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뢰인과의 동행2] 꽃샘추위 속, 따뜻한 커피로 마음을 녹이다
[의뢰인과의 동행2] 꽃샘추위 속, 따뜻한 커피로 마음을 녹이다
변호사에세이

[의뢰인과의 동행2] 꽃샘추위 속, 따뜻한 커피로 마음을 녹이다 

한진화 변호사


첫 번째, 의뢰인과의 만남 이후(3. 15.) 두 번째 만남은 천천히 생각 중에 있었습니다.

애초 생각하기에, 너무 만남이 잦아지면 이 역시 일처럼 느껴지지 않을까 싶어서,

한 달에 한 번 정도, 진심을 다해 대화할 수 있는 날을 정하되, 심적으로나 업무적으로 무리되지 않는 선에서 만남을 정해야 하겠다고 다짐 하던 중,

첫 번째 의뢰인께서 연락이 왔습니다.

의뢰인과의 동행2 - 꽃샘추위 속, 따뜻한 커피로 마음을 녹이다 이미지 1

이 메시지를 보고 나서,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감사하게도 제가 의뢰인으로부터 에너지를 얻고 왔다 생각했는데,

의뢰인도 나와 함께 한 시간이 좋은 기억으로 남게 되었구나.

그렇다면 한 달이 채 되지 않았지만, 의뢰인과의 동행 2 만남을 가져야 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불과 일주일도 되지 않아, 또 다른 저의 아픈 손가락 같은 의뢰인 A씨를 만났습니다.

우리의 만남의 시샘하는 듯, 꽃샘추위에 바람이 차가워 오늘은 산책은 생략하고 우린 근처 카페에서 따뜻한 커피로 마음을 녹였습니다.

의뢰인 A씨는 어린 시절 오랜 기간 성폭력을 당하고, 성인이 된 지금까지도 어린 A의 시간에 머물러 현재를 살지 못하고 있는 저의 가슴에 아픈 손가락으로 남아 있는 분입니다. 힘드신 와중에도 항상 저에게 예의를 다 해 주시고, 절대적인 신뢰와 지지로 저에게 사건을 일임하셨습니다.

처음 만났을 때, 죽음을 결심하고 있다던 그 모습을 잊을 수가 없어, 사건 진행하는 내내 마음이 아팠고 사건이 잘 마무리 되고 나면 꼭 밝은 얼굴로 다시 만나야 겠다고 다짐을 하고 있었습니다.

수십 번의 상담에서 다른 변호사들이 다 안 된다고 했던 사건이었기에 의뢰인이 포기를 할 때쯤, 유일하게 제가 용기를 복돋우며 해 보자며 가만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을 했답니다. 물론, 법리적으로는 쉽지 않은 사건이었지만, 의뢰인의 상태를 판단해 봤을 때, 결코 아무 것도 하지 않고서는 긴 터널을 혼자 뚫고 나오실 수 없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의뢰인은 현재 자신이 사는 의미, 앞으로 살아갈 이유를 어디에서도 찾지 못하고 십 수년 전의 시간에 갖혀 계시는 성장하지 못한 어린 나를 품고 계셨습니다.

다행히, 약 2개월간의 가해자측과의 대화 끝에 증거도 목격자도 남아 있지 않는 사건이었지만, 가해자의 서면 사과를 받았고 적절한 합의를 이끌어 냈습니다.

의뢰인과 그 동안 힘들었던 삶을 따뜻한 커피 한 잔에 다 녹였고, 사건 진행하면서 고통스러운 과정들도 배에 띄어 저 멀리 바다로 보내 버렸습니다. 과거를 다 지울 수는 없겠지만 과거의 A와 분리하여 현재와 다가 올 미래만 생각하자고 약속했습니다. 의뢰인은 상처받은 어린 A를 떠나 보내고 현재의 A로 살아가기로 저 앞에서 선언했고 둘이 함께 눈물을 글썽였습니다.

헤어질 때, 서로를 안으며 씩씩하게 지내기로 서로 약속을 했습니다.

헤어진 후, 의뢰인의 손편지를 읽고 마음이 뭉클했습니다.


의뢰인과의 동행2 - 꽃샘추위 속, 따뜻한 커피로 마음을 녹이다 이미지 2


"변호사님께 새로운 인생을 선물받은 것 같습니다"

내가 한 사람의 인생에 이런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구나.

한편으로는 의뢰인과의 동행으로 내가 새로운 인생을 선물받은 느낌이었습니다.

의뢰인을 위한 자리일 뿐만 아니라, 바로 나에게 주신 기회이기도 하구나.

우리 의뢰인들, 피해자들과 저 모두 현재를 당당하게 살아가는 "씩씩이"가 될 수 있습니다.

자신이 바로 서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고, 내가 바로 서면 세상은 다르게 다가 옵니다.

다들 화이팅입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한진화 변호사 작성한 다른 포스트
조회수 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