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작가는 회사에게 선인세를 반환해야 하는가?
다른 포스팅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웹툰/웹소설 작가(이하 '작가')님들 입장에서 가장 치명적인 걱정은
'회사(웹툰 에이전시 등)으로부터 받은 돈이 있는데, 이걸 토해내라고 하면 어쩌지?'일 것입니다.
실제로 회사가 작가에게 이미 지급한 돈을 선급금 내지 선인세로서 돌려달라고 소송하는 경우는
과거에서부터 자주 있어 왔는데, 오늘은 '선인세 반환 소송'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2. 관련 용어의 정리
대부분의 작가-회사 간 계약서에 등장하는 MG는 그동안 선지급금, 선인세와 섞여서 쓰여 왔습니다.
MG는 미니멈 개런티로서 최소수익보장을 의미하고,
선지급금은 선급금과 같은 단어로서, 원고를 받기 전에 미리 지급하는 돈의라는 의미이며,
선인세는 출판사가 수입을 얻으면 작가에게 분배하는 인세와 달리, 미리 지급하는 인세라는 의미입니다.
MG는 웹툰/웹소설이 대중화되면서 본격적으로 알려진 용어인 반면,
선인세는 출판계에서 과거부터 써오던 용어이며,
선지급금 내지 선급금은 회계 용어이기도 할 뿐더러
건설공사계약 등 일반적인 민사 소송에서 주로 써오던 말이라는 차이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공사도급계약에서 선급금은
"자금 사정이 좋지 않은 수급인이 자재 확보ㆍ노임 지급 등의 어려움 없이 공사를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도급인이 수급인에게 장차 지급할 공사대금을 미리 지급하는 것"이라는 것이 대법원의 입장입니다(대법원 2021. 7. 8. 선고 2016다267067 판결 참조).
선인세도 선급금과 같은 의미로 사용되며, 선인세를 반환하여 달라는 출판사의 작가에 대한 소송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작가가 선인세를 지급받았음에도 원고 등을 제공한 사실이 없다면 그 선인세는 반환되어야 합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0. 10. 15. 선고 2019나38436 판결 참조).
웹툰/웹소설에 MG와 RS가 있다면, 출판업계에도 작가에게 금전을 지급하는 방식이 2가지로 나뉩니다.
1) 원고매절 방식 : 출판사가 작가에게 일정액의 원고료를 일괄지급하고 저작물을 매입하여 복제 · 배포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저작물의 판매로 인한 이익도 출판사측에 귀속시키는 방법
2) 인세지급 방식 : 저작물의 정가에 대한 일정비율의 금액에 저작물의 판매부수를 곱하여 계산한 저작권사용료를 출판사가 작가에게 지급하는 방법
3. 개별 계약서에 따라 다르지만, 작가가 원고를 납품했다면 선인세를 반환할 이유는 없다.
해당 계약서에 적힌 용어가 MG인지, 선급금인지, 선인세에 따라 다르지만,
기재된 용어 뿐만 아니라 계약서의 전체 조항 및 계약 체결 전에 서로 오갔던 메일이나 문자 등
계약 체결 경위 전체를 모두 살핀 뒤 계약서 조항을 해석해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작가가 회사로부터 돈을 받은 뒤, 계약에 따라 원고를 납품하였다면
일단 선인세/MG의 반환 의무는 없다고 볼 것입니다.
법원도 비슷한 취지에서 "출판업자와 저자 사이에 수수한 선불금의 성격을 어떻게 파악할 것인지는 당사자의 지위와 계약의 체결 경위, 계약서에 기재된 문구와 그 내용, 특히 출판업계에서 통용되는 저작권사용료의 지급방식, 저작권자의 저작활동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 여부 등을 두루 살펴 파악해야 한다."고 판단한 바 있습니다(서울남부지방법원 2012. 9. 4. 선고 2011가단61916 판결 참조).
선인세/MG 반환 여부가 쟁점이 되고 있다면 해당 계약이 해지/해제된 뒤의 일일 것이며,
계약이 어떤 사유로 해지/해제되었는지부터 계약이 어떤 경위로 체결되었고 그 경위가
어떤 방식으로 계약서에 반영되었는지까지 모두 따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원고 출판사가 피고 작가에게 이미 지급한 선인세의 반환을 청구한 사건에서,
법원은 "(계약 체결) 당시 원고로서도 이 사건 선불금이 실제 판매부수량에 연동하여 정산지급될 성격의 돈이 아니라, 원고가 기출간된 이 사건 출판교재를 포함하여 적어도 선불금 액수에 해당하는 각 1만 부씩에 대한 교재 출판권과 판매권을 독점적으로 갖고 있음을 전제로 그에 대한 총량적인 대가로서 지급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었음"이라고 판단하면서, "인세지급방식을 채택하는 경우 출판업자는 저작권자의 저작활동을 독려 또는 배려하기 위해서라도 일정량의 예상판매부수를 산정하여 그에 대한 대가를 선불금 또는 선인세 명목으로 미리 지급한 후, 총 판매부수가 선불금에 해당하는 예상판매부수를 상회할 경우 총 판매부수에 따른 인세에서 선불금 또는 선인세에 해당하는 금액을 우선 충당하고 나머지 금액을 정산하여 지급하고 있는 실정"이므로, "통상 선불금 또는 선인세를 포함하여 인세는 전체적으로 저자의 지명도와 책의 판매 가능성, 그에 따른 예상 매출액의 규모, 출판 후 판매 부진에 따른 위험 등 출판업자의 기대를 고려하여 정해지는 것임에 반하여, 만약 해당 저작물의 실제 판매부수가 저조하여 판매부수에 상응하는 인세를 공제한 나머지 선불금을 반환하여야 한다면, 그러한 경우 저작권자로서는 저작물의 창작을 위하여 투여한 노력 자체는 전혀 인정받지 못하는 반면 출판업자로서는 판매부진 등 해당 저작물의 판매에 관한 어떠한 위험도 부담하지 않게 되어 당사자간 형평에도 맞지 않을 뿐 아니라 신의칙 내지 조리에 반하는 결과가 초래된다. 따라서 저작권자의 저작활동을 보장해 줄 수 있는 안전장치로서 또는 손해의 공평한 분담을 위한 장치로서 최소한의 대가지급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서울남부지방법원 2012. 9. 4. 선고 2011가단61916 판결 참조).
위 판결은 하급심 판결이어서 이것이 법원의 주류적인 입장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최소한, 출판사가 판매부수에 상응하는 인세를 공제한 나머지 선불금을 반환받으려면,
출판사가 저작물 판매에 대한 어떠한 위험도 부담하지 않는 만큼, 출판사의 주장증명이 더욱 요구된다고 할 것이며,
작가가 이미 지급받은 선인세/MG를 반환해야 하는 경우는 매우 제한적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