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습니다. 안성준 변호사입니다.
최근 반가운 전화를 받았습니다. 억울한 성범죄 가해자 누명을 쓰고 급박하게 이루어진 경찰조사에 함께 임한 후 한달 만에 혐의점을 벗고 혐의없음 불기소처분을 받았다는 소식이었습니다.
2018년 1월부터 시작해서 우리 사회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킨 사건은 무엇이었을까요? 미투 운동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피해자의 입을 열고, 법의 귀를 열었던 미투 운동.. 유명 정치인, 연예인, 교수, 스포츠 코치 사회 각처에서 많은 분들이 연루가 되었죠. 우리는 많이 놀랐습니다.
미투 운동은 그 이면에 우리사회가 가지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점을 여실히 드러냈습니다. 장기간, 상습적으로 성범죄가 만연히 행해져왔던 우리 사회를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다, 라는 평가가 있습니다. 이러한 사회적 인식이 반영되었기 때문에 지난 성범죄 가해자는 무거운 처벌을 받아왔습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이러한 분위기에 편승해서 사실은 그러하지 않은데 성범죄 피해를 당했다고 거짓 신고하는 사례도 급증하였습니다. 이에 반영하는 것이 ‘성범죄 가해자 안되기 생존수칙’이라는, 웃어넘기지 못할 지침서도 나올 정도입니다.


법원 그리고 수사기관이 성범죄 사건에 있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어떻게 판단하고 있는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과연 피해자의 목소리가 곧바로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되는 것인지, 만일 성범죄 무고를 겪게 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성범죄의 유형과 성립요건
먼저 성범죄의 유형과 정의, 성립요건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강간죄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강간한 경우. 강제추행죄란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 대하여 추행을 한 경우 성립하는 범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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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강간죄는, 사람의 심신상실,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한 것. 주취가 대표적입니다. 쉽게 말해, 술에 취해 인사불성이 된 사람을 간음, 추행하였다는 것입니다. 특별법으로 아청법, 성폭법이 있어 성범죄를 가중처벌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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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의 기본 요소는 ‘폭행’, ‘협박’입니다. 여기서 폭행의 정도는 다른 범죄보다 그 정도가 높습니다. 피해자의 의사, 반항을 억압하는 유형력을 행사한 경우를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간혹 문의주신 분들 가운데,
전 상대를 때린 적은 없습니다.
법원은 기본적으로 성범죄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행위 자체, 신체적 접촉이 있을 거 아니에요. 그 접촉행위 자체를 폭행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러한 행위로 인해 상대방이 성적수치심이 일었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성범죄의 증거 관계
앞서 살펴본 성범죄의 성립요건과 관련하여, 법원은 피고인의 혐의 유무를 어떻게 판단하고 있을까요?
재판은 증거로 합니다. 증거에 의하여 피고인의 혐의가 합리적인 의심이 없을 정도의 증명이 이루어졌을 때, 유죄로 인정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증거에는 물증과 인증이 있습니다. 물증은 비교적 객관적으로 확인가능한 증거들을 의미합니다.
성범죄와 관련한 물증으로는, 현장 또는 인근 CCTV, 검출된 체액, 정액 등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한편, 인증은 대표적으로 진술증거입니다. 고소인, 즉 피해자의 진술이 대표적이겠죠. 당시 목격자가 있다면 목격자의 진술, 피해자로부터 피해사실을 전해들었다면 그 진술도 인증입니다(다만 피해자로부터 피해 사실을 들었다는 정황은 간접증거로 활용될 수 있지만, 피해자가 전한 진술 자체는 전문증거에 해당하므로 증거능력이 부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성범죄의 경우 내밀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둘 사이의 은밀한 영역에서 별다른 물증이나 다른 인증이 없는 상황이 많겠죠. 그렇다면, 피해자 진술이 유력한 증거가 됩니다.
그런데, 과연 피해자의 진술만으로 법원이 가해자를 유죄로 판단하는 것일까요? 법원의 판단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습니다. 물론, 한정적인 정보와 근거들을 가지고 판단하기 때문에 모든 실체적인 진실을 밝혀낸다고 볼 수 없을 수 있습니다만, 피해를 당했다는 주장만으로 곧바로 유죄로 판단하는 것은 아닙니다. 피해자 진술이 유일할 경우 피해자의 진술을 유죄 판단의 근거로 인정한 법원의 판단기준은 과연 무엇일까요?
피해자 진술이 유일한 증거일 경우 법원의 판단기준
피해자의 진술이 유일한 증거일 경우 이러한 증거의 신빙성과 증거 채택 기준에 관한 대법원 판례를 한번 보실까요. 피해자의 진술에만 터 잡아 범죄사실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그 진술의 진실성과 정확성에 거의 의심을 품을 만한 여지가 없을 정도로 높은 증명력이 요구된다는 점을 기준으로 삼고 있습니다. 그 기준은 피해자가 한 진술이 합리적이라고 볼 수 있는지, 일관성 · 객관적 상당성을 담보할 수 있는지, 그리고 피해자의 평소 인품, 성품 등 인격적인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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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말해서, 피해를 당한 사실이 있다. 그렇다면 피해 사실은 구체적일 것입니다. 그리고 일관적일 겁니다. 당시 상황에도 부합할 것입니다. 법원은 진술이 담긴 기록, 그리고 증인신문이 있을 때에는 법관 면전에서 증언이 있게 됩니다.
그런데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판단하는 데, 성인지감수성을 두고 논란이 있기도 합니다. 진술의 신빙성에 반하는 사정들이 있더라도 여러 가지 정황을 보고 판단을 해야한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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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가 일부 상황을 기억하지 못하거나 구체적으로 진술하지 못하더라도 그 피해 당시 정신적 충격을 받거나 기억을 지우고 싶을 정도로 소름끼치는 상황이었다면 이러한 상황을 감안해서 판단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한편, 성폭력 피해를 당한 사람이 할 수 있는 행동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이를테면, 피해 당시 피해자가 반항하지 않았다거나 바로 신고를 하지 않았던 사정, 오히려 성범죄 가해자에게 먼저 연락을 취한 사실이 있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곧바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전후 맥락, 종전 관계를 보고 세심히 판단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만, 이런 판단이, 여러 가치관에 따라 다를 수 있을 것입니다만, 분명한 사실은 법원은 유죄 판단을 하기 이전에 대부분 매우 고심하고 심사숙고한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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