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한 부부가 국민연금을 분할할 때 실질적인 혼인 기간만 인정하도록 개정된 법안에서, 이를 소급 적용하지 못하도록 한 부칙 조항은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있었습니다.
헌재는 청구인 A 씨가 실질적 혼인 관계가 없었는데도 예전 법 조항에 따라 전 배우자에게 분할연금을 지급하게 됐다며 신청한 위헌제청사건(2019헌가29)에서 30일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고, 헌재는 법이 개정될 때까지 법 조항 적용을 중지하도록 하였습니다. 법 개정시한은 내년 12월 31일까로 정했습니다.
A 씨는 배우자 B 씨와 결혼한 뒤 수십년 동안 서로 연락이 없는 상태에서 별거했고, 2017년 10월 이혼을 하였습니다. 이혼 한 지 2년여 뒤, 배우자 B 씨는 국민연금공단에 분할연금 지급을 청구했고 공단은 B 씨의 청구를 받아들여 연금을 지급하였습니다.
문제는 B 씨가 청구할 때 근거로 들었던 국민연금법 조항의 적용시기였는데 앞서 헌법재판소는 별거나 가출 등으로 실질적 혼인관계가 없던 기간을 일률적으로 혼인 기간에 넣어 분할연금 수급권을 인정하는 구 국민연금법 제64조 제1항은 '부부 협력으로 형성한 공동재산 분배'라는 분할연금의 취지에 어긋나고, 노령연금 수급권자의 재산권을 침해해 위헌이라고 결정한바 있습니다(2015헌바182).
국민연금법 제64조 제1항은 혼인 기간(배우자의 가입기간 중의 혼인 기간으로서 별거, 가출 등의 사유로 인하여 실질적인 혼인관계가 존재하지 아니하였던 기간을 제외한 기간을 말한다. 이하 같다)이 5년 이상인 자가 다음 각 호의 요건을 모두 갖추면 그때부터 그가 생존하는 동안 배우자였던 자의 노령연금을 분할한 일정한 금액의 연금(이하 “분할연금”이라 한다)을 받을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1. 배우자와 이혼하였을 것
2. 배우자였던 사람이 노령연금 수급권자일 것
3. 60세가 되었을 것
이 결정에 따라 2017년 12월 국민연금법이 개정됐고, 2018년 6월부터 개정안이 시행됐다. 이때 개정 규정은 '법 시행 후 최초로 분할연금 지급 사유가 발생한 경우부터 적용한다'는 부칙을 둔 것입니다. A 씨가 이혼한 2017년 10월은 국민연금법의 새로운 개정안이 시행되기 이전으로 A 씨는 이 부칙 때문에 실질적 혼인 관계가 없는데도 전 배우자에게 분할연금을 지급하게 됐다며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하였습니다.
헌재는 분할연금 지급 조건인 이혼 시기에 따라 개정 조항을 달리 적용하는 건 평등 원칙에 위배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헌재는 "분할연금 지급 사유 발생 시점이 신법 조항 시행일 전인 경우와 후인 경우 사이에 아무런 차이가 없다"며 "우연한 사정을 기준으로 달리 취급하는 것은 합리적 이유를 찾기 어렵다"고 지적하여 헌법불합치 결정을 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법 개정 이전에 이혼한 부부가 오랜 기간 별거하였다면 위 별거기간은 혼인기간에서 제외하고 연금을 산정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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