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안의 배경
최근 학폭 가해자에 대한 SNS 등을 통한 가해 행위 폭로가 일어나고, 유명 연예인이 하차하기도 하였습니다.
이에 SNS 학폭 가해자 신상 공개, 무죄 가능성 및 핵심 기준에 대하여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SNS에 학교폭력 가해자의 신상 정보를 공개하는 행위는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죄에 해당하여 처벌될 위험이 높습니다. 하지만 게시의 주된 목적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고 '사람을 비방할 목적'이 없었다고 인정될 경우, 무죄 판결을 받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최근 유명 운동선수의 과거 학교폭력 사실을 폭로한 사건에서, 법원은 이를 '공공의 이익'을 위한 행위로 보아 무죄를 선고한 바 있습니다(광주지방법원 2025. 1. 9. 선고 2024고단2974 판결). 그러나 모든 신상 공개가 무죄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며,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유죄로 판단될 수도 있어 매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합니다(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2017. 11. 21. 선고 2016고정318 판결).
2. 관련 법규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0조 제1항 (사실적시 명예훼손)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공연하게 사실을 드러내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이 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사람을 비방할 목적'이 반드시 인정되어야 합니다.
3. 판례 법리: '비방할 목적'과 '공공의 이익'의 관계
법원은 '비방할 목적'이 있는지 판단할 때, 그 행위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인지와 서로 상반되는 관계로 봅니다. 즉, 적시된 사실이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이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비방할 목적'은 부정됩니다(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2017. 11. 21. 선고 2016고정318 판결, 광주지방법원 2025. 1. 9. 선고 2024고단2974 판결,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 2013. 2. 20. 선고 2012고정639 판결).
여기서 '공공의 이익'이란 국가·사회 전체의 이익뿐만 아니라, 특정한 사회집단이나 그 구성원 전체의 관심과 이익에 관한 것도 포함합니다. 예를 들어 학교폭력 근절과 같이 학부모나 학생 전체의 관심사도 공공의 이익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법원은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비방할 목적'의 유무를 판단합니다.
적시된 사실의 내용과 성질
사실 공표의 상대방 범위 및 표현 방법
행위의 주된 동기 (사적 감정 vs 공익적 의도)
표현으로 인해 훼손되는 명예의 침해 정도
피해자가 공적인물인지 여부
4. 검토 및 적용: 무죄 판결 사례와 유죄 가능성
가. 무죄가 선고된 경우
유명 운동선수 학폭 폭로 사건 (광주지방법원 2025. 1. 9. 선고 2024고단2974 판결)
사안: 피고인이 자신의 SNS에 과거 자신을 폭행했던 유명 프로야구 선수의 실명을 거론하며 학교폭력 사실을 폭로함.
법원의 판단 (무죄): 법원은 피고인의 글 게시가 학교폭력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유발하고 궁극적으로 학교폭력 근절에 기여하려는 '공공의 이익'을 위한 목적이 주된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피해자가 대중에게 알려진 프로야구 선수라는 점, 글의 내용이 거짓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하여, 부수적으로 사적인 동기가 있더라도 '비방할 목적'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하였습니다.
초등생 자녀 학폭 관련 인터넷 게시글 사건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2017. 11. 21. 선고 2016고정318 판결)
사안: 자녀의 학교폭력 문제로 갈등하던 중, 상대방 학부모가 SNS에 올린 글에 반박하기 위해 인터넷 게시판에 글을 올림.
법원의 판단 (무죄): 이 사건이 이미 언론 보도 등으로 사회적 이목이 집중된 상황에서, 상대방의 주장에 대한 반박과 해명을 위해 글을 게시한 것은 전체적으로 학교폭력이라는 공통의 관심사에 관한 것이므로 '비방할 목적'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나. 유죄가 인정될 수 있는 경우 (위험성)
위 2016고정318 판결에서 주목할 점은, 피고인이 인터넷 게시판에 글을 올리기 전에 다른 학부모들에게 가해 학생의 폭력 사실이 적힌 전단지를 돌린 행위에 대해서는 유죄(선고유예)가 인정되었다는 것입니다.
법원의 판단 (유죄): 법원은 피고인의 행위가 학교폭력 방지라는 공공의 이익 측면이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① 피해자가 나이 어린 초등학생이고, ② 이 행위로 인해 '상습적 학교폭력 가해자'로 낙인찍힐 수 있는 등 명예훼손의 정도가 매우 크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즉, 공공의 이익보다 개인의 명예가 훼손되는 정도가 지나치게 크다고 보아 위법성이 조각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다. 리스크 및 주의사항
'비방할 목적' 인정 가능성: 게시글의 내용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표현 방식이 감정적이거나 모욕적인 경우, 또는 사적인 분노 표출이 주된 목적으로 보일 경우 '비방할 목적'이 쉽게 인정될 수 있습니다.
피해 정도와의 비교: 법원은 공공의 이익과 침해되는 개인의 명예를 비교·형량합니다. 가해자가 미성년자이거나 일반인인 경우, 신상 공개로 인한 피해가 공익보다 크다고 판단하여 유죄가 선고될 위험이 높습니다.
사적 제재의 한계: 법적 절차를 통하지 않고 SNS를 통해 가해자의 신상을 공개하는 행위는 '사적 제재'로 비칠 수 있으며, 우리 법체계는 이를 원칙적으로 허용하지 않습니다.
결론적으로, SNS에 학폭 가해자의 신상을 공개하는 행위는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임이 명확히 인정되고 그 표현 방식이 적절한 경우에 한해 예외적으로 무죄가 될 수 있으나, 대부분의 경우 명예훼손죄로 처벌될 상당한 법적 리스크를 안고 있는 행위입니다.
5. 결어
이처럼 유명 연예인, 공인에 대한 것이거나 이미 뉴스 기사로 보도된 수준의 것이라면 피해자가 학폭 사건을 SNS에 공개하더라도 공공의 이익이 인정되어 무혐의, 무죄로 보게 될 가능성이 높으나, 사인에 대한 것이라면 명예훼손, 모욕죄가 성립할 가능성이 높다고 사료됩니다.
물론 학폭 사실의 입증 가능성, 폭로 게시글의 표현 방법과 수위, 폭로 전에 사과를 요구하거나 다른 법적 조치를 취하고자 했는지 여부 등에 따라 유무죄가 달라질 수 있고 변호 방향도 무죄를 주장할지, 무죄 주장을 하되 참작할 만한 사유가 있었다면서 양형자료를 함께 제출할지 등이 달라질 수 있다고 보입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