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음주운전 단속에 적발되었을 때, 가장 먼저 마주하는 것은 혈중알코올농도를 측정하라는 요구다. 이때 대부분의 운전자는 경찰이 들이민 기계에 입을 대고 숨을 불어넣는 ‘호흡측정’을 받게 된다.
하지만 측정된 수치가 납득이 가지 않거나, 예상보다 훨씬 높게 나온다면 당황할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소주 한두 잔밖에 마시지 않았는데 0.1% 이상이 나왔다면, 이 수치를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다.
이 경우 경찰과 함께 병원으로 이동해 혈액을 채취하여 다시 측정할 수 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어떤 방식이 더 유리할지 판단하지 못한 채 측정방식을 선택한다면, 이후 법적 결과에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
이번 글에서는 음주운전 단속 현장에서 호흡측정과 혈액검사 중 어떤 선택이 더 나은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1. 호흡측정과 혈액검사의 차이를 먼저 이해하라
호흡측정은 단속 현장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방식이다. 경찰이 제공하는 기계에 직접 숨을 불어 넣는 방식으로, 빠르고 간편하게 측정이 가능하다.
혈액검사는 측정된 호흡측정 수치에 이의가 있을 때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다. 경찰관의 동행 하에 병원을 방문해 혈액을 채취하고, 그 수치를 통해 혈중알코올농도를 다시 판단한다.
문제는 대부분의 경우 혈액검사 결과가 호흡측정 결과보다 더 높게 나온다는 점이다. 호흡측정 이후 병원에 도착하기까지 통상 30분 이상이 소요되는데, 이 시간 동안 술이 위장에서 흡수되며 혈중알코올농도가 오르기 때문이다.
2.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호흡측정으로 마무리하라
법원은 호흡측정과 혈액검사 중 어떤 수치를 기준으로 삼을까? 판례와 실무에 따르면, 둘 중 더 낮은 수치가 아니라 ‘더 정확한 수치’를 기준으로 판단한다. 통상적으로는 병원에서 이루어진 혈액검사 결과가 더 정확하다고 평가된다.
따라서 두 가지 수치가 모두 존재할 경우, 판사는 대체로 혈액검사 수치를 채택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혈액검사 수치가 더 높게 나오면 운전자는 더 무거운 처벌을 받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호흡측정 결과가 0.078%로 면허정지 수준에 해당하더라도, 혈액검사에서 0.102%가 나오면, 면허취소는 물론 형사처벌 수위까지 높아질 수 있다.
이처럼 대부분의 경우 혈액검사가 오히려 불리한 결과로 이어지기 때문에,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호흡측정으로 절차를 마무리하는 것이 현명하다.
3. 혈액검사를 선택해야 하는 예외적인 상황도 있다
모든 경우에 혈액검사가 불리한 것은 아니다. 특정한 예외적 사정이 존재한다면 혈액검사를 통해 억울함을 바로잡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술을 마신 지 오래됐는데도 측정결과가 지나치게 높게 나왔을 때
측정기 사용 중 이상이 있었다고 판단될 때
음주 외의 원인으로 인해 호흡측정기에서 알코올 반응이 나왔을 가능성이 있을 때
이러한 상황에서는 혈액검사를 통해 보다 정확한 측정값을 확보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단, 이러한 판단은 단순한 직감이 아니라 전문가의 조언을 바탕으로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 혈액검사는 증거 확보의 수단일 뿐만 아니라, 그 자체로 법적 불이익을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4. 혈중알코올농도 수치별 처벌기준을 정확히 파악하라
도로교통법상, 혈중알코올농도에 따른 행정처분 및 형사처벌 기준은 아래와 같다.
0.03% 이상 ~ 0.08% 미만: 면허정지 (100일) 및 1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
0.08% 이상 ~ 0.2% 미만: 면허취소 및 1년 이상 2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1천만원 이하의 벌금
0.2% 이상: 가중처벌 대상
특히 음주운전 재범자에게는 더욱 무거운 처벌이 부과되며, 집행유예 없는 실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단속 현장에서의 초기 대응은 사건의 전체 결과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
결론
음주운전 단속은 단지 ‘걸렸다, 안 걸렸다’의 문제가 아니다. 단속 후 어떠한 절차를 밟고,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대부분의 경우, 호흡측정으로 절차를 마무리하는 것이 유리하다. 무리하게 혈액검사를 요구했다가 수치가 더 높게 나오면 오히려 불리해질 수 있다.
물론 예외적인 상황에서는 혈액검사가 필요한 경우도 존재한다. 하지만 이러한 판단은 현장에서 운전자가 혼자 내리기 어렵기 때문에, 가능한 한 빨리 형사전문 변호사의 조언을 구하는 것이 필요하다.
음주운전은 처벌을 피하는 것이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하지만 불필요한 오해나 과도한 처벌은 막아야 한다. 초기 대응이 모든 결과를 바꿀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허소현 / 형사전문변호사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