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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취해 잠든 동기를 만진 게 군형법 준강제추행이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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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취해 잠든 동기를 만진 게 군형법 준강제추행이래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휴가나 회식 자리에서 함께 술을 마신 뒤, 잠든 동기의 몸을 만졌다는 이유로 신고가 접수되어 조사를 받게 되는 현역 장병 사건이 드물지 않게 상담으로 들어옵니다.

당사자분들 중 상당수는 “같이 취한 동기끼리 장난한 건데 설마 처벌까지 되겠나”, “자고 있어서 본인도 기억 못 할 텐데”, “가만히 있었으니 싫지 않았던 것 아닌가”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다음 날 피해를 주장하는 동기가 몸의 이상을 느끼고 간부나 군사경찰에 알리면, 같은 방에 있던 사람의 진술, 메신저 대화, 관물대·생활관 주변의 정황이 하나씩 맞춰지면서 “장난”이라는 설명은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준강제추행죄에서 깊은 잠이나 음주로 정상적인 판단능력과 대응능력을 행사할 수 없는 상태를 폭넓게 심신상실·항거불능으로 인정하고, 피해자가 “기억하지 못할 뿐”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객관적 정황을 면밀히 따지도록 요구하고 있습니다. 군인 사이의 사건에는 여기에 군형법이 적용되어, 형법보다 처벌 구조가 훨씬 무겁습니다.

아래에서는 술에 취해 잠든 동기를 만진 행위가 왜 군형법 준강제추행이 되는지, 어떤 쟁점이 결과를 가르는지, 그리고 조사를 앞두고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현역 군인 사이의 사건에는 형법이 아니라 군형법이 적용되고, 전역 후에도 따라옵니다

가해자와 피해자가 모두 군인 신분이면 군형법 제92조의4, 제92조의3이 적용됩니다.

군형법 제92조의4는 군형법 제1조 제1항부터 제3항까지에 규정된 사람, 즉 현역 군인과 군무원 등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하여 추행한 사람을 강제추행(제92조의3)의 예에 따라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제목에 쓴 “군형법 준강제추행”이 바로 이 조문입니다.

적용 대상은 군형법 제1조에서 정해집니다. 현역으로 복무하는 장교·준사관·부사관·병, 그리고 군무원과 군적을 가진 군의 학교 학생·생도 등이 포함됩니다. 피해자가 이 범위에 해당하면, 같은 부대 동기뿐 아니라 다른 부대 소속 군인이라도 군형법 사건이 됩니다. 반대로 피해자가 민간인이면 형법 제299조가 문제됩니다.

특히 주의할 점은 군형법 제1조 제5항입니다. 군복무 중에 이 법에서 정한 죄를 범한 경우에는 전역한 뒤에도 군형법이 적용됩니다. 전역하면 끝난다고 생각해 사건을 방치하다가 사회에서 수사기관의 연락을 받는 경우가 실제로 많습니다. 공소시효가 지나지 않은 이상, 신분이 바뀌었다고 사건이 사라지지 않습니다.

군인 사이의 사건은 군형법이 적용되고, 전역해도 군복무 중 저지른 행위는 그대로 처벌 대상입니다.


2. 깊이 잠들었거나 술에 취해 의식을 잃은 상태는 심신상실·항거불능으로 인정됩니다

피해자가 완전히 의식을 잃지 않았더라도, 정상적인 대응이 불가능했다면 성립합니다.

준강제추행은 폭행·협박 없이도 성립합니다. 피해자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했다는 점이 폭행·협박을 대신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때리거나 억누르지 않았다”는 말은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쟁점은 오로지 피해자가 그 순간 어떤 상태였는지입니다.

대법원은 이 개념을 다음과 같이 정리하고 있습니다.

‘심신상실’이란 정신기능의 장애로 인하여 성적 행위에 대한 정상적인 판단능력이 없는 상태를 의미하고, ‘항거불능’의 상태란 심신상실 이외의 원인으로 심리적 또는 물리적으로 반항이 절대적으로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경우를 의미한다. 피해자가 깊은 잠에 빠져 있거나 술·약물 등에 의해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은 상태 또는 완전히 의식을 잃지는 않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유로 정상적인 판단능력과 대응·조절능력을 행사할 수 없는 상태에 있었다면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해당한다(대법원 2021. 2. 4. 선고 2018도9781 판결).

이 판결은 형법 제299조 사건이지만, 군형법 제92조의4가 같은 구성요건 표현인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을 쓰고 있으므로 같은 기준으로 판단됩니다. 군 생활관에서는 훈련·야간근무 직후의 깊은 수면이나, 휴가 중 술자리에서의 만취가 이 기준에 걸리는 전형적인 상황입니다.

또한 준강제추행은 소극적인 성적 자기결정권, 즉 원치 않는 성적 접촉을 거부할 권리를 보호합니다. 그래서 피해자가 그 순간 거부 의사를 표현하지 못했다는 사실 자체가 처벌의 이유가 됩니다.

폭행·협박이 없었다는 사정은 의미가 없고, 피해자가 그 순간 정상적으로 대응할 수 있었는지가 핵심입니다.


3. “깨어 있었다”, “기억 못 할 뿐이다”라는 다툼은 객관적 정황으로 가려집니다

다툼의 핵심은 피해자의 당시 상태와 피고인이 그 상태를 알고 이용했는지입니다.

수사와 재판에서 가장 많이 부딪히는 주장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피해자가 깨어 있었고 거부하지 않았다”는 주장이고, 다른 하나는 반대로 피해자가 술에 취해 기억을 못 하는 것일 뿐 의식은 있었다는 이른바 알코올 블랙아웃 주장입니다.

2018도9781 판결은 이 두 번째 주장에 대해 구체적인 판단 요소를 제시했습니다. 의식을 잃고 잠에 빠지는 패싱아웃과, 기억만 형성되지 않은 블랙아웃을 구분하되, 법원은 음주량·음주 속도·경과 시간·평소 주량, CCTV와 목격자로 확인되는 당시 모습, 만나게 된 경위, 성적 접촉이 이루어진 장소와 방식, 사건 이후 두 사람의 반응 등을 종합해 판단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피해자의 단편적인 모습만으로 단순한 블랙아웃이라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고도 했습니다.

실무에서는 피해자가 그 동기와 평소 어떤 관계였는지도 중요합니다. 정상적인 상태라면 그 접촉을 받아들였을 사이가 아니었다는 점이 드러나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이 높아집니다. 또한 준강제추행은 고의범이므로, 피고인이 피해자가 심신상실·항거불능 상태에 있음을 인식하고 이를 이용했다는 점이 인정되어야 합니다. 같은 사건에서 원심은 이 고의가 입증되지 않았다며 무죄를 선고했으나, 대법원은 범행 전후의 정황을 들어 원심을 파기했습니다.

방어하는 입장에서는 피해자도 술을 마시고 함께 대화·이동했던 점, 접촉 직전·직후 피해자의 반응, 신고까지의 시간적 간격, 같은 방에 있던 다른 장병의 진술 등을 정리해 당시 상태와 고의를 다투게 됩니다. 반대로 피해를 입은 입장에서는 같은 증거를 보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법원은 피해자의 단편적 모습이 아니라 음주량·행동·관계·사후 반응까지 종합해 당시 상태와 고의를 판단합니다.


4. 군형법에는 벌금형이 없고, 유기징역 1년 이상으로 시작합니다

형법보다 처벌 하한이 높아 선고유예·벌금형으로 정리되기 어렵습니다.

형법 제299조의 준강제추행은 제298조(강제추행)의 예에 따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벌금형이 있으니 합의 등이 이루어지면 벌금으로 정리되는 길이 열려 있습니다.

반면 군형법 제92조의3은 1년 이상의 유기징역만 규정하고 있고, 준강제추행은 이 조문의 예에 따릅니다(제92조의4). 벌금형이 아예 없고, 징역 하한이 1년입니다. 미수범도 처벌합니다(제92조의5). 만졌으나 깨어난 피해자가 곧바로 막았다는 식의 미수 사정이 있어도 처벌 대상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다만 법률상 감경 사유나 작량감경 사유가 인정되면 유기징역은 그 형기의 2분의 1로 줄어들 수 있고(형법 제55조 제1항 제3호, 제53조), 이 경우 하한은 6개월이 됩니다. 형을 정할 때에는 초범 여부, 범행 경위, 피해자와의 합의, 처벌불원 의사, 반성과 재발방지 노력 등이 양형에 참작됩니다. 집행유예는 선고 형이 3년 이하의 징역일 때 가능하므로(형법 제62조), 이 단계에서 어떤 사정을 얼마나 확보했는지가 실형과 집행유예를 가릅니다.

성폭력 범죄로 유죄가 확정되면 형 외에 신상정보 등록, 취업제한 등 부수 처분이 따르는지 여부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이는 죄명과 선고 내용에 따라 달라지므로 사건 초기부터 점검해야 합니다.


5. 신고부터 재판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첫 조사 전에 당시 상황의 객관 자료를 정리하는 것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군인이 군복무 중 저지른 성폭력범죄는 평시 일반 법원이 재판권을 가지는 것이 원칙입니다(군사법원법 제2조 제2항 제1호). 전역 후에 입건되는 사건이라면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에서 고소·신고 접수 및 피의자 조사 → ②피해자 진술 확보와 증거 수집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기소 여부 결정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재직 중이라면 군사경찰 조사가 먼저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조사 통보를 받았다면 기억에 의존해 서둘러 진술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1. 당일 술자리의 음주량·시간대와 이동 경로를 카드 내역, 메신저 대화, 휴대전화 사진 등으로 복원합니다.

  2. 피해자와의 평소 관계, 사건 이후 두 사람의 대화·행동을 시간순으로 정리해 둡니다.

  3. 같은 공간에 있던 사람이 누구인지 확인하고, 진술을 맞추려는 연락은 하지 않습니다.

감정적인 사과나 해명 연락은 오히려 불리한 증거가 되기도 하므로, 접촉 방식과 합의 시점을 변호사와 먼저 상의한 뒤 진행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마치며

동기 사이의 일이라는 점 때문에 “좋게 풀면 되겠지”라고 생각하다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사이 진술이 굳어지고 증거가 사라집니다.

피해를 입었다고 느끼는 입장에서는 당시 상태와 사건 이후의 변화를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 먼저입니다. 생활관 동료의 진술, 병원 진료, 메신저 기록이 쌓일수록 사실관계가 분명해집니다.

반대로 신고당한 입장에서도 “장난이었다”는 말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피해자의 당시 상태, 본인의 인식, 접촉의 경위를 객관 자료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하고, 이 부분은 초기 진술에서 결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성범죄 사건에서 신고한 쪽과 신고당한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같은 상황도 증거 정리와 진술 방향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조사 통보를 받았거나 신고를 고민하고 있다면, 지금이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서로 술에 취한 상태였는데도 준강제추행이 되나요?

A. 될 수 있습니다. 피해자가 정상적인 판단능력과 대응능력을 행사할 수 없는 상태였고, 가해자가 그 상태를 인식하고 이용했다면 가해자도 취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성립이 부정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고의 판단에서 고려될 수는 있습니다.

Q. 옷 위로 잠깐 만졌을 뿐인데도 해당하나요?

A. 해당할 수 있습니다. 추행은 상대방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성적 접촉인지로 판단하며, 옷 위인지 짧은 시간인지는 사정으로 고려될 뿐 성립 자체를 막지 못합니다.

Q. 피해자가 다음 날 기억이 안 난다고 하면 어떻게 되나요?

A. 기억이 없다는 사실만으로 결론이 나지 않습니다. 법원은 음주량, CCTV와 목격자 진술, 사건 후 반응 등을 종합해 당시 의식 상태를 판단합니다.

Q. 합의하면 벌금으로 끝낼 수 있나요?

A. 군형법에는 벌금형이 없습니다. 합의는 양형에서 유리한 사정이지만 군형법 사건에서는 형량 감경과 집행유예 여부에 영향을 주는 쪽으로 작용합니다.

Q. 이미 전역했는데 처벌받나요?

A. 받을 수 있습니다. 군복무 중 저지른 죄는 전역·소집해제 후에도 군형법이 적용됩니다(군형법 제1조 제5항).

Q. 조사 통보를 받았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초기 진술이 이후 사건의 방향을 정하고, 당시 상태와 고의를 다투려면 객관 자료를 먼저 정리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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