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2. 3. 비상계엄령선포의 여파가 여전합니다.
탄핵정국의 수순으로 흘러가지 않은 탓이겠지요.
문득 그런 생각이 듭니다.
계엄군 말입니다.
상관의 위법한 명령이라는 판단이 들었다면 이를 거부할 수는 없었을까?
위법한 명령에 따른 계엄군은 처벌대상이 아닌가 하는 궁금증 말입니다.
1. 군인의 복종의무
군인은 상관의 직무상 명령에 복종해야 합니다.
계엄령 선포에 따라 국회에 진입하라는 명령은 상관 개인의 명령이 아니라 직무상 명령임이 분명합니다.
그런데 이 명령을 적법한 명령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비상계엄 자체가 헌법에 규정된 요건을 구비하지 못해 위법했으니까요.
상관의 적법한 직무상 명령을 복종하는 것이야 당연하지만 위법한 명령에 복종해도 아무 문제가 없을까요?
2. 상관의 위법한 명령
군인은 복종의무에 따라 상관의 명령을 이행해야 하지만 동시에 일반 국민으로서 부여된 법질서에도 순응해야 하기 때문에 이로 인한 마찰이 생깁니다.
상관의 적법한 직무상 명령에 복종해 행동한 경우 형법상 정당행위에 해당하여 위법하지 않다고 평가합니다.
하지만 상관의 위법한 명령에 복종해 행동했다면 어떻게 되는 것일까요?
다수견해는 상관의 명령이 위법하더라도 군인으로서는 그 명령이 구속력 있게 느껴지기 때문에 이를 따르지 않을 것이라 기대하기 어려운 것을 이유로 처벌이 어렵다고 보고 있습니다.
물론 상관의 명령 자체가 위법하다보니 이를 따른 군인의 행동을 항상 정당화시킬 수는 없고 그 명령을 거부하는 것을 기대할 수 없을 만한 상황인지 개별적으로 판단해 처벌 여부를 결정하는 것입니다.
법원은 대통령선거 개입사건에서 “공무원이 그 직무를 수행함에 즈음하여 상관은 하관에 대하여 범죄행위 등 위법한 행위를 하도록 명령할 직권이 없는 것이며, 또한 하관은 소속상관의 적법한 명령에 복종할 의무는 있으나 그 명령이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특정후보에 대하여 반대하는 여론을 조성할 목적으로 확인되지도 않은 허위의 사실을 담은 책자를 발간ㆍ배포하거나 기사를 게재하도록 하라는 것과 같이 명백히 위법 내지 불법한 명령인 때에는 이는 벌써 직무상의 지시명령이라 할 수 없으므로 이에 따라야 할 의무가 없다(대법원 1999. 4. 23. 선고 99도636판결).”고 판시했습니다.
즉, 위법한 명령이라면 애초에 직무상 명령이라고도 볼 수 없기 때문에 이에 복종한 행위는 위법하여 처벌받아야 한다고 본 것입니다.
비상계엄과 관련해서는 아직 법원의 입장이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이에 참여한 계엄군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속단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비상계엄이 헌법상 요구하는 요건을 갖추지 못한 위법한 명령인 만큼 이에 관련된 사람들을 어떻게 판단할 것인지 잘 지켜봐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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