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음주운전이 적발되거나 사고로 이어진 직후, 곁에 있던 친구가 “내가 운전했다고 해줄게”라고 나서는 상황에 대한 상담이 끊이지 않습니다.
이런 제안을 받은 분들은 대개 “친구가 자기 입으로 하겠다는 건데 나는 가만히 있으면 되는 것 아닌가”, “친구가 운전했다고 진술하면 내 음주운전은 없던 일이 되겠지”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사건이 진행되면 CCTV와 블랙박스, 통화·결제 내역, 사고 현장의 좌석 위치와 부상 부위가 하나씩 맞춰지고, 허위 진술은 오래 버티지 못합니다. 그때는 음주운전에 더해 친구를 끌어들인 책임까지 함께 따져지게 됩니다.
대법원은 범인이 스스로 도망치는 행위는 처벌하지 않으면서도, 타인으로 하여금 허위 자백을 하게 하는 것은 방어권의 남용으로 보아 범인도피교사죄로 처벌하고 있고, 2026년 6월에는 전원합의체 판결로 이 흐름을 한 번 더 정리했습니다.
아래에서는 친구가 대신 운전했다고 해주는 경우 나는 어떤 책임을 지는지, 친구는 어떻게 되는지, 지금 단계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내 음주운전 책임은 친구가 대신 나선다고 사라지지 않습니다
운전자가 누구인지는 진술이 아니라 증거로 확정됩니다.
도로교통법 제44조 제1항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운전하는 것을 금지하고, 취한 상태의 기준은 혈중알코올농도 0.03퍼센트 이상입니다. 처벌은 같은 법 제148조의2 제3항에 따라 0.03퍼센트 이상 0.08퍼센트 미만은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 0.08퍼센트 이상 0.2퍼센트 미만은 1년 이상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1천만원 이하의 벌금, 0.2퍼센트 이상은 2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상 2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나뉩니다.
“친구가 운전했다고 하면 나는 운전자가 아니다”라는 생각은 수사 방식을 모르는 데서 나옵니다. 수사기관은 진술만 믿지 않습니다. 주차장·도로 CCTV, 차량 블랙박스 영상, 내비게이션 주행 기록, 대리운전·택시 호출 내역, 마지막 결제 장소와 시각, 시동을 건 시각과 스마트키 기록, 사고가 났다면 운전석 에어백과 안전벨트 자국, 부상 부위까지 맞춰 봅니다. 친구가 “내가 운전했다”고 진술해도 영상 속 운전석에 앉은 사람이 나라면 허위 진술은 곧바로 드러납니다.
음주 측정 단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경찰이 호흡 측정을 요구했는데 응하지 않으면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제2항 제1호에 따라 1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2천만원 이하의 벌금이라는 음주운전보다 무거운 형이 적용됩니다. 대신 나서 주겠다는 말만 믿고 측정을 피하는 것은 오히려 더 큰 위험을 자초하는 선택입니다.
친구의 진술은 내 운전 사실을 지워주지 못하고, 허위가 드러나는 순간 새로운 책임이 더해집니다.
2. 친구에게 대신 운전했다고 말하게 하면 범인도피교사가 문제됩니다
범인 스스로의 도피는 처벌되지 않지만, 타인에게 허위 자백을 시키는 것은 다릅니다.
형법 제151조 제1항은 벌금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죄를 범한 자를 은닉하거나 도피하게 한 사람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정하고 있고, 음주운전은 벌금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죄이므로 이 조문의 대상입니다. 그리고 형법 제31조 제1항에 따라 타인을 교사하여 죄를 범하게 한 사람은 죄를 실행한 사람과 동일한 형으로 처벌합니다.
대법원은 이 문제를 다음과 같이 정리합니다.
범인 스스로 도피하는 행위는 처벌되지 않으므로, 범인이 도피를 위하여 타인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행위 역시 도피행위의 범주에 속하는 한 처벌되지 않으며, 범인의 요청에 응하여 범인을 도운 타인의 행위가 범인도피죄에 해당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다만 범인이 타인으로 하여금 허위의 자백을 하게 하는 등으로 범인도피죄를 범하게 하는 경우와 같이 방어권의 남용으로 볼 수 있을 때에는 범인도피교사죄에 해당할 수 있다(대법원 2023. 10. 26. 선고 2023도9560 판결).
이 판결은 방어권 남용 여부를 행위의 태양과 내용, 범인과 행위자의 관계, 행위 당시의 구체적 상황, 형사사법 작용에 미칠 위험성의 정도를 종합해 판단하라고 합니다. 그 사건에서는 은신처를 구해주고 이사를 도운 정도는 통상적인 도피의 범위로 볼 여지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반면 수사기관을 적극적으로 속여 누가 범인인지를 바꾸는 허위 자백은 이와 질적으로 다릅니다. 운전자를 바꿔 진술하는 행위는 수사의 방향 자체를 틀어 버리기 때문입니다.
“친구가 먼저 말했다”는 사정은 책임을 가르는 열쇠가 아니라, 그 제안에 응해 사건의 방향을 바꾸는 순간이 문제의 핵심입니다.
3. 친구가 먼저 제안했더라도 그 제안에 응하면 책임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대법원은 허위 자백을 촉진하거나 용이하게 한 경우 교사인지 방조인지 가리지 않고 책임을 묻습니다.
상담에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은 “제가 시킨 게 아니라 친구가 먼저 자기가 하겠다고 했다”는 것입니다. 이 구분이 중요한 이유는 교사범과 방조범의 성립 요건이 다르기 때문인데, 2026년 6월 18일 선고된 대법원 2025도11170 전원합의체 판결은 이 부분을 정면으로 다루었습니다.
보도된 사안은 음주운전 사고 뒤 동승자가 “내가 운전한 것으로 해주겠다”고 제안했고, 운전자가 이에 응해 자리를 바꾸고 사고 경위를 알려 주어 허위 자백을 돕게 한 경우였습니다. 대법원은 범인이 타인의 허위 자백을 촉진하거나 강화하거나 용이하게 한 경우에는 그 가담이 교사인지 방조인지를 가리지 않고 범인도피방조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사건이 지나고 나면 누가 먼저 말을 꺼냈는지 가리기 어렵고, 이 점을 빌미로 책임을 빠져나가는 일을 허용하면 오히려 진술을 꾸며내는 일이 늘어난다는 점도 판단의 배경으로 소개됩니다. 따라서 친구의 제안에 “그래 주면 고맙다”며 차량 내 자리를 바꾸거나, 사고 상황과 차량 정보를 알려 주거나, 말을 맞춰 두는 행위는 모두 위험합니다. 반대로 제안 자체를 분명히 거절하고 어떤 도움도 주지 않았다면 상황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먼저 말한 사람이 누구였는지보다, 허위 진술이 가능하도록 내가 무엇을 했는지가 책임을 가릅니다.
4. 대신 진술하는 친구도 처벌받고, 보험까지 얽히면 더 무거워질 수 있습니다
나를 위해 나선 친구는 범인도피죄의 피의자가 되고, 그 부담은 나에게 돌아옵니다.
친구가 경찰에서 “내가 운전했다”고 허위로 진술하면 그 친구는 형법 제151조 제1항의 범인도피죄 피의자가 됩니다. 제2항은 친족 또는 동거의 가족이 본인을 위해 범한 경우에만 처벌하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어, 단순한 친구나 직장 동료는 여기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가족이 대신 나서는 경우에 처벌되지 않는 사람은 대신 나선 가족일 뿐이고, 그것이 곧 운전한 본인의 음주운전 책임이 사라진다는 뜻은 아닙니다.
사고가 났다면 문제는 더 커집니다. 사고 상대방이나 차량의 보험으로 처리하는 과정에서 운전자가 허위로 신고되면 보험 접수 단계에서 사실과 다른 내용이 담기고, 실제로 음주운전과 범인도피교사 등이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위반과 함께 기소된 사례도 대법원 2022. 6. 30. 선고 2022도32 판결의 사건명에서 확인됩니다. 사고로 사람이 다쳤다면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이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문제까지 겹칠 수 있습니다.
양형에서도 불리합니다. 음주운전 자체의 책임에 더해 수사기관을 속였다는 점, 친구를 형사절차에 끌어들였다는 점이 별도로 평가되므로 합의나 반성만으로 쉽게 감경되지 않습니다. 결국 한 번의 음주운전이 두세 개의 범죄와 두 사람의 전과로 번지는 구조입니다.
대신 나서겠다는 호의를 받아들이는 순간 친구의 형사책임까지 내가 짊어지게 됩니다.
5. 지금 단계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정리합니다
허위 진술이 이루어지기 전이라면 거절 하나로 사건의 크기가 달라집니다.
상황은 세 단계로 나뉩니다. ①아직 경찰 조사 전이라면 친구의 제안을 분명히 거절하고 내가 직접 운전 사실을 인정한 상태에서 대응하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②이미 친구가 경찰에서 허위로 진술한 상태라면 하루라도 빨리 정정하는 것이 중요하고, 이 경우 수원 지역 사건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③검찰 송치 후에는 수원지방검찰청 단계에서, 기소되면 수원지방법원에서 허위 진술 경위와 정정 시점이 모두 양형 자료가 됩니다.
형법 제31조 제2항, 제3항은 교사를 받은 사람이 승낙하지 않거나 실행의 착수에 이르지 못한 경우를 음모·예비에 준해 처벌하도록 정하는데, 범인도피죄에는 별도의 예비·음모 처벌 규정이 없으므로 허위 진술이 실제로 이루어지기 전에 거절하고 중단하는 것이 결정적입니다. 반대로 친구가 이미 조서에 서명했다면 그 시점부터는 정정이 늦을수록 불리해집니다.
아래 순서로 자료와 입장을 정리해 두시기 바랍니다.
친구와 주고받은 메시지와 통화 내역을 삭제하지 말고 그대로 보존하고, 새로 말을 맞추는 내용은 만들지 않습니다.
당일 동선을 음주 시점부터 운전 시점까지 시간순으로 정리하고, CCTV·블랙박스·결제 기록이 어떻게 남아 있을지 점검합니다.
경찰 출석 전에 내가 어떤 진술을 하고 친구에게는 어떻게 정정을 안내할지 변호사와 먼저 정한 뒤 조사에 응합니다.
이런 순서로 대응하면 음주운전 자체의 양형 자료와 범인도피 관련 책임을 따로 관리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음주운전이 걸린 직후에는 하루라도 빨리 무마하고 싶은 마음에 친구의 제안을 쉽게 받아들이게 됩니다. 그러나 이 선택은 대부분 사건이 시작된 지 며칠 안에 뒤집힙니다.
제안을 받은 운전자 입장에서는 지금 거절하는 것이 가장 큰 방어입니다. 아직 허위 진술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사건은 음주운전 하나로 남습니다.
대신 나서겠다고 한 친구 입장에서도 호의가 곧 전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 이미 진술을 했다면 정정 시점과 방식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집니다.
저는 음주운전과 범인도피 사건에서 운전한 쪽과 대신 진술한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초기에 진술을 어떻게 정리하느냐가 최종 결과를 가르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친구의 제안을 받고 고민 중이라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돌이킬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친구가 먼저 자기가 대신 한다고 했는데 저는 가만히 있어도 되나요?
A. 제안을 분명히 거절하지 않고 자리를 바꾸거나 사고 경위를 알려 주는 등 허위 자백을 도왔다면 책임이 문제됩니다. 대법원 2025도11170 전원합의체 판결은 교사든 방조든 허위 자백을 촉진하거나 용이하게 한 경우 범인도피방조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Q. 아직 경찰에 가기 전인데 지금 거절하면 처벌이 없나요?
A. 허위 진술이 실제로 이루어지기 전이라면 범인도피 관련 책임은 크게 줄어듭니다. 다만 음주운전 자체의 책임은 남으므로 증거를 지우지 말고 사실대로 대응해야 합니다.
Q. 친구가 가족이면 처벌받지 않는다던데요?
A. 형법 제151조 제2항은 친족이나 동거 가족이 본인을 위해 범인도피를 한 경우 처벌하지 않는다고 정합니다. 이는 대신 나선 가족에 대한 특례이고 운전한 본인의 음주운전 책임까지 없애주지는 않습니다.
Q. 대신 운전했다고 한 친구는 어떤 처벌을 받나요?
A. 형법 제151조 제1항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이 규정되어 있습니다. 가족이 아니라면 친족 특례도 적용되지 않습니다.
Q. 이미 친구가 경찰에서 허위로 진술했습니다. 늦었나요?
A. 늦은 것은 아니지만 정정이 늦어질수록 불리합니다. 수사 단계에서 진술을 바로잡았는지가 양형에서 중요하게 고려되므로 조사 전에 변호사와 정정 방식을 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Q. 음주 측정을 거부하고 친구가 운전했다고 하면 더 낫지 않나요?
A. 오히려 위험합니다. 측정에 응하지 않으면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제2항에 따라 1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2천만원 이하의 벌금이 적용되어, 호흡 측정 결과가 낮을 때보다 무거워질 수도 있습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