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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거래처의 기술·성과 도용, 손해배상 청구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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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거래처의 기술·성과 도용, 손해배상 청구할 수 있을까? 

강정한 변호사

거래처가 우리 제품을 직접 생산한다면 부정경쟁행위일까?

“오랫동안 개발해 납품해 온 제품을 거래처가 계약 종료 후 직접 생산하기 시작했습니다. 법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까요?”

“특허를 등록하지 않은 제품인데, 거래처가 납품 과정에서 알게 된 기술을 이용했다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나요?”

기업이 상당한 시간과 비용을 들여 제품을 개발하고 특정 거래처에 납품하다 보면 설계도면, 제품 규격, 제작 방식 등 다양한 기술정보가 거래처에 제공될 수 있습니다.

이후 거래처가 기존 납품업체를 배제하고 같은 종류의 제품을 직접 생산한다면 분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다만 거래처가 납품받던 제품을 직접 생산했다는 사실만으로 부정경쟁행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닙니다.

기존 공급업체의 성과를 어떤 경위로 취득하고 이용했는지, 그 이용이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합니다.

1. 거래처의 직접 생산, 언제 부정경쟁행위가 될까요?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파목은 타인의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들어진 성과 등을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영업을 위해 무단 사용하여 타인의 경제적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를 부정경쟁행위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를 일반적으로 ‘성과 도용행위’라고 합니다.

성과 도용에 해당하는지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적으로 판단합니다.

  • 해당 제품이나 기술이 상당한 투자와 노력으로 만들어진 성과인지

  • 거래처가 제품이나 기술정보를 어떤 경위로 취득했는지

  • 계약이나 거래관계에서 허용된 이용 범위를 벗어났는지

  • 기존 성과를 자신의 영업에 무단으로 사용했는지

  • 그 이용이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하는지

  • 기존 공급업체의 경제적 이익이 침해됐는지

따라서 단순히 제품이 유사하다는 주장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거래처가 기존 공급업체의 기술이나 성과를 실제로 이용했으며, 그 이용 방법이 부정하다는 점을 구체적인 자료로 확인해야 합니다.

2. 대법원은 거래처의 직접 생산을 어떻게 판단했을까요?

대법원은 2026년 10월 8일 선고한 2024다226825 판결에서 거래처가 기존 공급업체를 배제하고 직접 제품을 제조·납품한 사건을 판단했습니다.

해당 사건에서 원고는 변압기를 제조·판매하는 업체였고, 피고는 철도차량 관련 사업을 수행하는 업체였습니다.

두 회사는 철도차량에 사용되는 변압기의 개발과 공급에 관한 거래관계를 형성했습니다.

그러나 이후 피고는 기존 공급업체인 원고를 배제하고 여러 사업을 수주하면서, 원고가 공급하던 것과 같은 종류의 변압기를 직접 제조해 납품했습니다.

이에 원고는 피고가 상당한 투자와 노력으로 만들어진 기술적 성과를 무단으로 사용했다며 부정경쟁행위 금지와 손해배상 등을 청구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총 네 차례의 납품행위가 문제됐습니다.

원심은 제1차 납품행위에 대해 민법상 불법행위책임을, 제2·3차 납품행위에 대해 부정경쟁방지법상 성과 도용행위를 인정했습니다.

그러나 제4차 납품행위에 대해서는 보호기간이 지났다는 이유 등으로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대법원은 제1차부터 제3차 납품행위에 관한 원심의 결론을 유지했습니다.

반면 제4차 납품행위에 대해서는 상품 형태 모방행위의 3년 보호기간을 성과 도용행위에도 그대로 적용한 원심의 판단이 잘못됐다고 보아 해당 부분을 파기환송했습니다.

다만 대법원이 제4차 납품행위까지 최종적으로 부정경쟁행위라고 확정한 것은 아닙니다. 구체적인 책임 성립 여부는 환송심에서 다시 판단하게 됩니다.

3. 성과 도용도 3년이 지나면 보호받지 못할까요?

부정경쟁방지법은 상품 형태 모방행위와 성과 도용행위를 별도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상품 형태 모방행위에는 원칙적으로 상품의 형태가 갖추어진 날부터 3년이라는 기준이 적용됩니다.

반면 성과 도용행위에는 동일한 3년의 법정 보호기간이 별도로 규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제품이 개발된 지 3년이 지났다는 이유만으로 성과 도용에 대한 보호가 당연히 종료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성과가 무기한 보호된다는 의미도 아닙니다.

해당 기술이나 제품이 시장에 얼마나 공개됐는지, 경쟁업체가 독자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지, 기존 공급업체의 경쟁상 이익이 여전히 보호될 필요가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봐야 합니다.

이번 대법원 판결은 상품 형태 모방과 성과 도용의 보호기간을 동일하게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4. 특허가 없는 제품도 성과 도용으로 보호받을 수 있을까요?

가능한 경우가 있습니다.

특허권이나 디자인권이 등록되어 있지 않더라도 상당한 투자와 노력으로 만들어진 성과를 부정한 방법으로 무단 사용했다면 부정경쟁방지법에 따른 보호를 검토할 수 있습니다.

다만 특허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성과 도용이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제품의 개발 과정과 투입 비용, 기술적 차별성, 거래처에 자료를 제공한 목적과 범위 등을 확인해야 합니다.

또한 거래처가 공개된 기술을 활용하거나 자체 연구개발을 통해 독자적으로 제품을 생산했다면 직접 생산 자체를 부정경쟁행위로 보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5. 성과 도용이 인정되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나요?

성과 도용행위가 인정된다면 구체적인 요건에 따라 다음과 같은 민사상 구제를 검토할 수 있습니다.

① 부정경쟁행위 금지청구

거래처가 기존 공급업체의 성과를 부정하게 이용하고 있다면 해당 행위의 중지 또는 예방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② 손해배상청구

고의 또는 과실로 부정경쟁행위를 하여 영업상 이익을 침해했다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손해액을 산정할 때는 기존 공급업체의 매출 감소, 거래처의 생산·납품 규모, 침해행위로 얻은 이익 등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③ 가처분 신청

상대방의 생산이나 납품이 계속되어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면 본안소송과 별도로 제조·판매·납품의 금지를 구하는 가처분도 검토할 수 있습니다.

다만 성과 도용행위가 성립한다고 해서 모든 손해배상청구나 가처분이 자동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각 청구에 필요한 요건과 손해 발생, 보전의 필요성 등을 별도로 소명해야 합니다.

6. 성과 도용을 주장하려면 어떤 자료가 필요할까요?

거래처의 직접 생산으로 피해가 발생했다면 다음 자료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① 제품 개발 및 투자자료

연구개발비, 설계도면, 시제품 제작자료, 성능시험 결과 등은 해당 제품이 상당한 투자와 노력으로 만들어졌다는 점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② 거래관계 및 기술자료 제공내역

납품계약서, 비밀유지계약서, 이메일, 기술자료 전달내역 등을 통해 거래처에 어떤 정보를 어떤 목적으로 제공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③ 상대방의 제품 생산 및 이용자료

기존 제품과 상대방 제품의 구조·규격·성능 비교자료, 생산 및 납품 시점, 거래처의 자체 개발 경위 등을 확인해야 합니다.

④ 손해 발생자료

기존 납품실적과 매출자료, 거래 중단 이후 감소한 매출, 상대방의 생산·납품 규모 등은 손해배상청구를 검토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특히 제품의 유사성뿐 아니라 상대방이 기존 성과에 접근했고 이를 실제로 이용했다고 볼 수 있는 경위를 객관적으로 정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7. 거래처의 직접 생산 관련 자주 묻는 질문

Q1. 거래처가 납품받던 제품을 직접 만들면 무조건 부정경쟁행위인가요?

A. 아닙니다. 공개된 기술이나 독자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생산했다면 직접 생산 자체만으로 부정경쟁행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Q2. 제품을 개발한 지 3년이 지났다면 성과 도용을 주장할 수 없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성과 도용행위에는 상품 형태 모방행위와 같은 일률적인 3년의 법정 보호기간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다만 해당 성과의 경제적 가치와 보호 필요성은 별도로 판단해야 합니다.

Q3. 성과 도용이 의심되면 형사고소할 수 있나요?

A. 부정경쟁방지법상 성과 도용행위 자체는 해당 법률의 형사처벌 규정 적용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다만 영업비밀 침해 등 다른 범죄의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에는 별도의 형사책임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Q4. 거래처가 직접 생산한 제품의 판매를 중단시킬 수 있나요?

A. 성과 도용에 해당하고 필요한 요건을 충족한다면 금지청구나 가처분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다만 보호할 성과와 상대방의 침해행위, 가처분의 필요성 등을 구체적으로 소명해야 합니다.

거래처의 직접 생산은 성과의 이용 경위가 중요합니다

거래처가 기존 납품업체의 제품을 직접 생산하거나 다른 공급업체를 선정하는 행위 자체가 위법한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납품이나 공동개발 과정에서 제공받은 기술자료와 기존 공급업체의 성과를 허용된 범위를 벗어나 부정하게 이용했다면 성과 도용행위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특히 대법원은 성과 도용행위에 상품 형태 모방행위의 3년 보호기간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거래처의 직접 생산으로 분쟁이 발생했다면 제품의 개발 과정과 투자 내역, 기술자료의 제공 경위, 상대방의 이용 방법 및 실제 손해를 종합적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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