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여서 체결한 증여계약 어떡할까? - 알고 보면 더 재밌는 우영우(4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4화는, 시청자들에게 고구마 100개를 먹이고 시작합니다. 형들에게 속아서 증여 계약서에 도장을 찍는 동그라미의 아버지 동동삼(우영우의 친구 동그라미의 아버지죠)을 보면서 사실 형들뿐 아니라 너무 순진하게 속는 동동삼에게도 화가 났습니다.
근데 참... 이름을 어떻게 이렇게 지었을까요? 동일, 동이, 동삼이라니 ㅡ_ㅡ;

어떤 분들은, '아무리 그래도 형제끼리 저렇게까지 하겠어? 드라마니까 그런 거지...'라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변호사로서 상속사건을 다루다 보면 드라마에 나오는 동동일, 동동이는 약과입니다. 현실에서는 형제가 아니라 부모 자식 간에도 다시는 보지 않을 사람처럼 법정 다툼을 하는 경우가 수도 없이 많습니다. 물론 그 이유의 99.9%는 돈 문제이지요.
아무튼 이번화의 법률적인 쟁점을 보자면, 동동삼이 부친이 물려주신 토지에 대한 보상금을 받게 되자 형들인 동동일과 동동이가 이를 나누어야 한다면서 증여 계약서를 작성하게 하지요. 동동삼 역시 형들과 보상금을 나누는 것 자체에는 별 문제를 제기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동동일과 동동이는 동동삼에게 거짓말을 합니다. 법적으로 장남과 차남이 더 많은 상속을 받도록 되어 있다고요. 바보같이 순진한 동동삼은 확인도 하지 않고 이를 믿은 체 형들이 내미는 증여 계약서에 도장을 찍습니다. 그리고 결국 세금까지 부담하기로 한 약정 때문에 고려하면 2억이 넘는 빚만 지게 될 상황에 처하죠.

이때 우리의 우영우 변호사가 나섭니다. 이 증여계약은 민법 기망행위, 즉 남을 속이는 행위로 체결한 것이므로 민법 제110조 제1항에 따라 취소할 수 있다고 의기양양하게 말합니다.
그렇지만! 적어도 이 부분까지의 우영우는, 정명석 변호사의 표현대로 '로스쿨 졸업장에 잉크도 안 마른 애송이'입니다.
실제로 저도 상담을 하다 보면 대부분의 의뢰인이 장황하게 열심히 사실관계를 설명합니다. 그러면서 자신이 원하는 결과가 나올 수 있는지를 묻지요. 그러면 저는 "말씀하신 사실관계 대로라면 당연히 가능합니다."라고 답변합니다. 그러고는 이런 단서를 붙이지요. "단, 증명할 수 있다면요."
법적인 분쟁의 많은 경우는 법률적인 이론의 문제가 아닙니다. 법률 지식이 좀 있는 비전문가나 혹은 변호사라고 하더라도 (이 사건의 우영우처럼) 아직 경험이 많지 않은 변호사는 이론적으로 가능하니 현실적으로도 가능할 것이라고 착각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드라마에서 본 것처럼 증명의 문제는 결코 녹록지 않습니다. 동동삼의 형뿐 아니라 마을 이장도 법정에서 거짓말을 하는데, 그건 드라마라서 그런 게 아닙니다. 현실에서도 법정에서는 늘 드라마와 같은 일이 일어납니다.

그리고 어떤 분들은, "상식적으로, 사기를 당한 게 아니라면 자기가 빚만 2억이 넘게 생기는 증여계약을 체결할 리가 없잖아."라고 하실 수도 있습니다. 여기에 대해서도 정명석 변호사가 답을 줍니다. "'처분문서'가 얼마나 무서운지 몰라!"라고요. 자신이 직접 도장을 찍거나 서명을 한 문서보다 막강한 증거는 없거든요.
하지만 결국 '로스쿨 졸업장에 잉크도 마르지 않았지만' 우리의 '천재' 우영우는 다른 방법을 생각해냅니다. 바로 민법 제565조 제1항 제1호에 따라 증여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낸 것이지요.
'증여'는 타인에게 대가 없이 무언가를 주겠다는 계약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증여를 받는 사람(수증자)이 증여를 하는 사람(증여자)에 대해서 배은(背恩, 은혜를 저버림) 행위를 하는 경우에는 증여자가 일방적으로 이를 해제할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단, 주의하실 게 있습니다. 이와 같은 증여계약의 해제는 이미 이행한 부분에 영향을 미치지 못합니다. 다시 말해서 아직 증여계약대로 돈을 주지 않은 경우라면 계약을 해제하고 이를 주지 않을 수 있지만, 이미 돈을 준 경우에는 돌려달라고 할 수가 없습니다. 우영우가 조금 더 빨리 생각을 해내지 못해서 돈이 이미 지급되었다면 증여계약의 해제가 불가능할 수도 있었던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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