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1심에서 징역형과 함께 취업제한명령을 받고, 형이 무겁다는 생각에 피고인만 항소했는데 항소심 판결문에서 취업제한 기간이 오히려 늘어나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형량은 그대로인데 아동·청소년 관련기관이나 의료기관, 학교, 학원 같은 곳에서 일할 수 없는 기간만 길어지면, 항소가 오히려 불이익이 된 셈이어서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취업제한명령은 형벌이 아닌 보안처분이라 형사소송법상 불이익변경금지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오해하기 쉽지만, 대법원은 이 부분을 분명히 판단한 바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피고인만 항소한 사건에서 취업제한 기간이 늘어났을 때 어떤 법리로 다툴 수 있는지, 상고심에서 무엇을 어떻게 주장해야 하는지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취업제한명령이란 — 형벌이 아닌 보안처분, 그러나 직업선택을 막는다
취업제한명령의 근거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56조 제1항입니다. 법원은 아동·청소년대상 성범죄 또는 성인대상 성범죄로 형 또는 치료감호를 선고하는 경우, 판결로 그 형의 집행을 종료하거나 집행이 유예·면제된 날(벌금형은 확정된 날)부터 일정 기간 동안 유치원·학교·학원·어린이집·의료기관·체육시설·경비업 등 법이 열거한 시설과 기관에서 운영하거나 취업 또는 사실상 노무를 제공할 수 없도록 하는 명령을, 유죄 판결과 동시에 선고해야 합니다. 다만 재범의 위험성이 현저히 낮거나 취업을 제한해서는 안 될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판단되면 선고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기간은 제56조 제2항에 따라 10년을 초과할 수 없습니다. 법원이 재범 위험성과 범행의 경위, 죄질을 보고 기간을 정하는 구조여서, 같은 징역형이라도 1심과 항소심이 서로 다른 기간을 정하는 일이 생깁니다. 이 명령은 형벌 그 자체가 아니라 판결과 함께 선고되는 부수 처분이라는 점에서 징역이나 벌금과 구별되지만, 명령을 받은 사람은 해당 기관에서 일하는 직업을 그 기간 동안 사실상 가질 수 없게 됩니다. 교사, 의료인, 학원 강사, 체육지도자, 경비원 같은 직종에 있는 사람에게는 징역 집행유예보다 더 오래 삶을 흔드는 결과가 될 수 있습니다.
취업제한명령은 형벌이 아니라 보안처분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직업선택의 자유를 제한하는 처분이다 — 이 이중성이 불이익변경금지 쟁점의 출발점이다.
형사소송법 제368조 — 불이익변경금지가 막는 것
형사소송법 제368조는 "피고인이 항소한 사건과 피고인을 위하여 항소한 사건에 대해서는 원심판결의 형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할 수 없다"고 정합니다. 피고인이 항소를 했다가 오히려 더 무거운 형을 받을 수 있다고 하면, 정당한 상소권 행사를 포기하게 만들기 때문에 둔 장치입니다. 상고심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직접 판결할 때도 제396조 제2항이 제368조를 준용하므로, 심급이 올라가도 같은 보호가 따라갑니다.
이 조문의 문언은 "형"입니다. 그래서 형벌이 아닌 취업제한명령, 신상정보 공개·고지, 이수명령 같은 보안처분에도 적용되는지가 오래 문제 됐습니다. 실무에서는 항소심이 1심과 같은 징역형을 선고하면서 부수 처분을 더 무겁게 정하면, 형식상 형은 그대로이므로 문제없다는 해석이 나올 수 있는 지점입니다. 다음 항목에서 설명하는 대법원 판결이 바로 이 틈을 다룹니다.
대법원 2019도11540 — 같은 형에 더 긴 취업제한은 허용되지 않는다
대법원 2019. 10. 17. 선고 2019도11540 판결의 사안은 이렇습니다. 1심이 징역 1년과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명령 120시간,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등에 대한 5년의 취업제한명령을 선고했고, 피고인만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습니다. 그런데 그 사이 장애인복지법이 개정되어, 항소심은 장애인복지시설에 대한 취업제한명령까지 제1심과 같은 형에 더해 5년간 선고했습니다. 대법원은 이를 파기했습니다.
핵심 법리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불이익변경금지원칙을 적용할 때는 주문을 개별적·형식적으로 볼 것이 아니라 전체적·실질적으로 고찰해야 합니다(대법원 2013. 12. 12. 선고 2012도7198 판결 참조). 둘째, 취업제한명령은 사회내 처우의 한 유형으로서 형벌 그 자체가 아닌 보안처분의 성격이지만 실질적으로 직업선택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므로, 원심이 1심과 같은 형을 선고하면서 1심에서 정한 취업제한 기간보다 더 긴 취업제한명령을 부가하는 것은 전체적·실질적으로 피고인에게 불리한 변경이어서, 피고인만 항소한 경우에는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 판결은 취업제한명령이 보안처분이라는 이유로 불이익변경금지의 바깥에 있다는 항변을 정면에서 막았습니다. 그래서 1심이 정한 5년을 항소심이 7년으로, 또는 3년을 5년으로 늘렸다면, 이 판결이 가장 직접적인 근거가 됩니다. 항소심이 아동·청소년 관련기관만 제한했던 명령에 다른 종류의 시설을 추가해 사실상 제한 범위를 넓힌 경우도 같은 틀에서 다툴 수 있습니다.
피고인만 항소한 사건에서 1심과 같은 형을 선고하면서 1심보다 긴 취업제한명령을 붙이면, 전체적·실질적으로 불리한 변경이어서 허용되지 않는다.
불이익변경이 아니라고 본 경우 — 대법원 2018도13367의 비교
취업제한 명령이 항소심에서 새로 붙었다고 해서 언제나 위법한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8도13367 판결은 1심이 징역 5년에 이수명령 40시간을 선고하고 취업제한명령은 선고하지 않았는데, 피고인만 항소한 뒤 항소심이 개정 아동·청소년성보호법 부칙에 따라 같은 형에 5년의 취업제한명령을 선고한 사건입니다. 대법원은 불이익변경금지 위반이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이유는 구조에 있습니다. 헌법재판소가 예외 없이 일률적으로 10년의 취업제한을 부과한 종전 규정을 위헌으로 결정한 뒤 법이 개정되었고, 개정법 부칙은 종전 규정에 따라 취업제한을 받던 사람의 기간을 확정된 주형에 따라 5년·3년·1년으로 정하되 종전 규정이 유리하면 종전 규정에 따르도록 했습니다. 이 사건 피고인은 징역 5년의 1심판결이 그대로 확정되었더라도 별도의 선고 없이 부칙 특례에 따라 5년간 취업이 제한되는 지위에 있었으므로, 항소심이 5년을 선고한 것은 1심판결을 유지하는 것보다 특별히 신분상 불이익이 없다는 판단입니다.
두 판결은 모순되지 않고 같은 기준선에서 갈립니다. 1심판결이 그대로 확정되었을 경우에 피고인이 실제로 놓였을 지위와 항소심 판결 이후의 지위를 비교해 더 불리해졌는지를 봅니다. 그래서 늘어난 기간 자체만 볼 것이 아니라, 1심 확정 시 어떤 제한이 적용되었을지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사건이 법 개정 전후에 걸쳐 있다면 이 비교가 쟁점이 됩니다.
형량이 줄었다면 — 전체적·실질적 고찰에서 갈리는 지점
두 판결이 강조한 "전체적·실질적 고찰"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방향으로도 작동합니다. 항소심이 징역형을 줄이면서 취업제한 기간을 늘린 경우에는, 주문 전체를 비교했을 때 피고인에게 불리한 변경인지 따로 판단해야 하고, 형이 가벼워진 부분과 제한이 길어진 부분이 한 덩어리로 비교됩니다. 다만 징역 6개월 감경과 취업제한 기간 2년 연장처럼 비교가 쉽지 않은 사안은 사건마다 판단이 갈릴 수 있으므로, 상고이유서에서 늘어난 기간이 피고인의 직업과 생계에 미치는 실질적 영향을 구체적으로 정리해 주장해야 합니다.
반대로 1심과 같은 형이 유지되었거나, 형이 오히려 늘어나지 않았는데 취업제한 기간만 늘었다면 2019도11540의 사안과 구조가 같아 다툼이 단순해집니다. 이 경우 취업제한 기간 부분만의 파기가 아니라 판결 전체가 파기될 수 있다는 점도 알아 둘 만합니다. 2019도11540 판결은 취업제한명령이 성범죄 피고사건의 판결과 동시에 선고하는 부수처분이므로 취업제한명령 부분을 파기하는 경우 나머지 피고사건 부분까지 전부 파기할 수밖에 없다고 보아, 원심판결을 전부 파기하고 환송했습니다.
1심과 항소심의 주형(징역·벌금 종류와 기간)이 같은지 먼저 비교.
취업제한 기간의 숫자, 대상 시설의 종류와 범위가 1심보다 넓어졌는지 확인.
항소를 누가 했는지 확인 — 피고인만 항소했는지, 검사도 항소했는지.
법 개정 전후에 걸친 사건이면 1심 확정 시 적용되었을 제한 기간을 별도로 계산.
검사도 항소했다면 — 이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 경우
제368조의 문언은 "피고인이 항소한 사건과 피고인을 위하여 항소한 사건"입니다. 따라서 검사가 양형부당 등을 이유로 항소한 사건에서는 항소심이 1심보다 무거운 형이나 더 긴 취업제한 기간을 정해도 불이익변경금지에 걸리지 않습니다. 양쪽이 모두 항소했다면 항소심은 검사의 항소이유를 받아들여 형을 올릴 수 있고, 그때는 취업제한 기간 역시 같은 방향으로 조정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항소 전에 상대방 항소 여부를 확인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판결 선고 후 항소 기간 안에 검사의 항소 여부는 법원 기록으로 확인할 수 있고, 검사가 항소했다면 피고인의 항소 취하나 항소이유 구성이 달라집니다. 피고인만 항소한 사건이라면, 항소심에서 아무리 불리한 증거가 새로 나오더라도 1심의 형과 취업제한 기간을 넘어서는 처분은 원칙적으로 선고될 수 없다고 보고 항소 전략을 세울 수 있습니다.
함께 따라오는 신상정보 등록기간 — 선고형에 따라 법률이 자동으로 정한다
취업제한과 함께 성범죄 판결에는 신상정보 등록이 따라옵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5조 제1항은 등록기간을 선고형에 따라 정합니다. 사형·무기 또는 10년 초과 징역·금고는 30년, 3년 초과 10년 이하는 20년, 3년 이하는 15년, 벌금형은 10년입니다. 법원이 취업제한처럼 기간을 재량으로 정하는 구조가 아니라 선고형이 정해지면 등록기간이 따라 정해집니다.
이 구조는 항소 전략에 영향을 줍니다. 예를 들어 항소심에서 징역형이 3년 초과에서 3년 이하로 낮아지면 등록기간 구간도 한 단계 내려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취업제한 기간은 법원이 판결로 정하는 재량 영역이어서, 형이 같을 때 기간을 늘리면 불이익변경금지의 문제가 됩니다. 항소 이유를 구성할 때 형량 감경과 취업제한 면제 또는 단축을 함께 주장하고, 재범 위험성이 낮다는 사정(범행 경위, 전력, 가족관계, 치료·상담 이력, 재직 중인 직장의 성격)을 자료로 뒷받침하는 쪽이 현실적입니다.
상고심에서의 대응 — 무엇을 어떻게 주장하나
항소심 판결에 대한 상고기간은 판결 선고일부터 7일입니다. 이 기간 안에 상고장을 내고, 상고이유서는 소송기록접수통지를 받은 날부터 20일 안에 제출해야 합니다. 형사소송법상 양형부당은 사형·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만 상고이유가 되므로(제383조 제4호), 취업제한 기간이 늘었다는 사정은 양형부당이 아니라 법령 위반(불이익변경금지에 관한 법리오해)으로 구성해야 합니다.
상고이유서에는 세 가지를 담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1심 판결의 형과 취업제한 기간, 항소심 판결의 형과 취업제한 기간을 대비한 표, 피고인만 항소했다는 사실(검사 항소 여부와 항소장 접수 기록), 그리고 형사소송법 제368조와 2019도11540 판결 법리에 따라 항소심이 피고인에게 불리한 변경을 했다는 논증입니다. 인용이 받아들여지면 취업제한 부분만이 아니라 판결 전체가 파기되어 환송되므로, 환송심에서는 1심이 정한 기간을 넘지 않는 선에서 다시 판단받게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취업제한명령은 형벌이 아닌데도 불이익변경금지가 적용되나요?
A. 대법원은 취업제한명령이 형벌 자체는 아니고 보안처분의 성격이지만 실질적으로 직업선택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어서, 주문을 전체적·실질적으로 보아 불이익변경금지를 판단한다고 했습니다. 피고인만 항소한 사건에서 1심과 같은 형에 더 긴 취업제한 기간을 정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습니다(대법원 2019도11540).
Q. 1심에서 취업제한명령이 없었는데 항소심에서 새로 붙었다면 무조건 위법인가요?
A. 그렇지 않습니다. 대법원 2018도13367은 법 개정 부칙에 따라 1심판결이 확정되어도 같은 기간 제한을 받았을 피고인에게 항소심이 같은 기간의 취업제한을 선고한 것은 특별한 불이익이 없다고 보았습니다. 1심 확정 시 어떤 제한이 적용되었을지를 먼저 계산해야 합니다.
Q. 검사도 항소했다면 취업제한 기간이 늘어나도 다툴 수 없나요?
A. 형사소송법 제368조는 피고인이 항소한 사건과 피고인을 위해 항소한 사건을 대상으로 하므로, 검사가 항소한 사건에서는 이 원칙으로 다투기 어렵습니다. 이 경우 늘어난 기간은 재범 위험성이 낮다는 사정과 비례의 관점에서 별도로 다투어야 합니다.
Q. 취업제한 기간이 늘어난 것만 따로 다툴 수 있나요?
A. 상고하면 취업제한 부분이 파기될 때 판결 전체가 파기·환송됩니다. 취업제한명령은 성범죄 피고사건의 판결과 동시에 선고하는 부수처분이라, 그 부분만 떼어 파기할 수 없다고 대법원이 보았기 때문입니다. 환송심에서는 1심이 정한 기간을 넘지 않는 범위에서 다시 판단합니다.
Q. 양형부당으로 상고하면 안 되나요?
A. 양형부당 상고는 사형·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만 가능합니다(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 그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사건에서는 불이익변경금지 위반이라는 법령 위반 사유로 상고이유를 구성해야 합니다.
Q. 취업제한 기간은 최대 얼마까지 정할 수 있나요?
A.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56조 제2항에 따라 10년을 초과할 수 없습니다. 법원은 재범의 위험성이 현저히 낮거나 취업을 제한해서는 안 될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명령 자체를 선고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맺음말
피고인만 항소한 사건에서 항소심이 형은 그대로 두고 취업제한 기간만 늘렸다면, 그것은 형사소송법 제368조가 막으려는 불이익한 변경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취업제한명령이 보안처분이라는 이유만으로 이 원칙의 바깥에 있다고 볼 수 없다는 점은 대법원 2019도11540 판결이 분명히 밝혔고, 비교의 기준은 1심판결이 확정되었을 때 피고인이 놓였을 지위입니다.
다만 검사가 항소했거나 법 개정 부칙에 따라 1심 확정 시에도 같은 제한이 적용되었을 사안은 결론이 다릅니다. 판결문에서 1심과 항소심의 주형, 취업제한 기간, 대상 기관의 범위, 항소인이 누구인지를 먼저 대조하고, 상고기간 7일을 넘기지 않도록 서두르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상담을 통해 판결문 기준으로 쟁점을 정리해 보시길 권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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