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금 못 돌려주는 집주인, 감정가 낮춘 꼼수에 속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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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금 못 돌려주는 집주인, 감정가 낮춘 꼼수에 속지 마세요 

신동우 변호사

전세금 못 돌려주는 집주인, 감정가 낮춘 꼼수에 속지 마세요—이 문장은 단순한 경고가 아닌 현실의 법정에서 실제로 판결된 판례에서 나온 메시지입니다. 부산 해운대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시작된 이 사건은 전세 계약의 본질이 얼마나 쉽게 무너질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믿을 만하다’는 말에 안심한 세입자는 결국 전 재산을 날릴 위기에 처했고, 집주인은 책임지지 않은 채 잠적했습니다. 문제는 이 일이 생각보다 흔하다는 점이며, 우리가 믿고 있는 감정평가서조차도 때론 집주인의 도구로 이용된다는 사실입니다.

해당 글은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에 공개된 판례의 내용에 기반하여 작성되었으나, 실제 인물, 장소, 배경 등은 모두 각색되었습니다.


부산 해운대에 직장을 얻은 C씨는 2023년 4월경 전세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보증금은 1억 8천만 원이었고, 해당 오피스텔은 최근 몇 년간 시세 상승이 없어 안정적인 매물로 평가되었습니다. 중개사도 ‘안심해도 된다’며 여러 감정평가서까지 제시했습니다.

그러나 계약 만기일이 다가오자 이상한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집주인 A씨는 “전세금을 돌려주기 어렵다”며 시간을 끌었고, 결국 만기일에도 돈을 준비하지 않았습니다. 그제야 C씨는 등기부등본을 다시 확인했고, 그 안에 담긴 무서운 진실을 마주하게 됩니다. 이미 해당 건물에는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었고, 감정가보다도 훨씬 많은 금액이 담보로 묶여 있었습니다.

사건을 조사하던 변호사는 이 건물이 처음부터 ‘깡통전세’였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집주인은 지인의 감정평가사를 통해 감정가를 낮게 조작한 서류를 만들어 냈고, 그 결과 세입자에게 충분한 담보가 있는 것처럼 위장된 계약이 체결되었습니다. 법적으로는 명백한 기망에 해당하지만, 감정평가서 자체가 허위로 판단되기는 어려운 구조였습니다.


재판부는 집주인 A씨에게 ‘사기 및 임대차보호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고,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습니다. 또한, A씨는 세입자에게 전세보증금 전액을 배상하라는 민사 판결도 함께 받았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A씨가 재판 직후 잠적하면서 사실상 강제집행이 어려워졌다는 점입니다. 피해자 입장에서는 판결은 받았지만, 돈을 돌려받을 길이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러한 전세사기 사건은 최근 몇 년 사이 급격히 늘어났습니다. 특히 깡통전세라 불리는 구조는 집주인이 소유한 부동산의 실질 가치를 인위적으로 부풀리거나 낮추는 수법으로, 감정평가서를 통해 이뤄집니다. 이때 세입자는 법적 보호를 받는 줄 알고 계약에 들어가지만, 실상은 무방비 상태로 사기에 노출되는 것입니다.

더 큰 문제는 일부 중개인들도 이 구조에 암묵적으로 가담한다는 사실입니다. 감정평가사, 중개인, 집주인이 한 팀처럼 움직이는 경우도 있으며, 이때 피해자는 누구에게 책임을 물어야 할지조차 모르게 됩니다. 법적으로는 각각의 행위가 독립되어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공모에 가까운 구조가 성립됩니다.

C씨는 이 사건 이후 국가의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제도를 신청했지만, 감정가와 실질 시세의 차이가 커 심사에서 탈락했습니다. 보증기관은 “초과 담보 설정”을 이유로 보증금 반환책임을 거부했습니다. 피해자는 결국 모든 수단을 동원했지만, 재산은 돌아오지 않았고 신용만 망가진 채로 남게 되었습니다.

부산지방법원은 이 사건 판결문에서 다음과 같이 강조했습니다. “감정평가서의 신뢰를 기반으로 체결된 계약에서, 허위 사실로 인한 중대한 손해가 발생한 이상 민형사상 책임이 인정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책임자가 자산을 빼돌리고 잠적하면 아무리 승소해도 의미가 없는 것입니다.

이러한 사태를 예방하기 위해선 계약 전 반드시 등기부등본, 선순위 권리관계, 근저당 설정금액, 전세보증보험 가입 가능 여부 등을 확인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감정평가서만 믿고 계약을 체결하는 것은 매우 위험합니다. 감정가는 얼마든지 조정이 가능하며, 객관적 수치처럼 보여도 사람 손을 타는 순간 그 신뢰는 무너집니다.

법적으로도 최근 들어 감정가 조작과 관련된 사기 사건에 대해 강한 처벌 기조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보증금 피해 규모가 클 경우, 징역형 선고 비율이 높아졌고, 일부 판례에서는 ‘공모한 감정평가사’에게도 형사 책임을 물은 바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민사 분쟁이 아니라 명백한 범죄로 보는 시각이 법원 내에 확산되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피해자들은 법원에 가지도 못하고 고통만 받고 있습니다. 법적 절차가 복잡하고, 입증 자료가 부족하며, 상대가 고의로 숨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구조적 사기를 예방하는 유일한 방법은 계약 전 철저한 검토와 보증 가입뿐입니다. 누군가가 ‘안전하다’고 말할 때일수록 의심해야 합니다.

이 판례는 단순히 한 세입자의 불운한 사건이 아닙니다. 법의 사각지대와 허위 감정평가가 만들어낸 구조적 전세사기입니다. 감정가 조작, 서류상 꼼수, 중개인의 무책임함이 만들어낸 조용한 폭탄은 언제든 누구에게나 터질 수 있습니다. ‘나는 아닐 거야’라고 생각하는 순간, 당신도 그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속이 뻥 뚫린 오피스텔 안에서 청년은 계약서만 바라보고 앉아 있었습니다. 당연히 돌려받을 줄 알았던 전세금은 없었고, 믿었던 서류는 그저 종잇장일 뿐이었습니다. 전세 계약은 단순한 부동산 거래가 아닙니다.

그것은 삶의 안전망을 걸고 맺는 약속입니다. 허술한 감정가 하나가 그 모든 것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사실, 그래서 전세금 못 돌려주는 집주인, 감정가 낮춘 꼼수에 속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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