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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한도를 넘겨 빌려준 저축은행 직원도 배임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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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한도를 넘겨 빌려준 저축은행 직원도 배임인가요 

김상훈 변호사

저축은행에서 여신 업무를 맡고 있는데, 감사나 금융감독원 검사에서 "동일인 대출한도를 넘겨 취급했다"는 지적을 받고 나서 수사기관의 연락까지 받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대출을 받아 간 사람이 이자를 갚지 못하거나 연체가 시작되면, 그 대출을 결재하고 실행한 직원은 한순간에 "회사에 손해를 끼친 사람"으로 지목됩니다. 본인은 규정상 절차를 거쳤고 사익을 취한 적도 없다고 생각하는데, 한도를 넘겼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배임이라는 말까지 나오니 막막하기만 합니다.

먼저 전체를 짚어보겠습니다: 한도 초과 대출, 행정 제재와 형사 배임은 별개의 문제

먼저 구분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저축은행이 개별차주나 동일차주에게 해줄 수 있는 신용공여의 한도는 상호저축은행법 제12조가 정하고 있습니다. 개별차주는 자기자본의 100분의 20 이내, 동일차주는 100분의 25 이내에서 대통령령이 정한 한도를 넘길 수 없습니다. 이 한도를 어긴 것은 법 위반이고, 형사처벌 조항도 따로 있습니다(제39조 제5항 제6호,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

그런데 한도 위반이 곧바로 배임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배임죄는 한도를 넘겼는지가 아니라 임무에 위배하여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에게 취득하게 하고, 그로 인해 본인(저축은행)에게 손해를 가했는지를 따지는 죄입니다. 즉 한도 초과는 임무위배를 뒷받침하는 하나의 사정일 뿐이고, 담보와 상환능력을 제대로 살폈는지, 회수 가능성이 있었는지 같은 실질이 함께 판단됩니다.

실무에서는 이 두 문제가 한꺼번에 묶여 수사가 시작됩니다. 한도를 넘긴 대출이 부실화되면 감독기관의 제재 절차와 형사 고발이 동시에 움직이기 때문에, 어느 쪽 책임이 어디까지인지를 처음부터 나누어 보는 것이 방어의 출발점입니다.

법은 이렇게 판단합니다: 임무위배의 기준, 손해의 범위, 특경법 5억 원·50억 원 가중

대출 직원에게 적용되는 죄명은 대개 업무상배임(형법 제356조, 제355조 제2항)입니다. 법정형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성립 요건은 네 가지로 나뉩니다. 업무상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 임무에 위배되는 행위, 본인에게 재산상 손해 발생(위험 포함), 그리고 이를 인식한 고의입니다. 대출 사건에서 실제로 다투어지는 부분은 두 번째와 네 번째입니다.

첫째, 임무위배 여부입니다. 대법원은 금융기관 직원이 대출을 하면서 채권 회수를 확실히 하기 위해 충분한 담보를 확보하는 등 상당하고 합리적인 조치를 하지 않은 채 만연히 대출해 준 경우에는 배임의 고의를 인정할 수 있다고 봅니다(대법원 2006. 4. 27. 선고 2004도1130 판결). 한도 초과 사실은 "내부 규정과 법령이 정한 안전장치를 넘었다"는 점에서 임무위배를 뒷받침하는 사정으로 쓰입니다. 반대로 한도를 넘겼더라도 담보가 충분했고 심사 자료가 갖춰져 있었다면 임무위배와 손해 인식을 부정하는 방향의 사정이 됩니다.

둘째, 손해의 범위입니다. 배임죄의 재산상 손해에는 현실적으로 돈을 잃은 경우뿐 아니라 손해 발생의 위험을 초래한 경우도 포함되고, 사후에 피해가 회복되더라도 이미 성립한 죄에는 영향이 없다는 것이 대법원의 입장입니다(대법원 2010. 9. 9. 선고 2010도5972 판결). 앞의 2004도1130 판결은 담보가치가 부족한 대출처럼 회수가 위험해진 경우 담보물 가치를 초과한 금액이나 실제 회수 불능액만이 아니라 손해 위험이 있는 대출금 전액을 손해액으로 본다는 취지도 담고 있습니다. 그래서 "나중에 다 갚았다"는 사정만으로 죄가 사라지지는 않지만, 담보가 충분해 실제 회수에 위험이 없었다는 점은 손해 자체를 다투는 핵심 사정입니다.

셋째, 경영판단의 한계입니다. 금융기관의 대출 결정이 경영판단으로 허용되는 재량 범위에 있는지는 대출의 조건과 내용, 규모, 변제계획, 담보의 유무와 내용, 채무자의 재무상태를 종합해서 봅니다. 민사 사건이지만 대법원 2006. 6. 16. 선고 2005다31194 판결은 의사결정 과정과 내용이 현저히 불합리하면 재량의 범위를 벗어난다고 보았습니다. 형사에서는 여기에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다는 인식"이 더해져야 하므로, 심사 과정에서 어떤 자료를 보고 무엇을 근거로 승인했는지가 곧 고의 판단의 자료가 됩니다.

형량은 이득액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에 따라 배임으로 취득하게 한 이익이 일정 금액 이상이면 가중처벌됩니다.

  • 이득액 5억 원 미만 — 형법상 업무상배임(10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 벌금)

  • 이득액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 — 3년 이상의 유기징역

  • 이득액 50억 원 이상 —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

저축은행 대출은 한 건의 금액이 크기 때문에 한도 초과 대출이 수억 원 단위에 걸리는 일이 흔하고, 이 경우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이 법정형이 되어 징역 3년을 넘겨 선고되면 집행유예를 받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이득액이 얼마로 산정되는지가 사건의 결과를 좌우합니다. 부실대출로 업무상배임이 성립하면 판례는 담보로 회수 가능한 부분을 뺀 금액이 아니라 손해 위험이 있는 대출금 전액을 손해액으로 보므로, 담보와 회수 가능성은 손해 위험 자체를 다투는 사정으로 써야 합니다. 또한 같은 법 제14조에 따라 유죄가 확정되면 금융회사 등에 대한 취업제한(징역형 집행 종료 후 5년 등)도 따라붙습니다.

한 가지 더 짚어야 할 조항이 있습니다. 상호저축은행법 제39조 제2항 제2호는 저축은행의 임원, 지배인 및 영업의 특정 사항을 위임받은 사용인이 업무에 위배한 행위로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에게 취득하게 해 저축은행에 손해를 입힌 경우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상 1억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수사기관이 형법상 배임과 이 조항을 어떻게 연결하느냐에 따라 적용 법조와 형의 범위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또 같은 법 제37조는 대주주나 임직원 본인, 그 친족 등에 대한 신용공여를 금지하므로, 한도 초과 대출의 상대방이 이런 관계에 있다면 쟁점이 한 층 더 무거워집니다.

김상훈 변호사의 대응, 이렇게: 심사 기록 복원부터 이득액 다툼까지 다섯 단계

한도 초과 대출로 조사를 받는 직원에게는 다음 순서로 대응합니다.

  • 대출 심사 기록 전체를 먼저 복원 — 여신 신청서, 신용평가·상환능력 심사서, 담보 감정평가서, 심사위원회·결재 라인 기록, 한도 산정 내역을 확보합니다. 진술보다 먼저 서류로 "그 시점에 무엇을 알고 있었고 어떤 근거로 승인했는지"를 고정해야 하며, 조사 전에 이 정리를 마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 한도 초과가 누구의 판단에서 비롯됐는지 분리 — 한도 계산은 자기자본 변동, 동일차주 합산(계열 포함) 범위, 예외 사유(법 제12조 제4항)에 따라 달라지고, 실무자 한 명이 알 수 없는 영역도 많습니다. 동일차주 판단이 담당 부서나 상급자의 소관이었는지, 전산에서 걸러지지 않았는지를 따져 개인의 인식 범위를 한정합니다.

  • 담보와 회수 가능성 자료로 손해 다툼 — 담보 감정가, 선순위 채권, 경매 시 예상 회수액, 실제 회수된 금액을 정리해 손해 발생의 위험이 없었거나 크지 않았다는 점을 구체적 수치로 보입니다. 손해 위험이 부정되는 대출을 빼고 남은 이득액이 5억 원 아래로 내려가는지가 특경법 적용 여부를 가르기 때문에 이 단계가 형량에 직접 연결됩니다.

  • 고의 부인 및 사익 취득 여부 정리 — 대출 상대방과의 사적 관계, 금품 수수, 실적 압박이나 상급자 지시 여부를 확인합니다. 사익을 취득하지 않았고 상급자의 결재와 조직의 관행 속에서 이루어진 일이라면,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다는 인식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주장이 가능합니다. 반대로 불리한 사정이 있다면 진술 방향을 신중히 정해야 합니다.

  • 피해 회복과 양형 자료 준비 — 유죄 가능성이 있는 사안이라면 변제·회수 협조, 담보 추가 설정 등 피해 회복 노력을 입증하고 반성 및 재범 방지 자료를 갖춥니다. 특경법 가중 구간 중 이득액 50억 원 이상은 법정형 하한이 5년이어서 감경 사유가 있어야 집행유예를 선고받을 수 있습니다.

망설이는 사이, 시간은 불리해집니다: 조사 전 기록 정리가 방어의 절반입니다

한도를 넘긴 대출이라는 사실은 이미 서류에 남아 있지만, 그것이 배임이 되는지는 심사 과정과 담보, 인식의 문제로 달라집니다. 조사 초기에 이루어진 진술은 이후 번복하기 어렵고, 시간이 지날수록 전산 기록과 관련자 기억이 흐려져 직원에게 불리해지기 쉽습니다.

대출한도 초과 문제로 감사 지적이나 수사기관의 연락을 받으셨다면, 진술하시기 전에 심사 기록과 담보 현황부터 정리해 보시고 대응 방향을 검토해 보시기 바랍니다.

법률 문제는 초기 대응이 중요합니다. 도움이 필요하시면 언제든 김상훈 변호사에게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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