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사기로 처음 조사를 받는 사람이 가장 먼저 알아야 할 것은, 초범의 결과가 '초범'이라는 사실 하나로 정해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불송치부터 실형까지 여섯 칸의 사다리가 있고, 어느 칸에 서게 되는지는 편취액, 사건 안에서의 역할, 피해 회복 정도, 그리고 코인 특유의 '돈의 흐름'이 결정합니다.
이 글은 그 사다리를 아래 칸부터 한 칸씩 올라가며, 각 칸에 서기 위한 조건과 그 칸에서 밀려나는 이유를 정리합니다. 자신의 사건이 지금 어느 칸 근처에 있는지, 그리고 한 칸을 올리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를 스스로 가늠할 수 있도록 썼습니다.
결론부터: 코인 사기 초범의 결과는 세 축으로 갈립니다
코인 사기 초범 사건의 처분은 편취액의 크기, 사건에서 맡은 역할, 피해 회복 정도라는 세 축이 거의 전부를 결정합니다. 전과가 없다는 사정은 이 세 축이 비슷할 때 마지막에 보태지는 요소이지, 세 축의 불리함을 뒤집는 요소가 아닙니다.
그래서 "초범인데 집행유예 나오나요"라는 질문에는 먼저 되물어야 합니다. 피해자가 몇 명이고 편취액이 얼마인지, 직접 돈을 받아 썼는지 아니면 소개나 홍보만 했는지, 지금까지 얼마를 돌려줬는지. 이 세 가지 답이 나오면 사다리의 위치는 상당히 좁혀집니다.
사다리를 읽기 전에: 코인 사건에서 '초범'의 뜻은 생각보다 좁습니다
법원이 양형에서 뜻하는 '초범'은 동종 전과는 물론 금고 이상의 전과가 없는 사람을 말하며, 벌금 전과나 기소유예 전력이 있어도 완전한 초범으로 보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코인 사건에서는 '한 번의 사건'이 여러 명의 피해자와 여러 번의 입금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전과가 없더라도 범행 자체가 반복적이라고 평가되면 초범의 이점이 크게 줄어듭니다.
예를 들어 리딩방에서 석 달에 걸쳐 스무 명에게 입금을 받았다면 서류상 전과는 없지만, 법원은 이를 "스무 차례의 사기를 저지른 사람"으로 봅니다. 이 경우 초범이라는 말보다 "다수 피해자를 상대로 한 반복 범행"이라는 가중 요소가 먼저 적용됩니다.
반대로 지인 한 명에게 한 번 투자금을 받았다가 문제가 된 경우라면, 초범이라는 사정이 온전히 힘을 발휘합니다. 자기 사건이 어느 쪽에 가까운지부터 솔직하게 보는 것이 사다리 읽기의 출발점입니다.
1단: 불송치·무혐의 — 사기가 아니라 투자 실패였다는 판단
코인 사건이 불송치나 무혐의로 끝나려면, 돈을 받을 당시에 거짓말을 하거나 갚을 의사·능력이 없었다는 점이 증명되지 않아야 합니다. 사기죄의 핵심은 '기망'과 '편취의 고의'이며, 투자 결과가 나빴다는 사실만으로는 사기가 되지 않습니다.
형법 제347조(사기) ①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대법원은 투자금을 받으면서 원금이나 수익을 보장한다고 말했더라도, 그 말이 실제 사업 구조와 자금 사정에 비추어 거짓이었는지, 그리고 받은 돈을 말한 대로 썼는지를 함께 보아 기망 여부를 판단합니다. 받은 돈을 실제로 코인에 투자했고 그 내역이 지갑과 거래소 기록으로 확인된다면, 손실이 났더라도 사기의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봅니다.
이 칸에 서기 위해 필요한 것은 '말'이 아니라 '기록'입니다. 투자금이 들어온 계좌에서 거래소로, 거래소에서 어떤 코인으로 갔는지가 이어져 있어야 합니다. 받은 돈 중 일부라도 생활비나 다른 빚을 갚는 데 썼다면, 그 부분은 편취로 평가될 가능성이 커지고 사다리는 바로 아래 칸이 아니라 두세 칸 아래로 내려갑니다.
2단: 기소유예 — 검사가 재판 없이 끝내는 조건
기소유예는 사기 혐의가 인정되지만 피해가 전부 회복되었고, 편취액이 적으며, 피해자가 한두 명에 그치고, 사건 안에서의 역할이 가볍다는 조건이 겹칠 때 현실적으로 가능합니다. 이 중 하나라도 빠지면 검사는 대개 기소를 택합니다.
형사소송법 제247조(기소편의주의) 검사는 형법 제51조의 사항을 참작하여 공소를 제기하지 아니할 수 있다.
형법 제51조의 사항이란 범인의 연령·성행·환경, 피해자와의 관계, 범행의 동기·수단·결과, 범행 후의 정황입니다. 코인 사건에서 이 조문을 실제로 움직이는 것은 '범행 후의 정황', 곧 피해 회복과 합의입니다.
기소유예가 나오는 전형적인 모습은 이렇습니다. 지인에게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 정도를 받아 코인에 넣었다가 일부를 다른 용도로 쓴 사건에서, 조사 단계에서 전액을 돌려주고 피해자가 처벌불원서를 제출한 경우입니다. 반대로 피해자가 여러 명이거나, 돈을 돌려주지 못했거나, 리딩방·다단계 구조 안에서 받은 돈이라면 기소유예는 사실상 검토 대상에서 빠집니다.
이 칸을 노린다면 시기가 중요합니다. 송치 전, 늦어도 검찰 처분 전에 피해 회복이 끝나 있어야 합니다. 기소된 뒤에 돌려준 돈은 양형 자료가 될 뿐, 재판 자체를 없애지는 못합니다.
3단: 벌금형 — 코인 사기에서 벌금이 드문 이유
사기죄의 벌금 상한은 2천만 원이기 때문에, 편취액이 그 이상인 코인 사건에서는 벌금형이 거의 선고되지 않습니다. 벌금형이 현실적으로 가능한 것은 편취액이 수백만 원 수준이거나, 사기죄가 아닌 다른 죄명으로 정리된 경우입니다.
다른 죄명으로 정리되는 대표적인 예가 거래소 계정이나 은행 계좌를 빌려준 사람입니다. 이 경우 사기 공범이 아니라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으로 처리되는 일이 많고, 이 죄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어서 초범이라면 벌금이나 약식명령으로 끝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다만 벌금형이 나왔다고 끝이 아닙니다. 벌금이라도 사기 관련 전과로 남고, 같은 종류의 사건이 다시 생기면 다음 사다리는 훨씬 아래에서 시작합니다. 약식명령이 송달되면 정식재판 청구 여부를 7일 안에 결정해야 한다는 점도 기억해 두어야 합니다.
4단: 선고유예 — 조건은 좁지만 기록이 남지 않는 길
선고유예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벌금형을 선고할 사건에서, 뉘우치는 정상이 뚜렷하고 자격정지 이상의 전과가 없을 때 가능하며, 2년이 지나면 면소된 것으로 봅니다. 코인 사건에서는 편취액이 소액이고 피해가 전부 회복된 경우에 한해 드물게 선택됩니다.
형법 제59조(선고유예의 요건) ①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자격정지 또는 벌금의 형을 선고할 경우에 제51조의 사항을 참작하여 뉘우치는 정상이 뚜렷할 때에는 그 형의 선고를 유예할 수 있다. 다만, 자격정지 이상의 형을 받은 전과가 있는 사람에 대해서는 예외로 한다.
선고유예가 집행유예보다 위 칸에 있는 이유는 '형을 선고하지 않는다'는 점 때문입니다. 유예 기간을 무사히 넘기면 형의 선고 자체가 없었던 것이 되므로, 취업이나 자격 문제에서 집행유예와는 큰 차이가 납니다.
그러나 조건이 좁습니다. 선고할 형 자체가 1년 이하여야 하므로 편취액이 커서 양형기준상 권고형이 1년을 넘어가면 처음부터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기소유예가 안 되어 재판까지 간 소액 사건에서, 재판 중 피해가 전부 회복되고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을 때 노려볼 수 있는 칸입니다.
5단: 집행유예 — 대부분의 초범이 목표로 삼는 칸
집행유예는 선고형이 3년 이하일 때만 가능하므로, 코인 사기 초범의 집행유예 여부는 결국 '선고형을 3년 이하로 만들 수 있는가'의 문제로 바뀝니다. 편취액이 커질수록 양형기준의 권고 범위가 3년을 넘어가기 때문에, 피해 회복과 감경 요소로 그 범위를 끌어내리는 것이 집행유예 방어의 전부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형법 제62조(집행유예의 요건) ①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의 형을 선고할 경우에 제51조의 사항을 참작하여 그 정상에 참작할 만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1년 이상 5년 이하의 기간 형의 집행을 유예할 수 있다. 다만,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한 판결이 확정된 때부터 그 집행을 종료하거나 면제된 후 3년까지의 기간에 범한 죄에 대하여 형을 선고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사기범죄 양형기준은 편취액 구간에 따라 권고형을 정합니다. 일반 사기를 기준으로 보면 대략 다음과 같습니다.
1억 원 미만: 기본 영역 6개월에서 1년 6개월, 감경 영역은 그 아래로 내려갑니다. 초범이 피해를 회복하면 집행유예가 가장 흔한 결과입니다.
1억 원 이상 5억 원 미만: 기본 영역 1년에서 4년. 여기서부터 집행유예와 실형이 갈리기 시작하며, 피해 회복 여부가 결정적입니다.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 특정경제범죄법이 적용되어 법정형 자체가 3년 이상의 징역이 됩니다. 감경 사유가 있어야 3년 이하로 내려올 수 있고, 피해 회복 없이는 집행유예가 매우 어렵습니다.
50억 원 이상: 법정형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어서, 초범이라는 사정만으로는 집행유예 범위에 들어가기 어렵습니다.
여기에 코인 사건이 자주 걸리는 가중 요소가 있습니다.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했는지, 조직적으로 역할을 나누어 범행했는지, 피해자가 많은지입니다. 리딩방이나 다단계 구조는 '조직적 사기' 유형으로 분류되어 같은 금액이라도 권고형이 한 단계 올라갑니다. 1억 원 미만이라도 조직적 사기로 분류되면 기본 영역이 1년에서 2년 6개월로 높아지는 식입니다.
감경 요소로 가장 크게 작동하는 것은 피해 회복과 합의입니다. 피해자가 여러 명이면 전원 합의가 아니어도 상당 부분 회복되었다는 점이 평가되며, 합의가 안 되는 피해자에 대해서는 형사공탁이 대안이 됩니다. 다만 공탁은 합의와 같은 무게로 평가되지는 않는다는 점을 전제로 해야 합니다.
6단: 실형으로 내려가는 신호들
초범이라도 실형이 선고되는 코인 사건에는 공통된 신호가 있습니다. 편취액 5억 원 이상, 리딩방·다단계 조직의 운영자나 모집책 역할, 피해 회복이 거의 없음, 돈을 세탁하거나 해외로 빼돌린 흔적, 증거인멸이나 도주 시도입니다. 이 중 두 가지 이상이 겹치면 초범이라는 사정은 양형에서 거의 힘을 쓰지 못합니다.
특히 주의할 것은 '수사 중의 행동'이 신호가 된다는 점입니다. 조사 통보를 받은 뒤 코인을 다른 지갑으로 옮기거나, 텔레그램 대화를 지우거나, 피해자에게 연락해 진술을 바꾸게 하려는 시도는 그 자체로 별도 혐의가 될 수 있고, 구속영장 심사와 양형에서 가장 나쁜 평가를 받습니다.
또 하나의 신호는 '피해자 수'입니다. 편취액 총액이 같아도 피해자가 한 명인 사건과 서른 명인 사건은 전혀 다르게 평가됩니다. 서른 명 모두와 합의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피해자가 많을수록 사다리의 아래 칸에서 시작한다고 보아야 합니다.
코인 사건만의 변수: 돈의 흐름이 처분을 정합니다
코인 사건이 일반 사기와 가장 다른 점은, 수사기관이 입금부터 현금화까지의 흐름을 블록체인과 거래소 기록으로 거의 전부 복원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흐름이 어떻게 그려지느냐에 따라 같은 편취액이라도 사다리의 칸이 달라집니다.
수사기관은 피해자가 보낸 계좌를 출발점으로 삼아 거래소 입금, 지갑 주소, 다른 지갑으로의 이동, 그리고 다시 거래소를 통한 현금화까지 따라갑니다. 국내 거래소는 실명확인 계정을 쓰기 때문에 지갑 주소와 사람이 연결되고, 해외 거래소라도 입출금 기록은 상당 부분 확보됩니다.
이 추적 결과가 '받은 돈을 실제로 투자에 썼다'로 그려지면 1단이나 2단에 가까워집니다. 반대로 '받은 돈이 여러 지갑을 거쳐 쪼개진 뒤 현금화되었다'로 그려지면, 사기 외에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이 추가되고 사다리는 아래로 내려갑니다. 믹서나 개인 간 현금 거래를 거친 흔적은 세탁의 고의를 뒷받침하는 가장 강한 정황으로 평가됩니다.
몰수와 추징도 코인 사건의 큰 변수입니다. 수사 단계에서 지갑이나 거래소 계정에 추징보전이 걸리면 그 코인은 피해 회복에 쓸 수 없게 됩니다. 반대로 추징보전된 코인을 피해자에게 돌려주는 방향으로 정리할 수 있다면, 그것이 곧 피해 회복이 되어 사다리를 올리는 재료가 됩니다.
마지막으로 편취액 산정입니다. 대법원은 편취액을 돈을 받은 시점의 가치로 보기 때문에, 그 뒤에 코인 가격이 떨어졌다고 편취액이 줄지는 않습니다. 코인으로 돌려주었다면 돌려준 시점의 시가가 피해 회복액으로 계산되므로, 가격이 내린 코인으로 돌려주면 회복액이 생각보다 작게 잡힐 수 있습니다.
공범이라면: 역할에 따라 사다리 위치가 달라집니다
리딩방이나 다단계 구조에 속해 있었다면 운영자, 모집책·홍보 담당, 계좌나 거래소 계정 제공자, 인출·전달 담당 순으로 사다리의 시작 칸이 다릅니다. 같은 사건의 피의자라도 결과는 전혀 다를 수 있습니다.
운영자·설계자: 편취액 전체에 대해 책임을 지고 조직적 사기의 주범으로 평가됩니다. 초범이라는 사정이 가장 적게 반영되는 위치입니다.
모집책·홍보 담당: 자신이 데려온 피해자의 피해액과 수당 수령 여부가 핵심입니다. 구조가 사기임을 알았는지, 알 수 있었는지가 고의 판단을 가릅니다.
계좌·거래소 계정 제공자: 사기 공범이 아니라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으로 정리되는 경우가 많고, 대가를 받았는지가 처벌 수위를 정합니다.
인출·전달 담당: 사기 방조로 평가되는 일이 많지만, 반복적으로 관여하고 수당을 받았다면 공동정범으로 올라갈 수 있습니다.
공범 사건에서 흔한 실수는 "나는 시키는 대로만 했다"는 말로 끝내는 것입니다. 수사기관은 그 말보다 받은 돈의 액수, 대화방에서 맡은 역할, 관여 기간을 봅니다. 자기 역할을 정확히 설명하고 그 범위 안에서 피해 회복에 참여하는 것이 사다리를 올리는 길입니다.
사다리를 한 칸 올리기 위해 지금 할 것
어느 칸에 있든 올라가는 방법은 같습니다. 돈의 흐름을 먼저 정리하고, 피해 회복을 처분 전에 시작하며, 수사 중의 행동으로 신호를 만들지 않는 것입니다.
첫째, 투자금이 들어온 날부터 지금까지의 계좌·거래소·지갑 기록을 시간 순으로 정리하십시오. 수사기관이 그릴 그림을 먼저 그려 보아야 자기 사건이 1단에 가까운지 5단에 가까운지 알 수 있습니다.
둘째, 피해 회복은 액수보다 시기입니다. 전액이 어렵다면 일부라도 처분 전에 시작하고, 합의가 안 되는 피해자에게는 공탁을 검토합니다. 기소 후의 회복은 양형에만 반영되고, 송치 전의 회복은 처분 자체를 바꿀 수 있습니다.
셋째, 코인을 옮기거나 대화 기록을 지우지 마십시오. 사다리를 가장 빠르게 떨어뜨리는 것은 편취액이 아니라 수사 중에 만든 새로운 신호입니다.
넷째, 공범 사건이라면 자기 역할의 범위를 정확히 설명할 준비를 하십시오. 역할이 좁게 확정될수록 사다리의 시작 칸이 올라갑니다.
※ 본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구체적인 법률 조언을 대체할 수 없습니다.
※ 개인의 상황에 맞는 정확한 법률 자문은 반드시 전문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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