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후회하는 사람들의 공통점
이혼 후 
후회하는 사람들의 공통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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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후  후회하는 사람들의 공통점 

최지연 변호사

이혼 절차가 모두 마무리되면 의뢰인들의 반응은 극명하게 갈린다.

“이제야 좀 숨통이 트인다”며 웃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도대체 왜 그렇게까지 싸웠는지 모르겠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는 사람도 있다.

같은 이혼이라는 과정을 겪었는데, 결과의 온도는 왜 이렇게 다를까.

나는 수많은 가정의 끝과 시작을 지켜보며 깨달은 사실이 하나 있다.

그 차이는 승패소의 문제가 아닌, 이혼 과정에서 어떤 ‘선택’을 했느냐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이혼 후 뼈아픈 후회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네 가지 공통된 선택이 있었다.

첫 번째, 순간적인 감정으로 모든 것을 결정해버린 선택이다.

배신감, 분노, 억울함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내린 결정은 대부분 위태롭다.

그 순간에는 상대를 공격하는 것 같아 속이 시원할지 모른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감정의 파도가 가라앉으면, 그 선택의 대가는 고스란히 돌아온다. 파탄 난 인간관계로, 그리고 상처받은 아이의 눈빛으로 말이다.

법은 당신의 분노를 대신 해결해주지 않는다. 판결 이후의 삶을 감당해야 하는 건 오직 당신이다.

두 번째, 상대를 ‘무너뜨리는 것’이 유일한 목표였던 선택이다.

이기는 것 자체가 목적이 된 이혼은 결국 방향을 잃는다.

위자료 액수, 재산분할 비율, 판결문의 문구 하나하나에 목숨을 걸다 보면, 정작 지켜야 할 ‘나 자신’을 잃어버리게 된다.

상대를 진흙탕에 빠뜨리려다 보면, 필연적으로 내 옷에도 진흙이 묻기 마련이다.

상대가 무너질 때, 그 곁에 서 있던 나 역시 무너진다.

법정 싸움은 끝났어도, 마음속 전쟁이 끝나지 않는 이유다.

세 번째, 아이를 ‘전략의 도구’로 삼았던 선택이다.

'아이를 위해서'라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아이를 협상 카드로 쓰는 경우를 너무나 많이 본다.

소송에서는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 과정은 아이의 마음에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흉터를 남긴다.

그리고 그 상처는 언젠가 부메랑이 되어 부모에게 돌아온다.

양육자 지정은 판결문 한줄로 정리되지만, 부모를 향한 아이의 신뢰와 마음은 판결로 정리될 수 없다.

네 번째, 내 인생의 결정을 전적으로 타인에게 미룬 선택이다.

물론 이혼소송에서의 전문가의 조력은 필수적이다.

하지만 이혼은 변호사가 내 인생을 대신 살아주는 사건이 아니다.

법리적인 유불리와 전략은 변호사가 치열하게 계산해 줄 수 있다.

그러나 그 결과를 안고 앞으로의 삶을 꾸려갈 주인은 결국 본인이다.

결정을 미루는 순간, 그에 따르는 책임과 후회까지 위임된다고 착각하면 안 된다.

스스로 고민하지 않은 결과는, 아무리 좋은 결과라도 공허함을 남긴다.


그렇다면, 이혼 후에도 ‘이혼 잘했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어떤 선택을 했을까.

공통적으로 ‘한 박자 늦추는 선택’을 한다.

분노가 치밀어 오를 때 즉각 반응하기보다 숨을 고르고, 상대를 파괴하는 선택 대신 내 삶을 보호하는 선택을 한다.

법적으로 내 권리를 찾되, 감정적으로 내가 감당할 수 있는 품격 있는 선을 지킨다.

무엇보다 이혼을 ‘복수극’이 아닌, 내 인생을 위한 ‘정리의 과정’으로 받아들였다.

이혼은 인생의 패배가 아니다.

하지만 이혼을 전쟁터로 만들어버리는 선택은,

자칫 인생 전체를 패배감으로 몰고 갈 수 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누군가가 폭풍의 한가운데 서 있다면, 혹은 결정을 앞두고 망설이고 있다면, 이것 하나만 기억했으면 한다.

후회는 결과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과정의 태도에서 만들어진다.

그리고 그 태도는, 지금 이 순간 당신의 선택으로 바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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