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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만 내고 판결 전에 취하해도 소송사기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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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만 내고 판결 전에 취하해도 소송사기인가요 

김상훈 변호사

상대방이 소장을 내놓고 보니 근거 없는 청구였다거나, 반대로 내가 감정이 앞서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소장을 냈다가 뒤늦게 후회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판결이 나오기 전에 소를 취하하면 없던 일이 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하기 쉽지만, 형사 책임은 민사소송의 취하와 별개로 따로 따져집니다. 소송사기는 법원을 속여 판결로 재산상 이익을 얻으려는 범죄이고, 그 시도가 시작된 시점부터 이미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먼저 전체를 짚어보겠습니다: 소송사기의 구조와 판결 전 취하가 갖는 의미

소송사기는 사기죄의 한 유형입니다. 일반 사기가 피해자를 직접 속여 재산을 받아내는 것이라면, 소송사기는 법원을 속여 승소 판결을 받고 그 판결로 상대방의 재산을 가져오거나 채무를 면하는 방식입니다. 속는 사람(법원)과 재산상 손해를 입는 사람(상대방)이 다르다는 점에서 이른바 삼각사기의 형태를 띱니다.

질문의 핵심은 "소장만 내고 판결 전에 취하했는데도 죄가 되느냐"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기수(범죄 완성)는 아니더라도 사기미수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판결이 확정돼야 상대방에게 실제 손해가 생기므로 기수 시점은 그 이후이지만, 허위 주장으로 소를 제기한 순간 이미 실행에 착수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소를 제기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처벌되는 것은 아닙니다. 청구한 내용이 허위라는 점을 알면서 냈는지, 즉 고의가 있었는지가 가장 먼저 가려집니다. 자신에게 권리가 있다고 믿고 낸 소송이 결국 패소하거나 취하로 끝났다고 해서 소송사기가 되지는 않습니다.

법은 이렇게 판단합니다: 실행의 착수 시기, 사기미수, 자의 취하와 중지범 여부

소송사기가 성립하려면 먼저 사기죄의 기본 요건을 갖춰야 합니다. 형법 제347조 제1항은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을 교부받거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경우를 처벌하며, 법정형은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그리고 형법 제352조는 사기죄의 미수범을 처벌한다고 정하고 있어, 결과가 발생하지 않았더라도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소송사기에서 법원의 판단 방식은 크게 세 갈래입니다.

  • 실행의 착수 시기 — 대법원은 소송사기의 실행 착수를 허위 사실을 기재한 소장을 법원에 제출한 때로 봅니다. 즉 판결 선고나 확정을 기다릴 필요가 없습니다. 소장 접수 시점부터 미수가 문제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 기수 시기 — 허위 주장이 받아들여져 승소 판결이 확정되면 그때 기수가 됩니다. 판결 전에 소를 취하했다면 이 단계까지 가지 못했으므로 기수는 아니고 미수에 머뭅니다.

  • 고의의 입증 — 허위임을 인식하고 소를 제기했는지가 관건입니다. 법원은 객관적 증거와 모순되는 주장을 했는지, 위조한 서류를 냈는지, 청구 근거가 되는 사실이 존재할 가능성이 전혀 없었는지, 소 제기 전후의 행동이 어땠는지를 종합합니다. 채권이 있다고 믿을 만한 사정이 있었다면 고의가 부정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판결 전에 스스로 취하한 사정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요. 형법 제26조는 범인이 자의로 실행에 착수한 행위를 중지하거나 그 행위로 인한 결과의 발생을 방지한 때에는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한다고 정합니다(중지범). 소 취하가 오직 자신의 의사로 이루어졌다면 중지범으로 감경이나 면제 가능성이 열립니다. 반대로 상대방이 위조 사실을 밝혀내 승소가 어려워지자 어쩔 수 없이 취하한 경우는 자의가 아닌 장애미수로 평가되기 쉽고, 이때는 형법 제25조에 따라 형을 감경할 수 있을 뿐 면제는 아닙니다. 어느 쪽인지는 취하 시점과 동기, 취하 직전의 소송 진행 경과로 가려집니다.

취하의 민사상 효과도 구별해야 합니다. 민사소송법 제266조에 따라 소는 판결이 확정되기 전까지 취하할 수 있고, 상대방이 본안에 관해 준비서면을 제출하거나 변론 또는 변론준비기일에서 진술한 뒤에는 상대방의 동의가 필요합니다. 취하되면 제267조 제1항에 따라 소송은 처음부터 계속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지만, 이는 민사소송이 없던 것으로 된다는 의미일 뿐 이미 이루어진 기망 행위가 형사상 사라진다는 뜻은 아닙니다.

소송사기에는 흔히 다른 범죄가 함께 따라붙습니다. 증거로 낸 계약서나 차용증을 꾸몄다면 사문서위조·행사가, 법정에서 허위로 증언하게 했다면 위증교사가 문제될 수 있고, 이들은 소 취하와 상관없이 독립적으로 성립합니다. 소 제기 자체는 미수로 끝났어도 위조 증거를 제출한 사실만으로 별도의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실상 소송사기 사건에서 더 무거운 쟁점이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현실의 사건 양상으로 보면, 판결 전 취하는 다음과 같이 평가됩니다.

  • 정말 있다고 믿은 채권으로 소를 냈다가 사정이 바뀌어 취하한 경우 — 고의 자체가 없어 불송치 또는 무혐의 가능성이 높습니다.

  • 허위임을 알고 소를 냈다가 스스로 마음을 바꿔 취하한 경우 — 사기미수가 성립하더라도 중지범 여부와 양형에서 크게 유리하게 고려됩니다.

  • 허위 증거가 들통나 승소가 어려워지자 취하한 경우 — 장애미수로서 감경 가능성은 있어도 처벌을 피하기는 어렵습니다.

김상훈 변호사의 대응, 이렇게: 입장별 대응 순서와 준비할 자료

입장에 따라 준비할 내용이 달라집니다. 소송사기 혐의를 받는 쪽과 소송사기를 당할 뻔한 쪽을 나누어 정리합니다.

  • 혐의를 받는 경우: 소 제기 당시 근거 자료 정리 — 청구의 바탕이 된 계약서·입금 내역·메시지·녹취 등 소를 낼 때 가지고 있던 자료를 먼저 정리해야 합니다. 권리가 있다고 믿을 만한 객관적 근거가 있었음을 보여줄수록 고의 부정에 유리합니다. 사후에 만든 자료나 앞뒤가 맞지 않는 설명은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합니다.

  • 취하 경위와 시점 소명 — 취하서를 낸 날짜, 상대방 동의 여부, 취하에 이른 이유를 정리합니다. 스스로 판단을 바꾼 것인지, 위조 증거가 문제돼 몰린 것인지에 따라 중지범과 장애미수가 갈리므로 취하 직전 서면 제출 내역과 연락 기록이 중요합니다.

  • 수사 단계 진술은 일관되게 — 고소 후 경찰 조사에서 한 진술은 이후 모든 판단의 기준이 됩니다. 기억이 불확실한 부분을 단정적으로 말하거나, 소송 서면과 다른 설명을 하면 고의를 인정하는 근거로 쓰일 수 있어 조사 전에 자료와 진술 방향을 먼저 맞춰야 합니다.

  • 상대방이 되는 경우: 허위성 입증 자료 확보 — 소장 내용과 객관적 사실이 어긋나는 지점을 계약서 원본, 거래 내역, 이전 대화 기록으로 확보합니다. 취하됐더라도 소장과 증거는 법원 기록으로 남으므로 사건기록 열람·복사로 어떤 주장과 증거가 제출됐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 고소 여부와 시기 판단 — 위조된 증거가 있거나 반복된 소 제기가 있다면 사기미수와 사문서위조 등으로 고소할 수 있습니다. 소송비용 확정 신청 등 민사적 구제도 함께 검토해 형사와 민사를 나란히 설계합니다.

망설이는 사이, 시간은 불리해집니다: 취하만으로 끝났다고 보기 어려운 이유

소를 취하했다고 해서 형사 문제가 정리됐다고 안심하면 안 됩니다. 취하 사실은 정상 참작 사유가 될 수는 있어도 이미 이루어진 기망 행위를 지우지는 못합니다. 고소가 접수되기 전이든 후든 수사 초기에 어떤 자료로 어떻게 설명하느냐가 결과를 가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소송사기 혐의로 걱정이 되시거나, 상대방이 허위 소송을 냈다가 취하해 대응 방향이 고민되신다면 기록과 경과를 정리해 현재 단계에서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먼저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법률 문제는 초기 대응이 중요합니다. 도움이 필요하시면 언제든 김상훈 변호사에게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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