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저당 잡힌 땅을 산 제3취득자, 채무자가 회생·면책을 받아도 근저당이 남는 이유 | 회생/파산 | 로톡
근저당 잡힌 땅을 산 제3취득자, 채무자가 회생·면책을 받아도 근저당이 남는 이유
법률가이드
회생/파산소송/집행절차

근저당 잡힌 땅을 산 제3취득자, 채무자가 회생·면책을 받아도 근저당이 남는 이유 

강대현 변호사

근저당이 설정된 땅을 사서 소유권이전등기까지 마쳤는데, 몇 해 뒤 전 소유자(채무자)가 회생이나 파산 절차에 들어갔다는 소식을 듣는 경우가 있습니다. 채무자가 법원에서 빚을 크게 줄이거나 면책을 받았다면 내 땅에 걸린 근저당도 같이 정리되겠지 하고 기대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회생과 면책이 줄여주는 것은 채무자 개인의 변제 책임이고, 제3취득자가 가진 땅에 설정된 근저당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이 글에서는 왜 채무자가 빚을 줄여도 근저당이 그대로 남는지, 그 상태에서 제3취득자가 어떤 권리를 쓸 수 있는지 법조문을 따라 정리해 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제3취득자의 지위 — 근저당이 붙은 채로 소유권만 넘어온 사람

저당권은 물건 자체에 붙는 물권이어서, 소유자가 바뀌어도 등기가 남아 있는 한 새 소유자의 땅을 따라갑니다. 민법 제363조 제1항은 저당권자가 채권의 변제를 받기 위해 저당물의 경매를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하고, 이 경매는 현재 소유자가 누구인지와 관계없이 진행됩니다. 즉 땅을 산 사람은 채무자가 아니면서도, 그 땅이 경매로 넘어가면 소유권을 잃을 수 있는 자리에 서게 됩니다. 이런 사람을 법에서는 저당부동산의 제3취득자라고 부릅니다.

근저당이라면 사정이 한 겹 더 있습니다. 민법 제357조 제1항에 따라 근저당은 채무의 최고액만 정해 두고 실제 채무액의 확정을 뒤로 미룰 수 있고, 확정될 때까지의 채무 소멸이나 이전은 저당권에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등기부에 적힌 채권최고액은 이자까지 포함한 담보 한도(같은 조 제2항)이므로, 제3취득자가 실제로 부담할 수 있는 위험의 상한은 이 금액이 됩니다. 반대로 말하면 채무자의 실제 채무가 얼마인지, 회생에서 얼마로 줄었는지는 등기부만 봐서는 알 수 없고 별도로 확인해야 합니다.

근저당은 땅에 붙는 권리라서, 소유자가 바뀌어도 등기가 지워지기 전까지는 새 소유자의 땅을 따라간다.

회생·면책이 지우는 것 — 채무자의 '책임'이지 '근저당'이 아니다

채무자회생법은 절차마다 채무자를 빚에서 벗어나게 하는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법인이나 개인사업자의 회생절차에서는 제251조에 따라 회생계획 인가 결정이 나면 인정된 권리를 제외한 회생채권과 회생담보권에 대해 채무자가 책임을 면합니다. 파산절차의 면책은 제566조, 개인회생의 면책은 제625조 제2항이 정하며, 면책을 받은 채무자는 배당이나 변제계획에 따라 갚은 부분을 제외한 채무의 책임이 면제됩니다.

여기서 면제되는 것은 어디까지나 채무자가 채권자에게 돈을 갚아야 할 인적 책임입니다. 채권자가 저당권이라는 물적 담보를 따로 가지고 있다면, 담보로 잡힌 재산이 누구 소유냐에 따라 결과가 갈립니다. 채무자 자신의 재산에 설정된 담보권은 회생절차에서는 회생담보권으로 취급되어 회생계획에 따라 조정되고(제141조 제1항), 파산·개인회생에서는 별제권으로 절차 밖에서 실행할 수 있습니다(제411조, 제586조). 그런데 제3취득자의 땅은 이미 채무자의 재산을 떠난 땅이라 이 규정들이 정리해 주는 대상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남이 제공한 담보는 영향이 없다 — 제250조 제2항, 제567조, 제625조 제3항

세 절차 모두 같은 취지의 조항을 두고 있습니다. 회생에서는 제250조 제2항 제2호가 회생계획이 채무자 외의 자가 회생채권자나 회생담보권자를 위해 제공한 담보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정합니다. 파산에서는 제567조가 면책은 보증인 등에 대한 권리와 파산채권자를 위해 제공한 담보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하고, 개인회생에서는 제625조 제3항이 같은 내용을 정합니다.

이 조항들은 보증인과 물상보증인을 염두에 둔 것이지만, 실제로는 채무자가 근저당이 붙은 땅을 판 경우에도 같은 논리가 적용됩니다. 땅을 팔아 넘긴 시점부터 그 땅은 채무자의 재산이 아니고, 이후 회생절차가 열려도 제251조가 소멸시키는 '채무자의 재산상에 있던 담보권'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채권자 입장에서 보면 채무자 본인에게서는 변제를 덜 받더라도, 제3취득자의 땅에서 담보권을 실행해 채권최고액 범위에서 변제받을 길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 회생절차 — 제251조는 채무자의 책임과 채무자 재산상의 담보권만 정리함. 제3취득자의 땅은 대상 밖.

  • 파산절차 — 제566조의 면책은 채무자의 책임 면제일 뿐 제567조에 따라 담보에는 영향 없음.

  • 개인회생 — 제625조 제2항은 채무자 책임 면제, 제3항은 타인이 제공한 담보에 영향 없음.

  • 세 경우 모두 채권자는 제3취득자의 땅을 상대로 근저당을 실행할 수 있는 상태가 유지됨.

절차 중지는 채무자의 재산에만 미친다 — 제3취득자의 땅은 경매가 계속된다

회생절차가 개시되면 제58조에 따라 회생담보권에 기한 강제집행 등이 금지되고, 이미 진행 중이던 집행도 중지됩니다. 그러나 조문은 채무자의 재산에 대하여 이미 행한 집행을 중지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제58조 제2항 제2호). 개인회생에서 법원이 내릴 수 있는 중지명령도 제593조 제1항 제3호에서 채무자의 업무 및 재산에 대한 담보권 실행 경매를 대상으로 합니다.

그래서 채무자가 회생을 신청했다는 사정만으로 제3취득자의 땅에 걸린 임의경매가 멈추지는 않습니다. 근저당권자가 경매를 신청하면 소유자인 제3취득자에게 경매개시결정이 송달되고, 제3취득자는 소유자로서 경매 절차에 참여하게 됩니다. 채무자 회생 소식을 듣고 시간을 벌 수 있다고 안심하다가 어느 날 경매 통지서를 받는 상황이 이 지점에서 벌어집니다. 채무자가 회생 중이라고 해서 내 땅 경매가 중지되지 않는다는 점을 먼저 인식해야 합니다.

제3취득자가 쓸 수 있는 수단 — 변제와 말소 청구, 경매 참여

제3취득자에게 법이 마련해 둔 대표적인 수단은 민법 제364조입니다. 저당부동산에 대해 소유권을 취득한 제3자는 저당권자에게 그 부동산으로 담보된 채권을 변제하고 저당권의 소멸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근저당의 경우 실무에서는 채권최고액까지만 변제하면 근저당 말소를 청구할 수 있다고 이해되어 왔고, 채무자의 실제 채무가 최고액을 넘어도 땅을 지키기 위한 비용은 최고액으로 한정됩니다. 변제를 하려면 근저당권자와 협의해 현재 피담보채권액과 최고액 사이에서 실제 변제할 금액을 확인하고, 말소등기에 필요한 서류를 함께 받아야 합니다.

변제에는 두 가지 근거가 겹칩니다. 민법 제469조 제1항은 제3자도 채무를 변제할 수 있다고 하고, 제3취득자는 이해관계 있는 제3자이므로 채무자의 의사에 반해서도 변제할 수 있습니다(같은 조 제2항 반대해석). 또한 이미 경매가 진행되었다면 제363조 제2항에 따라 저당물의 소유권을 취득한 제3자도 경매인이 될 수 있어서, 경매 절차에서 직접 매수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변제와 경매 매수 중 무엇이 유리한지는 최고액, 시세, 선순위 권리를 비교해 판단합니다.

변제한 뒤의 회수 — 변제자대위와 구상, 매도인에 대한 담보책임

제3취득자가 자기 돈으로 채무를 갚으면, 그 돈은 결국 채무자가 갚아야 했을 몫입니다. 민법 제481조는 변제할 정당한 이익이 있는 사람이 변제하면 당연히 채권자를 대위한다고 정하고, 제482조 제1항은 대위한 사람이 자기의 구상권 범위에서 채권과 그 담보에 관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제3취득자는 이 규정으로 채무자에게 구상할 수 있지만, 채무자가 회생이나 파산 중이라면 그 구상권 역시 회생채권이나 파산채권으로 다뤄져 실제 회수 가능성은 낮아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매매계약의 내용이 중요합니다. 매매대금에서 근저당 피담보채무를 공제하고 매수인이 인수하는 조건이었다면, 이미 가격에 반영된 비용을 지출한 것이어서 별도로 구상할 일이 줄어듭니다. 반대로 근저당을 매도인이 말소해 주기로 했는데 지키지 않았다면, 민법 제576조가 정하는 매도인의 담보책임에 따라 저당권 행사로 소유권을 잃은 매수인은 계약을 해제하고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매도인이 회생 중이라 해도 이 청구권이 있다는 점은 달라지지 않지만, 그 회수 가능성은 별개로 따져야 합니다.

채무 자체가 사라졌다면 — 부종성과 소멸시효의 원용

근저당이 남는다는 원칙에도 예외가 있습니다. 민법 제369조는 저당권으로 담보한 채권이 시효의 완성 그 밖의 사유로 소멸하면 저당권도 소멸한다고 정합니다. 이를 저당권의 부종성이라고 하며, 채무자가 면책을 받은 것과 채권 자체가 소멸한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면책은 책임이 면제되는 것일 뿐 담보 채권이 곧바로 소멸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 앞서 본 제250조 제2항 등의 전제입니다.

반면 피담보채권이 상사채권 5년 또는 민사채권 10년의 소멸시효를 채운 경우라면 사정이 다릅니다. 제3취득자도 자기 땅의 근저당 소멸이 걸린 만큼 시효 이익을 직접 받는 지위에 있어, 판례는 저당부동산의 제3취득자가 피담보채권의 시효소멸을 주장할 수 있다고 봅니다. 다만 채무자가 중간에 채무를 승인했거나 재판상 청구가 있었다면 시효가 중단되므로, 경매 신청·지급명령·회생절차 참가 등 이력을 확인해야 합니다. 시효 완성 주장은 근저당 말소등기청구소송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고, 기간 계산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채무자의 면책과 채권의 소멸은 다르다 — 근저당이 사라지려면 피담보채권이 시효 등으로 소멸하거나 제3취득자가 변제하고 말소를 받아야 한다.

매수 전과 매수 후 점검 — 실무에서 놓치기 쉬운 지점

근저당이 붙은 땅을 사려는 단계라면 등기부 을구의 채권최고액과 채권자부터 확인합니다. 최고액이 매매대금에 비해 큰지, 채권자가 금융기관인지 개인인지에 따라 협상 방식이 달라집니다. 또한 매도인에 대해 회생이나 파산 절차가 진행 중이거나 곧 신청될 가능성이 있는지는 법원 공고와 사건 검색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매도인이 곤경에 처한 시점에 거래하는 경우, 이후 부인권 행사로 매매 자체가 다투어질 수 있으므로 매매대금이 적정했는지, 대금이 어디로 갔는지 자료를 남겨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 잔금일에 매매대금에서 근저당 피담보채무를 직접 채권자에게 변제하고 말소등기 서류를 받는 방식으로 진행.

  • 잔금 전에 채권자로부터 현재 채무 잔액 확인서를 받아 최고액과 실제 채무액을 구분.

  • 이미 매수한 뒤라면 경매개시결정 송달 여부와 채무자의 회생·파산 진행 상황을 동시에 점검.

  • 변제를 한다면 영수증과 말소 서류를 함께 확보하고, 구상 근거(매매계약서, 인수 약정)를 정리.

자주 묻는 질문

Q. 채무자가 개인회생으로 빚을 대폭 줄였는데, 제 땅의 근저당도 같이 줄어드나요?

A. 줄지 않습니다. 개인회생의 면책은 채무자의 책임을 면제하는 것이고, 제625조 제3항에 따라 채권자를 위해 제공된 담보에는 영향이 없습니다. 근저당권자는 변함없이 채권최고액 범위에서 제3취득자의 땅을 대상으로 경매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Q. 채무자가 회생절차 중이면 제 땅에 대한 경매도 멈추나요?

A. 제58조의 중지는 채무자의 재산에 대한 집행에 한정되어, 소유자가 이미 제3취득자인 땅의 경매는 중지 대상이 아닙니다. 개인회생 중지명령도 채무자의 업무 및 재산에 대한 담보권 실행을 대상으로 합니다. 따라서 경매개시결정이 오면 별도로 대응해야 합니다.

Q. 근저당을 없애려면 얼마를 갚아야 하나요?

A. 민법 제364조에 따라 담보된 채권을 변제하고 소멸을 청구하는 방식인데, 근저당은 실무상 채권최고액을 한도로 변제하면 말소를 청구할 수 있다고 이해됩니다. 실제 채무가 최고액보다 적다면 그 금액만 갚아도 됩니다. 정확한 금액은 근저당권자에게 잔액 확인서를 받아 정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Q. 제가 대신 갚은 돈은 채무자에게 받을 수 있나요?

A. 제481조의 변제자대위와 구상권으로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채무자가 회생이나 파산 중이라면 회생채권 또는 파산채권으로 다뤄져 전액 회수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매매계약에서 근저당을 매도인이 말소하기로 했다면 제576조의 담보책임 청구도 함께 검토합니다.

Q. 채무자가 면책을 받았으니 근저당 채권은 소멸한 것 아닌가요?

A. 면책은 책임의 면제이지 담보 채권의 소멸과 같지 않습니다. 근저당이 소멸하려면 민법 제369조에 따라 피담보채권이 시효 등으로 소멸해야 합니다. 시효가 완성되었다면 제3취득자도 이를 주장하여 말소를 구할 수 있습니다.

Q. 이미 경매가 시작됐는데 제 땅을 지킬 방법이 있나요?

A. 경매 절차 중에도 근저당권자에게 담보된 채권을 변제하고 경매 신청을 취하하게 하거나, 민법 제363조 제2항에 따라 직접 경매인으로 참여해 매수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매각기일 전에 선순위 권리와 최고액을 계산해 비용을 비교해야 합니다.

맺음말

채무자의 회생이나 면책은 채무자 본인이 빚에서 풀려나는 제도이고, 이미 다른 사람 소유가 된 땅에 설정된 근저당까지 지워주지는 않습니다. 제250조 제2항, 제567조, 제625조 제3항이 모두 타인이 제공한 담보에는 영향이 없다고 정하는 이유입니다. 제3취득자는 채무자가 어떤 결정을 받았는지와 무관하게, 자기 땅의 근저당이 실행될 수 있다는 전제로 움직여야 합니다.

변제하고 말소를 받을지, 시효 소멸을 다툴지, 경매에서 직접 매수할지는 채권최고액과 실제 채무액, 시효 경과 여부에 따라 달라집니다. 경매 통지를 받기 전에 등기부와 채무 잔액부터 확인해 두시길 권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강대현 변호사가 작성한 다른 포스트
조회수 4
관련 사례를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