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지갑 해킹·피싱 탈취, 절도죄 아닌 이유와 회복 절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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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 지갑 해킹·피싱 탈취, 절도죄 아닌 이유와 회복 절차 

홍푸른 변호사

코인 지갑을 해킹이나 피싱으로 털렸다면, 가장 먼저 알아야 할 사실은 "코인은 형법상 재물이 아니다"라는 한 문장입니다. 이 한 문장 때문에 절도죄·횡령죄·장물죄가 모두 빠지고, 그 자리를 컴퓨터등사용사기죄와 정보통신망 침입죄, 범죄수익은닉죄가 대신 채웁니다.

이 글은 다른 쟁점을 모두 걷어내고 "코인은 재물이 아니다"라는 쟁점 하나만 끝까지 파고듭니다. 이 원칙이 왜 생겼는지, 탈취 수법별로 어떤 죄명이 붙는지, 그리고 피해자가 돈을 되찾는 길과 "모르고 받은 사람"의 운명까지 그 한 문장에서 어떻게 갈라지는지를 순서대로 따라갑니다.

결론: 코인은 "재산상 이익"이지 "재물"이 아니다

대법원은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자산을 재산적 가치가 있는 무형의 재산으로 보되, 형법이 말하는 "재물"에는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눈에 보이는 물건도, 전기처럼 관리할 수 있는 동력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형법은 재산범죄를 둘로 나눕니다. 절도·횡령·장물처럼 "재물"만을 대상으로 하는 죄와, 사기·컴퓨터등사용사기·배임처럼 "재산상 이익"까지 포함하는 죄입니다. 코인이 재물이 아니라는 결론은, 앞 그룹의 죄명이 코인 사건에서 통째로 빠진다는 뜻입니다.

형법 제329조(절도) 타인의 재물을 절취한 자는 6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형법 제347조의2(컴퓨터등 사용사기) 컴퓨터등 정보처리장치에 허위의 정보 또는 부정한 명령을 입력하거나 권한 없이 정보를 입력·변경하여 정보처리를 하게 함으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취득하게 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두 조문을 나란히 놓으면 역설이 보입니다. 지갑에서 코인을 "훔쳐 간" 행위는 절도죄가 아니라 컴퓨터등사용사기죄가 되고, 법정형은 오히려 절도보다 무거운 징역 10년 이하로 올라갑니다. 코인이 재물이 아니라는 결론은 가해자에게 유리한 결론이 아닙니다.

이 원칙이 굳어진 배경: 착오 입금 코인 사건

이 원칙을 분명하게 보여 준 사건은 해킹이 아니라 잘못 들어온 코인을 써 버린 사건이었습니다. 알 수 없는 경위로 거액의 코인이 자기 지갑에 들어오자 이를 다른 지갑으로 옮겨 버린 사람이 횡령과 배임으로 재판을 받았습니다.

대법원은 코인이 재물이 아니므로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고, 착오로 코인을 받은 사람이 송금인에 대해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지위에 있다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배임죄도 성립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은행 계좌로 돈이 잘못 들어왔을 때 횡령죄를 인정하는 것과 결론이 다릅니다.

이 판단은 죄형법정주의에서 나옵니다. 가상자산을 재물처럼 다루고 싶더라도, 법에 없는 처벌을 해석으로 만들어 낼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코인 사건의 죄명은 언제나 "재산상 이익"을 보호하는 조문과 정보통신망을 보호하는 조문 안에서 찾아야 합니다.

탈취 수법별로 붙는 죄명

같은 "지갑이 털렸다"는 결과라도 수법에 따라 적용 조문이 달라집니다. 핵심은 가해자가 어떤 정보를, 어떤 권한 없이, 어디에 입력했는가입니다.

시드 구문·개인키를 입력하게 만든 피싱

가짜 지갑 복구 페이지, 가짜 에어드랍 사이트, 고객센터를 사칭한 메시지로 피해자가 직접 시드 구문을 입력하게 만든 뒤 지갑을 비우는 수법입니다. 가해자는 그 시드 구문으로 권한 없이 정보를 입력하여 코인을 이전하므로 컴퓨터등사용사기죄가 중심이 됩니다.

피해자를 속여 시드 구문을 얻어 낸 과정 자체는 사기죄의 기망에 가깝지만, 시드 구문을 알려 준 행위만으로는 "재산을 처분"한 것이 아니므로 통상 사기죄보다는 컴퓨터등사용사기죄로 정리됩니다. 사칭 메시지를 뿌린 행위에는 정보통신망법상 침입죄나 전기통신금융사기 관련 규정이 함께 검토됩니다.

악성 앱·원격제어로 지갑에 들어간 경우

휴대폰에 악성 앱을 깔게 하거나 원격제어 프로그램으로 거래소 앱과 지갑 앱을 조작한 경우입니다. 여기서는 컴퓨터등사용사기죄에 더해 정보통신망 침입죄와 악성프로그램 유포죄가 추가됩니다.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8조(정보통신망 침해행위 등의 금지) ① 누구든지 정당한 접근권한 없이 또는 허용된 접근권한을 넘어 정보통신망에 침입하여서는 아니 된다. ② 누구든지 정당한 사유 없이 정보통신시스템, 데이터 또는 프로그램 등을 훼손·멸실·변경·위조하거나 그 운용을 방해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전달 또는 유포하여서는 아니 된다.

침입죄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 악성프로그램 전달·유포죄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7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코인이 실제로 빠져나가지 않았더라도 지갑에 들어간 순간 침입죄는 이미 완성된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거래소 계정 아이디·비밀번호를 탈취한 경우

거래소 계정은 블록체인 지갑과 달리 거래소 서버 안의 장부입니다. 타인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로 로그인하는 것 자체가 거래소 정보통신망에 대한 권한 없는 침입이고, 그 상태에서 출금을 실행하면 컴퓨터등사용사기죄가 성립합니다.

로그인 정보를 얻기 위해 피해자의 문자 인증번호나 OTP를 가로챘다면 그 과정의 통신 비밀 침해, 개인정보 부정 취득도 별도 죄명으로 얹힙니다. 거래소 계정 사건은 수사기관이 접속 기록과 출금 기록을 거래소에서 바로 확보할 수 있어 검거율이 블록체인 지갑 사건보다 높은 편입니다.

가족·지인·직원이 지갑에 손을 댄 경우

의외로 많은 유형입니다. 동거인이 휴대폰 잠금을 풀고 코인을 옮기거나, 회사 지갑을 관리하던 직원이 자기 지갑으로 이전하는 경우입니다. 재물이 아니므로 횡령죄가 아니라 컴퓨터등사용사기죄 또는 배임죄로 다루어집니다.

회사 지갑을 관리할 권한이 있던 직원이 그 권한을 넘어 코인을 빼돌렸다면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로서 배임죄가 검토되고, 아예 권한이 없는 동거인이 비밀번호를 풀고 옮겼다면 컴퓨터등사용사기죄입니다. 가족 사이라도 친족상도례는 적용 여부가 불분명하니 이 유형은 특히 변호사와 먼저 상의해야 합니다.

금액이 커지면: 특정경제범죄법의 가중

컴퓨터등사용사기죄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의 적용 대상입니다. 이득액이 5억원 이상이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으로 법정형이 뛰어오릅니다.

여기서 쟁점이 하나 생깁니다. 코인 가격이 수시로 변하니 이득액을 언제 시점의 가격으로 계산하느냐입니다. 실무에서는 범행 시점, 즉 코인이 이전된 때의 시가를 기준으로 삼는 것이 일반적이며, 그 뒤 가격이 올라 가해자가 더 큰 이익을 얻었더라도 이는 양형 사정으로 반영될 뿐 이득액 자체를 바꾸지는 않습니다.

반대로 가격이 폭락해 지금은 얼마 되지 않는다고 해서 특경법 적용을 피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범행 당시 시가가 기준이기 때문입니다.

탈취 이후의 돈 흐름: 세탁하면 죄명이 하나 더

탈취된 코인은 대개 바로 현금화되지 않습니다. 여러 지갑을 거치고, 믹서나 탈중앙 거래소를 통과하고, 다른 코인으로 바꾼 뒤 해외 거래소나 개인 간 현금거래로 빠져나갑니다. 이 과정 자체가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이라는 별도의 죄입니다.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범죄수익등의 은닉 및 가장) 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1. 범죄수익등의 취득 또는 처분에 관한 사실을 가장한 자 2. 범죄수익의 발생 원인에 관한 사실을 가장한 자 3. 범죄수익등을 은닉한 자

수사기관은 블록체인 분석 도구로 탈취 지갑에서 출발한 코인의 경로를 추적하고, 국내 거래소에 도착하는 지점에서 실명 계정 정보를 확보합니다. 믹서를 거쳤더라도 들어가고 나온 금액과 시간의 패턴으로 상당 부분 연결이 가능하며, 믹서 사용 자체가 은닉의 고의를 뒷받침하는 정황이 됩니다.

탈취 코인이 어디로 갔는지 피해자가 직접 확인할 수도 있습니다. 블록체인 탐색기에서 자기 지갑 주소의 거래 내역을 보면 코인이 이동한 첫 번째 지갑 주소가 나오고, 이 주소를 고소장에 적는 것이 수사의 출발점이 됩니다.

피해자가 돈을 되찾는 길

코인이 재물이 아니라는 원칙은 회복 절차에도 영향을 줍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몰수·추징, 배상명령, 민사 가압류 모두 가능하지만 각각 코인의 특성에 맞춰 신청 방식이 달라집니다.

첫째, 몰수와 추징입니다. 대법원은 가상자산이 재산적 가치가 있는 무형재산이므로 범죄수익으로 몰수할 수 있다고 봅니다. 가해자가 코인을 그대로 보유하고 있다면 몰수, 이미 처분했다면 그 가액을 추징합니다. 다만 몰수·추징은 국고로 귀속되는 것이 원칙이어서, 피해자가 돌려받으려면 범죄피해재산 환부 절차를 별도로 거쳐야 합니다.

둘째, 거래소 동결 요청입니다. 탈취 코인이 국내 거래소 계정으로 들어간 것이 확인되면 거래소에 사정을 알리고 출금 제한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거래소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에 따라 이상거래를 감시할 의무가 있어, 수사기관의 협조 요청이 붙으면 동결이 빠르게 이루어지는 편입니다. 해킹을 인지한 즉시 거래소에 알리는 것이 이 때문에 중요합니다.

셋째, 민사 가압류입니다. 코인 자체는 유체물이 아니어서 동산 가압류 방식으로는 잡기 어렵지만, 가해자가 거래소에 대해 가지는 코인 출금청구권을 채권으로 보아 가압류하는 방식이 실무에서 쓰입니다. 가해자의 거래소 계정이 특정되어야 하므로 형사 수사에서 확보된 계정 정보가 민사 절차의 열쇠가 됩니다.

넷째, 배상명령입니다. 컴퓨터등사용사기죄는 형사재판에서 피해자가 배상명령을 신청할 수 있는 대상 범죄에 포함되므로, 별도의 민사소송 없이 유죄 판결과 함께 배상을 명하는 결정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코인 가액 산정에 다툼이 있으면 법원이 배상명령 신청을 각하하고 민사로 보낼 수 있습니다.

  • 해킹 인지 직후: 남은 코인을 새 지갑으로 이동, 거래소 계정 비밀번호·OTP 재설정, 탈취 트랜잭션 해시와 수신 지갑 주소 저장

  • 24시간 안에: 거래소 고객센터에 피해 신고 및 출금 제한 요청, 피싱 메시지·가짜 사이트 화면 캡처 보존

  • 며칠 안에: 경찰서 사이버수사팀 고소장 접수(수신 지갑 주소, 트랜잭션 해시, 시가 산정 자료 첨부)

  • 피의자 특정 후: 거래소 계정 출금청구권 가압류, 형사재판에서 배상명령 신청, 범죄피해재산 환부 청구

"모르고 받았다"는 사람의 운명

탈취 코인은 여러 사람의 지갑을 거치므로, 중간에 코인을 받은 사람이 수사 대상에 오르는 일이 흔합니다. 여기서도 "재물이 아니다"라는 원칙이 작동합니다. 코인은 재물이 아니므로 장물취득죄는 성립하지 않고, 대신 범죄수익은닉규제법상 범죄수익 수수죄가 검토됩니다.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4조(범죄수익등의 수수) 정황을 알면서 범죄수익등을 수수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조문의 핵심은 "정황을 알면서"입니다. 수사기관은 받은 코인의 규모, 대가로 받은 수수료 비율, 상대방과 주고받은 대화, 코인을 받은 직후 바로 쪼개서 보냈는지 여부로 고의를 추단합니다. "코인 현금화 알바", "지갑 빌려주면 수수료" 같은 제안을 받고 응한 사람은 몰랐다는 주장이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정상적인 개인 간 거래로 코인을 받았는데 그 코인이 알고 보니 탈취 코인이었던 사람은, 거래 경위와 시세에 맞는 대가를 지급한 기록을 제시하면 수수죄의 고의를 부정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경우에도 코인이 몰수 대상이 되어 돌려주어야 할 수 있다는 점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피의자로 조사받는다면: 쟁점은 "권한"과 "고의"

해킹·피싱 사건의 피의자 측에서 다툴 수 있는 쟁점도 같은 원칙에서 나옵니다. 컴퓨터등사용사기죄는 "권한 없이" 정보를 입력했을 때 성립하므로, 지갑에 접근할 권한이 있었는지가 첫 번째 쟁점입니다. 공동으로 운용하던 지갑, 비밀번호를 공유하던 관계라면 권한의 범위가 다투어집니다.

두 번째 쟁점은 고의입니다. 자기 지갑으로 들어온 코인이 탈취 코인인 줄 몰랐다거나, 단순히 지갑 주소를 빌려준 것뿐이라는 주장은 앞서 본 범죄수익 수수죄의 고의 문제와 겹칩니다. 여기서 대화 기록과 수수료 구조가 결정적 증거가 되므로, 조사 전에 자신의 휴대폰에 어떤 기록이 남아 있는지를 변호사와 함께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세 번째는 피해 회복입니다. 컴퓨터등사용사기죄는 피해자 의사와 무관하게 처벌되지만, 탈취 코인을 반환하고 합의하면 양형에서 가장 크게 반영되는 요소입니다. 코인을 아직 보유하고 있다면 처분하지 말고 그대로 두는 것이 반환 협상과 몰수 양쪽에서 유리합니다.

한 문장으로 다시 정리하면

코인은 재물이 아닙니다. 그래서 절도·횡령·장물죄는 빠지고, 컴퓨터등사용사기죄와 정보통신망 침입죄, 범죄수익은닉죄가 그 자리를 채웁니다. 법정형은 가벼워지지 않고 오히려 무거워지며, 몰수와 가압류, 배상명령은 코인의 특성에 맞춘 방식으로 모두 가능합니다.

피해자라면 트랜잭션 해시와 수신 지갑 주소를 확보해 거래소와 경찰에 동시에 알리는 것이, 피의자라면 권한과 고의에 관한 기록을 미리 확인하는 것이 이 원칙에서 바로 나오는 첫 번째 행동입니다.

※ 본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구체적인 법률 조언을 대체할 수 없습니다.
※ 개인의 상황에 맞는 정확한 법률 자문은 반드시 전문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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