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imnews.imbc.com/replay/2021/nwdesk/article/6183298_34936.html
한 국립대 무용학과 교수가 무용협회 선거에서 당선되기 위해서 제자들의 명의를 도용해서 무용협회를 상대로 선거권을 인정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는 내용의 기사입니다.
그런데 이 기사는 부정확한 용어로 국민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고 있는 기사입니다.
이 사건의 사실관계야 취재한 기자가 더 잘 알겠지만, 문제는 기자가 ‘고소’, ‘고소인’이라는 단어의 의미는 모르고 있다는 것입니다.
국어사전만 검색해 보아도 ‘고소’는 ‘범죄의 피해자 등 고소권자가 범죄 사실을 수사기관에 신고하여 그 수사와 범인의 기소를 요구하는 일’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당연히 ‘고소인’은 범죄 사실을 수사기관에 신고한 사람이 되겠지요.
그런데 이 사건은 무용협회가 무언가를 잘못했으니 처벌해달라고 수사기관에 신고를 한 것이 아니고, 무용협회에게 선거권을 인정해달라고 요구한 것입니다. 범죄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지요(무용협회가 아닌, 교수의 행동은 범죄가 될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아래에서 말씀드리겠습니다).
따라서 제자들의 명의를 도용해서 수사기관에 고소를 한 것이 아니라 법원에 소송을 제기(=제소)한 것입니다. 그리고 소송을 제기한 제자들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고소인’이 된 게 아니라 ‘원고’가 된 것입니다.
같은 이유로 무용협회는 ‘피고소인’이나 ‘피의자’가 아니라 ‘피고’가 되는 것이고요.
한편 수사기관에 고소를 하여도 피고소인에게 고소장을 송달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소송이 제기되면 원고의 소장을 피고에게 송달하고 답변을 요구합니다. 기사에 나온 ‘한국무용협회에 난데없이 소장이 날아왔습니다. 고소인은 얼마 전 신입 회원이 된 한 국립대 무용과 출신 학생들.’이라는 표현은 도무지 앞뒤가 맞지 않는 것입니다.
법률에 대해서 잘 모르는 국민들이 일상적인 대화를 하면서 위와 같이 잘못된 용어를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명색이 MBC 기자가 기사를 쓰면서 단어의 뜻도 모르고 기사를 작성했고 또 그 기사를 그대로 방송에 내보낸 점은 참 안타깝습니다.
한편 기사 말미에 한국무용협회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서 업무방해등의 혐의로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는 내용이 있는데요, 그럼 명의를 도용해서 소송을 제기했다는 기사의 내용이 사실이라면, 해당 교수는 무용협회가 아닌 명의를 도용당한 학생에 대해서는 어떤 책임을 질까요?
보통 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때에는 당연히 소송위임장을 제출합니다. 그리고 이 소송위임장은 사문서에 해당하므로 타인의 동의 없이 타인 명의의 사문서를 작성하는 것은 ‘사문서위조죄’가 되고, 이와 같이 위조된 사문서를 사용하는 것은 ‘위조사문서행사죄’가 됩니다(소송위임장 외에 법원에 제출되는 다른 서류들에 대해서도 같은 죄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교수가 변호사와 공모하여 소송위임장을 위조하여 행사한 경우 또는 변호사에게 거짓말을 하여 소송위임장을 작성하게 하여 소송을 제기하게 한 경우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 행사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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