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가정의 행복과 평화를 위해 노력하는 이혼 및 가사전문 김의지 변호사입니다.
1. 용서했다고 이혼이 안될까요?
"변호사님, 저 정말 답답해서 찾아왔어요.
남편의 불륜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는 너무나 고통스러웠지만, 아이들을 생각해서 한번만 용서하기로 했어요.
하지만 남편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고, 오히려 더 냉정해졌어요. 이제는 도저히 함께 살 수 없을 것 같은데...
한번 용서했다고 이혼을 못하는 건가요?"
10년간 이혼 전문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위와 같은 고민을 안고 찾아오시는 분들이 매우 많습니다. 배우자의 부정행위를 알게 된 후, 가정을 지키기 위해 큰 마음을 먹고 용서를 선택했지만, 결국 관계 회복에 실패하고 이혼을 고민하는 경우입니다.
특히 많은 분들이 '한번 용서했으니 이제 이혼을 할 수 없는 것이 아닌가'라는 오해를 가지고 계신데요. 오늘은 이러한 의문에 대해 법적인 관점에서 명확히 설명드리고자 합니다.
2. 부정행위에 대한 '용서'와 이혼청구권
민법 제841조는 "부정으로 인한 이혼청구권의 소멸"에 대해 규정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배우자의 부정행위를 이유로 한 이혼청구권은 ①사전동의나 사후 용서가 있는 경우, ②부정행위를 안 날로부터 6개월이 경과한 경우, ③부정행위가 있은 날로부터 2년이 경과한 경우에는 소멸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해당 부정행위를 직접적인 이혼사유로 주장할 수 없다'는 의미일 뿐, '앞으로 영원히 이혼할 수 없다'는 뜻이 아닙니다. 부정행위에 대한 용서는 그 부정행위만을 이혼사유로 주장할 수 없다는 의미이지, 그 후에 발생한 다른 이혼사유나 부정행위 후의 혼인생활 파탄을 이유로 하는 이혼청구까지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닙니다.
여기서 '용서'의 법적 의미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용서는 명시적으로 이루어질 수도 있고, 묵시적으로 이루어질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번만 용서할 테니 다시는 그러지 마세요"라고 직접 이야기하는 것이 명시적 용서라면, 부정행위 사실을 알고도 상당기간 동안 평상시와 다름없이 혼인관계를 지속하는 것은 묵시적 용서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법에서 정한 시효입니다. 배우자의 부정행위를 알게 된 경우, 6개월 이내에 이혼청구를 하지 않으면 그 부정행위를 이유로 한 이혼청구권이 소멸합니다. 또한 부정행위가 있은 날로부터 2년이 경과하면, 설령 그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하더라도 해당 부정행위를 이혼사유로 주장할 수 없게 됩니다.
하지만 주의할 점은, 단순히 외형적으로 함께 산다고 해서 모두 용서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예컨대 자녀교육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동거하면서도 별거에 준하는 생활을 하고 있다면, 이는 용서로 보기 어렵습니다. 또한 일시적인 화해 시도나 재결합을 위한 노력 과정에서의 동거 역시 반드시 용서로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3. 마무리
"한번의 용서가 영원한 체념은 아닙니다"
배우자의 부정행위를 용서한다는 것은 매우 큰 결단이 필요한 일입니다. 하지만 그 용서는 더 나은 혼인관계를 위한 새로운 시작이어야 하지, 영원한 인내를 강요하는 족쇄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부정행위에 대한 용서가 있었다 하더라도, 그 이후 혼인관계가 회복되지 못하고 파탄에 이르렀다면 얼마든지 이혼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법적 분쟁 과정에서는 전문가의 조력을 받아 신중하게 접근하시기를 권장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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