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상속전문변호사 박정식변호사입니다.
1. 사인증여에 있어 유증의 철회에 관한 규정을 준용
사인증여에 있어 유증의 철회에 관한 규정을 준용하는 것은 방식에 흠결이 있는 유언을 사인증여로 보는 기존의 판례 취지에도 부합할 뿐만 아니라 유언의 방식에 엄격한 요건을 요구하는 우리 민법상의 유언제도와도 조화를 이루는 해석입니다.

2. 적법한 유언의 방식을 갖추지 못한 유언을 사인증여로 인정
(1) 판례는 법이 요구하는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적법한 방식을 갖추지 못한 유언의 경우 사인증여의 효력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즉, 판례는 유언자가 상속인들에게 작성·교부한 유언증서가 유언으로서의 법적 방식에 맞지 않아 무효라 할지라도, 그 증서에 자신이 사망하는 경우 특정한 재산을 위 상속인들에게 증여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고 이에 위 상속인들이 동의한 경우에는 유언자와 위 상속인들 사이에 유효한 사인증여계약이 성립하므로, 위 유언증서는 사인증여계약으로서 효력이 있다고 판시하여(제주지방법원 2008. 4. 23. 선고 2007가단22957 판결, 대법원 2005. 11. 25. 선고 2004두930 판결 참조), 유언의 방식에 흠결이 있는 경우에는 사인증여로서의 효력이 인정될 수 있음을 명시적으로 밝힌 바 있습니다.
(2) 따라서 사인증여의 철회가능성을 부정하게 된다면, 위 판례의 취지에 의할 경우 적법한 유언보다 부적법한 유언이 더 강한 보호를 받게 되는 불합리한 결과를 초래하게 됩니다.
즉, 사인증여의 철회가능성을 인정하지 않을 경우에는, 적법한 선행 유언은 후행 유언으로 얼마든지 철회할 수 있는 반면, 방식에 흠결이 있는 부적법한 유언(사인증여)은 후행 유언으로 철회할 수 없게 되어 오히려 엄격한 요건을 갖춘 적법한 유언보다 방식에 흠결이 있어 부적법한 유언(사인증여)이 더 강한 보호를 받게 되는 불합리한 결과가 발생하게 되는 것입니다.
(3) 또한 사인증여의 철회가능성을 부정하게 된다면, 선행 유언과 후행 유언이 충돌하는 문제가 발생했을 때 선행 유언에 의해 이익을 받게 되는 자는 얼마든지 선행 유언이 방식의 흠결을 이유로 사인증여임을 내세워 자신의 이익을 도모할 수 있게 됩니다. 즉, 선행 유언이 적법함을 주장하는 것보다 선행 유언이 부적법하여 사인증여의 효력을 갖게 되는 것이 더 강한 보호를 받게 되는 것입니다. 이는 유언자의 최종 의사를 존중하고 엄격한 방식을 요하는 우리 민법의 유언 제도의 본질에도 전혀 부합하지 않는 것입니다.
따라서 사인증여에 있어 유증의 철회에 관한 규정을 준용하는 것이 기존의 판례의 취지에도 부합할 뿐만 아니라 우리법의 유언 제도의 취지에도 부합하는 합리적인 해석이라 할 것입니다.

3. 일본, 프랑스의 경우 사인증여의 철회가능성 여부
(1) 일본 판례는 명시적으로 사인증여의 철회가능성을 인정하고 있고, 다른 여러 나라의 경우에도 사인증여의 철회가능성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경우 사인증여에 유증의 규정을 준용하여 우리 민법 제562조와 완전히 동일한 규정을 두고 있고, 일본 판례는 원칙적으로 사인증여에 있어 유증의 철회에 관한 규정을 준용하며 예외적으로 신의칙에 따라 그 철회가 제한될 수 있다는 취지의 판시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2) 프랑스의 경우 프랑스 민법 제1130조 제2항에서 ‘누구든지 상속에 관계되는 자의 동의가 있는 때에도 아직 개시되지 아니한 상속을 포기하거나 이러한 상속에 관한 약정을 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프랑스 민법 제893조는 ‘누구든지 이하에서 정하는 방식에 따라 생전증여 또는 유언에 의해서만 그 재산을 무상으로 처분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여 사인증여는 항상 철회가 가능하다는 로마법의 전통에서 출발하여 철회가 불가능한 증여와는 양립할 수 없는 것으로 보아 사인증여를 폐지하였으며,
(3) 이탈리아의 경우에도 이탈리아 민법 제458조에서 상속에 관한 처분을 하는 모든 계약을 무효로 하여 프랑스 민법을 따르고 있어 사인증여는 철회가 가능하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으며, 오스트리아 일반 민법도 사인증여를 철회 가능한 것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ABGB §§603, 956).
즉, 비교법적으로 살펴보아 대륙법계의 여러 나라의 민법을 살펴보더라도 최종 의사의 존중의 의미에서 사인증여의 철회가능성을 인정하고 있고, 특히 우리 민법과 동일한 조문을 가진 일본의 경우에는 판례가 명시적으로 사인증여의 철회가능성을 인정하고 있는 것입니다.
(4) 독일의 경우에는 사인증여와 관련하여, 독일 민법 제2301조 제1항은 ‘수증자가 증여자보다 오래 생존하는 것을 조건으로 사인증여 약속에는 사인처분에 관한 규정이 적용된다. 이러한 조건 하에서의 증여 방식으로 행하여지는 제780조 및 제781조에서 정하는 형태의 채무약속 또는 채무승인에도 동일한 적용이 있다’고 규정하고 제2항은 ‘증여자가 증여물을 급부함으로써 증여를 이행한 때에는 생존자들 간의 증여에 적용되는 규정이 적용된다.’고 규정하여, 사인증여의 철회가능성을 명문으로 규정하지는 않고 있으나, 이 역시 우리 민법과 같이 해석상 철회가능성을 인정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4. 사인증여에 있어 유증의 철회에 관한 규정의 준용을 긍정하는 학설
(1) 곽윤직 著 상속법 248면에 의하면, “유증은 유증자가 그 일부나 전부를 언제든지 임의로 철회할 수 있다. 일정한 경우에는 유증은 철회된 것으로 의제된다. 주의할 것은, 사인증여에는 유증의 규정이 준용되므로, 유언의 철회에 관한 규정도 준용된다. 다만, 사인증여는 특별한 방식을 필요로 하지 않으므로, 그 철회에도 방식은 요구되지 않으며, 언제든지 철회할 수 있다. 그 결과, 유증과 사인증여 사이에는, 다음과 같은 관계가 있게 된다. 시간적으로 후에 한 유언에 저촉하는 사인증여는, 그 저촉의 한도에서 효력을 잃는다. 한편, 전에 한 유증에 저촉하는 사인증여를 한 경우에는 그 저촉의 한도에서 유증을 철회한 것으로 된다.”라고 서술하여 준용을 긍정하고 있습니다.
(2) 또한 지원림 著 민법강의(제10판) 1410면에 의하면, “유증의 철회에 관한 규정(제1108조이하)이 준용될 수 있는지에 관하여 다툼이 있으나, 긍정할 것이다.”라고 하여 준용을 긍정하고, 송덕수 著 민법강의(제5판) 1395면에 의하면, “사인증여가 실질적으로 유증의 기능을 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준용을 허용하는 것이 타당하다.”라고 서술하여 역시 준용을 긍정하고 있으며, 이경희 著 가족법(제2전정판) 563면에 의하면, “유언의 저촉 등에 관한 규정(1109조) 등은 대체로 준용된다고 보아도 좋을 것이다”라고 서술하여 준용을 긍정하는 등 이외에도 다수의 민법학자들이 준용긍정설의 입장에 있습니다. 다만, 준용을 부정하는 학설도 있습니다.
(※ 박정식변호사가 운영하는 "상속분쟁의 해법" 홈페이지 자료실에는 위 자료와 관련된 자료가 많이 게시되어 있으므로 필요하신 분은 홈페이지 자료실을 직접 방문하시어 참고하시면 됩니다.)
대한변협 상속전문변호사 박정식 (변호사/공인회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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