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인간 매매 하자로 해제해도 매수인은 물건을 매도인 비용으로 보관·공탁해야 한다
상인간 매매 하자로 해제해도 매수인은 물건을 매도인 비용으로 보관·공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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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일반/매매기업법무

상인간 매매 하자로 해제해도 매수인은 물건을 매도인 비용으로 보관·공탁해야 한다 

강대현 변호사

거래처로부터 납품받은 물건에 하자가 있어 매매계약을 해제했다면, 이제 그 물건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상인 사이의 매매에서는 이야기가 다릅니다. 계약을 적법하게 해제한 뒤에도 매수인이 그 물건을 매도인의 비용으로 보관하거나 공탁해야 하는 별도의 의무가 상법에 정해져 있기 때문입니다. 이 의무를 모르고 물건을 임의로 처분하거나 방치했다가는, 계약을 해제해 정당했던 입장이 오히려 손해배상 책임으로 뒤집힐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상인간 매매에서 해제 후 매수인에게 어떤 보관·공탁의무가 생기는지, 언제 이 의무가 면제되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상인간 매매의 특별책임 — 하자통지의무와 보관·공탁의무는 한 세트다

상법은 상인간의 매매에 대해 민법의 일반 원칙과는 다른 특칙을 두고 있습니다. 매수인이 목적물을 수령한 때에는 상법 제69조 제1항에 따라 지체없이 검사하고, 하자나 수량 부족을 발견하면 즉시 매도인에게 통지를 발송해야 하며, 이를 어기면 계약해제·대금감액·손해배상을 청구할 권리 자체를 잃습니다(즉시 발견하기 어려운 하자는 6개월 내 발견분까지 인정). 이 통지의무를 지켜 적법하게 계약을 해제했다고 해서 매수인의 역할이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상법 제70조 제1항은 같은 상황, 즉 제69조에 따라 매수인이 계약을 해제한 경우에도 매도인의 비용으로 매매의 목적물을 보관하거나 공탁해야 한다고 정합니다.

일반 민법에서 계약을 해제하면 각 당사자는 원상회복의무를 부담해 받은 것을 서로 돌려주면 됩니다. 그런데 상법이 상인간 매매에서만 이런 별도 보관·공탁의무를 두는 이유는, 상거래는 반복적이고 신속하게 이루어지며 운송·보관 비용이 이미 발생한 물건을 두고 분쟁이 생겼을 때, 물건을 곧바로 방치하거나 훼손되도록 두면 결국 매도인에게도 매수인에게도 손해가 커지기 때문입니다. 계약을 해제할 권리는 매수인에게 있지만, 물건 자체에 대한 소유권과 그로 인한 손실은 원칙적으로 매도인에게 귀속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상법은 매수인에게 임시로 물건을 지켜줄 의무를 지운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상인간 매매에서 하자를 이유로 해제하려는 매수인은 두 단계의 의무를 순서대로 따져야 합니다. 첫째는 수령 즉시 검사하고 하자를 발견하면 지체없이 통지를 발송하는 것(제69조), 둘째는 그렇게 적법하게 해제한 뒤에도 물건을 매도인 비용으로 보관하거나 공탁하는 것(제70조)입니다. 두 의무는 순서상 이어지지만 성격이 전혀 다릅니다. 통지의무를 어기면 애초에 해제권 자체를 잃지만, 보관·공탁의무를 어기면 해제 자체는 유효한 채로 별도의 손해배상 책임만 발생할 수 있습니다.

상인간 매매에서는 계약을 적법하게 해제한 뒤에도, 매수인이 매도인 비용으로 물건을 보관하거나 공탁해야 하는 의무가 상법 제70조에 별도로 정해져 있다.

해제했다고 물건을 마음대로 처분하면 안 되는 이유 — 보관·공탁의무의 구체적 내용

상법 제70조 제1항 본문은 매수인이 계약을 해제한 때에도 매도인의 비용으로 매매의 목적물을 보관 또는 공탁해야 한다고 정합니다. 여기서 매수인이 부담하는 것은 '보관' 또는 '공탁'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 의무로, 물건을 자신의 창고나 적절한 장소에 그대로 맡아두거나, 공탁소에 맡기는 방법 중 상황에 맞는 쪽을 고르면 됩니다. 핵심은 그 비용을 매수인이 부담하는 것이 아니라 매도인이 부담한다는 점입니다. 계약이 해제된 이상 물건에 대한 위험과 비용은 원래 소유자인 매도인 쪽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취지가 반영된 결과입니다.

예를 들어 기계 부품 제조업체(매수인)가 원자재 업체(매도인)로부터 부품 100세트를 납품받았는데 다수에서 규격 불량이 발견되어 상법 제69조에 따라 적법하게 통지하고 계약을 해제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이때 매수인은 그 100세트를 임의로 폐기하거나 반송을 이유로 아무 창고에나 방치해서는 안 되고, 매도인이 회수해가거나 별도 지시를 할 때까지 자신의 물류창고에 적절히 보관하거나, 필요하다면 공탁소에 공탁해야 합니다. 보관하는 동안 발생하는 창고비용·관리비용은 매수인이 매도인에게 청구할 수 있는 비용이 됩니다.

이때 보관의무의 수준은 통상 임치계약에서 요구되는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에 준하는 것으로 해석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단순히 물건을 방치하지만 않으면 되는 것이 아니라, 그 물건의 성질에 맞는 통상적인 관리를 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냉장·냉동이 필요한 식품이라면 그 상태를 유지해야 하고, 습기에 약한 자재라면 방습 조치를 해야 하는 식입니다. 이를 게을리해 물건 가치가 부당하게 떨어진다면, 뒤에서 살펴보듯 매도인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 보관 또는 공탁 중 매수인이 상황에 맞게 선택

  • 비용은 매도인 부담 — 매수인이 지출한 보관료는 매도인에게 청구 가능

  • 물건 성질에 맞는 통상적 관리(온도·습도 등) 필요

  • 매도인의 회수 요청이나 처분 지시가 있으면 그에 협조

계약을 해제한 매수인은 물건을 임의로 폐기·방치할 수 없고, 매도인 비용으로 보관하거나 공탁해야 하며 그 관리 수준은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에 준한다.

목적물이 상할 위험이 있다면 — 법원 허가를 얻어 경매하고, 대가를 보관·공탁

상법 제70조 제1항 단서는 예외를 하나 두고 있습니다. 목적물이 멸실되거나 훼손될 염려가 있는 때에는, 매수인이 물건 자체를 계속 보관하는 대신 법원의 허가를 얻어 경매하고, 그 경매대금을 보관하거나 공탁하면 된다는 것입니다. 신선식품이나 부패하기 쉬운 원자재처럼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떨어지거나 아예 못 쓰게 되는 물건을 계속 붙들고 있게 하는 것은 매도인에게도 손해이기 때문에, 물건을 현금화해 그 가치를 보전하는 쪽으로 방향을 튼 규정입니다.

이 경매권을 행사하려면 매수인이 임의로 판단해 곧바로 경매에 부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법원의 허가를 먼저 받아야 합니다. 허가 없이 임의로 처분하면 오히려 매수인이 보관·공탁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평가될 위험이 있습니다. 경매를 마친 뒤에는 상법 제70조 제2항에 따라 지체없이 매도인에게 그 사실을 통지해야 하며, 통지를 미루면 매도인이 물건의 처분 사실 자체를 모른 채 시간을 허비하게 되어 별도의 분쟁 소지가 됩니다.

이 구조는 상법 제67조가 매도인에게 인정하는 목적물 공탁·경매권과 거울처럼 대응합니다. 매수인이 목적물 수령을 거부하거나 수령할 수 없을 때 매도인이 공탁하거나 최고 후 경매할 수 있도록 한 것처럼, 반대로 매수인이 계약을 해제해 물건을 떠안게 된 상황에서도 상법은 같은 논리로 매수인에게 경매를 통한 출구를 열어준 것입니다. 다만 매도인의 경매권과 달리 매수인의 경매권 행사에는 법원의 허가라는 절차가 하나 더 붙는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목적물이 상할 위험이 있다면 매수인은 법원의 허가를 얻어 경매하고, 대가를 보관·공탁하면서 지체없이 매도인에게 통지해야 한다.

예외 — 인도장소가 매도인 영업소와 같은 지역이면 이 의무가 없다

상법 제70조 제3항은 이 보관·공탁의무가 적용되지 않는 경우를 정하고 있습니다. 목적물의 인도장소가 매도인의 영업소 또는 주소와 동일한 특별시·광역시·시·군에 있는 경우에는 제1항·제2항의 의무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매도인이 마음만 먹으면 곧바로 가서 물건을 회수해갈 수 있을 만큼 가까운 거리에 있다면, 매수인에게 별도의 보관·공탁 부담까지 지울 필요가 없다는 실질적인 이유에서 나온 예외입니다.

예를 들어 수원에 영업소를 둔 매도인이 역시 수원 소재 매수인의 창고로 물건을 인도했다면, 인도장소와 매도인의 영업소가 모두 수원시에 속하므로 이 예외가 적용되어 매수인은 상법 제70조상의 별도 보관·공탁의무를 지지 않습니다. 반대로 서울에 영업소를 둔 매도인이 물건을 수원 소재 매수인에게 인도한 경우라면, 인도장소(수원)와 매도인의 영업소(서울)가 서로 다른 특별시·광역시·시·군에 속하므로 이 예외는 적용되지 않고, 매수인은 원칙대로 보관·공탁의무를 부담합니다.

다만 이 예외가 적용된다고 해서 물건을 아무렇게나 다뤄도 되는 것은 아닙니다. 상법 제70조가 정한 특별한 보관·공탁의무만 면제될 뿐, 계약이 해제된 이상 받은 물건을 매도인에게 돌려줘야 하는 민법상 원상회복의무 자체는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인도장소를 기준으로 이 예외에 해당하는지를 먼저 확인하고, 해당하지 않는다면 앞서 살펴본 보관 또는 공탁 절차를 곧바로 준비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 기준은 '인도장소'와 '매도인의 영업소·주소'가 같은 특별시·광역시·시·군인지 여부

  • 매수인의 주소지가 아니라 실제 물건이 인도된 장소가 기준

  • 예외에 해당해도 물건 반환의무(원상회복) 자체는 그대로 남음

  • 경계가 애매하면 인도장소와 매도인 영업소의 행정구역을 계약서·거래명세서로 먼저 확인

인도장소가 매도인의 영업소·주소와 같은 특별시·광역시·시·군에 있다면 제70조의 보관·공탁의무는 적용되지 않지만, 물건을 돌려줘야 하는 원상회복의무까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인도된 물건이 계약과 다르거나 수량이 초과된 경우도 마찬가지다 — 제71조

상법 제71조는 앞서 살펴본 제70조의 보관·공탁의무를 다른 상황에도 그대로 적용시킵니다. 매도인으로부터 매수인에게 인도된 물건이 애초 매매의 목적물과 다르거나(상위) 수량이 계약보다 초과된 경우, 그 상위하거나 초과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70조가 준용됩니다. 즉 계약과 다른 물건이나 초과 수량 부분을 매수인이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더라도, 그 부분을 임의로 처분하지 말고 매도인 비용으로 보관하거나 공탁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원단 500필을 주문했는데 매도인이 실수로 600필을 인도했고, 매수인이 초과분 100필의 수령을 거절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이 경우 매수인은 계약한 500필은 정상적으로 보유하되, 초과 인도된 100필에 대해서는 제71조가 준용하는 제70조에 따라 매도인 비용으로 보관하거나 공탁해야 합니다. 초과분이라고 해서 반송 택배로 그냥 돌려보내거나 임의로 폐기하면, 그 과정에서 물건이 훼손되거나 분실될 경우 매수인이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계약과 다른 물건이 인도된 경우도 같은 논리가 적용됩니다. 예컨대 특정 규격의 부품을 주문했는데 전혀 다른 규격의 부품이 도착해 매수인이 그 부분의 수령을 거절한 경우, 그 물건 역시 매도인의 소유로 남아 있는 상태이므로 매수인은 이를 함부로 처분하지 말고 매도인이 회수해갈 때까지 적절히 보관하거나 공탁 절차를 밟아야 합니다.

계약과 다른 물건이 인도되거나 수량이 초과된 경우에도, 그 부분에 대해서는 상법 제71조에 따라 제70조의 보관·공탁의무가 그대로 준용된다.

의무를 어기면 어떻게 되나 — 손해배상책임으로 이어지는 지점

상법 제70조가 정한 보관·공탁의무는 매수인에게 부여된 법정 의무입니다. 매수인이 이 의무를 게을리해 물건을 방치하거나 부주의하게 다뤄 가치가 떨어지거나 아예 못 쓰게 만들었다면, 그로 인한 손해를 매도인에게 배상해야 하는 근거가 됩니다. 계약을 적법하게 해제해 대금감액이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입장에 있던 매수인이, 오히려 보관의무 위반으로 매도인에게 손해배상을 해줘야 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특히 실무에서 자주 문제되는 것은 물건을 돌려주기 귀찮다는 이유로 창고 한구석에 방치해두거나, 매도인의 회수 요청에 응하지 않고 시간을 끄는 경우입니다. 이 과정에서 물건이 훼손되거나 분실되면, 매수인은 계약해제라는 정당한 권리행사를 했음에도 별도의 채무불이행 책임을 지게 됩니다. 보관·공탁의무는 계약해제와는 별개의 독립된 의무이기 때문에, 해제가 적법했다는 사실이 보관의무 위반을 정당화해주지 않습니다.

반대로 매수인이 보관의무를 충실히 이행했음에도 매도인이 물건을 회수해가지 않고 방치한다면, 그로 인한 보관비용 증가나 물건 가치 하락에 대해서는 매도인 쪽에 책임이 돌아갈 여지가 커집니다. 따라서 매수인 입장에서는 보관을 시작한 즉시 매도인에게 회수를 요청하는 통지를 명확히 발송해 두고, 보관 기간과 비용을 증빙할 자료를 남겨두는 것이 이후 분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확보하는 방법입니다.

보관·공탁의무는 계약해제와 별개의 독립된 법정 의무여서, 해제가 적법했다는 사실만으로 물건 관리 소홀에 대한 책임까지 면제되지는 않는다.

실무에서 놓치기 쉬운 지점 — 보관 방법 선택과 비용 정산

상인간 매매에서 하자로 계약을 해제하려는 매수인이 실무에서 자주 놓치는 것은, 통지의무(제69조)만 신경 쓰고 그 이후의 보관·공탁의무(제70조)는 별개로 챙기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통지의무를 다해 해제 요건을 갖췄다고 안심하고, 정작 물건을 어떻게 처리할지는 매도인의 지시를 기다리며 방치해버리는 경우가 그렇습니다. 그러나 두 의무는 순차적으로 이어지는 별개의 절차이므로, 해제 통지를 발송한 즉시 물건의 보관 방법부터 정해야 합니다.

보관과 공탁 중 무엇을 택할지는 물건의 성질과 부피, 매수인이 보유한 창고 여건을 따져 결정하면 됩니다. 대량이거나 특수한 보관 조건이 필요 없는 물건이라면 매수인의 창고에 그대로 보관하는 쪽이 현실적이고, 분쟁이 길어질 것으로 예상되거나 물건의 소유권 귀속 자체가 다투어질 여지가 있다면 공탁소에 공탁해 제3자 관리 아래 두는 편이 나중에 분쟁을 줄이는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비용 정산 측면에서는, 보관을 시작한 시점부터 발생하는 창고임차료·관리비·보험료 등을 매도인에게 청구할 수 있는 근거가 상법 제70조 제1항에 있으므로, 영수증이나 계산서 등 지출 내역을 그때그때 정리해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매도인이 비용 지급을 미루거나 회수 자체를 미룰 경우, 보관기간이 길어지는 만큼 매수인이 청구할 수 있는 비용도 커지는 구조이므로, 조기에 문서로 회수를 촉구해 두는 것이 분쟁 해결에도 도움이 됩니다.

통지의무를 마쳤다고 끝이 아니다 — 해제 직후 물건의 보관 방법을 정하고, 그 비용 내역을 그때그때 정리해두는 것이 이후 매도인에 대한 비용청구의 근거가 된다.

자주 묻는 질문

Q. 상인이 아닌 일반 소비자가 물건을 사서 하자로 계약을 해제해도 이 보관·공탁의무가 적용되나요?

A. 아닙니다. 상법 제69조·제70조는 계약 당사자 쌍방이 모두 상인인 상인간의 매매에 적용되는 특칙입니다. 매도인과 매수인 중 어느 한쪽이라도 상인이 아니라면 이 조항은 적용되지 않고, 민법상 원상회복의무(제548조)에 따라 받은 물건을 그대로 반환하면 됩니다.

Q. 보관 비용은 누가, 어느 범위까지 부담하나요?

A. 상법 제70조 제1항에 따라 비용은 매도인이 부담합니다. 매수인이 물건을 보관하며 지출한 창고임차료·관리비 등은 매도인에게 청구할 수 있는 근거가 되므로, 지출 내역과 증빙을 그때그때 정리해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Q. 공탁은 아무 때나 선택할 수 있나요, 아니면 특별한 요건이 있나요?

A. 원칙적으로 매수인은 보관과 공탁 중 상황에 맞는 방법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다만 목적물이 멸실·훼손될 염려가 있는 경우에는 물건 자체를 보관하는 대신 법원의 허가를 얻어 경매하고, 그 대가를 보관하거나 공탁해야 합니다.

Q. 통지의무(제69조)를 제대로 지켰다면 보관·공탁의무(제70조)는 없어지나요?

A. 아닙니다. 두 의무는 순서상 이어지지만 성격이 다른 별개의 의무입니다. 통지의무는 해제권 자체를 보전하기 위한 요건이고, 보관·공탁의무는 그렇게 적법하게 해제한 이후 물건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에 관한 의무이므로, 통지의무를 다했다고 보관의무까지 자동으로 소멸하지 않습니다.

Q. 인도장소가 매도인 영업소와 같은 지역이면 물건을 아무렇게나 처리해도 되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상법 제70조 제3항의 예외는 그 조항이 정한 특별한 보관·공탁의무만 면제할 뿐입니다. 계약이 해제된 이상 받은 물건을 매도인에게 돌려줘야 하는 민법상 원상회복의무 자체는 그대로 남아 있으므로, 물건을 임의로 훼손하거나 처분해서는 안 됩니다.

Q. 수량이 초과 인도된 경우, 초과분만 임의로 반송 처리하면 되나요?

A. 그렇게 하면 안 됩니다. 상법 제71조에 따라 초과 인도된 부분에 대해서도 제70조의 보관·공탁의무가 그대로 준용되므로, 초과분을 매도인 비용으로 보관하거나 공탁 절차를 거쳐야 하고, 임의로 폐기하거나 방치하다 훼손되면 매수인이 책임질 수 있습니다.

맺음말

상인간 매매에서 하자를 이유로 계약을 해제한 매수인은, 해제 통지를 마쳤다고 그 물건과 완전히 무관해지는 것이 아닙니다. 상법 제70조는 매도인의 비용으로 그 물건을 보관하거나 공탁할 의무를 별도로 부과하고, 물건이 상할 위험이 있다면 법원의 허가를 얻어 경매한 뒤 그 대가를 보관·공탁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인도장소가 매도인의 영업소와 같은 지역이라면 이 특별의무가 면제되지만, 그 경우에도 받은 물건을 돌려줘야 하는 원상회복의무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이 의무를 소홀히 하면, 정당하게 계약을 해제한 매수인이 오히려 매도인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을 지는 역설적인 상황에 놓일 수 있습니다. 해제 통지를 보낸 직후부터 물건의 보관 방법을 정하고, 비용 지출 내역을 문서로 남겨두는 습관이 이후 분쟁에서 매수인 자신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수원·경기남부 지역에서 상거래를 하는 사업자라면 거래처와의 계약에서 하자 통지와 물건 처리 절차를 함께 검토받아두는 것이 이후 분쟁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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