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유지의무, 서면에 의하지 않은 증여 - 알고 보면 더 재밌는 우영우(11화)

안녕하세요. 현승진변호사입니다.
오늘은 알고 보면 더 재미있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11화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11화에서 먼저 이야기 하고 싶은 부분은, "저희 셋째 이모의 친구의 지인의 아드님이잖아요."입니다. 변호사 수가 엄청나게 늘어나서 생계가 어려운 개업변호사도 있다는 시대이지만, 그래도 많은 국민들이 셋째 이모의 친구의 지인까지 찾아야 변호사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이 드라마 속 이야기만은 아니거든요.
이 때문인지 실제 전화 상담을 진행하다보면, 전혀 모르는 분인데도 마치 제가 잘 아는 누군가의 소개를 받아 연락을 주신 척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아마도 어떻게든 아는 사람이어야지 조금이라도 더 잘 해줄 거라고 생각해서 그러시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그런 거 없어요. 모든 사건을 다 최선을 다해서 진행합니다. ^^b
11화에서 또 이야기하고 싶은 부분 중 하나는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다르겠지만..." 이라는 말입니다. 이 말은 변호사들이 정말 많이 하는 말인데요, 사실 변호사 뿐 아니라 많은 전문직 종사자들은 결과에 대해서 단정적인 말을 잘 하지 않습니다. 작은 변수 하나로도 결과가 180도 달라지는 경우가 많거든요(의사들은 "경과를 지켜봐야 하겠지만..."이라는 말을 많이 하지 않나요?). 드라마가 정말 리얼리티를 잘 살린 것 같아요.
그리고 또 많은 분들이 '소금군', '후추양'이라고 이야기하면 변호사의 비밀유지의무 위반이 아닌지 궁금해 하시는 것 같습니다.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다르겠지만,' 제 견해로는 드라마와 같은 상황에서는 비밀유지의무 위반이 아니라고 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물론 우영우 변호사가 같은 로펌 내의 다른 변호사인 최수연 변호사와 사건 이야기를 하는 것은, 제 견해로는 비밀유지의무 위반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법무법인 내에서 담당변호사로 지정된 변호사만 사건에 관여하는 것은 아닌데, 담당변호사로 지정되지 않았다고 사건에 대해서 이야기를 할 수 없다면 사실 상 담당으로 지정된 변호사 몇 명이서 다른 도움 없이 모든 업무를 다 처리해야하는 불합리한 상황이 되거든요.
하지만 이해 당사자인 성은지 앞에서 이름만 '소금군', '후추양', '간장변호사'로 바꾸어 이야기 하는 것은 비밀유지의무 위반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명예훼손죄에서 특정인의 이름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여러 정황이나 말이나 글의 문맥을 통해서 누구를 지칭하는 것인지 쉽게 알 수 있는 경우라면 그 특정인에 대한 명예훼손죄가 성립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름만 언급하지 않고 소금, 후추, 간장으로 바꿨다고 비밀유지 의무가 없어진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한편 우영우 변호사가 성은지씨에게 증여 약속을 녹음해 둔 것이 있느냐는 질문을 하는데요, 사실 실무적으로는 그와 같은 녹음이 있다고 하더라도 큰 의미가 없을 것 같아요. 증여계약은 서면에 의하지 않은 경우 당사자 일방이 해제를 해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증여계약은 당사자 일방이 상대방에게 아무런 대가 없이 재산을 주겠다고 하는 계약(편무계약, 계약 당사자 일방만이 채무를 부담하는 계약)이므로 증여자(재산을 주는 쪽)를 보호할 필요가 있고, 증여자를 보호하더라도 수증자(재산을 받는 쪽) 입장에서 큰 손해를 입을 염려가 없기 때문에 지난 우영우 4화(동동삼씨 사건)와 마찬가지로 증여자를 보호할 수있는 여러 방법을 두고 있는 것이지요.
그러니까 서면이 없다면 녹음파일 만으로는 큰 효과를 거두기 어려운 상황이었을 것이라는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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