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중지권 행사로 정직을 당한 근로자의 정직처분무효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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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중지권 행사로 정직을 당한 근로자의 정직처분무효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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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중지권 행사로 정직을 당한 근로자의 정직처분무효 가능? 

장진훈 변호사

대법원 판례 공보:: 대법원 2023. 11. 9. 선고

                                2018다288662 판결


산업안전보건법 제 52조에서는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는 경우에, 근로자는 작업을 중지하고 대피할 수 있으며, 사업주가 이를 이유로 해고 기타 불리한 처우를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실제 현장에서는 근로자 작업중지권을 행사하기는 쉽지 않다고 합니다. 근로자 입장에서 사업주의 업무지시를 어겼을 때 불이익에 대한 우려가 높기 때문입니다.

오늘 소개할 판례는, 앞서 말씀드린 작업중지권과 관련된 판례인데요. 근로자(노동조합지회장)가 인접한 공장에서 화학물질인 티오비스가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하자 조합원들에게 작업을 중단하고 대피하라고 지시하여 회사에서 정직처분을 내린 사안입니다.

대법원은 이 근로자의 작업중지권 행사의 적법성 여부에 대하여 어떤 판결을 내렸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 사실관계

1) B회사(피고)에 인접한 이 사건 산업단지 내 공장에서 화학물질인 티오비스 약 300ℓ가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하였습니다.

2) B회사(피고)에 재직 중인 근로자이자 노동조합의 대표자인 A(원고)는 사고가 발생하였다는 소식을 듣고 A(원고)는 소방본부에 직접 전화해 누출된 화학물질의 위험성에 대해 질의했고 회사에도 대피명령을 내리지 않은 이유를 물었습니다. 그러고도 회사가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자 B회사(피고)의 작업장을 이탈하면서 당시 작업 중이던 조합원 28명에게도 대피하라고 말하였습니다.

3) 이에 따라 조합원 28명이 작업을 중단하고 B회사(피고)의 작업장에서 이탈하였습니다.

4) B회사(피고)는 작업장을 무단이탈했다는 이유로 A(원고)에게 정직 2개월의 징계를 내렸습니다.

5) A(원고)는 B 회사(피고)를 상대로 정직처분무효확인소송을 제기했습니다.


-. 원심법원의 판단

대전고등법원 2018. 10. 31. 선고 2018나12405 판결


원심은, 이 사건 누출사고 당시 피고 회사의 직원들에 대하여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원고가 객관적으로 작업중지권을 행사할 상황인지 여부를 파악할 수 있는 최소한의 노력을 거부하였으므로 원고에게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할 위험이 있다고 믿을 만한 합리적인 근거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우며, 원고가 노조활동으로서 작업중지권을 행사하였다는 측면에서도 원고의 작업중지권 행사는 적법하지 아니하고, 원고가 기자회견을 통하여 ‘피고 회사가 이 사건 누출사고를 인지하였음에도 직원들에게 알리지 않았고, 이에 대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피고 회사 및 관련 임직원들의 명예를 중대하게 훼손하였다고 보아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 2023. 11. 9. 선고 2018다288662 판결


대법원은 원심판결의 이유와 기록을 통해 알 수 있는 사실관계를 근로자의 작업중지권의 도입 경위와 입법취지 및 관련 규정 등에 비추어, 원심의 판단에 법리오해가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작업중지권 행사의 요건 /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의 판단기준]

산업안전보건법은 1981. 12. 31. 제정 당시 사업주의 작업중지의무에 대해서만 규정하고 있었으나. 1995. 1. 5. 법률 제4916호로 개정된 산업안전보건법 제26조 제2항에서 “근로자는 산업재해발생의 급박한 위험으로 인하여 작업을 중지하고 대피한 때에는 지체없이 이를 직상급자에게 보고하고, 직상급자는 이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라는 규정이 신설되었고, 1996. 12. 31. 법률 제5248호로 개정된 산업안전보건법 제26조 제3항에서 “사업주는 산업재해발생의 급박한 위험이 있다고 믿을 만한 합리적인 근거가 있는 때에는 제2항의 규정에 의하여 작업을 중지하고, 대피한 근로자에 대하여 이를 이유로 해고 기타 불리한 처우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라는 규정이 신설되면서 근로자의 작업중지권에 대한 규정이 마련되었다.

근로자의 작업중지권은 근로자가 산업재해발생의 급박한 위험이 있다고 믿을 만한 합리적인 근거가 있는 때에는 작업을 중지하고 긴급 대피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산업재해를 예방하고,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여 근로자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규정이다. 따라서 근로자는 산업재해 즉, 업무에 관계되는 건설물·설비·원재료·가스·증기·분진 등에 의하거나 작업 또는 그 밖의 업무로 인한 사망, 부상 또는 질병이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다고 믿을 만한 합리적인 근거가 있을 때에는 작업을 중지하고 대피할 수 있으며 사업주는 이와 같은 사유로 작업을 중지하고 대피한 근로자에 대하여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처우를 할 수 없다.


1) 이 사건 사고로 누출된 화학물질인 티오비스에서 발생한 황화수소는 독성이 강한 기체이다. 당시 반경 100~150m 내에 있는 공장 근로자들에 대해 대피를 유도하였고, 반경 1km 내에 있는 마을 주민들에 대해서는 대피방송이 이루어졌다. 따라서 이 사건 누출사고 지점으로부터 반경 10m 이상의 지점에서 황화수소가 검출되지 아니하였더라도 황화수소의 분산으로 인한 피해 범위를 명확하게 예측하기 어려웠고, 상당한 거리까지 유해물질이 퍼져나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실제로 이 사건 누출사고가 발생한 지 24시간이 경과한 이후에도 오심, 어지럼증, 두통을 호소하는 피해자들이 다수 발생하였고, 누출사고 지점으로부터 200m 이상 떨어진 공장에서도 오심, 구토, 두통을 호소하는 피해자들이 발생하였던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누출사고 지점으로부터 반경 200m 정도의 거리에 있던 피고 회사 작업장이 유해물질로부터 안전한 위치에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나아가 원고는 피고 회사의 근로자이자 노동조합의 대표자로서 인체에 유해한 화학물질이 누출되었고 이미 대피명령을 하였다는 취지의 소방본부 설명과 대피를 권유하는 근로감독관의 발언을 토대로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존재한다고 인식하고 대피하면서, 노동조합에 소속된 피고 회사의 다른 근로자들에게도 대피를 권유하였다고 볼 여지가 있다.

2) 원심의 이러한 판단에는 앞서 본 작업중지권 행사의 요건,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의 판단기준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 위와 같은 이유로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원심법원에 환송하였습니다.

-. 결론

대법원 2023. 11. 2. 선고 2023다249661 판결


정리하자면, 대법원은 근로자가 인접한 공장에서 화학물질인 티오비스가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하자 조합원들에게 작업을 중단하고 대피하라고 지시한 사안에서 사고 지점으로부터 반경 200m 정도의 거리에 있던 피고 회사 작업장이 유해물질로부터 안전한 위치에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원고가 피고 회사의 근로자이자 노동조합의 대표자로서 인체에 유해한 화학물질이 누출되었고 이미 대피명령을 하였다는 취지의 소방본부 설명과 대피를 권유하는 근로감독관의 발언을 토대로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존재한다고 인식하고 대피하면서, 노동조합에 소속된 피고 회사의 다른 근로자들에게도 대피를 권유하였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보아, 이와 달리 원고의 작업중지권 행사가 적법하지 아니하다는 전제에서 징계사유의 존부와 징계양정의 적정 여부를 판단한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였습니다.

작업중지권은 산업안전보건법상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이지만, 작업을 중지하게 되면 회사의 손실을 피할 수 없기 때문에 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노동현장에서 회사 또는 근로자를 상대로 법적 분쟁의 상황에 직면하고 계신 경우 법적 조력 없이는 대응이 매우 어렵기 때문에 변호인을 선임하여 대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응하는 방식에 따라 결과가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법리를 잘 알고, 노하우가 있는 변호사와의 사건 진행이 필요할 것입니다.

법무법인(유한) 서평 일산분사무소에서 30년 법관 경력의 일산 전관변호사 장진훈 변호사님과 함께 원만하게 사건을 해결하시기를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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