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그협약 아동 반환 집행, '학교'에서도 가능? -대법원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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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그협약 아동 반환 집행, '학교'에서도 가능? -대법원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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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그협약 아동 반환 집행, '학교'에서도 가능? -대법원 결정 

김의지 변호사

안녕하세요, 국제 가족 사건의 복잡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김의지 변호사입니다.

부모 중 한 명이 상대방 부모의 동의 없이 아이를 다른 나라로 데려가는 '국제적 아동 탈취' 사건은 아이와 남겨진 부모 모두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깁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 사회는 '헤이그 국제 아동 탈취의 민사적 측면에 관한 협약' (헤이그 협약)을 체결했고, 우리나라도 이 협약에 가입하여 '헤이그 국제아동탈취협약 이행에 관한 법률' (헤이그 아동탈취법)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헤이그 협약의 핵심은 불법적으로 탈취된 아동을 원래 살던 나라로 신속하게 반환하는 것입니다. 법원의 심판을 통해 아동 반환 명령이 내려지면, 이 명령을 강제로 집행하는 절차가 진행됩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아동의 강제적인 반환 집행 과정에서 여러 어려움과 갈등이 발생합니다. 특히 아이를 어디서, 어떤 방식으로 데려와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가 종종 쟁점이 되곤 합니다.

최근 대법원은 헤이그 협약에 따른 아동 반환 명령의 집행을 '아동이 재학 중인 학교'에서 시도한 것이 적법한지에 대해 판단을 내렸습니다(대법원 2025. 5. 26. 자 2025그514 결정).

이 결정은 아동 반환 집행 절차의 실제와 법원이 아동의 복리를 어떻게 고려하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입니다. 오늘은 이 대법원 결정의 내용을 통해, 헤이그 협약에 따른 아동 반환 집행 절차와 '학교'와 같은 제3의 장소에서의 집행 가능성​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사건 개요: 미국에서 한국으로 불법 탈취된 아동, 반환 명령 후 집행의 난항

이 사건은 다음과 같은 과정을 거쳐 대법원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 아동 탈취 및 반환 명령: 피신청인(아동의 아버지)은 아동을 일상적으로 거주하던 미국에서 한국으로 불법적으로 데려왔습니다. 이에 신청인(아동의 어머니)은 헤이그 협약 및 헤이그 아동탈취법에 따라 법원에 아동 반환을 청구했습니다. 법원(서울가정법원)은 신청인의 청구를 받아들여 "신청인은 피신청인에게 아동을 반환하라"는 심판​을 내렸고, 이 심판은 대법원에서 최종 확정되었습니다.

  • 집행 시도 및 난항: 확정된 반환 심판을 집행하기 위해 대구지방법원 집행관은 여러 차례 아동 인도 집행을 시도했습니다. 신청인의 주거지, 아동의 학교 등에서 집행을 시도했지만, 아동이 집행 장소에 없거나 아동이 우는 상황이 계속되는 등 아동의 의사에 반하여 집행하지 못하고 불능 처리되었습니다.

  • 새로운 예규와 학교 집행 시도: 2024년 4월 1일부터 「헤이그 국제아동탈취협약에 따른 아동반환청구 사건의 집행에 관한 예규」(재특 2024-1, 이하 '이 사건 예규')가 시행되었습니다. 이 예규에 따라 대구지방법원 집행관은 2024년 11월 7일, 아동이 재학 중인 학교에서 다시 한번 인도 집행을 시도했습니다. 학교장의 협조를 얻어 집행을 개시했으나, 아동이 우는 상황이 계속되자 결국 집행을 중단했습니다.

  • 집행의 취소 청구 및 특별항고: 신청인은 대구지방법원 집행관이 아동의 학교에서 시도했던 위 인도 집행의 취소를 구하는 이의신청을 했으나 기각되었습니다. 이에 신청인은 원심 결정에 불복하여 대법원에 특별항고를 제기했습니다. 신청인은 이 사건 예규가 법적 근거 없이 집행관 권한을 창설한 것이 위헌이고, 예규에 따르더라도 아동 인도 집행 장소는 채무자 주거지 등으로 한정되어야 하는데 학교에서 집행한 것은 아동 학습권을 침해하는 위법/위헌적 행위라고 주장했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새로운 예규에 따른 학교 집행, 위헌/위법 아니다

대법원은 신청인의 특별항고를 기각하며, 이 사건 예규에 따라 학교에서 아동 반환 집행을 시도한 것이 위헌하거나 위법하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의 핵심 판단 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① 헤이그 협약 및 이행법의 목적: 헤이그 협약과 그 이행법은 불법 탈취된 아동을 원래 일상거소국으로 신속하게 반환하여 아동의 복리를 국제적으로 보호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관련 국가기관 등은 아동의 복리를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② 기존 집행 절차의 문제점 개선: 기존의 유아 인도 집행 절차(민사집행법 준용)에서는 '유아가 의사능력이 있는 경우 인도를 거부하면 집행할 수 없다'는 등의 문제 때문에 아동 반환 명령 심판이 확정되더라도 집행 불능이 되거나 상당한 시일이 소요되어 신속한 반환 원칙이 지켜지지 못한다는 비판이 있었습니다.

③ 새로운 예규의 제정 이유: 이 사건 예규는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여 아동 반환 심판 등의 '실효성 확보'와 '집행 절차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제정되었습니다.

④ 예규에 따른 집행관의 권한 및 절차: 이 사건 예규는 집행관이 아동 반환 집행 시 아동의 연령, 발달 정도 등을 고려하여 심신에 유해한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배려하고, 아동의 복리를 위해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며, 아동의 자유와 안전에 유의해야 함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제3조). 또한 아동 관련 전문가를 집행 보조자로 참여시킬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집행관은 아동의 연령, 상황, 의사능력, 인도 장소 상황 등을 고려하여 채무자나 아동의 등록된 주소, 아동이 현재 재학 중인 학교 등에 관한 자료 또는 정보의 제공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제4조 제1항).

⑤ 학교에서의 집행 가능성: 예규의 규정 체계와 입법 취지를 종합해 볼 때, 집행관은 원칙적으로 채무자의 주거지나 아동의 거주지에서 인도 집행을 실시해야 하지만, 아동이 현재 재학 중인 학교 등 '제3의 장소'에서도 집행 개시 전 관리자(학교장 등)나 점유자의 명시적인 반대 의사가 표시되지 않았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관리자 등의 협조를 얻어 인도 집행을 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합니다.

⑥ 결론: 따라서 대구지방법원 집행관이 이 사건 예규에 따라 아동의 학교에서 학교장의 협조를 얻어 인도 집행을 시도한 것은 위와 같은 법리에 부합하며, 원심(이의신청 기각 결정)이 정당하다는 취지에서 신청인의 특별항고를 기각했습니다. 학교에서의 집행 시도가 아동의 학습권을 침해하는 위헌·위법적인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이번 대법원 결정의 중요 시사점

  • 헤이그 협약 아동 반환 집행의 실효성 강화: 기존 집행 절차의 한계로 인해 아동 반환 명령이 현실에서 제대로 이행되지 못하는 문제를 개선하고자 하는 사법부의 의지를 보여줍니다. 새로운 예규를 통해 아동 반환 집행이 더욱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법적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 '학교' 등 제3의 장소에서의 집행 가능성 명확화: 원칙적인 집행 장소 외에 아동의 소재 파악이 용이하고 관리자의 협조가 가능한 학교와 같은 제3의 장소에서도 아동의 복리를 고려한 세부 절차를 거친다면 반환 집행이 가능함을 확인했습니다.

  • '아동의 복리'와 '신속한 반환'의 조화: 대법원은 신속한 반환이라는 헤이그 협약의 목적을 강조하면서도, 집행 과정에서는 아동의 복리를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심신에 유해한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예규의 내용을 함께 언급하며 두 가치가 조화롭게 실현되어야 함을 시사했습니다.

  • 집행관의 권한 확대 및 책임 강화: 새로운 예규는 집행관에게 정보 요청, 제3의 장소 집행 등의 권한을 부여하는 동시에, 아동의 복리를 위한 배려 및 전문가 참여 등 책임 또한 강화하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이번 대법원 결정은 불법적으로 이동/유치된 아동이 원래 살던 나라로 신속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집행 절차를 개선하는 과정에서 나온 중요한 판단입니다. 학교와 같은 제3의 장소에서의 집행이 가능함을 확인했지만, 동시에 아동의 복리를 최우선으로 고려하며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점 또한 강조되었습니다.

국제적 아동 탈취 및 반환 사건은 당사자들뿐만 아니라 아동에게도 극심한 고통과 혼란을 주는 매우 민감하고 복잡한 문제입니다. 관련 법령은 물론, 새롭게 시행된 예규와 최신 대법원 판례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김의지 변호사는 헤이그 협약 관련 아동 반환 사건 등 국제 가족 사건에 대한 전문성과 경험을 갖추고 있습니다. 복잡한 법적 절차와 아이의 복리를 함께 고려해야 하는 이러한 사건에서, 의뢰인과 아동 모두에게 최선의 해결책을 찾을 수 있도록 조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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