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에게는 시가 50억 원 정도의 상가건물이 사실상 전 재산이었습니다. 그런데 생전에 이 건물을 형에게 10억 원에 매도했고, 형은 실제로 10억 원을 지급했습니다. 등기에도 '매매'라고 되어 있습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에는 별다른 상속재산이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형은 돈을 주고 정상적으로 산 건물이라고 하는데, 다른 형제들은 50억 원짜리 건물을 10억 원에 샀으니 사실상 나머지 재산을 미리 받은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주장합니다.
증여가 아니라 매매로 넘긴 부동산도 상속에서 문제가 될 수 있을까요?"
안녕하세요, 상속전문변호사 박정식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실제로 10억 원을 지급한 매매라면 50억 원짜리 부동산 전체를 증여받은 것과 똑같이 볼 수는 없습니다.
다만 부모가 사실상 전 재산인 부동산을 특정 자녀에게 시세보다 현저히 낮은 가격으로 넘겼다면, 실질적으로 무상으로 이전된 경제적 이익이 특별수익 또는 유류분 산정의 기초재산에 포함되는 증여에 해당하는지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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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주고 샀다면 증여와는 다른 것 아닌가요?
”
실제 매매대금을 지급했다면 아무런 대가 없이 재산을 받은 증여와는 구별해야 합니다.
민법 제1008조의 특별수익은 공동상속인이 피상속인으로부터 증여나 유증을 받은 경우 이를 상속분 산정에 반영하는 제도입니다.
따라서 아버지가 50억 원 상당의 건물을 형에게 넘겼다는 이유만으로 50억 원 전부를 형이 미리 받은 상속재산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형이 실제로 10억 원을 지급했다면 그 부분에는 대가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나머지 부분입니다.
50억 원 상당의 부동산을 10억 원에 취득하면서 형이 얻게 된 경제적 이익을 어떻게 볼 것인지를 별도로 살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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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40억 원의 차액은 모두 특별수익일까요?
”
시가와 실제 매매대금의 차이는 중요한 판단자료이지만, 단순히 숫자를 빼는 것만으로 특별수익이 자동 확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유류분 산정의 기초재산에 포함되는 증여인지 판단할 때 재산처분행위의 형식만 볼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피상속인의 재산을 감소시키는 무상처분에 해당하는지를 살펴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대법원 2024. 6. 13. 선고 2023다304568 판결).
실제로 매매대금과 시가 사이에 차이가 있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는 차액 상당의 증여가 있었다고 할 수 없고, 달리 증여사실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며 청구를 기각한 사례도 있습니다(부산지방법원 2025. 5. 23. 선고 2023가단356251 판결).
즉, 차액이 실질적으로 무상으로 이전된 것임을 뒷받침하는 별도의 증거가 필요하며, 이를 증명할 책임은 유류분반환을 청구하는 상속인에게 있습니다.
※ 저가매매: 부모·자녀 사이에서 시가보다 현저히 낮은 가격으로 거래하면 상속 문제와 별도로 증여세 등 세금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위 사례와 같은 경우 50억원짜리 부동산을 10억원에 매매하였다는 것은 상식밖의 이례적인 경우이므로, 우선 세무서에서 증여세 과세여부를 검토하여 특수관계인의 거래로 보아 증여세를 과세하게 됩니다.
따라서 우선 거래 당시 부동산의 객관적인 가치가 실제로 얼마였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여기에 이번 사례처럼 아버지의 사실상 전 재산인 50억 원 상당의 건물을 특정 자녀가 10억 원에 취득했다면, 이러한 거래가 장차 그 자녀에게 돌아갈 상속재산의 일부를 미리 준 것으로 평가할 수 있는지도 중요한 문제가 됩니다.
대법원 역시 생전의 재산이 특별수익인지 여부는 피상속인의 자산·수입·생활수준·가정상황과 공동상속인 사이의 형평 등을 고려하여, 장래 상속받을 몫을 미리 준 것으로 볼 수 있는지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대법원 1996. 2. 9. 선고 95다17885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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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기에 '매매'라고 적혀 있어도 문제가 될 수 있을까요?
”
등기원인이 매매라는 사실은 중요한 자료이지만, 그것만으로 실제 재산이전의 성격이 결정되지는 않습니다.
가족 사이의 부동산 거래에서는 계약서와 등기부뿐 아니라 실제 자금의 흐름도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10억 원에 매매했다고 하면서 실제로는 일부만 지급했거나, 아버지가 받은 매매대금을 다시 형에게 돌려줬다면 정상적인 10억 원 매매와는 상황이 달라집니다.
반대로 약정한 10억 원을 실제로 모두 지급했다면 그 사실 역시 거래의 유상성을 판단하는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
따라서 다른 공동상속인이 특별수익을 주장한다면 매매계약서, 등기부, 계좌이체 내역, 객관적인 부동산 가치와 거래 경위를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부모와 자녀 사이의 부동산 거래는 '매매'라는 형식뿐 아니라 실제 지급한 대금과 재산가치, 거래 경위를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사실상 전 재산을 특정 자녀에게 현저히 낮은 가격으로 넘겼다면 그 과정에서 무상으로 이전된 경제적 이익이 있었는지가 중요한 쟁점이 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세무서에 진정을 하여 증여세 조사를 받아보면 쉽게 판명될수 있는 사안입니다.
감사합니다.
글: 상속전분변호사 박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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