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법무법인 대한중앙 대표변호사 조기현입니다.
사건 상담을 하다 보면 종종 이런 질문을 받습니다.
“저는 거짓말 안 했는데요?”
맞습니다. 거짓말이 아니라 사실을 말했더라도, 법은 경우에 따라 그 사람을 처벌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입니다.
진실을 말했는데도 처벌되는 이유
형법 제307조 제1항에는 이렇게 규정되어 있습니다.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처벌한다.”
여기서 ‘사실’이란 거짓이 아닌, 실제로 있었던 일을 말합니다.
그리고 ‘공연히’는 불특정 다수가 알 수 있는 상황을 의미합니다.
즉, 진짜 있었던 일을 여러 사람 앞에서 말했더라도, 그 내용이 누군가의 사회적인 평가를 떨어뜨릴 수 있다면 법적으로 범죄가 될 수 있습니다. 단순히 “사실인데 왜 문제가 되냐”는 생각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법이 보호하는 것은 ‘사회적 명예’
이 죄가 지키려는 것은 사람의 마음속 자존심이 아니라, 사회에서의 평판과 신용입니다.
쉽게 말하면, 세상 사람들이 그 사람을 어떻게 평가하는지에 관한 외부적인 명예입니다.
개인이 느끼는 자존감은 직접적인 보호 대상이 아니지만, 사회적 평판이 떨어질 수 있는 내용이라면 문제가 됩니다.
🔍 세 가지 핵심 개념
1. 사실
증거로 입증 가능한 과거나 현재의 사건이나 상태를 의미합니다. 개인적인 의견이나 주관적인 평가는 여기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2. 공연히
제3자가 알 수 있는 상태를 뜻합니다. 단둘이서 하는 대화라면 보통 성립하기 어렵지만, 대화 내용이 다른 사람에게 전해질 가능성이 있으면 공연성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3. 명예훼손 여부
사회 통념상 그 내용이 다른 사람의 평판을 깎을 수 있다면 성립합니다. 실제로 평판이 떨어졌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형법 제310조는 “사실을 말한 것이 전적으로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경우”에는 처벌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 예외가 적용되려면 다음 조건이 필요합니다.
✅ 내용이 진실일 것 (조금 부정확한 부분이 있더라도 전체적으로 보아 사실과 부합하면 인정)
✅ 목적이 사적인 감정이 아니라 사회를 위한 것일 것
✅ 표현 방식이 필요 이상으로 상대방의 인격을 훼손하지 않을 것
즉, 진실을 말하더라도 ‘왜’ 말했는지와 ‘어떻게’ 말했는지가 중요합니다.
표현의 자유와 명예 보호의 충돌
헌법 제21조는 모든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지만, 이 자유가 타인의 명예와 부딪칠 때가 많습니다.
헌법재판소 역시 “진실을 말해도 처벌될 수 있지만, 공익을 위한 경우는 예외”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즉, 법 자체는 위헌이 아니지만, 실제 사건에 적용할 때는 매우 신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실제 판례로 보는 판단
유죄: 블로그에 전 직원의 퇴사 이유를 폭로한 경우 – 공익성과 무관, 벌금형 선고
무죄: 아파트 관리소장의 비리를 공지한 경우 – 공익 목적 인정
유죄: 유튜브로 경쟁 가게의 위생 상태를 폭로한 경우 – 목적이 경쟁 관계였음
무죄: 선거 후보의 병역 비리를 보도한 경우 – 공익 목적과 진실성 인정
이처럼 ‘사실’이라도 목적과 맥락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집니다.
실무에서 기억해야 할 팁
· 목적: 사적인 감정이 섞이면 위험합니다.
· 방식: 과도하게 인격을 깎아내리는 표현은 공익 목적을 무의미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 매체: 영향력이 클수록 ‘공연성’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특히 인터넷이나 방송은 매우 주의해야 합니다.
공개 전에 꼭 확인해야 할 세 가지 질문
✅ 이 사실이 공익과 관련 있는가?
✅ 내용이 진실에 부합하는가?
✅ 표현이 과하지 않은가?
이 중 하나라도 어긋난다면, 진실을 말한 사람도 법적으로 ‘가해자’가 될 수 있습니다.
마무리하며..
사실적시 명예훼손은 표현의 자유와 개인의 명예가 맞부딪히는 매우 민감한 영역입니다.
특히 인터넷 시대에는 단 한 번의 발언이 수천, 수만 명에게 즉시 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진실이라도 그 목적, 표현 방법, 전달되는 맥락을 신중하게 살펴본 뒤 말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이것이 불필요한 법적 분쟁을 피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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