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녹음되어 있는데 증거로 채택되지 못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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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녹음되어 있는데 증거로 채택되지 못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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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녹음되어 있는데 증거로 채택되지 못한다고? 

박중광 변호사

드라마에서 결정적인 순간에 딱!하고 등장하여 나쁜 사람들을 꼼짝 못하게 하는 것이 있죠. 바로 녹음된 증거입니다. 녹음기 혹은 핸드폰에 녹음된 음성을 틀면서 증거를 들이대면 상대방은 적지않게 당황하곤 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잠깐!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언제 어디서나 통하던 이 ‘녹음파일’이 현실에선 다르다고 합니다.

녹음파일의 증거능력에 대하여 명쾌하게 설명해주실 [박중광 변호사님]께 물어봤습니다.


Q 1. 녹음 파일에 결정적인 내용이 담겨있는데도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요?


네, 그렇습니다. 적법한 절차를 따르지 않고 수집한 자료는 증거가 될 수 없습니다. 형사소송법에서는 '위법수집증거 배제법칙'을 명문화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형사소송법 제308조의 2)

 

위법 증거를 배제하는 이유는 적법절차를 보장하려는 헌법적 목적도 있지만, 무엇보다 수사기관의 위법수사를 막으려는 제도입니다.


위 사례에서 ‘녹음 파일’을 수사 기관이나 국가 기관이 위법하게 감청하여 녹음한 것이라면, 실제 형사 재판에 있어서 드라마에서 보았던 통쾌한 결말은 맞이하기 힘들 것입니다.


Q 2. 그렇다면, 고소인 등 개인이 녹음한 녹음파일은요? 이것도 형사 소송에서 증거로 인정될 수 없나요?


위법한 증거는 타인간의 대화를 녹음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대화자 중 한 사람이 녹음을 하는 경우는 합법적인 증거 수집 방법입니다.

그러면 개인이 타인간의 대화를 녹음하는 위법하게 수집한 증거는 어떨까요?

예컨대, 두 사람이 대화하는 것을 근처에 있는 한 사람이 몰래 녹음을 하게 되면 형사 재판에서 증거로 사용할 수 있을까요?


우리 법원은 이처럼 개인이 위법하게 수집한 증거를 사용할 수 있는지 그때그때 판단하고 있을 뿐 명확한 기준을 말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대부분의 경우 개인이 위법하게 수집한 증거를 인정해주는 편입니다. 우리 법원은 남의 집에 몰래 들어가서 취득한 증거(2008도3990), 훔친 장부(2008도1584) 등을 형사 재판의 증거로 채택한 사실이 있습니다. 따라서 드라마에서처럼 결정적인 순간에 개인이 위법하게 취득한 녹음 파일을 짠! 하고 들이댄다면, 이 역시 증거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형사 재판에서 녹음 파일은 파일 그 자체를 재판 중에 재생하여 들을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대화자간의 분위기, 억양 등 녹음 파일을 글자로 바꾼 녹취록에서 파악할 수 없는 것을 알아내기 위함입니다. 반면, 민사 소송은 이와는 조금 다릅니다.

민사소송에서는 원칙적으로 개인이 위법하게 수집한 증거라 하더라도 법원이 인정하는 한, 민사 재판의 증거로 사용하는데 제한이 없습니다.


Q 3. 민사소송에서 녹음 파일을 제출하면 그 자체로 증거능력이 있겠네요?

민사 소송에서 녹음 파일을 증거로 신청하는 때에는 음성이나 영상에 녹음 또는 녹화(녹음 등)가 된 사람, 녹음 등을 한 사람 및 녹음 등을 한 일시·장소 등을 밝혀야 합니다(민사소송규칙 제121조 제1항). 녹음 등의 경위와 내용을 구체적으로 밝힘으로써 법원이 녹음테이프 등에 대한 증거채부를 판단하는 자료로 사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상대방으로서도 어떠한 경위로 녹음 등이 된 테이프인지에 관한 구체적 자료를 가지고 있어야만 증거의 채택 및 그 조사절차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인데요. 증거설명서에 녹음의 일시·장소 및 그 대상을 기재하여야 하고, 상대방의 요청이 있거나 법원이 명하는 경우 녹음테이프의 녹취록를 제출하여야 합니다.


따라서 민사소송에서는 녹음 파일의 녹취록을 재판에 제출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법원 앞에 가면 속기사무소가 많이 있지요!  맞습니다. 


다시 말해, 민사소송에서는 개인이 위법하게 수집한 타인간의 녹음이라 하더라도 증거로 사용할 수 있으나, 녹음파일이 아닌 녹취록을 서증의 형태로 제출하고, 상대방이 녹음테이프의 존재나 그 녹음내용에 대한 확인을 요구한 때에는 녹음테이프 자체에 대한 검증절차를 거쳐야 하는 것입니다


Q 4. 요즘은 핸드폰이나 소형기기를 통해 누구나 쉽게 녹음할 수 있는데, 혹시 모르는 상황에 대비해 항상 녹음을 해 두는 것이 좋을까요?


네 그렇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대화자 간의 대화는 합법이라 제한이 없습니다.

단, 타인간의 대화를 녹음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불법이며, 타인 대화 녹음 시 통신비밀보호법상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과 5년 이하의 자격정지가 부과될 수 있으니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녹음하지 않으시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법조인들은 우스갯소리로 조삼모사(朝三暮四)라는 말을 쓰는데요. 본래 뜻과 상관없이 ‘아침에 세 번, 저녁에 네 번 바뀌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다.’라는 의미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아침 저녁으로 변하는 사람의 마음과 말을 그때 그때 녹음 해놓는 것은 적어도 법적 절차를 진행하는데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 분명합니다. 좀 씁쓸하지만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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