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을 준비하는 부모 중에는 “부부관계는 끝내더라도 부모 역할은 함께하고 싶다”며 공동친권이나 공동양육을 생각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반대로 상대방이 공동친권을 요구하자 매주 자녀가 양쪽 집을 오가야 하는 것은 아닌지, 공동양육을 하면 양육비를 받을 수 없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공동친권과 공동양육은 서로 관련되어 있지만 같은 개념은 아닙니다. 친권은 자녀의 신분과 재산에 관한 중요한 법적 결정을 내릴 권한과 책임에 가깝고, 양육은 자녀와 실제로 생활하면서 보호하고 돌보는 일상적인 책임을 뜻합니다. 따라서 공동친권과 공동양육의 적합성도 각각 따져야 합니다.
공동친권은 부모가 자녀의 중요한 법률상 의사결정과 법정대리권을 함께 행사하는 구조이고, 공동양육은 자녀가 부모 양쪽과 정기적으로 생활하며 실제 돌봄을 나누는 방식입니다. 공동친권이라고 반드시 양육시간을 절반씩 나누는 것은 아니며, 공동양육이라고 양육비가 당연히 없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친권과 양육권은 어떤 차이가 있나요?
친권은 미성년 자녀를 보호하고 교양할 권리와 의무뿐 아니라 자녀의 거소 지정, 재산관리와 법률행위 대리 등 법률상 권한을 포함합니다. 자녀의 전학이나 중요한 치료, 재산처분처럼 자녀의 신분과 생활에 중대한 영향을 주는 결정에서 친권자의 권한이 문제 될 수 있습니다.
양육권은 자녀와 함께 생활하면서 식사, 등하교, 숙제, 병원 방문, 생활지도처럼 실제 양육을 담당하는 권리와 의무를 의미합니다. 실무에서는 친권자와 양육자를 같은 부모로 정하는 경우가 많지만 반드시 일치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부모를 공동친권자로 정하면서 자녀의 주된 양육자는 한쪽 부모로 정할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 일상적인 돌봄은 주 양육자가 맡되 자녀에게 중대한 법률상 결정은 부모가 함께 협의하는 형태가 됩니다. 반대로 실제 양육시간을 상당 부분 나누면서도 중요한 법률상 의사결정의 구조는 별도로 구체화할 수 있습니다.
이혼 후에도 공동친권이 가능한가요?
민법 제909조는 부모가 이혼할 때 협의로 친권자를 정하고, 협의가 되지 않거나 협의 내용이 자녀의 복리에 반하면 가정법원이 친권자를 정하도록 규정합니다. 재판상 이혼에서도 법원이 직권으로 친권자를 정합니다.
법 조문이 이혼 후 부모 중 반드시 한 사람만 친권자가 되어야 한다고 명시한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 2020. 5. 14. 선고 2018므15534 판결도 민법 제837조와 제909조 등에 따르면 법원이 친권자와 양육자를 정할 때 반드시 단독의 친권자 또는 양육자만 정해야 하는 것은 아니므로 부모 모두를 공동양육자로 지정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보았습니다.
다만 공동친권은 자녀에 관한 중요한 결정을 할 때 부모가 계속 협의해야 하는 구조입니다. 부모 사이에 연락 자체가 어렵거나 학교·치료·거주지 결정마다 다툼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면 공동친권이 오히려 자녀에게 필요한 결정을 지연시킬 수 있습니다.
공동친권이라는 명칭보다 실제로 공동의 결정을 지속할 수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이혼 과정에서 서로를 처벌하거나 통제하는 수단으로 공동친권을 요구한다면 자녀의 복리에 부합하기 어렵습니다.
공동양육은 자녀가 정확히 절반씩 생활하는 것인가요?
공동양육에 법률상 하나의 고정된 시간표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부모가 일주일씩 번갈아 양육하는 방식도 생각할 수 있지만, 평일은 한쪽 부모가 맡고 주말은 다른 부모가 맡거나 학기 중과 방학의 양육 비중을 다르게 정할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달력상 시간을 정확히 50 대 50으로 나누는지가 아니라 부모가 일상적인 돌봄과 의사결정에 실질적으로 참여하고, 그 방식이 자녀의 생활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지입니다.
주된 생활근거지를 한곳에 두고 다른 부모의 양육시간을 넓게 보장하는 방식은 공동양육과 확대된 면접교섭의 경계에 놓일 수 있습니다. 명칭보다 누가 어느 날 자녀를 돌보는지, 인도 장소와 방법은 무엇인지, 학교와 병원 업무를 누가 담당하는지가 구체적으로 정해져야 분쟁을 줄일 수 있습니다.
대법원이 제시한 공동양육의 조건
대법원 2018므15534 판결은 재판상 이혼에서도 공동양육이 가능하다고 인정하면서 그 허용 여부는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대법원이 제시한 주요 판단 요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부모 모두 공동양육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지
부모의 양육 가치관에 현저한 차이가 없는지
부모가 서로 가까운 곳에 거주하는지
양쪽 주거지의 양육환경이 비슷하고 안전한지
이동으로 인한 자녀의 시간적·경제적 손실이 적은지
학교생활과 교우관계에 불필요한 혼란이 생기지 않는지
자녀가 공동양육 상황을 받아들일 정서적·이성적 능력이 있는지
부모가 양육에 필요한 정보를 공유하고 갈등을 조절할 수 있는지
공동양육은 부모가 원한다는 이유만으로 정해지는 방식이 아니라, 부모의 협력 가능성과 거주 거리, 양육환경, 자녀의 나이와 의사를 종합했을 때 자녀의 성장과 복지에 실제로 도움이 되는 경우에 검토할 수 있습니다.
부모가 공동양육을 주장하더라도 자녀가 잦은 이동으로 수면과 학업에 어려움을 겪거나 부모의 갈등에 반복적으로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면 단독양육과 충분한 면접교섭이 더 적합할 수 있습니다.
공동양육을 인정하지 않은 대법원 사례
대법원 2018므15534 사건의 원심은 어머니가 매주 일요일 저녁부터 금요일 저녁까지, 아버지가 금요일 저녁부터 일요일 저녁까지 자녀를 양육하도록 정하고 부모를 공동친권자와 공동양육자로 지정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지 않았습니다. 부모 모두 공동양육을 요청한 것이 아니라 자신을 단독 친권자와 양육자로 지정해 달라고 주장했고, 이혼소송 과정에서 쌓인 적대감 때문에 가까운 장래에 양육방법을 원만히 협의하기 어려워 보였기 때문입니다.
또한 자녀가 두 주거지를 오가며 서로 다른 양육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부담이 있었고, 공동양육 대신 한쪽을 양육자로 정하고 다른 부모에게 충분한 면접교섭을 보장해도 부모와 자녀의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이 판결은 공동양육이 법적으로 가능하다는 점과 실제 사건에서 공동양육이 적합한지는 별개의 문제라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부모 사이의 협력이 부족한데도 형식적으로 공동양육을 정하면 자녀가 갈등의 전달자나 조정자 역할을 떠맡게 될 수 있습니다.
공동친권만 정하고 양육자는 한 명으로 정할 수 있나요?
공동친권과 단독양육을 결합하는 방식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자녀가 한쪽 부모와 안정적으로 생활하되 진학, 중대한 수술, 장기 해외체류, 재산관리와 같은 중요한 사항은 부모가 함께 결정하는 구조입니다.
이 방식은 자녀의 생활근거지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도 비양육친이 중요한 결정에 참여하도록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부모가 합의하지 못할 때 결정을 어떻게 내릴지가 불명확하면 학교 등록이나 치료 동의가 늦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공동친권을 정하려면 어떤 사안을 공동으로 결정할지, 긴급한 치료에는 누가 우선 결정할지, 상대방이 일정 기간 답하지 않을 때 어떻게 처리할지 등을 구체적으로 합의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공동양육이면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아도 되나요?
공동양육을 한다고 양육비가 자동으로 없어지지는 않습니다. 부모는 모두 자녀를 양육할 책임이 있고 양육비도 각자의 경제력에 따라 분담해야 합니다.
양육시간이 비슷하더라도 부모의 소득 차이가 크거나 한쪽 부모가 교육비·의료비·주거비를 더 많이 부담한다면 다른 부모가 정기적인 양육비를 지급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양육시간과 소득, 실제 비용부담이 비슷하다면 정기금보다 항목별 비용분담이 더 적합할 수도 있습니다.
대법원 2020. 5. 14. 선고 2019므15302 판결은 부모가 자녀를 공동으로 양육할 책임이 있고 양육비도 원칙적으로 공동 부담한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한쪽 부모만 양육하는 경우에는 법원이 그 부모가 부담할 몫을 제외하고 상대방이 분담할 적정 금액을 정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공동양육에서는 다음 비용을 누가 부담할지 구체적으로 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각 주거지에서 발생하는 식비와 생활비
어린이집·학교·학원 비용
병원비와 보험료
교복·의류·휴대전화 비용
방학 프로그램과 여행 비용
예상하지 못한 고액 치료비나 교육비
비용을 공동계좌에서 지출하기로 한다면 계좌 개설이 실제 가능한지, 누가 카드와 이체 권한을 가지는지, 사용내역을 어떻게 확인할지도 정해야 합니다. 대법원 2018므15534 판결도 공동명의 계좌와 같은 방법을 법원이 명하려면 실무상 가능한지 확인하고 분쟁 가능성을 살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면접교섭과 공동양육은 무엇이 다른가요?
면접교섭은 자녀를 직접 양육하지 않는 부모와 자녀가 만나고 연락하며 관계를 유지할 권리입니다. 통상 주된 양육자가 일상생활을 담당하고 비양육친이 정해진 주말이나 방학에 자녀와 시간을 보내는 구조입니다.
공동양육은 부모 양쪽이 일정한 기간 동안 자녀의 일상적인 생활을 직접 책임지는 정도가 더 큽니다. 단순히 자녀와 만나는 것을 넘어 등하교, 식사, 학습, 병원 진료와 생활지도를 실제로 나누어 맡습니다.
그러나 면접교섭 시간이 길다는 이유만으로 언제나 공동양육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법원이 사용하는 명칭보다 실제 일정과 책임의 배분을 확인해야 합니다. 한쪽 부모를 주 양육자로 정하면서 다른 부모에게 주말 숙박과 방학 중 장기간의 면접교섭을 인정하는 방법으로도 자녀와 양쪽 부모의 관계를 충분히 유지할 수 있습니다.
부모 사이의 갈등이 있으면 공동양육은 불가능한가요?
이혼하는 부모에게 어느 정도의 갈등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의견 차이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공동양육이 모두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자녀에 관한 문제에서는 부부 사이의 감정과 분리하여 연락하고 약속을 지킬 수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다만 가정폭력, 아동학대, 스토킹, 반복적인 위협이 있거나 상대방이 자녀의 인도를 거부하고 연락을 차단해 온 경우에는 공동양육이 안전한 방식인지 매우 신중하게 검토해야 합니다. 공동양육을 이유로 상대방의 주소와 일정을 지속적으로 감시하거나 자녀를 통해 사생활을 확인하려는 행동도 자녀의 복리에 반할 수 있습니다.
부모가 대면하면 다툼이 생기지만 문자나 공동육아 앱으로는 필요한 정보교환이 가능하다면 비대면 인도, 학교를 통한 인계, 연락 주제와 시간을 제한하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장치로도 갈등을 통제하기 어렵다면 단독양육과 구조화된 면접교섭이 더 안정적일 수 있습니다.
자녀의 의견은 얼마나 중요할까요?
법원은 친권자와 양육자를 정할 때 자녀의 나이, 부모와의 친밀도, 자녀의 의사 등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합니다. 자녀의 나이가 많고 자신의 생활과 희망을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을수록 그 의사가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
다만 자녀가 어느 부모를 선택하게 만들거나 특정 답변을 연습시키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자녀의 말이 한쪽 부모에 대한 압박이나 죄책감에서 나온 것으로 보이면 그대로 받아들여지기 어렵고, 무엇보다 자녀에게 큰 정서적 부담이 됩니다.
공동양육 여부를 검토할 때에는 “엄마와 아빠 중 누구와 살고 싶으냐”고 묻기보다 학교와 친구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지, 이동이 힘들지 않은지, 각 집에서 필요한 물건과 공부 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지 등 생활에 관한 의견을 자연스럽게 확인하는 편이 바람직합니다.
공동양육 합의서에는 무엇을 정해야 할까요?
공동양육을 선택한다면 “서로 협의하여 공동으로 키운다”는 문구만으로는 부족합니다. 평소 관계가 원만하더라도 이사, 재혼, 전학, 질병처럼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 생기면 해석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합의서나 조정조서에는 다음 내용을 가능한 한 구체적으로 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자녀의 주된 주소와 주민등록상 거주지
평일·주말·방학·명절의 구체적인 양육 일정
인도 시간과 장소, 이동 책임과 교통비
지각·취소·자녀 질병이 발생한 경우의 대체 일정
어린이집과 학교에 연락할 대표 보호자
전학, 진학, 학원과 교육방침의 결정방법
일반 진료와 응급수술 등 의료결정의 권한
여권 발급, 국내외 여행과 장기체류의 동의절차
생활비와 교육비·의료비의 분담비율
양육정보와 학교·병원 자료의 공유방법
부모 중 한 명이 이사하거나 재혼하는 경우의 조정방법
의견 충돌 시 상담·조정 등 해결절차
합의 내용은 구체적이어야 하지만 자녀의 성장에 따라 조정할 수 있는 여지도 필요합니다. 유아에게 맞는 일정이 초등학교 입학 후에도 그대로 적합한 것은 아니므로 일정 변경의 기준과 협의 시점도 함께 정해두는 편이 좋습니다.
공동양육을 하다가 어려워지면 변경할 수 있나요?
민법 제837조 제5항에 따라 가정법원은 자녀의 복리를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친권자·양육자와 양육방법 등 양육에 관한 사항을 변경할 수 있습니다.
부모가 멀리 이사했거나 자녀가 학교에 입학해 잦은 이동이 어려워진 경우, 약속 위반과 갈등이 반복되는 경우, 자녀가 공동양육 일정으로 뚜렷한 불안이나 학업 문제를 겪는 경우에는 양육방법 변경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 2021. 9. 30. 선고 2021므14258 판결은 상당 기간 한쪽 부모가 자녀를 평온하게 양육해 왔다면 현재의 양육 상태를 바꾸는 데 신중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현재 상태가 자녀의 성장과 복지에 방해가 되고 다른 부모에게 변경하는 것이 더 도움이 된다는 점이 명백해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공동양육이 계획대로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자녀를 갑자기 데려오거나 일방적으로 일정을 끊기보다, 현재 양육상태와 자녀에게 미치는 영향을 자료로 남기고 협의 또는 양육자·양육방법 변경 심판을 통해 조정해야 합니다.
공동친권·공동양육을 준비할 때 필요한 자료
공동친권 또는 공동양육을 제안하거나 상대방의 요구에 대응하려면 추상적인 의지보다 실행 가능성을 보여주는 자료가 중요합니다.
부모 양쪽의 주거지와 학교·어린이집 사이의 거리
근무시간과 재택근무 여부, 실제 돌봄 가능 시간
조부모 등 보조양육자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별거 중 실제로 양육시간을 나눈 기록
자녀 인도와 일정 변경을 원만히 협의한 문자
학교생활과 병원 진료 정보를 공유한 내역
부모 양쪽 주거지의 수면·학습 공간
자녀의 연령과 생활패턴, 이동에 대한 반응
가정폭력·아동학대·인도거부 등 안전상 우려 자료
양육비와 특별비용의 현실적인 분담안
공동양육을 원하는 부모라면 상대방보다 자신이 더 좋은 부모라는 주장에 집중하기보다 두 집을 오가더라도 자녀의 일상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다는 계획을 제시해야 합니다. 공동양육에 반대한다면 막연한 불편함보다 거리, 근무일정, 부모의 갈등과 자녀의 구체적인 부담을 설명해야 합니다.
부모의 권리보다 자녀의 안정이 우선입니다
공동친권은 중요한 법률상 결정을 함께하는 구조이고 공동양육은 실제 돌봄과 생활시간을 나누는 방식입니다. 두 제도는 함께 정할 수도 있고 자녀의 사정에 따라 서로 다르게 구성할 수도 있습니다.
공동양육이 부모와 자녀의 관계를 유지하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지만 모든 이혼가정에 적합하지는 않습니다. 법원은 부모의 협력 가능성, 거주 거리와 양육환경, 자녀의 나이와 의사, 이동으로 인한 부담을 종합하여 자녀에게 가장 안정적인 방식을 찾습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