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 항의하러 갔다가 폭행범 됐습니다”
“층간소음 항의하러 갔다가 폭행범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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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간소음 항의하러 갔다가 폭행범 됐습니다” 

신동우 변호사

“층간소음 항의하러 갔다가 폭행범 됐습니다.” 말 그대로입니다. 조용히 사는 게 죄도 아닌데, 윗집 발소리에 잠 못 이루던 어느 날, 참고 참고 또 참다가 결국 올라갔던 그 순간. 하지만 항의는 곧 범죄가 되었습니다. 전남 광양에서 벌어진 실제 사건을 통해, 우리가 얼마나 쉽게 가해자가 될 수 있는지를 살펴보겠습니다.

해당 글은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에 공개된 판례의 내용에 기반하여 작성되었으나, 실제 인물, 장소, 배경 등은 모두 각색되었습니다.


전남 광양의 한 빌라, A씨는 새벽 2시에도 쿵쿵거리는 윗집 소리에 매일 잠을 설쳤습니다. 윗집 B씨는 두 자녀와 함께 사는 맞벌이 부부로, 아이들이 늦게까지 뛰어놀고 가구를 끄는 소리가 자주 들렸습니다. A씨는 관리실을 통해 여러 차례 민원을 넣었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결국 A씨는 참다 못해 윗집 초인종을 눌렀습니다. 대문은 닫혀 있었고, 인터폰으로도 응답이 없자 다시 돌아가려던 찰나, 마침 퇴근한 B씨가 엘리베이터에서 내렸습니다. 마주친 순간, A씨는 불쑥 “아이들 좀 조용히 시켜달라”며 말을 꺼냈고, B씨는 “지금 뭐 하는 겁니까”라며 언성을 높였습니다.

말싸움은 점점 격해졌고, A씨는 흥분한 나머지 B씨의 어깨를 밀쳤습니다. 이를 본 아이들이 울음을 터뜨렸고, B씨는 즉시 112에 신고했습니다. 경찰이 도착했을 땐 상황이 종료된 상태였지만, B씨는 “주거침입에 폭행까지 있었다”며 A씨를 고소했습니다.

조사 과정에서 A씨는 “현관 앞 복도는 공용공간이라 들어간 게 아니다”라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현관문 앞까지의 공간도 주거침입죄 성립 요건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실제로 문이 열려 있던 상황이 아니었고, 명백히 퇴거 요청이 있었는데도 물러서지 않았다는 점이 결정적이었습니다.

무엇보다 폭행 혐의는 명확했습니다. B씨의 어깨에 남은 멍, 아이들의 진술, 인근 CCTV에서 확인된 소란 상황이 증거로 작용했습니다. 특히 아이들이 정신적 충격을 호소했다는 진술은 A씨에게 불리하게 작용했습니다.

여기에 업무방해죄까지 추가되었습니다. B씨는 항의로 인해 자녀를 돌보지 못했고, 다음날 출근하지 못했다며 고소장을 추가 제출했습니다. 일부 법률 전문가들은 이 부분에 대해 과잉 적용이라는 의견도 냈지만, 검찰은 “반복 민원 이후 직접 방문은 업무에 중대한 방해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근거로 혐의를 인정했습니다.

결국 A씨는 벌금 3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고, B씨와는 민사상 손해배상 소송까지 이어졌습니다. 갈등은 해소되지 않았고, 오히려 더 큰 앙금만 남긴 채 두 가구 모두 이사를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이 사건은 우리에게 중요한 교훈을 남깁니다. 감정은 법 앞에서 증거로 환산됩니다. 아무리 억울해도, 물리적 접촉이 있었다면 그 순간부터는 정당한 항의가 아닌 범죄가 될 수 있습니다.

층간소음은 단순한 생활 불편을 넘어 심리적 학대로 이어지기도 하지만, 그 대응 방식이 비이성적일 경우 법적 책임을 피할 수 없습니다. 특히 자녀가 있는 집의 경우, 항의 방식에 따라 아동복지법 위반 논란까지 불거질 수 있습니다.

A씨는 “나는 피해자인 줄만 알았는데, 하루아침에 폭행범이 됐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법은 감정보다 행동을 봅니다. 누군가의 공간을 무단으로 침범하고, 물리적 접촉이 있었으며, 타인의 일상에 혼란을 초래했다면, 그 결과는 냉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층간소음을 참는 것도 고역이지만, 항의는 ‘법적 전략’이 필요합니다. 관리사무소, 녹음·녹화 자료, 이웃 서명 등 체계적 절차를 거쳐야만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순간의 격분은 범죄로 돌아옵니다.

불편함은 참지 않아도 되지만, 대응은 냉정하게 해야 합니다. “층간소음 항의하러 갔다가 폭행범 됐습니다”라는 말이 남 일이 아닌 이유는, 우리 모두가 언제든 그 입장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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