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통전세, 남의 일인 줄 알았는데..”
부동산 경기가 침체기에 들어서면서 여기저기에서 '깡통 전세'가 나타나고 있다. '빌라왕'과 같은 조직적인 전세 사기 사건들도 연이어 드러나고 있다. 남의 일인 줄로만 알았던 깡통 전세가 내 일이 된다면, 아무리 똑똑한 사람이라도 눈 앞이 깜깜해질 수밖에 없다. 아무리 법을 잘 안다고 자신하는 법조인도 임대인으로부터 전세 기간 만기일까지 도저히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할 것 같다는 말을 처음 듣는 순간에는 극도의 스트레스로 공황 상태에 빠지게 될 것이다.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
우리에게는, 옛 성현들이 오랜 경험을 통한 깨달음으로 물려주신, “호랑이에게 물려가더라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물론 호랑이한테 물려갔을 때 정신을 차리면 더 고통스럽다는 우스갯소리도 있지만, 그래도 깡통전세를 만든 임대인은 못된 사람일 뿐 사람을 잡아먹는 호랑이는 아니니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전세금을 돌려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임대인이 임대차계약이 종료됐는데 전세금(임대차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 경우, 임차인은 전세금(임대차보증금)을 돌려받기 위해서 민사상 법적으로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임대차 관련 사건들은 임대인과 임차인들의 사정들이 저마다 다르기 때문에 한 가지 정답은 없다. 노파심에 구체적인 사건에 대한 최적의 대응 전략은 개별 법률 상담을 통해 맞춤형으로 수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단서를 달아둔다.]
아래에서는 통상적인 경우를 전제로 본다.
1. 임대차보증금 반환 독촉하기
(문자, 전화, 내용증명)
임차인은 임대인으로부터 임대차보증금을 반환받지 못한 경우에 직접 만나거나 휴대폰 전화나 문자 등 개인적인 연락 수단을 이용해 공인중개사나 임대인에게 임대차보증금을 돌려 달라고 독촉한다. 임대차기간이 만료되기 2개월 전까지 임대차보증금반환청구와 함께 임대차 계약을 종료한다는 의사표시를 명확하게 통보하면 묵시적 갱신과 관련한 분쟁을 예방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
독촉 방법으로 일반적인 통신망을 이용하는 것에 더하여 우체국을 통해 '내용증명'으로 독촉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추천한다. 우체국 내용증명은 그 자체로 집행권원과 같은 법적 효력은 없다. 하지만 내용증명은 누가 언제 누구에게 어떤 내용의 문서를 보냈는지 객관적으로 증명한다. 임대인에게 문자를 보낸 경우에는 임대인이 문자를 받지 못했거나 보지 못해서 몰랐다는 주장을 할 수도 있지만 임대인이 내용증명을 받았다면 이러한 주장을 할 수 없다. 한편, 임차인은 임대인에게 내용증명을 보내면서 임대차계약이 종료됐으니 당장 임대차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으면 앞으로 법적 절차로 나아갈 것이라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줄 수 있다.
2. 임차권등기명령 신청하기
임차인은 임대차가 종료되면 이사를 하기 전에 임차권등기명령신청이 필요한 사안인지 법적으로 검토해 이를 놓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전세보증금반환보증 이행청구를 하기 위해서도 임차권등기가 필요하다.
주택의 인도와 주민등록은 제3자에 대항할 수 있는 대항력의 취득요건이자 존속요건이다. 대항요건과 임대차계약서에 확정일자를 갖추는 것은 후순위권리자보다 우선해 보증금을 변제받을 수 있는 우선변제권의 요건이다. 그런데 임차인이 임대차보증금을 돌려받지 않은 채 이사를 가게 되면 종전에 취득했던 대항력 및 우선변제권이 상실된다.
임차인이 이사를 가더라도 대항력 및 우선변제권을 상실하지 않고 유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제도가 임차권등기명령제도이다. 임차인이 임대차보증금반환을 받기 전에 부득이하게 이사를 가야 하는 상황이라면 임차권등기명령제도를 활용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3. 임대인 재산 가압류하기
임대인이 임대차보증금반환소송이 오래 걸린다는 것을 악용해 재산을 빼돌릴 것으로 보이거나 임대차목적물의 매매가격이 임대차보증금보다 낮아서 해당 건물에 강제집행을 하더라도 임대차보증금을 회수할 수 없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임대인의 재산에 신속하게 가압류를 신청할 필요가 있다. 임대인의 다른 재산이 확인된다면 가압류를 하는 것을 진지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 임대차보증금반환소송에서 임차인이 승소한다고 하더라도 임대인에게 자력이 없다면 임대차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이다.
4. 지급명령 신청하기
임대차보증금반환소송으로 나아가기 전에 지급명령을 신청하는 방법도 있다. 지급명령이란 채권자의 일방적 신청이 있으면 채무자를 신문하지 않고 채무자에게 그 지급을 명하는 재판을 말한다. 임대인이 지급명령을 송달받은 날로부터 2주 이내에 이의를 신청하면 소송절차로 이행된다. 임대인이 임대차보증금반환채무에 대해 다투지 않고 지급명령을 받아들이면 신속하게 해결된다는 장점이 있지만, 임대인이 지급명령에 이의를 할 경우 어차피 소송을 해야 하기에 오히려 무용한 지급명령을 받느라 시간이 소비될 수 있다. 특히, 임대인이 잠적하거나 연락두절 상태로 지급명령을 송달받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에는 지급명령을 거치지 않는 편이 나을 수 있다.
5. 임대차보증금반환소송 제기하기
소송은 시간도 오래 걸리고 비용도 많이 들고 정신적인 소모가 매우 크지만, 임대인이 임차인의 독촉에 미동도 하지 않는다면, 임대차보증금반환소송을 제기해야 한다.
6. 강제집행하기
임차인은 소송을 통해 확정판결을 받으면 임대인 재산에 강제집행을 해 보증금을 회수할 수 있다.
‘깡통전세’의 진짜 문제는 여기에 있다. 부동산이 경매에 넘어가더라도 경매 낙찰가가 낮아서 전세보증금을 전부 돌려받지 못할 수 있다. 이 경우에 전세보증보험을 가입하였다면 큰 도움이 된다.
7. 전세보증금반환보증 이행청구하기
① 전세계약 해지 또는 종료 후 1월까지 정당한 사유 없이 전세보증금을 반환받지 못한 경우, 주택임차권등기명령을 마친 후 이행청구를 할 수 있다.
② 전세계약 기간 중 전세목적물에 대하여 경매 또는 공매가 실시되어, 배당 후 전세보증금을 반환받지 못하였을 경우, 배당표 등 전세보증금 미수령액을 증명하는 서류를 제출하여 이행청구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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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간다"
평온하던 나의 삶에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인지, 임대인의 잘못인데, 내 소유의 전세금, 내 소유의 임대차보증금을 돌려받기 위해 왜 내가 이토록 고난을 겪어야 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 가고 원통한 것이 당연하다. 임대차보증금을 돌려받는 쟁송 과정에서 '나 몰라라'하는 임대인의 답답한 태도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소중한 자산을 되찾기 위해서는 "끝까지 간다"는 마음으로 포기하지 말자.
위기의 순간,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현재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대응전략을 수립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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