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진 연인을 하루 동안 세 차례 쫓아간 피고인은 1심에서 스토킹 유죄를 선고받았습니다. 그러나 항소심은 “관계 회복을 위한 대화 시도로 볼 여지가 있다”, “지속적·반복적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반면 다른 사건에서는 피해자가 전화를 받지 않았음에도, 부재중 전화 표시만으로도 불안감을 유발할 수 있다며 스토킹행위를 인정하였습니다.
이 두 사건은 사실관계가 비슷해 보이지만 결론은 완전히 다릅니다.
이는 스토킹 성립 요건 자체가 매우 평가적이고 추상적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어떤 사실을 어떻게 설명하고 어떤 자료를 제시하느냐가 사건의 결론을 좌우합니다.
스토킹범죄란?
스토킹처벌법 제2조는 스토킹행위를 ①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여, ② 정당한 이유 없이, ③ 특정한 형태의 접근·도달·감시·정보 제공 등의 행위를 하여, ④ 상대방에게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는 것으로 정의합니다.
여기서 나열된 행위 유형은 접근·미행·기다림·전화·메시지·우편 송부·물건 전달·정보 게시·신분 가장 등 매우 넓게 규정되어 있습니다.
또한, 단발적 행위는 스토킹이 아니고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이루어질 때 비로소 스토킹범죄가 됩니다.
즉, 법은 ‘행위의 종류’는 구체적으로 나열하지만, 실제 성립 판단에 핵심이 되는 의사 반함·정당성·불안감·반복성은 추상적으로 남겨두고 있어, 동일한 행위도 사실관계에 따라 전혀 다른 법적 결론이 나오게 되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여’가 어려운 이유
이 요건은 행위 당시의 외형만으로 판단되지 않고, 관계의 역사·대화 양상·사건 전후 맥락 전체를 통합하여 평가됩니다.
특히 연인·지인 관계에서는 의사의 표현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 아래와 같은 문제점이 발생합니다.
첫째, 거절 의사가 명시적이지 않아 법원은 여러 정황을 종합해 의사 반함 여부를 추단합니다.
둘째, 당사자가 서로 연락을 주고 받은 이력이 있으면 상대방의 거절 의사를 부정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셋째, “저는 거절인지 몰랐습니다”라는 피의자 진술만으로는 의사 인식 부재를 입증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이 요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거절 의사 인식 여부를 객관적으로 보여줄 자료를 구조적으로 제시해야 합니다.
‘정당한 이유 없이’가 어려운 이유
정당한 이유는 법이 구체적으로 정의하지 않아 사건별로 판단이 크게 달라질 수 있는 대표적 해석 요건입니다.
우리 법원은 관계 회복 목적 접근이라는 가능성을 인정하며 피고인의 행위에 정당한 이유가 있을 수 있다고 본 사례가 있습니다.
이 판단이 어려운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정당성’은 행위자의 주관적 의도가 아니라 객관적 정황을 기준으로 평가됩니다.
둘째, 같은 사실도 설명 방식에 따라 ‘집착’으로 보일 수도, ‘갈등 해결 노력’으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셋째, 피의자의 의도를 뒷받침할 자료와 서사가 준비되지 않으면 정당한 이유 주장은 설득력을 잃습니다.
따라서 정당한 이유를 주장하려면 이전 소통 내용, 갈등 경위, 접근의 필요성을 사건 흐름에 따라 입체적으로 정리해야 합니다.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는 행위’가 어려운 이유
이 요건은 가장 주관적 판단이 개입되는 부분이며, 법원은 객관성과 피해자 주관적 인식을 모두 고려해 판단합니다.
헤어진 연인을 하루 동안 세 차례 쫓아간 사건에서는 피고인의 행위가 피해자에게 공포심을 유발할 정도는 아니었다고 보았으나,
부재중 전화의 경우에는 충분히 불안감을 일으킬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이 요건이 어려운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피해자의 감정 진술이 과장 혹은 축소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둘째, 행위의 맥락에 따라 같은 행동이 어떤 경우에는 불안 유발, 다른 경우에는 단순한 연락으로 평가됩니다.
셋째, 피의자는 의도와 상관없이 피해자의 감정이 확대되면 이를 객관적으로 반박할 자료가 필요합니다.
따라서 대응을 위해서는 피해자의 감정이 합리적으로 발생하기 어려운 정황, 또는 행위가 위협적이지 않았다는 객관적 근거를 제시해야 합니다.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가 어려운 이유
반복성은 ‘몇 회 이상’과 같은 기준이 없고, 행위 전체가 일련의 행동으로 평가되는지 여부로 판단합니다.
우리 법원은 하루 동안의 3회 접근을 반복으로 보기 어렵다고 보았고,
한 달 29회 전화 시도는 반복성으로 인정했습니다.
이 요건이 어려운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반복성 판단은 행위의 개수뿐 아니라 시간적 간격, 장소, 방식의 유사성 등 종합적 요소를 고려합니다.
둘째, 우발적 행위인지 지속적 행위인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므로, 피의자는 우발성·일시성을 입증해야 합니다.
셋째, 반복 의도 부재를 설명하려면 사건의 흐름을 체계적으로 구성해야 하는데 이는 전문적 지원 없이는 쉽지 않습니다.
변호사의 조언
스토킹처벌법의 요건은 명확해 보이지만 실제 판단 구조는 추상적 개념들의 결합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때문에 같은 사실관계도 진술·증거 구성 방식에 따라 전혀 다른 결론이 나올 수 있습니다.
특히 수사 초기 진술에서 사건의 흐름을 잘못 설명하면, 반복성·불안감 유발·정당성 판단에서 불리한 방향으로 해석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따라서 스토킹 혐의를 받거나 반대로 피해를 주장하는 경우 모두, 사건 전후 사실관계를 구조화하고 각 요건에 맞는 주장과 증거를 전략적으로 정리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초기 대응 단계에서 전문적 조력을 받는 것이 향후 결과를 좌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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