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의 '지브리풍' 그림, 저작권 침해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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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의 '지브리풍' 그림, 저작권 침해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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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의 '지브리풍' 그림, 저작권 침해일까? 

엄세연 변호사

요즘 카톡이나 인스타그램에 접속하면 친구들의 프로필 사진이 점점 AI가 만들어낸 만화적인 이미지로 바뀌고 있는 것을 발견하실 텐데요. 이는 ChatGPT, 미드저니(Midjourney), 달리(DALL-E) 같은 AI 이미지 생성 기술의 발전이 만들어낸 새로운 디지털 트렌드로 보여집니다.

 

특히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과 스튜디오 지브리의 독특하고 아름다운 스타일을 따라 만든 '지브리풍' 이미지가 많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AI에게 “내 사진을 지브리 스타일로 그려줘”라고 요청하면 누구나 손쉽게 지브리 스타일의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죠. 하지만 이렇게 간단하게 생성된 이미지가 저작권과 관련된 복잡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습니다. 오늘은 AI가 만들어낸 '지브리풍' 이미지가 저작권법상 어떤 의미를 갖는지 법률적 관점에서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저작물의 창작성을 인정받으려면

먼저 국내 저작권법에 따르면 저작물은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로 정의됩니다(저작권법 제2조 제1호). 그러므로 법적으로 저작물로 보호받기 위해서는 창작성이 필요한데, 그러기 위해서는 아래와 같은 조건을 갖춰야 합니다.

 

순수한 모방이 아니어야 함

남의 작품을 그대로 따라한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담겨 있어야 합니다.

개성 있는 표현이 필요

단순히 흔한 방식을 반복한 것이 아니라, 창작자의 개성과 감정이 드러나는 방식으로 표현되어야 합니다.

창작자의 노력이 반영

우연히 만들어진 결과가 아니라, 창작자가 시간과 정성을 들인 흔적이 있어야 합니다.

기존 작품과 차별성

다른 작품과 비교했을 때 어느 정도 구별되는 특징이 있어야 하죠.

 

대법원은 "저작권법이 보호하는 작품은 반드시 높은 수준일 필요는 없지만, 최소한의 독창성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예를 들어, 지브리 애니메이션의 분위기나 색감을 흉내 내는 것만으로는 저작권 침해가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특정 캐릭터나 장면을 그대로 복제했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AI ‘지브리풍’ 이미지가 저작권을 침해하려면

챗GPT와 같은 AI가 지브리 애니메이션의 화풍이나 분위기를 따라 하는 것만으로는 저작권 침해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현행법상 저작권 침해가 인정되려면 두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하는데요.

 

첫째, 침해자가 만든 작품이 원작자의 작품을 직접 활용했거나 이를 바탕으로 만들어졌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지브리의 특정 캐릭터(토토로, 하울 등)를 그대로 복사하거나 주요 장면을 재현한 경우가 이에 해당합니다.

 

둘째, 침해자의 작품과 원작자의 작품 사이에 실질적인 유사성이 있어야 합니다. 단순히 비슷한 분위기를 구현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지만, 구체적인 디자인이나 구도가 똑같다면 저작권 침해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저작권 침해 여부를 판단할 때 "아이디어 자체가 아니라 창작적인 표현 방식만 비교해야 한다"고 명시했습니다. 따라서 지브리풍 화풍이나 스타일은 자유롭게 참조할 수 있지만, 특정 캐릭터나 장면을 그대로 복제하거나 지나치게 유사하게 만드는 것은 저작권 침해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만일 인공지능이 지브리 작품의 화풍만을 학습하여 새로운 그림을 그린 경우, 특정 원저작물을 복제하거나 실질적으로 유사한 작품을 만들지 않는 한 저작권 침해로 볼 수 없습니다. 다만, 인공지능이 지브리의 특정 작품(예: '토토로', '하울의 움직이는 성' 등)을 그대로 복제하거나 실질적으로 유사한 장면이나 캐릭터를 만든 경우에는 저작권 침해가 될 수 있습니다.

 

AI가 저작권을 위반하면 누가 처벌받을까?

현행 저작권법상 AI는 단순한 도구에 불과하기 때문에, 법적 책임은 AI를 개발하거나 사용하는 사람에게 돌아갑니다. 즉, AI를 활용해 저작권을 침해하는 이미지를 생성하거나 이를 배포한 사람이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AI로 생성된 이미지가 지브리의 특정 캐릭터나 장면을 그대로 복제했다면, 이를 생성한 사람이나 해당 이미지를 상업적으로 사용하거나 배포한 사람이 법적 책임을 질 가능성이 큽니다. 저작권법은 창작물의 무단 복제 및 배포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AI가 저작권을 침해하는 경우 현행법상 AI 자체는 법적 책임을 질 수 없습니다. 대신 그 책임은 AI를 개발하거나 사용하는 인간에게 돌아갑니다. 좀 더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보겠습니다.

 

AI 개발자(회사):

예시) AI가 특정 캐릭터를 무단으로 복제하도록 학습시켰거나, 저작권 침해 가능성을 알고도 방치한 경우.

→ "AI가 지브리 캐릭터를 그대로 베끼게 설계했다면 개발사가 책임져야 합니다."

 

AI 사용자:

예시) AI에 "토토로를 똑같이 그려줘"라고 입력해 생성한 이미지를 SNS에 올린 경우.

→ "고의로 지브리 캐릭터를 복제했다면, 생성한 사람이 직접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법인/개인:

예시) 회사에서 직원에게 "AI 생성 시 원본 작품과 유사하지 않도록 주의하라"는 가이드라인을 제공한 경우.

→ "저작권 침해를 막으려고 노력했다면, 예외적으로 면책될 수 있습니다."

 

이처럼 결국 "누가 AI의 잘못을 떠안아야 하냐"는 문제는 상황에 따라 달라집니다. 핵심은 "고의성"과 "예방 노력" 여부에 따라 판단된다는 점이죠. 따라서 AI를 이용해 이미지를 생성할 때는 단순히 화풍을 모방하는 수준에서 그치는 것이 안전하며, 특정 작품의 구체적인 요소를 그대로 재현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특히, 생성된 이미지를 상업적으로 활용하려는 경우에는 더욱 신중해야 하며, 원작자의 허락을 받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입니다.

 

결론적으로, AI 자체는 처벌받지 않지만, 이를 사용하는 사람이나 개발한 회사가 저작권 침해의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또한 상황에 따라 책임의 정도와 범위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AI 를 사용할 때는 저작권법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필요합니다.

 

‘기술은 빠르고 법은 느리다’

AI 기술의 발전 속도에 비해 이를 규제할 법적 체계는 아직 충분히 정비되지 못한 상태입니다. 현재 저작권법은 인간 창작물을 보호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어, AI가 생성한 콘텐츠와 관련된 논란을 명확히 해결할 기준이 부족합니다. 특히, AI가 학습 과정에서 저작권이 있는 자료를 사용하거나, 생성물이 기존 창작물과 유사할 경우 이를 어떻게 규정할지에 대한 법적 공백이 존재합니다.

 

앞으로 법원의 판단과 법 개정을 통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명확한 기준이 마련될 것으로 보입니다. 국제적으로도 AI와 저작권 관련 논의가 진행 중이며, 유럽연합과 미국 등 주요 국가들은 관련 법안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스튜디오 지브리의 작품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AI로 비슷한 스타일의 이미지를 만들더라도, 저작권자의 권리를 존중하고 법적 위험을 최소화하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특히 상업적 목적으로 활용하려는 경우에는 전문가의 법률 자문을 구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AI 기술이 창작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는 도구로 자리 잡으려면, 이를 둘러싼 법적·윤리적 기준도 함께 발전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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