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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 돈으로 조합장 형사소송 변호사비를 내면 횡령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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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 돈으로 조합장 형사소송 변호사비를 내면 횡령인가요 

김상훈 변호사

조합장이 배임이나 횡령 혐의로 고소·기소되자, 조합 집행부가 "조합장을 방어하는 것이 곧 조합을 지키는 일"이라며 조합 계좌에서 변호사 선임료를 지급하는 일이 적지 않습니다. 조합원 입장에서는 내 출자금과 분담금이 남의 형사재판에 쓰이는 것 같아 불안하고, 지출을 결정한 임원이나 돈을 받은 조합장 입장에서도 이것이 정당한 비용 처리인지 아니면 또 다른 범죄가 되는지 판단이 서지 않습니다. 이 문제는 변호사 비용이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사실만으로 결론이 나지 않고, 어떤 사건이었고 어떤 절차를 거쳐 지급했는지에 따라 갈립니다.

먼저 전체를 짚어보겠습니다: 조합 자금으로 낸 변호사비, 정당한 비용인지 횡령인지 가르는 세 가지 기준

조합의 돈은 조합원 전체의 재산이며 조합장 개인의 돈이 아닙니다. 조합장은 이를 조합의 목적과 규약에 맞게 관리할 의무만 가질 뿐이고, 개인적 용도로 쓰면 횡령죄(형법 제355조 제1항)가 문제 됩니다. 조합장이 조합 업무로 자금을 보관·집행하는 지위에 있으므로 실제로는 업무상횡령(형법 제356조)으로 의율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변호사비 지급이 횡령이 되는지는 크게 세 가지를 봅니다. 첫째, 그 형사사건이 조합 업무와 관련된 것인지 아니면 조합장 개인의 비위에 대한 것인지입니다. 둘째, 그 비용을 조합이 부담하도록 한 규약·정관·총회 결의 같은 근거와 절차가 있었는지입니다. 셋째, 금액과 지급 방식이 사회통념상 합리적인 범위인지입니다. 세 가지 중 하나라도 비어 있으면 횡령 혐의가 구체화될 수 있습니다.

여기에 한 가지 현실적인 문제가 겹칩니다. 조합장 형사사건은 대개 조합 내부 갈등에서 시작되기 때문에, 반대파 조합원이 변호사비 지급 사실을 알게 되면 이를 새로운 고소 사유로 삼는 경우가 흔합니다. 원래 사건보다 변호사비 지급 건이 더 큰 쟁점으로 번지기도 합니다.

법은 이렇게 판단합니다: 불법영득의사와 용도 제한, 조합 업무 관련성과 절차의 적법성

횡령죄가 성립하려면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사람이 그 재물을 불법영득의사로 처분해야 합니다. 불법영득의사란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위해 소유자(조합)의 허락 없이 그 재물을 자기 소유물처럼 처분하려는 의사입니다. 조합 입장에서 쓸 이유가 있는 돈이라면 이 의사가 부정되고, 조합과 무관하게 조합장 개인을 위해 쓴 돈이라면 인정됩니다.

법원은 법인이나 단체의 자금을 대표자의 형사사건 변호사비로 쓴 사안에서 이 불법영득의사를 이렇게 나누어 봅니다. 대표자 개인이 당사자가 된 민·형사사건의 변호사 비용은 원칙적으로 단체 비용으로 지출할 수 없습니다. 다만 대표자로서 단체를 위해 적법하게 행한 직무행위와 관련해 분쟁이 생겼고 단체의 이익을 위해 대응할 특별한 필요성이 있다면, 단체가 변호사비를 부담하더라도 횡령으로 보지 않습니다. 반면 사건이 대표자 개인의 사적 이익을 위한 행위(조합 자금 유용, 금품수수 등)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단체 자금으로 방어비용을 대는 것은 사실상 개인 채무를 조합에 떠넘기는 것이어서 횡령으로 평가될 위험이 큽니다. 특히 지급 당시에는 혐의 내용이 조합장 개인의 비리 의혹이었는데, 나중에 유죄가 확정된 경우에는 지급이 정당했다는 주장이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절차도 중요합니다. 조합장이 자기 사건의 변호사비를 스스로 결재해 지급했다면 이해충돌 구조 자체가 문제 됩니다. 반면 정관이나 규약에 임원의 소송비용 지원 근거가 있고, 이사회나 총회에서 사건 내용을 공개한 상태로 의결했다면 그 지급이 조합 의사에 따른 것이라는 점이 유리하게 작용합니다. 다만 총회 의결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항상 면책되는 것은 아니며, 의결의 내용이 조합의 목적 범위를 벗어났거나 조합원들에게 사건의 실체를 숨기고 얻은 의결이라면 효력이 다투어질 수 있습니다.

민사법 쪽 근거도 짚어둘 필요가 있습니다. 조합과 조합장의 관계는 위임에 준하는 관계여서, 위임사무를 처리하다가 과실 없이 입은 손해는 민법 제688조 제3항에 따라 조합에 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조합장이 직무를 하다 형사 고소를 당한 경우 변호사비가 이 손해에 해당하느냐가 쟁점이 되는데, 일반적으로는 무혐의·무죄 등으로 직무상 정당성이 확인된 뒤에 상환을 구하는 것이 안전한 경로입니다. 유죄로 끝난 사건에서는 "과실 없이"라는 요건을 충족하기 어렵습니다.

형량도 가볍지 않습니다. 업무상횡령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횡령액이 5억 원 이상이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에 따라 가중되는데, 변호사비 한 건은 대개 이 금액에 못 미치지만 여러 차례 나눠 지급했거나 복수 사건 비용을 합산하면 문제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또 재개발·재건축 조합처럼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상 조합 임원에게는 별도의 벌칙 규정과 공무원 의제 규정이 적용되는 유형도 있어, 조합의 종류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정리하면 판단 순서는 이렇습니다.

  • 사건의 성격 — 조합 업무 수행 중 일어난 일인가, 조합장 개인 비위인가

  • 지급 근거 — 정관·규약·총회 또는 이사회 결의가 있었는가, 결의 시 사건 내용이 공개되었는가

  • 결재 구조 — 조합장이 자기 사건 비용을 스스로 승인하지 않았는가

  • 금액과 방식 — 통상적인 수임료 수준이고 세금계산서·위임계약서 등 증빙이 있는가

  • 사건 결과 — 무혐의·무죄인지, 유죄가 확정되었는지(유죄라면 직무 정당성 주장이 약해집니다)

김상훈 변호사의 대응, 이렇게: 이미 지급했다면 지급 근거 자료 복원부터, 앞으로라면 절차를 갖추고 지급

상황에 따라 대응이 갈립니다.

  • 이미 변호사비를 지급했고 고소·조사를 받는 경우 — 가장 먼저 지급 근거를 복원합니다. 정관·규약, 이사회·총회 회의록과 의결 당시 자료, 위임계약서, 세금계산서와 이체 내역을 한 묶음으로 정리합니다. 조사 단계에서는 "개인 용도가 아니라 조합 업무 관련 사건이었고, 조합 의사에 따라 지급했다"는 점이 이 자료로 입증되어야 하므로, 진술보다 서류가 우선입니다.

  • 사건의 성격을 구체적으로 분리해 소명 — 변호사비가 대응한 사건이 조합 업무 처리 중 벌어진 일인지, 개인 이익 추구 의혹인지를 구분하고, 공소사실 중 조합에 이익이 되는 직무 행위였음을 보여줄 사정을 정리합니다. 조합 방어 목적이 인정되는 범위와 그렇지 않은 범위가 섞여 있다면 일부만 쟁점이 되도록 정리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 이해충돌 문제 정리 — 조합장이 스스로 결재했다면 이를 부인하기보다, 당시 이사회 등의 승인이 어떻게 있었는지, 감사의 검토가 있었는지를 확인합니다. 결재권자가 달랐다는 점이 자료로 남아 있는지가 결정적일 수 있습니다.

  • 문제 소지가 있어 보인다면 반환·정산을 검토 — 지급 근거가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조사나 기소 전에 조합과 협의해 정산하는 방안을 따져봅니다. 반환했다고 횡령죄가 소급해 없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불법영득의사를 다투고 양형에서 참작될 사정이 됩니다.

  • 앞으로 지급하려는 경우 — 정관에 근거가 있는지 확인하고, 사건 개요를 공개한 상태에서 이사회 또는 총회 결의를 받은 뒤, 조합장은 의결에서 빠지고 다른 임원이 집행하며, 무죄·무혐의가 확정되지 않으면 환수할 수 있다는 조건을 달아 지급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 조합원 입장이라면 — 장부와 회계 서류의 열람을 요구하고, 지급 내역과 결의 여부를 확인한 뒤 조합 차원의 환수 요구나 감사 요청, 필요하면 고소 여부를 판단합니다.

망설이는 사이, 시간은 불리해집니다: 지급 근거 자료가 흩어지기 전에 정리해야 하는 이유

조합 내부 갈등 속에서 임원이 교체되면 회의록과 증빙이 흩어지거나 접근이 어려워지기도 합니다. 지급 근거를 입증할 서류는 사건이 시작된 뒤에는 확보하기가 훨씬 어렵습니다.

조합 자금으로 변호사비를 냈거나 낼 예정이라면, 사건의 성격과 지급 근거, 결재 구조를 먼저 점검하고 고소·조사 단계에 맞는 대응 방향을 세워 보시기 바랍니다.

법률 문제는 초기 대응이 중요합니다. 도움이 필요하시면 언제든 김상훈 변호사에게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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