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기사인 줄 알았는데…술 취한 여성을 노린 대리기사의 두 얼굴
택시기사인 줄 알았는데…술 취한 여성을 노린 대리기사의 두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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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기사인 줄 알았는데…술 취한 여성을 노린 대리기사의 두 얼굴 

신동우 변호사

해당 글은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에 공개된 판례의 내용에 기반하여 작성되었으나, 실제 인물, 장소, 배경 등은 모두 각색되었습니다.


서울 강서구의 한 번화가. 금요일 밤이면 이곳은 술에 취한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문제는, 그 틈을 비집고 범죄자도 함께 활보한다는 것입니다. 몇 해 전 이 지역에서 벌어진 사건 하나가 사회적 충격을 안겨준 바 있습니다.

피해자는 평범한 회사원이었습니다. 회식 후 술에 취한 상태로 대리운전을 호출했고, 휴대폰 앱을 통해 대리기사가 도착했다는 메시지를 받자마자 곧바로 차량에 올랐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그 남성이 진짜 대리기사가 아니었다는 점이었습니다.

피해 여성은 차량 안에서 곧장 잠이 들었습니다. 술기운이 있었기에 의심할 여지 없이 안심했던 겁니다. 그러나 운전자는 대리운전 기사가 아닌, 인근에서 여성을 지켜보던 40대 남성이었습니다. 그는 여성의 차량에 먼저 올라앉아 기다리고 있다가, 마치 자신이 호출된 대리기사인 것처럼 행세한 뒤 차량을 몰았습니다.

운전 방향은 목적지와 전혀 달랐고, 결국 그는 외곽의 인적이 드문 주차장으로 차량을 몰아 여성을 성폭행했습니다. 이 사건은 사회 전반에 큰 충격을 주었고, 경찰은 해당 남성을 강간 및 사기, 사칭 등의 혐의로 긴급 체포했습니다.

하지만 재판 과정은 예상 외로 복잡했습니다. 피고인의 변호인은 “합의하에 있었던 관계”라며 성폭행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고, 피해자가 술에 취해 기억이 불분명하다는 점을 물고 늘어졌습니다.

서울서부지방법원은 이 사건에 대해 “피고인은 계획적이고 의도적으로 피해자의 취약한 상황을 악용하였다”며 징역 10년을 선고했습니다. 특히 법원은 판결문에서 “대리기사로 착각하게 한 사기 행위와, 이를 통해 피해자의 경계심을 무력화시킨 점이 중대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성폭행이 단순한 물리적 강제력에 의한 것만이 아니라, 상대의 정신적 무방비 상태를 교묘하게 이용하는 방식으로도 이뤄질 수 있음을 다시 한번 환기한 판례였습니다. 이 사건은 법률상 ‘위계에 의한 간음’ 또는 ‘위계에 의한 강간’이라는 범죄로도 평가되었습니다.

단순히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한 것을 넘어서, ‘누구든지 범죄자가 될 수 있는 사회’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 주었기 때문입니다. 법원은 피고인이 대리기사인 척 행세하며 접근한 점에서 사기죄도 함께 인정했고, 여기에 운전면허도 없이 차량을 운전한 사실이 드러나 추가로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까지 적용됐습니다.

대리운전 서비스는 우리의 일상에 깊숙이 들어와 있습니다. 하지만 이 사건은, 그 시스템에 조금만 빈틈이 생겨도 얼마나 큰 범죄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 상징적 사례였습니다. 특히 피해자가 스마트폰 앱으로 호출한 정식 대리기사가 실제로 도착했을 때, 이미 차량은 사라지고 난 후였습니다.

가짜 대리기사가 먼저 차량을 탑승했던 것이죠. 피해자는 깨어난 뒤에서야 자신이 이동한 장소와 상황을 인지하게 되었고, 공포 속에서 경찰에 신고한 것입니다. 이처럼 범죄자는 ‘제도’의 틈을 정확히 노립니다. 대리기사, 택시기사, 배달원, 심지어는 경찰까지도 사칭하는 경우가 심심찮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범죄 예방 차원에서, 대리기사 앱은 사진 인증 및 실명 검증 시스템을 도입했지만, 피해는 여전히 발생하고 있습니다. 특히 여성이나 취약한 상황에 놓인 사람들에게 이 사건은 경종이 되어야 할 사례입니다.

법조계에서는 이 사건이 강간죄의 구성요건 중 ‘폭행 또는 협박’이 아닌 ‘기망 또는 위계’로도 성립 가능하다는 점에서 주목합니다. 피해자가 술에 취해 저항할 수 없는 상태였다는 점과, 피고인이 피해자의 착각을 유도해 차량에 태운 점은 단순한 사기 이상의 범죄로 간주되었습니다.

즉, ‘동의’를 얻은 것이 아니라 ‘속임’을 통해 얻은 거짓된 동의였다는 점에서, 엄격한 형사처벌이 불가피했습니다. 일반적으로 택시나 대리기사를 부를 때, 운전자의 정보를 확인하고 차량 번호를 대조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다릅니다. 어두운 밤, 취한 상태, 혼잡한 거리. 모든 요소가 범죄의 온상이 됩니다. 피해자 또한, 이 같은 일이 벌어질 거라고는 상상조차 못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범죄자는 이런 ‘상식의 부재’를 노렸습니다. 일상 속에 숨어 있는 악의 얼굴이 바로 그 지점에서 모습을 드러낸 것입니다.

이번 사건의 판결은 대법원까지 올라갔고, 최종적으로 징역 10년이 확정되었습니다. 이는 법원이 피고인의 사악한 범행을 단순한 성범죄 이상으로 본 결과이며, ‘택시기사 또는 대리기사 행세’를 통한 접근 자체가 심각한 위계의 행위로 간주된다는 판단이었습니다.

또한, 피해자가 당시 상황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는 점에 대해 “기억의 공백은 피해자가 겪은 충격의 반증일 수 있다”고 판시하며, 성폭력 사건에서 피해자의 진술 신빙성을 넓게 인정하는 방향으로 재판이 이뤄졌습니다.

그날 밤, 술에 취한 한 여성의 일상은 완전히 뒤틀렸습니다. 그리고 우리 모두는 이 사건을 타인의 일이 아닌, 자신의 이야기처럼 기억해야 합니다. 대리운전, 택시 이용, 밤늦은 귀가. 누구든 이 사건의 주인공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법은 범죄자를 처벌할 수 있지만, 범죄를 막아주지는 않습니다. 경계하고, 확인하고, 또 확인해야 합니다. 대리운전은 편리하지만, 때론 우리의 무방비한 일상에 치명적인 빈틈을 남깁니다. 서울 강서구에서 벌어진 이 충격적인 사건은 단지 한 사람의 비극으로 끝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이 판례를 통해, 술에 취한 상태에서의 귀가, 차량 이용, 대리운전 서비스에 대해 얼마나 경계심을 가져야 하는지를 다시금 돌아봐야 합니다. '내 일은 아니겠지'라는 안일함은 더 이상 안전망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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