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대한변협 등록 공식 헌법재판 전문변호사 조기현입니다. 오늘은 일반 시민들에게는 다소 생소할 수 있는 형사절차 중 “불기소 처분”의 다양한 유형에 대해 설명드리고자 합니다.
경찰이나 검찰 조사를 받은 후 ‘기소’되지 않고 사건이 종결될 수 있는 경우들이 있는데요, 이를 통틀어 ‘불기소 처분’이라 부릅니다. 그런데 이 불기소에도 여러 종류가 있고, 각각의 법적 의미는 매우 다릅니다. 오늘은 이러한 ‘불기소 처분’의 종류와 각각의 법률적 의미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죄가 안됨 불기소
‘죄가 안 됨’이란, 사실관계가 어느 정도 드러났지만 그 행위가 ‘법적으로 범죄가 되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즉, 사실관계는 인정되지만 그 자체가 범죄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않아 처벌할 수 없다는 판단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인터넷 댓글에 “진짜 별로다”라고 표현했는데 고소인이 이를 ‘모욕죄’라고 주장한 경우, 수사기관이 해당 발언이 사회통념상 모욕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면 ‘죄가 안 됨’으로 불기소가 됩니다.
또 다른 예시로는, 타인의 차량을 잠시 몰래 운전한 경우라도 ‘운전한 사실은 있으나 상대방의 명시적 동의는 없었지만 묵시적 동의가 있었다’고 본다면, 불법성이 조각되어 죄가 안 됨 처분이 내려질 수 있습니다.
혐의없음 불기소
‘혐의없음’은 피의사실을 뒷받침할 증거가 부족하다는 의미입니다. 가장 일반적인 의미의 불기소로 실제 불기소 결정서에는 ‘무혐의(증거불충분) 불기소’로 표시됩니다. 이는 고소인, 고발인 또는 수사기관이 주장하는 범죄사실을 입증할만한 증거가 부족하거나 아예 존재하지 않는 경우입니다.
예를 들어 만원버스에서 공중밀집장소추행 혐의로 고소된 사건에서, 피해자의 진술 외에는 아무런 물증도 없고, 피해자의 진술이 일관되지 않아 신빙성이 떨어질 경우, 검찰은 ‘혐의없음’으로 불기소 종결할 수 있습니다.
또한, 금전거래에서 채무불이행 문제가 사기로 고소된 경우에도, 피의자가 처음부터 변제의사가 있었음을 입증하는 문자 내역이나 증빙자료가 존재할 경우, 피의자에게 초기부터 변제능력이나 변제 의사가 없었다고 판단할 수 없으므로 이러한 경우 ‘혐의없음’ 불기소처분이 내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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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소유예 불기소
기소유예란 ‘범죄는 성립하고 증거도 충분하지만, 여러 사정을 고려해 기소하지 않고 사건을 종결하는 것’입니다. 즉, 법적으로는 처벌할 수 있으나, 검사가 재량에 따라 관대하게 봐주는 경우입니다.
이는 전과가 없거나 경미한 범죄, 피해자와 합의가 이루어진 경우, 반성의 태도가 뚜렷한 경우 등에서 주로 적용됩니다.
예컨대 대형마트에서 소액의 물건 하나를 계산하지 않고 나온 경우, 해당 행위는 절도죄가 성립하나 금액이 소액이고 초범이며, 마트 측에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힌다면, 기소유예 처분이 내려질 수 있습니다.
또한 음주운전 사건에서 0.05 이하로 혈중알코올농도가 경미하고 과거 전력이 없으며 깊이 반성하는 경우에도 기소유예가 가능할 수 있습니다.
단, 기소유예는 범죄 자체가 없었다는 것이 아니라, ‘처벌하지 않고 넘어간다’는 의미이므로 피의자의 신분이 공직자거나, 해외 이민을 준비하거나 동종 범죄 발생 시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피의자 입장에서 무혐의를 주장하였는데 검사가 기소유예 불기소 결정을 한 경우라면 헌법소원심판 청구를 통해 이를 취소해야만 합니다.
공소권 없음 불기소
‘공소권 없음’은 법적으로 검사가 더 이상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경우입니다. 주로 사망, 공소 시효 만료, 형사미성년자, 친고죄나 반의사불벌죄에서 피해자와 합의한 경우, 이미 같은 사건으로 재판이 진행 중인 경우 등이 해당합니다.
- 피의자가 수사 중 사망한 경우: 법적으로는 사망한 사람을 기소할 수 없기 때문에 ‘공소권 없음’ 처분이 내려집니다.
- 공소시효가 완성된 경우: 예컨대 2005년에 발생한 경미한 절도 사건이 2023년에 고소된 경우, 공소시효가 지나 기소할 수 없습니다.
- 피해자와 합의한 경우: 폭행사건이 발생하였으나 검사가 기소하기 전에 피해자와 합의가 된 경우 폭행은 반의사불벌죄기 때문에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검사가 기소할 수 없으므로 이 경우 공소권 없음 불기소 종결됩니다.
- 동일 사건으로 이미 유죄 확정판결을 받은 경우: 일사부재리의 원칙에 따라 공소권이 사라집니다.
공소권 없음은 ‘죄가 없거나 혐의가 없는 것’과는 달리, 범죄사실의 유무와 무관하게 절차적으로 기소할 수 없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기소중지, 수사중지 처분
기소중지 또는 수사중지란 말 그대로 수사나 기소를 진행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일시적으로 수사를 멈추는 것입니다. 피의자의 소재가 불분명하거나, 해외로 도피한 경우, 피의자의 신원이 특정되지 않은 경우 주로 내려지는 처분입니다.
이 처분은 ‘불기소’의 일종으로 분류되지만, 사실상 사건이 종결된 것이 아니라 조건이 충족되면 언제든지 수사가 재개될 수 있습니다.
- 피의자가 고소된 후 출국해버린 경우: 인터폴 수배가 이루어지거나 소재를 확인할 수 있을 때까지 수사를 잠정 중단합니다.
- 피의자의 인적사항이 특정되지 않은 경우: 예컨대 익명의 협박전화나 디지털 범죄에서 가해자의 IP주소만 남아있는 경우, 수사중지로 사건이 멈추게 됩니다.
기소중지, 수사중지의 경우, 사건번호는 남아 있고, 피의자 입장에서는 언제든 수사 재개될 수 있는 불안정한 상태이기 때문에, 신속한 신원 확인 및 귀국 후 소명 등의 방식으로 종결을 유도해야 합니다.
이 경우에는 경찰의 전산망에 지명수배를 내리고 법무부에 출국금지 조치를 요청하여 피의자의 신병을 공항이나 항구에서 확보하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이처럼 ‘불기소 처분’은 단순히 ‘기소 안 됐다’는 말 한마디로 정리할 수 없는 복잡한 개념입니다. 죄가안됨과 혐의없음은 비교적 명예를 보존할 수 있는 결론이지만, 기소유예는 여전히 ‘범죄사실은 인정된다’는 점에서 특정한 경우 불이익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특히 기소유예의 경우 억울한 기소유예는 헌법소원심판 청구를 통해 취소해야 하고, 기소중지, 수사중지 처분을 받은 경우에는 추후 재수사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사건을 완전히 끝내기 위해서는 이의신청 또는 재수사 요청을 통해 ‘혐의없음’이나 ‘죄가안됨’으로 정리하는 것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각 불기소 처분의 의미를 정확히 알고, 자신의 상황에 맞게 대응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실제로 저희 법무법인 대한중앙에서는 많은 의뢰인들께 이러한 처분의 법적 함의를 상세히 설명 드리고, 사건의 성격에 따라 불기소 처분 중 가장 유리한 방향으로 사건을 이끌어내기 위한 전략적 대응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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