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해도 남는 것들] 좋기만 한 것도, 나쁘기만 한 것도 없다
[이혼해도 남는 것들] 좋기만 한 것도, 나쁘기만 한 것도 없다
변호사에세이

[이혼해도 남는 것들] 좋기만 한 것도, 나쁘기만 한 것도 없다 

박진희 변호사

안녕하세요, 박진희 변호사입니다.

이혼에 대한 고민이나, 전략, 진행의 모든 과정에서는 참 애매모호한 상황들이 많습니다.

개개인의 성격, 성향, 경제관계, 자녀관계, 나이관계, 기타 가족과의 관계는 모두 다르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사건을 보다보면 이런 생각이 많이 듭니다.

반드시 좋기만 한 것도,

나쁘기만 한 것도 없다.


일단, 이혼을 진지하게 고민해보는 상황이 닥친다면

처음에는 무기력과 눈물의 나날을 보낼지 몰라도,

어느 순간부터는 좀 차분해지면서 본격적으로 "나의 앞날"에 대해서 고민하기 시작합니다.

누구나 길게든 짧게든

"이혼을 하지 말아야 할 이유""이혼을 해야할 이유"나,

"앞으로 달라지게 될 삶" 등등에 대해 생각해보게 됩니다.

여기서부터가 변화의 시작입니다.

이혼을 하지 않고 산다면, 아마도 현재의 문제점들을 평생 지닌 채 살게 될 것이고,

이혼을 한다면, 새로운 문제에 봉착하게 될 겁니다.

전자의 경우에는 내가 그것을 얼마나 언제까지 감당할 수 있을 것인가가 문제되고,

후자의 경우에 (일단 생각해 볼 수 있는) 새로운 문제는 이 정도가 될 겁니다.


① 경제적인 어려움

② 자녀와의 관계

③ 외로움, 불안감

이런 리스크들을 최소한으로 하려면,

이혼과정에서 전략을 잘 세워서, 최대한 재산분할/위자료/양육비 등등을 잘 받아야 하는 것은 당연하겠죠.

그런데 동시에 너무 극한의 전쟁으로 가면, 감정의 골이 깊어져서 경제 활동에도 지장이 오거나, 자녀와의 관계가 더 악화되기도 합니다. (부부사이가 너무 파탄나면, 이혼 이후 자녀들까지 비양육친을 만나지 않게 되는 경우가 많음)

이렇게 복잡한 상황에서 공격, 방어, 양보를 모두 해야 하니, 여러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기가 참 어려운 일입니다.


그런 면에서,

극과 극은 통한다고 해야할까요?


맨 처음 상황이 가혹하다면,

이혼소송은 오히려 쉽게 풀리기도 하고, 여러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볼까요?

○ 상대방의 잘못이 매우 뚜렷한 상황("외도","폭행", "폭언", 기타 경제적 학대 등의 가혹행위)

○상대방이 강하게 이혼을 종용하는 상황

○ 상대방의 인격에 문제가 있어서 이혼하는 상황에서도 막 나오는 경우


등등의 상황이라면,

일단 겪을 당시의 당사자의 충격과 배신감, 슬픔, 자괴감은 매우 클 것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가혹한 상황이라면

뒤집어 봤을 때 긍정적인 측면도 있습니다.

(물론 생명에 위협을 느끼는 수준은 제외합니다)

처음엔 와 닿기 어려운 이야기이겠지만,

감정을 절제하고, 자신의 마음만 굳건히 한다면

이혼 소송으로 관계를 정리하고,

그 다음의 인생의 초석을 쌓을 수 있는 기반을 만들 수 있습니다.

어차피 배우자로서의 상대방을 포기한다고 마음 먹는다면, 앞으로 나와 자녀들이 잘 먹고 잘 사는 것이 가장 중요하겠죠.

따라서 이혼 소송을 최대한 유리하게 끝내고, 자녀와의 관계도 잘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하는데, 이러려면 상대방을 원망하고 내 신세를 한탄하는 시간과 에너지도 아까울 시간이 올 겁니다.

일단 이렇게 마음이 준비되면, 다음부터는 가차 없는 이혼 소송입니다.

(여기까지 오면, 오히려 이혼 사유의 증거를 팍팍 흘려주는 상대방이 고맙기까지 할 수 있어요)

과거에 너무 몰입되지만 않는다면, 오히려 이혼 이후 행복한 새삶을 살아갈 수 있는 케이스에 해당합니다.

저는 소송대리를 하는 입장이지만, 의뢰인분들과 상담할 때 이혼을 하라고 먼저 말한 적은 한번도 없는 것 같아요.

사실 제가 봤을 땐 이혼하는 게 더 나을 것 같은 상황도 많지만, 함부로 타인이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니까요(그래서 이혼하는게 낫겠다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오지만 참습니다).

그렇지만, 제3자, 소송 대리를 하는 입장에서 본다면

확실한 이혼사유가 없고, 꼭 집어 말하기 애매모호하지만,

살수록 너무 힘든 결혼생활(우울증, 불안증 동반)이 어찌 보면 더 인생을 괴롭게 하는 것 같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혼은 하고 싶은데, 상대방이 이혼을 거부하면,

가정법원이 유책주의로 판단하는 현실에서 이혼자체가 성립이 안되기도 하고, 

이혼하기 위해 많은 것을 내주어야 할 수도 있어요.

생각보다 이런 경우 참 많습니다..

또 나쁜 케이스는, 분명히 상대방이 평소에 착취하고 괴롭히는 것은 맞는데, 

가끔씩 적당히 구슬리는 경우(사과를 한다던지, 돈을 준다던지, 다정하게 군다던지, 자녀들을 이용한다던지)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당사자가 이혼결정을 하는 거 자체가 너무 어려워 집니다. 

그렇게 계속 "살수 없을 정도의 순간"이 올 때까지 살게 됩니다.

또, 상대방이 못되거나 악의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배려심 없고 이기적이어서 함께 사는 사람"만" 힘들게 하는 경우도 참 힘든 케이스죠.

이혼을 하지 않고 사는 선택 자체에도 나름의 의미와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이렇게 결국 상대방에게 계속 휘둘리면서 살게 되는 상황은 안타까워요.

잃는 것은 "한번 뿐인 내 인생"이니까요.

또, 이런 케이스는 이혼을 하더라도, 한 번씩 후회하게 될 확률이 있습니다.

살다가도 힘든 날이 오면 "내가 좀 더 참을 걸 그랬나", "그렇게까지 나쁜 사람은 아니었는데" 이런 생각이 발목을 잡게 되거든요.

마음이 힘들어집니다.

또, 이런 상황에서는 이혼 이후에도 비슷한 선택을 반복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정리하면,

차라리 이혼 사유가 명백한 상황이 가진 장점도 있다! 이런 이야기입니다.

씁쓸한 이야기인가요? 

글쎄요, 저는 모르겠습니다.

어차피 여러가지 경로로 어떻게 여기까지 찾아 들어오셔서(감사합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은, 행복한 결혼생활에 대한 낭만과 환상을 갖고 계시진 않을 것 같거든요.

평소에 많이 생각하던 주제지만, 표현하기가 참 애매하고 어려운 내용이었는데, 잘 와 닿으실지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이런 측면도 있구나' 하면서 좀 도움이 되셨기를 바랍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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