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웠던 국가보안법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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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웠던 국가보안법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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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웠던 국가보안법 사건 

류동욱 변호사


국가보안법이라고 다들 한번 들었음직한 사건이 국선 사건으로 왔었습니다.

국선전담변호사가 아닌 일반국선변호사는 법원 전화를 받고 사건 배당을 거절했을 것입니다.

저는 좀 다르게 생각을 하였는데요.

국가보안법 사건을 제 변호사 생활 동안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과 국가보안법은 언젠가 폐지될 한시법이란 생각에 사건을 맡게 되었습니다.

기록은 일반 국가보안법 사건에 비해 많지는 않아서 A용지 4박스 분량 정도였습니다.

복사비만 약 10~15만 원 소요되었습니다(참고로 국선 사건에서 복사비를 별도로 지원해 주지 않고 있고, 다만 사건 종결 후 약간 증액을 해주는 정도입니다.)

공소장의 양만해도 상당했었습니다.

이 사건의 쟁점을 파악하는데만 상당한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하루에 잠깐씩 시간을 내서 기록을 보다보니 맥락이 잡히지 않아서, 금요일 저녁부터 야근을 해서 토요일 새벽 3시 퇴근 후 오전 11시부터 다시 일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정신을 차려보니 일요일 아침 7시....

그 다음부터는 법리검토를 시작해서 몇일간 고생을 많이 했었죠.

이 사건의 쟁점은 크게, 이적목적이 있었는지 여부, 이적목적물 여부입니다.

이적표현물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감정인들까지 증인으로 신문을 했었는데, 제 개인적 생각으로는 그 기준점이 없어보였습니다.

참고로 대법원에서 보는 이적표현물의 기준을 보시길 바랍니다. 두리뭉실하죠 ㅎㅎ

국가보안법상 이적표현물로 인정되기 위하여는 그 표현물의 내용이 국가보안법의 보호법익인 대한민국의 존립·안전과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위협하는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것이어야 하고, 표현물에 이와 같은 이적성이 있는지 여부는 표현물의 전체적인 내용뿐만 아니라, 그 작성의 동기는 물론 표현행위 자체의 태양 및 외부와의 관련사항, 표현행위 당시의 정황 등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결정하여야 한다

(출처 : 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2도539 판결 [국가보안법위반(찬양·고무등)·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위반] > 종합법률정보 판례)

제 개인적 견해에서는 특히 이적목적은 없어보였습니다.

왜냐하면 피고인은 사실 은둔형 외톨이였기 때문입니다.

피고인은 회사에서 산재 사고를 당한 후 자신의 집에서 혼자 생활하면서 사회 비판적 의식만 있었지 북한과 접촉을 하거나 북한을 절대적으로 찬양한다는 목적은 없어보였기 때문입니다.

이 사건 재판이 약 2년 넘게 진행이 되었는데,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이 사건과 유사한 은둔형 외톨이 사건을 무죄로 선고한 적도 있었습니다.

대법원의 이적목적 기준은 아래와 같습니다.

국가보안법 제7조 제5항에서의 목적은 제1항, 제3항 또는 제4항의 행위에 대한 적극적 의욕이나 확정적 인식까지는 필요 없고 미필적 인식으로 족하므로, 표현물의 내용이 객관적으로 보아 반국가단체인 북한의 대남선전, 선동 등의 활동에 동조하는 등의 이적성을 담고 있는 것임을 인식하고, 나아가 그와 같은 행위가 이적행위가 될지도 모른다는 미필적 인식이 있으면 구성요건은 충족되는 것이며, 객관적으로 반국가단체인 북한의 대남선전, 선동 등의 활동에 동조하는 등 이적성이 있는 내용이 담겨있는 표현물을 그와 같은 인식을 하면서도 이를 반포·판매·취득·소지 등의 행위를 하였다면 그 행위자에게는 이적행위가 될지도 모른다는 미필적 인식은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것이고, 따라서 오로지 학문적인 연구나 영리추구 및 호기심에 의한 것이라는 등의 그 이적목적이 없었다고 보여지는 자료가 나타나지 않는 한 초과주관적 위법요소인 그 이적목적의 요건은 충족된다고 보아야 한다.

(출처 : 대법원 1997. 10. 24. 선고 96도1327 판결 [국가보안법위반] > 종합법률정보 판례)

제 사건은 모두 유죄가 인정되었습니다.

많이 아쉬움이 남는 사건이었는데, 마지막 결심 공판 때는 공판검사, 지청 공안부장검사 및 인천 공안부부장 검사까지 출석을 해서 PPT로 최종의견을 밝히기도 하였습니다.

피고인과 같은 주장을 하는 사람의 의견을 사회적 담론을 통한 여론으로 해결할 수 있는 자유민주주의 국가 이념의 성숙성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순한 찬양, 고무 등을 형벌측면으로만 바라보는 것은 오히려 자유민주주의를 퇴색시키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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