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더글로리 법률사무소 한진화 변호사입니다.
사건진행하면서, 피의자(피고인)측에서 공격수단으로 피해자다움을 요구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습니다. 또는 피해자답지 않다며 불기소처분이나 무죄 판결이 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쉽게 말해서 성범죄 피해자가 가지는 속성이 있음을 전제하고서, 그 고정관념으로 성범죄 피해자답지 않다는 것을 이유로 범행을 부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구체적인 예로,
1) 피해 전,후로 피해자가 가해자와 연락을 주고 받았다는 것
2) 피해 직후에 별다른 대처를 하지 않았다는 것
3) 음행의 상습이 있는 여성은 피해자스럽지 않다는 것
4) 피해 발생 후, 일상을 영위하였다는 것 등
피해자다움을 요구하는 사회적 편견에 의하면,
성범죄 피해자는 가해자의 집에 가서는 안 되고 피해 당시 강력하게 거부의사를 표시하여 극렬히 저항하여야 하며 피해를 당한 직후 경찰에 신고를 하여 출동한 경찰에게 피해내용을 신고하여야 합니다. 그리고 성범죄 피해자는 사건 이후 누구도 만나기 싫어야 하고 집 안에 갖혀서 아무 것도 하지 않거나 무기력하게 지내면서 세상 가장 불행하고 우울한 사람으로 지내야 합니다.
그러나 제가 사건을 진행해 본 바로는, 성범죄 피해자가 가해자와 썸을 타는 사이일 수도 있고, 가해자의 집에 찾아간 경우일 수도 있으며 사건 직후에도 연락을 하는 경우도 있고 사건 직후 놀라서 일단 그 현장에서 벗어날 뿐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못한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성범죄 피해자는 새벽에 피해를 당했더라도 다음 날 아침에 이미 예정되어 있는 스케줄을 소화하는 경우도 있으며 모든 일상이 갑자기 정지되는 것은 아닙니다.
현실적으로 개인마다 성향이나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피해자분들 중에는 거절이나 분노의 의사를 잘 표시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예상하지 못한 피해상황에서 현실 인지를 하는 것 자체에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기도 합니다. 믿을 수 없는 현실에 대해, 뒤늦게 자신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파악을 한 이후에도 즉각적인 대처라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기존에 지내온 관계도 있고 앞으로 계속 얼굴을 보면서 지내야 하는 상황일 경우 더욱 그러합니다.
이외에도 음행의 상습이 있는 경우라고 해도 달라지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유흥업소에서 일하는 분들이라고 해서 신체 접촉이나 성관계에 대한 묵시적 동의가 있었다고 판단되지 않습니다. 직업과 상황에 상관 없이 누구나 성적 자기결정권이 있기에, 원하지 않는 스킨쉽이나 성관계는 허용되지 않는 것이 너무도 당연합니다.
성범죄 피해를 입은 후에, 여행을 갈 수도 있고 친구를 만날 수도 있습니다. 우리의 일상은 지구가 멸망하지 않는 이상 돌아가는 것이고 그 중간에 성범죄 피해가 발생했다고 해서 그 모든 일상이 한 순간에 무너지지는 않습니다. 물론, 피해자의 마음 속에는 상처와 고통으로 일상이 한 순간에 무너지는 경험을 했을 것입니다만, 그렇다고 해서 동굴 속으로 들어가 누워 있을 수만은 없습니다.
실제로 성범죄 피해자분들 중에 많은 분들이 일상으로의 복귀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친구를 만나고 여행을 가려는 것 심리상담을 받고 정신과 치료를 받는 등 이 모든 것이 치유의 한 과정이며, 피해자가 살아가기 위한 생존의 몸부림입니다. 그런데도 가해자들 중에는 피해자의 이런 모습을 비아냥 거리며 공격의 수단으로 삼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세상에 "피해자다움"이라는 것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타인에 의해 규정지어진 모습이 아니라
원래의 자기다운 모습으로 당당하게 살아가시기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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