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 주소로 송달시켜 받은 판결도 소송사기인가요 | 사기/공갈 | 로톡
허위 주소로 송달시켜 받은 판결도 소송사기인가요
법률가이드
사기/공갈

허위 주소로 송달시켜 받은 판결도 소송사기인가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민사소송에서 상대방을 아예 법정에 나오지 못하게 만든 채 판결부터 받아내는 일이 형사 사건으로 번지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소송서류를 받을 수 없는 엉뚱한 주소를 상대방의 주소로 적어 내는 방식입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에는 “주소를 잘못 적은 것뿐이다”, “어차피 내가 받을 돈이니 절차만 빨리 끝낸 것이다”라고 생각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반대로 어느 날 갑자기 통장이 압류되고 나서야 자신을 상대로 이미 판결이 났다는 사실을 알게 된 분도 있었습니다. 소송서류는 한 번도 받은 적이 없는데 판결이 확정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대법원은 이런 판결을 이른바 ‘사위판결’로 보아 형식적으로 확정될 수 없고 기판력도 생기지 않는다고 판단해 왔고, 그 과정에서 허위 주소를 이용한 행위는 별도로 사기, 사문서위조 등 형사책임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허위 주소로 송달시켜 받은 판결이 어떤 경우에 소송사기가 되는지, 어떤 죄가 함께 문제되는지, 그리고 판결을 받은 쪽과 당한 쪽이 각각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허위 주소로 송달시켜 판결을 받으면 소송사기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법원을 속여 얻은 판결로 상대방의 재산을 가져가면 사기죄의 구조에 그대로 들어맞습니다.

소송사기는 법원을 기망해 자기에게 유리한 판결을 받고, 그 판결로 상대방의 재물이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는 범죄입니다. 형법 제347조 제1항은 사람을 기망해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자를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고, 소송사기도 이 조항으로 처벌됩니다. 기망의 상대방은 법원이고, 법원이 착오에 빠져 내린 판결이 처분행위의 역할을 합니다.

허위 주소 송달은 이 구조에서 기망을 완성하는 수단으로 쓰입니다. 소를 제기하는 쪽이 상대방의 주소를 자신이나 지인의 주소로 적으면, 법원은 그 주소로 소장 부본과 변론기일 통지서를 보냅니다. 상대방이 아닌 사람이 받거나 받은 것처럼 꾸며지면 법원은 송달이 적법하게 된 것으로 알고 절차를 진행합니다.

상대방은 소송이 있는 줄도 모르니 답변서를 내지 않고 변론기일에도 나오지 않습니다. 민사소송법 제150조 제3항에 따라 변론기일에 출석하지 않은 당사자는 상대방 주장 사실을 자백한 것으로 간주되고, 법원은 증거조사 없이 청구를 인용하는 판결을 선고합니다. 다만 같은 항 단서는 공시송달로 기일통지를 받은 경우에는 자백간주를 적용하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어, 허위 주소 사건은 공시송달이 아닌 정상 송달인 것처럼 보이게 만든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허위 주소로 송달시켜 법원의 착오를 만들고 그 결과로 판결을 받았다면, 소송사기의 기망 구조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2. 주소를 허위로 적은 사실만이 아니라 청구와 이득의 부당성까지 함께 판단됩니다

소송사기 여부는 송달 방법 하나가 아니라 판결로 취득한 이익이 부당한지에 달려 있습니다.

실무에서는 “주소만 틀렸을 뿐 실제로 받을 돈은 있다”는 항변이 자주 나옵니다. 사기죄는 기망만으로 완성되지 않고, 그 기망으로 재산상 이익을 얻는다는 결과와 고의가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수사기관은 허위 주소 기재를 출발점으로 삼되, 소송에서 주장한 청구권이 실제로 존재했는지, 주장한 사실관계가 진실이었는지를 함께 확인합니다.

청구 자체가 허위인 경우, 예를 들어 빌려준 적이 없는 돈을 대여금이라고 주장하거나 매수하지 않은 부동산의 소유권이전등기를 청구한 경우에는 허위 주소 송달이 곧 허위 청구를 방어 없이 관철시키는 장치가 되어 소송사기로 의율되기 쉽습니다. 반대로 실제 채권이 존재했다면 상대방을 속여 절차를 우회한 점은 문제 되더라도 부당한 이득 취득이 인정되는지는 쟁점이 됩니다.

민사 쪽에서도 이런 판결은 정상 판결로 취급되지 않습니다. 대법원 1981. 3. 24. 선고 80다2220 판결은 소유권이전등기 청구소송에서 상대방 주소를 소송 관계자의 주소로 허위 표시하고 의제자백 판결을 받은 사안을 다루면서, 이런 판결이 형식적으로 확정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제소자가 상대방의 주소를 허위로 기재하여 소송서류 및 판결정본을 그 곳으로 송달케 한 소위 사위판결은 그 판결정본이 상대방에게 적법하게 송달되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상소제기 기간은 진행할 수 없는 것이어서 형식적으로 확정될 수 없고 실질적으로 기판력도 발생할 수 없는 것이므로 이에 의하여 경료된 소유권이전등기는 실체적 권리관계에 부합되지 않는 한 말소되어야 한다(대법원 1981. 3. 24. 선고 80다2220 판결).

따라서 허위 주소로 판결을 받은 쪽은 “판결이 확정됐으니 끝났다”고 안심할 수 없고, 판결이 존재하더라도 그 효력이 부정될 수 있다는 점과 형사 문제가 별도로 남는다는 점을 함께 봐야 합니다.

허위 주소 기재는 기망의 핵심 수단이지만, 소송사기로 처벌되려면 허위 청구와 부당한 이득이라는 결과까지 함께 입증되어야 합니다.


3. 판결 이후 집행까지 나아가면 사기의 실행 착수와 문서위조가 함께 문제됩니다

허위 주소 송달은 위계공무집행방해로는 처벌되지 않지만, 수령증을 꾸미면 위조죄가 따로 성립합니다.

허위 주소 송달에서 형사책임을 가르는 지점은 세 곳입니다. 첫째, 주소를 허위로 적어 송달시킨 행위만으로 형법 제137조의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가 되는지입니다. 대법원 1996. 10. 11. 선고 96도312 판결은 피고 주소를 허위로 적어 변론기일소환장이 허위 주소로 송달되게 한 것만으로는 법원공무원의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직무집행이 방해되었다고 볼 수 없어 위계공무집행방해죄가 곧바로 성립하지는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둘째, 같은 사건의 공소사실에는 피고인의 여동생이 소송 상대방인 것처럼 가장해 송달된 변론기일소환장의 수령인란을 위조하고 이를 제출했다는 내용이 함께 들어 있었고, 사기와 위계공무집행방해 외에 사문서위조·위조사문서행사도 함께 기소되었습니다. 수령인란 서명을 꾸미는 행위는 형법 제231조와 제234조에 따라 각각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의 형이 정해져 있는 별개의 범죄입니다. 즉 허위 주소 자체보다 수령 사실을 꾸민 문서 작업이 별도 범죄로 문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셋째, 소송사기가 언제 시작되었다고 보느냐입니다. 판결을 받은 뒤 그 판결을 집행권원으로 상대방 재산에 압류나 경매를 신청하는 단계까지 나아가면, 처벌 시점이 앞당겨지는 것이 아니라 실행의 착수와 미수 여부가 함께 따져집니다. 대법원은 강제집행절차를 통한 소송사기에 관해 다음과 같이 판시했습니다.

강제집행절차를 통한 소송사기는 집행절차의 개시신청을 한 때 또는 진행 중인 집행절차에 배당신청을 한 때에 실행에 착수하였다고 볼 것이다(대법원 2015. 2. 12. 선고 2014도10086 판결).

이 판결은 허위 채권에 기한 공정증서를 집행권원으로 한 사안이지만, 허위 주소로 받은 판결을 집행권원으로 삼아 압류를 신청한 경우에도 집행 단계가 실질적인 재산 취득 단계라는 점에서 같은 관점에서 검토됩니다. 실제로 돈을 가져가지 못했더라도 형법 제352조에 따라 사기의 미수범도 처벌됩니다.

허위 주소 송달은 위계공무집행방해로는 어렵지만, 수령증 위조와 사기 미수·기수가 함께 문제됩니다.


4. 편취한 금액이 커질수록 처벌 수위가 크게 달라집니다

소송으로 얻은 이익의 크기가 곧 사기죄의 형량 구간을 결정합니다.

소송사기의 이득액은 판결로 얻으려 한 금액 또는 재산의 가액입니다. 이득액이 5억원 미만이면 형법 제347조 제1항에 따라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까지 가능하고,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이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제3조가 적용되어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가중되며,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까지 선고될 수 있습니다.

부동산 소유권이전등기나 대여금 청구처럼 금액이 큰 소송은 판결이 확정되는 순간 이득액이 곧바로 정해집니다. 여기에 사문서위조·위조사문서행사가 경합되면 전체 형량은 더 무거워지고, 실형 가능성도 높아집니다.

다만 판결 이후 압류나 이전등기 전에 스스로 판결을 취하하거나 상대방과 합의하고 피해를 회복한 경우 양형에서 참작될 수 있습니다. 이득액이 크더라도 허위 주소 기재와 수령증 위조 중 어디까지 본인이 관여했는지, 공범이 있었는지에 따라 책임 범위가 달라지므로 초기 진술이 중요합니다.


5. 판결을 당한 쪽의 구제와 고소부터 재판까지의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판결 사실을 안 날로부터 기간이 흐르므로 송달 이력 확인이 가장 먼저입니다.

판결을 당한 쪽은 먼저 민사 구제를 확보해야 합니다. 판결이 허위 주소로 송달된 경우 항소 기간이 진행하지 않아 항소로 다툴 수 있고, 판결이 이미 확정된 것처럼 처리되었다면 민사소송법 제173조에 따라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기간을 지키지 못한 경우 그 사유가 없어진 날부터 2주 이내에 추완항소를 하거나, 제451조 제1항 제11호의 재심사유인 “당사자가 상대방의 주소 또는 거소를 알고 있었음에도 있는 곳을 잘 모른다고 하거나 주소나 거소를 거짓으로 하여 소를 제기한 때”를 들어 재심의 소를 낼 수 있습니다. 재심은 재심사유를 안 날부터 30일 이내, 판결 확정 후 5년 이내에 제기해야 하고(제456조), 재심이나 추완신청이 있으면 제500조에 따라 강제집행의 일시정지도 신청할 수 있습니다.

형사 쪽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고소장 접수 → ②고소인·피고소인 조사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이득액이 특경법 구간이라면 구속 수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소송사기 사건은 기록상 이미 법원에 제출된 서류가 핵심 증거이므로 송달 관련 서류가 수사의 중심이 됩니다.

판결을 당했거나 허위 주소 송달을 의심하게 됐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1. 법원에서 소송기록을 열람해 소장에 적힌 피고 주소, 송달보고서의 수령인 표시와 서명, 공시송달 신청 여부를 확인합니다.

  2. 당시 실제 주소를 입증할 주민등록초본, 임대차계약서, 공과금·통신요금 고지서, 택배 수령 내역 등을 확보해 허위 주소와 대조합니다.

  3. 판결 이후 압류·등기가 진행됐는지 등기부와 계좌 내역을 점검하고, 민사 구제신청과 형사 고소의 순서를 정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사위판결 사건에 경험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민사상 판결 취소와 형사 고소를 함께 설계해 판결의 효력을 빠르게 무력화하고 피해 회복 방안을 찾을 수 있습니다.


마치며

허위 주소 송달 사건은 “주소 하나 틀린 것뿐”이라는 생각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판결을 받은 쪽은 절차상 흠이라고 가볍게 보고, 판결을 당한 쪽은 이미 확정된 판결이라 어쩔 수 없다고 포기하기 때문입니다.

판결을 당한 입장에서는 기간 계산이 가장 중요합니다. 판결 사실을 안 날, 송달 이력, 집행 진행 상황을 정리해 추완항소·재심·집행정지 중 무엇을 먼저 낼지 정해야 재산을 지킬 수 있습니다.

반대로 허위 주소 송달을 의심받는 입장에서도 “주소를 잘못 알았다”는 말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소장에 적은 주소의 근거, 송달 과정에서 본인이 한 일, 수령증 작성에 관여했는지에 따라 사기와 위조의 책임이 크게 달라집니다.

저는 소송사기와 판결 편취 사건에서 소송을 제기한 쪽과 판결을 당한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송달 서류 하나가 형사 결론을 바꾸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주소를 모르고 옛 주소를 적었을 뿐인데도 소송사기가 되나요?

A. 상대방의 실제 주소를 알지 못했고 허위로 꾸밀 의도가 없었다면 사기의 고의가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다만 실제 주소를 알면서 고의로 다른 주소를 적었다면 문제가 됩니다.

Q. 허위 주소로 판결을 받았어도 청구한 돈은 실제로 받을 돈입니다. 그래도 처벌되나요?

A. 사기죄는 부당한 이득이 있어야 하므로 실제 채권이 있다면 쟁점이 달라집니다. 그러나 수령증 위조처럼 별도의 문서 범죄는 청구가 진실해도 성립할 수 있습니다.

Q. 허위 주소 송달로 받은 판결은 확정되면 무효인가요?

A. 대법원은 이런 사위판결이 형식적으로 확정될 수 없고 기판력도 생기지 않는다고 봅니다. 다만 실무에서는 항소, 추완항소, 재심 등의 절차로 효력을 다투는 것이 안전합니다.

Q. 재심은 언제까지 낼 수 있나요?

A. 재심사유를 안 날부터 30일 이내, 판결 확정 후 5년 이내입니다. 허위 주소 송달은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11호가 정한 재심사유에 해당합니다.

Q. 이미 압류나 등기가 이루어졌다면 어떻게 하나요?

A. 재심이나 추완항소를 제기하면서 민사소송법 제500조에 따라 강제집행 일시정지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소명이 필요하므로 송달 이력과 실제 주소 자료를 먼저 확보해야 합니다.

Q. 경찰에서 소송사기로 조사받게 되었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허위 주소 사건은 초기 진술에서 고의와 수령증 작성 관여 여부가 정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고준용 변호사가 작성한 다른 포스트
조회수 1
관련 사례를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