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법무법인 대한중앙 해운대 사무소
한병철 변호사입니다.
경찰이 피의자의 자발적 의사에 따라 피의자와 파출소까지 임의동행한 뒤
긴급체포 필요성에 따라 피의자를 체포했다면 임의제출 후
압수된 휴대전화도 압수물로서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있다는 하급심 판단이 나왔습니다.
서울북부지법 형사13단독 김보라 판사는 사기, 사문서위조 등 혐의로 기소된
A 씨에 대해 2024년 11월 20일 징역 2년을 선고했습니다(2023고단2668).
[사실관계]
A 씨는 2022년 8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알게 된 보이스피싱 조직원으로부터
'고객을 만나 돈을 받는 일을 하면 수거액의 일정부분을 주겠다'는 제안을 받고,
보이스피싱 현금 수거책 역할을 담당하기로 하는 등 보이스피싱 범행에 가담한 혐의를 받습니다.
A 씨는 2022년 9월 2일 경북 경주시의 한 은행 ATM기에서 현금을 쌓아놓고 송금을 하다가,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의 임의동행 요청에 따라 파출소로 갔습니다.
경찰은 A 씨에게 임의동행을 요청하며 '조사만 할 예정이고 언제든지 나중에 나갈 수 있다.
파출소에 가서 피해 확인만, 공급책인지 아닌지만 확인하고 보내드리겠다'고 설명했습니다.
A 씨는 파출소에서 임의동행 동의서를 작성한 후 자필 서명을 했습니다.
동의서에는 '경찰관으로부터 임의동행을 거부할 수 있음은 물론 자유롭게 퇴거할 수 있음을 고지받았으며,
스스로 임의동행에 응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습니다. A 씨는 파출소에서 경찰에게 휴대전화를 임의제출했습니다.
임의동행 이후 긴급체포 필요성에 따라 A 씨는 경찰에 긴급체포됐습니다.
A 씨 측은 재판에서 "경찰이 A 씨를 경찰서로 임의동행하며 '언제든 자유롭게
퇴거할 수 있다'는 사실을 고지하지 않았으므로 불법구금 상태였다고 볼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제출·수집된 증거들은 모두 증거능력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경찰이 A 씨를 긴급체포하던 당시 긴급성의 요건을 갖추고 있었다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긴급체포를 기초로 수집된 증거들도 모두 증거능력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법원 판단]
김 판사는 A 씨 측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A 씨의 자발적 의사에 의해 파출소로 동행이 이뤄졌고,
동행 과정에서 A 씨가 자유롭게 이탈 또는 퇴거할 수 있었으므로
형사소송법 등에 따른 적법한 임의동행 절차가 이뤄졌다는 것입니다.
김 판사는 "파출소에 도착한 뒤 경찰이 A 씨가 파출소에서 나가려는 것을 막았던 것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이를 이유로 먼저 이뤄졌던 임의동행이 부적법하게 됐다고 볼 수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파출소 도착 이후 A 씨의 휴대전화에 있던 보이스피싱 조직원 텔레그램 방이 폭파되고
피해자로부터 피해 확인을 하는 등의 사정 변경이 발생하자 A 씨에 대한 체포 필요성이 커졌고,
긴급체포를 하는 일련의 과정에서 경찰이 A 씨의 퇴거를 막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는 것입니다.
당시 A 씨는 연락이 된 보이스피싱 피해자가 영천에서 경주로 오겠다고 한 것을 알게 되자
파출소 내에서 고함을 지르고 파출소 밖으로 나가려고 두 차례 시도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에 경찰은 A 씨를 긴급체포하며 '보이스피싱 수거책 혐의가 있고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어
체포한다'며 진술거부권, 변명의 기회, 변호인 선임권 등 미란다 원칙을 고지했습니다.
김 판사는 "당시 경찰로서는 A 씨를 즉시 체포하지 않으면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거나 도망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던 것으로 보이고,
이러한 경찰의 판단이 경험칙에 비춰 도저히 합리성을 잃은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A 씨에 대한 임의동행 및 긴급체포는 모두 적법하게 이뤄졌다고 봄이 상당하고,
공소사실에 관해 법원에 제출된 증거가 위법한 임의동행 및 긴급체포 과정에서 수
집된 위법수집증거에 해당한다는 변호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휴대전화 압수에 대해서도 "이 사건 압수조서에 '임의제출'이라는 기재가 있기는 하나,
위 압수는 긴급체포 이후에 이뤄진 것으로 그 실질은 긴급압수에 해당하는 점,
담당 검사가 긴급압수 다음날인 2022년 9월 3일 사후 영장을 청구했고
그 무렵 영장이 발부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의 사정이 인정되므로 압수절차가 위법하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판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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