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증인의 상계 항변, 주채무자가 채권자에게 받을 돈으로 보증채무를 줄이는 방법
보증인의 상계 항변, 주채무자가 채권자에게 받을 돈으로 보증채무를 줄이는 방법
법률가이드
대여금/채권추심

보증인의 상계 항변, 주채무자가 채권자에게 받을 돈으로 보증채무를 줄이는 방법 

강대현 변호사

채권자가 보증인에게 보증채무를 이행하라고 청구했는데, 알고 보니 주채무자도 그 채권자에게 받을 돈이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공사대금 보증을 섰는데 주채무자가 시공사에 받을 기성금이 남아 있다거나, 대출 보증을 섰는데 주채무자가 채권자에게 예금채권을 갖고 있는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이럴 때 보증인이 "주채무자가 받을 돈부터 빼고 청구하라"고 말할 수 있는지, 있다면 어떤 방식으로 얼마까지 줄일 수 있는지가 핵심 쟁점입니다. 이 글에서는 민법이 보증인에게 준 상계 항변의 근거와 요건, 그리고 실제로 막히는 지점을 차례로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보증인의 상계 항변 — 민법 제434조가 열어준 길

보증채무는 주채무가 있어야 존재하는 부종성을 가집니다. 민법은 이 성질을 반영해 제433조 제1항에서 보증인이 주채무자의 항변으로 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있도록 하고, 제434조에서 "보증인은 주채무자의 채권에 의한 상계로 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있다"고 따로 규정합니다. 상계는 서로 같은 종류의 채권을 가진 두 사람이 대등액에서 채무를 함께 소멸시키는 제도인데, 보증인은 채권자와 채권·채무가 대립하는 당사자가 아니므로 원래는 상계의 당사자가 될 수 없습니다. 제434조는 이 한계를 넘어 주채무자가 가진 반대채권을 보증인이 방패로 쓸 수 있게 해준 규정입니다.

대법원도 이 조항의 취지를 보증인을 보호하고 법률관계를 간편하게 해결하기 위한 것으로 설명합니다(대법원 2018. 11. 29. 선고 2015다240201 판결). 예를 들어 주채무자 A가 채권자 B에게 1억원 대여금 채무를 지고 있고, 보증인 C가 이를 보증했는데, 동시에 A가 B에게 4천만원의 물품대금 채권을 갖고 있다면 C는 B의 청구에 대해 A의 4천만원 채권으로 상계되어야 한다고 대항해 청구액을 줄이는 구조입니다. 결국 보증인이 갚아야 할 돈은 6천만원 범위로 줄어듭니다.

보증인은 채권자에게 받을 돈이 없어도, 주채무자가 채권자에게 받을 돈이 있다면 민법 제434조에 따라 그 채권으로 상계한 것과 같은 효과를 주장할 수 있다.

상계가 성립하는 요건 — 상계적상을 갖췄는지가 출발점

상계가 일어나려면 먼저 민법 제492조 제1항이 정한 상계적상이 있어야 합니다. 쌍방이 서로 같은 종류를 목적으로 하는 채무를 부담하고, 두 채무가 모두 변제기에 있어야 합니다. 보증인이 제434조로 주장하는 상계도 이 요건을 벗어나지 않습니다. 기준이 되는 것은 주채무자의 채권자에 대한 채권(자동채권)과 주채무자의 채권자에 대한 채무(수동채권, 주채무)이며, 이 둘이 상계적상에 놓여 있는지를 봅니다.

가장 흔한 문제는 자동채권의 변제기가 아직 오지 않은 경우입니다. 주채무자가 채권자에게 받을 돈이 있더라도 변제기가 도래하지 않았다면 상계할 수 없습니다. 반대로 수동채권인 주채무는 기한의 이익을 포기할 수 있으므로 변제기 전이어도 자동채권만 변제기에 있다면 상계가 가능한 경우가 있습니다. 다만 채무의 성질이 상계를 허용하지 않는 경우(제492조 제1항 단서)나 당사자가 상계를 금지·제한하는 특약을 한 경우에는 상계할 수 없습니다.

  • 동종 채권의 대립 — 금전채권끼리가 가장 일반적이며, 서로 종류가 다르면 상계 불가.

  • 자동채권의 변제기 도래 — 주채무자가 받을 돈의 이행기가 지나 있어야 함.

  • 자동채권의 유효성 — 항변·동시이행 관계가 붙은 채권은 그 한도에서 제한.

  • 상계금지 사유가 없을 것 — 법률상 금지 또는 당사자 간 상계금지 특약이 없어야 함.

이행거절인가 소멸인가 — 보증인이 취할 수 있는 대응의 모양

제434조가 정한 효과가 정확히 무엇인지는 실무에서 자주 오해됩니다. 상계는 상계권자가 상대방에게 하는 일방적 의사표시로 이루어지고(제493조 제1항), 의사표시가 도달하면 상계적상이 생긴 때로 소급하여 두 채무가 대등액만큼 소멸합니다. 이 상계의 의사표시는 원칙적으로 자동채권의 주인인 주채무자가 하는 것입니다. 보증인은 상계권자가 아니라 "상계로 대항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따라서 주채무자가 이미 상계의 의사표시를 해 주채무가 줄었다면 보증채무도 부종성에 따라 함께 줄고, 아직 상계 의사표시가 이뤄지지 않았다면 보증인은 상계가 가능한 한도에서 채권자의 청구를 거절하는 방식으로 대응합니다.

즉 보증인이 소송에서 해야 할 일은 주채무자가 채권자에게 어떤 채권을 가졌는지, 그 변제기가 도래했는지를 구체적으로 주장·증명하는 것입니다. 주채무자의 협조 없이는 자동채권의 존재와 액수를 증명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계약서·세금계산서·거래명세서·입금내역과 같이 주채무자가 채권자에게 받을 돈을 보여주는 자료를 주채무자로부터 확보해 두는 것이 실무적으로 중요합니다. 보증인이 주채무자와 연락이 끊겼다면 그만큼 상계 항변의 입증이 어려워집니다.

보증인 자신의 채권으로 하는 상계 — 제434조와 구별해야 할 별개 구조

보증인이 채권자에게 직접 받을 돈이 있는 경우는 사정이 다릅니다. 이때는 제434조가 아니라 보증인 자신이 당사자인 일반 상계가 됩니다. 보증인이 채권자에게 가진 채권이 변제기에 있고 보증채무와 상계적상에 있다면, 보증인이 상계의 의사표시를 해 보증채무를 소멸시킬 수 있습니다. 보증채무가 소멸하면 변제와 같은 의미로 주채무도 그 범위에서 소멸하고, 보증인은 주채무자를 상대로 구상권을 갖게 됩니다.

두 상계는 누구의 채권을 쓰는지, 누가 의사표시를 하는지가 다릅니다. 주채무자의 채권을 쓰면 제434조에 따른 대항이고, 보증인의 채권을 쓰면 일반 상계입니다. 여러 채권이 얽혀 있는 사건에서는 두 가지 상계를 함께 주장하게 되는 경우도 있는데, 이때 주장의 순서와 액수를 소장·답변서에 명확히 구분해 두지 않으면 법원이 어느 채권에 의한 상계인지 특정하지 못해 항변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위험이 있습니다.

상계가 막히는 경우 — 압류·회생절차·상계금지 특약

제434조가 있다고 모든 경우에 상계가 허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보증인이 제434조에 따라 상계로 대항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법률상 상계가 금지되는 경우까지 이를 허용할 수는 없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18. 11. 29. 선고 2015다240201 판결). 상계 자체가 법으로 제한되는 영역에서는 보증인의 대항권도 그 한계를 넘지 못한다는 취지입니다.

상계가 제한되는 대표적인 경우는 다음과 같습니다. 민법 제497조는 채무의 성질상 현실로 이행하게 할 목적의 채무(예를 들어 고의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무, 제496조)에 대한 상계를 제한하고, 제498조는 지급금지채권의 압류가 있으면 제3채무자가 압류 후에 취득한 채권으로 상계할 수 없도록 합니다. 주채무자의 채권이 이미 압류되어 있다면, 그 압류 이후에 취득한 자동채권으로는 상계가 막힙니다. 또 채무자회생법상 회생·파산절차가 개시되면 상계 요건과 시기가 별도 규정으로 제한됩니다.

  • 고의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무를 수동채권으로 하는 상계 — 민법 제496조로 금지.

  • 압류된 채권을 수동채권으로 하는 상계 — 압류 후 취득한 자동채권으로는 대항 불가(제498조).

  • 회생·파산절차가 개시된 경우 — 채무자회생법의 상계 제한 규정 적용 여부 확인 필요.

  • 상계금지 특약 — 계약서에 상계 배제 조항이 있으면 그 범위에서 막힘.

시효로 소멸한 채권으로도 상계할 수 있나 — 제495조의 활용

주채무자가 채권자에게 가진 채권이 이미 소멸시효가 지나버렸다면 상계는 불가능할까요. 민법 제495조는 소멸시효가 완성된 채권이라도 그 완성 전에 상계할 수 있었던 것이라면 그 채권자는 상계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시효가 완성되기 전에 이미 서로의 채권이 상계적상에 있었다면, 당사자들은 대등액에서 정산됐다고 기대하는 것이 보통이므로 이를 보호하는 규정입니다.

가령 주채무자의 물품대금 채권이 2020년 말에 변제기가 도래했고, 같은 시기에 채권자의 대여금 채권도 변제기에 있었다면, 두 채권은 그때 이미 상계적상에 있었습니다. 이후 물품대금 채권의 소멸시효가 지났더라도 주채무자는 제495조에 의해 상계할 수 있고, 보증인도 제434조로 이를 근거로 대항할 여지가 있습니다. 반대로 상계적상이 시효 완성 이후에야 생긴 경우에는 제495조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상계 항변을 준비할 때는 자동채권의 변제기가 언제였는지와 수동채권의 변제기가 언제 도래했는지를 날짜 단위로 정리해 비교해야 합니다.

소송에서의 항변 제출 — 시기와 증명, 그리고 이행거절 항변과의 관계

상계 항변은 변론종결 전까지 제출해야 하고, 가능하면 답변서 단계에서 청구원인에 대한 다른 방어와 함께 예비적으로 주장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보증채무 자체가 성립하지 않았다거나 이미 일부 변제했다는 주장이 우선이고, 상계 항변은 그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를 대비한 예비적 항변으로 두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상계 항변을 주된 항변으로 앞세우면 법원이 보증채무의 존재를 인정한 것으로 읽을 여지가 있고, 순서에 따라 판결에서 소송비용 부담이나 이자 계산 기준일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증명 책임은 상계를 주장하는 쪽에 있습니다. 보증인은 자동채권의 발생 원인, 액수, 변제기 도래를 모두 증명해야 합니다. 이때 주채무자가 채권자를 상대로 이미 별도의 소송을 진행 중이라면, 그 판결 결과를 기다리거나 사건을 병합해 달라는 신청을 검토해 볼 수 있습니다. 다만 별소의 판결 결과와 상계 항변이 충돌하면 중복 판단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소송 전략을 사전에 정리해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보증인이 주채무자의 허락 없이도 상계로 대항할 수 있나요?

A. 제434조는 보증인이 주채무자의 채권에 의한 상계로 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어 주채무자의 동의가 요건으로 정해져 있지는 않습니다. 다만 자동채권의 존재와 액수를 증명할 자료는 주채무자 쪽에 있는 경우가 많아 실제로는 협조가 필요합니다.

Q. 주채무자가 채권자에게 받을 돈의 변제기가 아직 안 왔다면요?

A. 자동채권의 변제기가 도래하지 않았다면 상계적상이 없어 상계로 대항할 수 없습니다. 변제기가 도래한 후에 다시 주장해야 하며, 소송 중에 변제기가 도래하면 그 시점에 상계 항변을 새로 제출하는 방법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Q. 보증인이 직접 가진 채권으로 상계하면 어떻게 되나요?

A. 보증인이 채권자에게 변제기에 있는 채권을 갖고 있다면 일반 상계를 통해 보증채무를 소멸시킬 수 있습니다. 보증채무가 소멸하면 주채무도 그 한도에서 소멸하고, 보증인은 주채무자에게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Q. 시효가 지난 채권으로도 상계 항변이 가능한가요?

A. 제495조에 따라 시효 완성 전에 이미 상계적상이 있었다면 시효가 지난 뒤에도 상계가 가능합니다. 상계적상이 시효 완성 후에 생긴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으므로 변제기 도래 시점을 날짜별로 확인해야 합니다.

Q. 주채무자가 회생절차 중이면 보증인의 상계는 어떻게 되나요?

A. 대법원은 제434조에 의한 상계라도 법률상 상계가 금지되는 경우까지 허용되지는 않는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18. 11. 29. 선고 2015다240201 판결). 회생절차에서는 채무자회생법의 상계 관련 규정이 적용되므로 개시 시점과 채권 발생 시점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Q. 상계 항변은 언제까지 제출해야 하나요?

A. 사실심 변론종결 전까지 제출해야 합니다. 보증채무 부존재나 변제 항변과 함께 답변서 단계에서 예비적으로 주장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맺음말

보증인은 채권자에게 직접 받을 돈이 없어도 민법 제434조에 따라 주채무자의 채권으로 상계한 것과 같은 효과를 내세울 수 있습니다. 다만 상계적상, 자동채권의 변제기, 압류·회생절차 같은 상계 제한 사유를 모두 통과해야 하고, 자동채권을 증명할 자료도 주채무자 쪽에서 구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보증채무 청구를 받았다면 금액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전에 주채무자가 채권자에게 받을 돈이 있는지, 그 변제기가 지났는지부터 확인하시길 권합니다. 보증인 자신이 채권자에게 받을 돈이 있는지도 함께 따져 두면 대응 방향이 훨씬 분명해집니다. 소장을 받았다면 답변서 제출 기한이 짧으므로, 수원지방법원을 비롯한 관할 법원의 기한 안에 항변을 정리해 두시는 편이 좋습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강대현 변호사가 작성한 다른 포스트
조회수 34
관련 사례를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