동안의 양육비를 달라"고 하면 어떻게 될까요? 아버지 입장에서는 황당할 수 있습니다. 집도 넘겼고, 합의도 했는데 말이죠.

하지만 법은 이렇게 말합니다. 부모끼리의 재산 정리와 자녀의 부양받을 권리는 별개라고요. 집을 준 것과 자녀를 키울 책임은 다른 문제라는 겁니다.

또 다른 경우도 있습니다. 혼외자를 낳은 여성이 상대 남성으로부터 목돈을 받고 "다시는 연락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면요? 그 약속은 두 어른 사이의 것일 뿐, 아이의 권리와는 무관하다는 게 이번 판결의 핵심입니다.

그렇다면 모든 경우에 청구가 가능할까요?

물론 무조건 가능한 건 아닙니다. 대법원도 "부모 일방의 부양만으로 충분한 부양을 받았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다를 수 있다고 했습니다.

예를 들어 어머니가 재력이 충분해서 자녀가 부족함 없이 잘 자랐다거나, 다른 방법으로 이미 충분한 보상이 이루어졌다면 법원의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각각의 사정을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는 뜻입니다.

이 판결이 갖는 의미

이번 대법원 판결은 처음으로 나온 명확한 기준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그동안 비슷한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망설였던 분들에게 하나의 이정표가 된 셈입니다.

무엇보다 이 판결은 '자녀의 복리'를 최우선으로 봤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부모가 어떤 합의를 했든, 자녀는 부모 양쪽으로부터 부양받을 권리가 있다는 원칙을 세운 거죠. 혼인 중에 태어난 자녀든, 혼외자든 이 원칙은 똑같이 적용됩니다.

다만 실무적으로는 조심스러운 부분도 있습니다. 이미 오래전에 정리된 일들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수 있고, 예상치 못한 금전적 부담이 발생할 수 있으니까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요

만약 비슷한 상황에 처해 계신다면, 우선 전문가와 상담하시는 게 좋습니다.

각 사안마다 구체적인 사정이 다르고, 인정받을 수 있는 금액이나 기간도 달라질 수 있으니까요.

특히 과거 부양료를 청구하려는 경우, 실제로 어떤 부양이 이루어졌는지, 부양 의무자의 경제적 능력은 어떠한지, 청구하는 사람의 필요는 얼마나 되는지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합니다.

반대로 청구를 받는 입장이라면, 과거에 어떤 방식으로든 부양 의무를 이행했는지, 특별한 사정이 있었는지 등을 잘 정리해두시는 게 필요합니다.

결국 이번 판결이 우리에게 말해주는 건 분명합니다. 자녀를 키우는 책임은 부모 모두에게 있고, 그 책임은 어떤 합의로도 쉽게 없어지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그 권리의 주인은 바로 자녀 자신이라는 것 말입니다.

"이제는 '나'를 먼저 생각하세요"

나를 위한 법률사무소의 최지연 변호사'입니다.

어려움 속에서 '나'를 잃지 않도록,

오로지 '당신'만을 위한 변호사가 되고자 합니다.

이제는 그 누구보다 '나'를 먼저 생각하세요.

[최지연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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