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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사조정에서 약속한 돈을 못 줬는데 사기로 고소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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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사조정에서 약속한 돈을 못 줬는데 사기로 고소됐어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민사조정이나 소송에서 돈을 주기로 합의했다가 사정이 어려워져 지키지 못했는데, 상대방이 이번에는 형사 고소까지 하면서 경찰 출석 요구서를 받았다는 상담이 늘고 있습니다.

상담에서 자주 듣는 말은 “조정에서 분명히 갚겠다고 약속했고 돈이 없어서 못 준 것뿐인데 이게 왜 사기냐”, “이미 법원에서 정리된 일인데 또 처벌받을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그런데 상대방은 “처음부터 갚을 생각이 없었던 것 아니냐”, “조정 때도 거짓말로 시간을 번 것 아니냐”며 사기 고소장을 내고, 피고소인은 그제야 두 절차가 서로 다른 문제라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사기죄의 성립을 돈을 받은 행위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한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고, 이 기준이 조정 이후의 미지급을 어떻게 바라보는지가 사건의 핵심입니다. 다만 조정 당시에 한 말이 새로운 거짓말로 평가될 여지가 있는지는 따로 살펴야 합니다.

아래에서는 민사조정에서 약속한 돈을 지키지 못했을 때 사기죄가 문제되는 경우와 문제되지 않는 경우, 그리고 고소를 당했을 때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조정조서는 민사상 효력이고, 이를 지키지 못했다는 사실만으로 형사책임이 생기지 않습니다

조정에서 정한 의무를 어긴 것은 민사 집행의 문제이지 곧바로 사기가 아닙니다.

민사조정법 제28조는 조정이 당사자 사이에 합의된 사항을 조서에 기재함으로써 성립한다고 정하고, 제29조는 조정이 재판상 화해와 동일한 효력이 있다고 정합니다. 즉 조정조서는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가지므로, 약속한 돈을 주지 않으면 상대방은 조정조서를 집행권원으로 삼아 급여·예금·부동산 등에 강제집행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조정 불이행에 대한 법이 마련한 기본 구제 수단입니다. 돈을 주기로 한 의무를 지키지 못한 상태는 어디까지나 민사상 채무불이행이고, 형법이 이를 곧바로 범죄로 삼지는 않습니다. 사기죄는 사람을 속여 재물을 교부받거나 재산상 이익을 얻었을 때 성립하는 범죄이지, 약속한 날짜에 돈을 못 준 사람을 처벌하는 규정이 아닙니다.

그런데도 상대방이 형사 고소를 선택하는 이유는 대부분 강제집행으로 회수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거나, 형사 절차의 압박으로 합의금을 받아내려는 데 있습니다. 고소를 당했다는 사실만으로 겁먹을 필요는 없지만, 고소 사실이 무엇인지부터 정확히 파악해야 합니다.

조정조서를 지키지 못한 것은 강제집행으로 다투는 민사 문제이고, 사기가 되려면 별도의 기망 행위가 있어야 합니다.


2. 사기죄 여부는 돈을 받은 당시에 갚을 의사와 능력이 있었는지로 갈립니다

판단 시점은 조정 이후가 아니라 원래 돈을 빌리거나 거래한 그 시점입니다.

형법 제347조 제1항은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을 교부받거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자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었으나, 현재는 2025년 12월 23일 시행 개정에 따라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 수위가 크게 높아졌습니다. 그만큼 고소를 가볍게 볼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조정 후에 못 준 돈이 사기가 되는지는 어떻게 판단할까요.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시합니다.

사기죄가 성립하는지는 행위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므로, 소비대차 거래에서 차주가 돈을 빌릴 당시에는 변제할 의사와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비록 그 후에 변제하지 않고 있더라도 이는 민사상 채무불이행에 불과하며 형사상 사기죄가 성립하지는 아니한다(대법원 2016. 4. 28. 선고 2012도14516 판결).

이 법리는 민사조정 사건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조정에 이르게 된 원래 거래, 예를 들어 차용·물품대금·투자금 거래에서 돈을 받을 당시 갚을 의사와 능력이 있었다면, 이후 사정이 나빠져 조정 금액을 못 준 것은 사기가 되지 않습니다. 반대로 돈을 받을 때 이미 감당할 수 없는 채무가 쌓여 있었고 그 사정을 숨긴 채 자력이 있는 것처럼 말했다면, 조정 여부와 상관없이 사기죄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조정이 성립했다고 해서 사기 혐의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고, 조정이 성립하지 못했다고 해서 사기가 되는 것도 아닙니다. 수사기관은 원래 거래 시점의 사정을 따로 들여다봅니다.

사기 여부는 조정 이후의 미지급이 아니라, 돈을 받은 당시의 변제 의사와 능력으로 결정됩니다.


3. 편취의 고의는 재산 상태·거래 경과 같은 객관적 사정으로 추단됩니다

“갚으려 했다”는 말보다 당시 재산, 채무, 거래 이행 경과가 더 크게 작용합니다.

피고소인은 대부분 “처음부터 속일 생각은 없었다”고 말하지만, 마음속 의사는 직접 증명할 수 없으므로 법원은 간접 사정으로 판단합니다. 대법원은 이 점을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편취의 범의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아니하는 한, 범행 전후의 피고인의 재력, 환경, 범행의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피해자와의 관계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6. 4. 28. 선고 2012도14516 판결, 대법원 1996. 3. 26. 선고 95도3034 판결 등 참조).

이 기준에서 수사기관이 실제로 보는 것은 대략 네 가지입니다. 돈을 받을 무렵 피고소인의 다른 채무와 압류·연체 상황, 받은 돈의 실제 사용처, 조정 전후로 일부라도 변제하려 한 이력, 그리고 상대방과의 관계가 어떠했는지입니다. 받은 돈을 곧바로 다른 빚을 돌려막는 데 썼다면 불리하고, 사업 운영비로 썼으나 사업이 부진해 갚지 못한 것이라면 유리하게 평가될 수 있습니다.

특히 조정 단계에서 일부라도 갚았거나 분할 변제를 성실히 이행하다 사정이 악화된 기록이 있다면, 처음부터 변제 의사가 없었다는 주장과 맞지 않는 객관적 사정으로 작용합니다. 반대로 조정 직후 전혀 이행 노력이 없고 연락마저 끊었다면 의심이 커질 수 있습니다.

편취의 고의는 진술이 아니라 재력·채무·돈의 사용처·변제 노력 같은 객관적 사정으로 입증하거나 반박해야 합니다.


4. 조정 과정에서 새로 거짓말을 했다면 별도의 사기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조정 때 한 허위 진술이 상대방의 양보를 이끌어냈다면 위험이 커집니다.

가장 주의해야 할 경우는 조정 과정에서 재산 상태를 거짓으로 말한 경우입니다. 예를 들어 “다음 달에 대출이 나오니 그때 일시에 갚겠다”, “소유한 부동산을 팔 계약이 이미 되어 있다”는 식으로 실제로 없는 사정을 내세워 상대방이 금액을 깎아주거나 기한을 늦춰주도록 했다면, 그 거짓말이 새로운 기망행위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이때 상대방이 포기한 채권액 등이 편취 이득이 됩니다.

또 하나는 조정 직후 재산을 빼돌린 경우입니다. 조정 성립 직전·직후에 재산을 가족 명의로 돌렸다면 사기죄가 문제되기보다는 강제집행면탈 같은 다른 죄책이 문제될 수 있고, 형법 제327조는 강제집행을 면할 목적으로 재산을 은닉·허위양도한 경우를 처벌합니다.

이득액이 5억원 이상이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제3조에 따라 형이 크게 올라가므로, 금액이 큰 사건일수록 초기에 쟁점을 정확히 분류하고 대응해야 합니다. 반면 조정 때 사정을 그대로 말했고 이후 객관적으로 형편이 악화되었다는 점이 입증된다면, 사기가 아니라 민사 문제로 정리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고소인이 피해 회복에 관심이 크므로, 실제 변제나 합의는 양형에서 유리한 사정으로 고려됩니다.

조정 당시 재산 상태를 거짓으로 말했거나 재산을 빼돌렸다면 처음 거래와 별개로 형사책임이 생길 수 있습니다.


5. 고소를 당하면 출석 전에 자료를 정리하고 진술 방향을 정해야 합니다

초기 진술이 이후 모든 절차의 기준선이 되므로 준비 없이 출석해서는 안 됩니다.

사기 고소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에서 출석 요구 → ②고소인·피고소인 조사와 계좌·통신 자료 확인 → ③공소청(수원지방공소청)으로 송치 후 기소 또는 불기소 처분 → ④기소되면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경찰은 고소인이 낸 조정조서와 지급 약속 문서를 이미 확보한 상태에서 조사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출석 요구를 받았다면 아래 순서로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1. 원래 돈을 받은 시점의 재산 상태, 즉 통장 잔액·다른 채무·소득 자료를 모아 당시 변제 능력을 보여줄 자료를 정리합니다.

  2. 받은 돈의 사용처 내역과 조정 전후 일부 변제·변제 제안 기록(이체 내역, 문자, 카카오톡)을 확보합니다.

  3. 조정 당시 한 말 중 재산·변제 계획에 관한 내용이 무엇인지 조정조서와 기억을 대조하고,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는지 점검한 뒤 진술 범위를 정합니다.

사기죄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해서 절차가 자동으로 끝나는 범죄는 아니지만, 피해 회복과 합의는 불기소 판단과 양형에서 중요하게 고려됩니다. 조정조서에 따른 변제 계획을 실제로 이행하면서 형사 대응을 병행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마치며

조정에서 이미 정리된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사기 고소장이 날아오면 억울함과 당혹감 때문에 상대방에게 직접 연락하거나, 반대로 아무 대응 없이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초기 대응이 사건의 방향을 크게 좌우합니다.

돈을 받지 못한 고소인 입장에서는 단순히 조정을 어겼다는 사실만으로는 사기 입증이 어렵고, 원래 거래 시점에 변제 의사가 없었음을 보여주는 객관적 자료가 필요합니다. 그 자료가 부족하다면 강제집행 같은 민사 절차가 더 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반대로 고소를 당한 입장에서도 “조정 때 약속했고 형편이 어려웠을 뿐”이라는 말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당시 재산 상태, 돈의 사용처, 조정 과정의 진술이 어떠했는지에 따라 결과가 갈립니다.

저는 대여금·투자금 분쟁에서 사기로 고소한 쪽과 고소당한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같은 미지급 사실도 증거 정리와 진술 방향에 따라 불기소와 기소로 갈리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출석 요구서를 받았다면 첫 진술 전이 가장 중요한 시점입니다. 결과를 바꿀 수 있는 그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민사조정에서 합의한 돈을 못 줬다는 이유만으로 사기죄가 되나요?

A. 아닙니다. 사기죄는 돈을 받은 당시를 기준으로 갚을 의사와 능력이 있었는지를 따지므로, 이후 사정이 어려워져 조정금을 못 준 것만으로는 민사상 채무불이행에 그칩니다.

Q. 조정이 성립했는데도 같은 건으로 형사 고소가 가능한가요?

A. 고소 자체는 가능합니다. 조정은 민사상 분쟁을 정리하는 절차라 형사 책임까지 면제하지 않습니다. 다만 수사기관은 원래 거래 시점의 기망 여부를 따로 판단합니다.

Q. 조정조서를 안 지키면 상대방이 어떤 조치를 할 수 있나요?

A. 조정조서는 재판상 화해와 같은 효력이 있어 이를 집행권원으로 급여·예금·부동산 등에 강제집행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형사 고소보다 이 절차가 본래의 구제 수단입니다.

Q. 조정 때 “곧 돈이 들어온다”고 말했는데 실제로 안 들어왔다면요?

A. 그 말이 사실과 다르다는 점을 알고도 상대방의 양보를 얻으려 한 것이라면 새로운 기망으로 문제될 수 있습니다. 반면 당시 실제로 입금 예정 사정이 있었다면 달리 평가됩니다.

Q. 일부라도 갚으면 고소 대응에 도움이 되나요?

A. 도움이 됩니다. 일부 변제나 성실한 변제 시도는 처음부터 변제 의사가 없었다는 주장과 맞지 않는 객관적 사정이고, 합의 시에는 불기소나 양형에서 유리하게 참작됩니다.

Q. 경찰 출석 요구를 받았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초기 진술이 이후 수사와 재판의 기준이 되고, 특히 조정 당시 진술 내용과 어긋나지 않게 정리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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