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뢰인과의 동행1] 따뜻한 봄날, 양재천을 함께 걷다.
[의뢰인과의 동행1] 따뜻한 봄날, 양재천을 함께 걷다.
변호사에세이

[의뢰인과의 동행1] 따뜻한 봄날, 양재천을 함께 걷다. 

한진화 변호사

사무실에서 멀지 않은 거리에 있는 양재천을 종종 걷습니다.

뭔가 고민이 될 때, 생각이 많아 머리 속이 복잡할 때,

걷고 걷고 또 걷다 보면 어느 순간 생각이 정리되고 무엇을 해야 할지 결단이 서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연을 보면서 걷는 내 모습을 바라보는 것이 내가 살아있다는 증거이고, 살아 숨쉬며 호흡하고 있는 나를 새삼 발견하는 것이 저에게 잔잔한 평화로움과 소소한 행복을 줍니다. 오로지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죠.

성범죄, 스토킹 사건, 폭력 사건, 가정내 무수한 피해자(상간 피해자, 결혼 생활의 피해자들) 사건들을 접하면서 그들의 상처를 보듬는 것이 내가 어느 범위까지 가능한 것인지 많이 고민해 왔고, 현재도 고민 중입니다.

변호사로의 역할에 충실하며 최대한 감정 이입을 하지 않고 기계적으로 일을 할지,

의뢰인들과 일체가 되어 공감해 주고 그들의 가족 같은 친밀감으로 일을 할 것인지,

내가 어떤 변호사가 될 수 있을지 어떤 것이 의뢰인에게 도움이 될 것인지 오랫 동안 고민하였는데,

아직도 결론을 정확히 내리지 못했지만 어느 순간 보니 양쪽 모두의 모습을 향해 가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일로 만나게 된 사람들이지만, 결국 다 사람이 하는 일이고 우리의 만남 자체가 모두 관계를 맺는 것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한 사람, 한 사람 모든 인연이 소중합니다.

예전부터 머리속으로 생각만 하던 것을 오늘은 실천을 해봤습니다.

바로 "의뢰인과 산책하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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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 회의실이 아닌 야외에서 저와 처음으로 산책을 하게 된 분은 너무도 사랑스러운 의뢰인이십니다.

의뢰인이라거나 피해자라는 표현을 쓰기가 어색할 정도로 1년 가까이 되는 시간 동안 저와 애틋함으로 함께 하셨던 분입니다. 절대적인 지지와 신뢰를 보내주시기도 하셨고요.

의뢰인 보호를 위하여 자세한 내용은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의뢰인께서 놓쳤던 부분을 제가 추가로 고소사실로 포함하여 중범죄의 죄명이 추가되었고 최근 기소까지 되어 순조롭게 사건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두 사람은 추리닝과 운동화를 신고 만나 걷고 또 걷고 또 걸으면서, 각자의 인생과 현재의 삶에 대해서 기쁘게 나누었습니다. 출출한 틈에 테라스 야외 테이블에서 식사도 하고 커피도 마시면서요.

대화를 하다 보니, 서로 유년시절과 가족이야기까지 하면서 서로의 인생을 나누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헤어질 때, 마음 속으로 간절히 빌었습니다.

우리 **씨, 상처받은 거 다 잊고 행복하게 해 달라고요.

아마 **씨도 저의 행복을 빌어줬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감사하고 마음 따뜻한 하루였습니다.

다음에 또 어떤 분과의 만남을 가질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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